2000다32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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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시사항】[편집]

[1] 제3자에 의한 채권침해가 불법행위로 되는 경우 및 그 위법성 판단 기준

[2] 특정물품을 특정기업에게만 공급하기로 약정한 자가 그 특정기업이 제3자에게 그 물품에 대한 독점판매권을 부여한 사실을 알면서도 위 약정에 위반하여 그 물품을 다른 곳에 유출한 경우, 제3자에 대한 불법행위 성립 여부(한정 적극)

[3] 특정물품에 대한 기업의 독점판매권을 침해하는 불법유출행위로 인하여 피해 회사가 입은 손해액 산정 방법


【판결요지】[편집]

[1] 일반적으로 채권에 대하여는 배타적 효력이 부인되고 채권자 상호간 및 채권자와 제3자 사이에 자유경쟁이 허용되는 것이어서 제3자에 의하여 채권이 침해되었다는 사실만으로 바로 불법행위로 되지는 않는 것이지만, 거래에 있어서의 자유경쟁의 원칙은 법질서가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의 공정하고 건전한 경쟁을 전제로 하는 것이므로, 제3자가 채권자를 해한다는 사정을 알면서도 법규에 위반하거나 선량한 풍속 또는 사회질서에 위반하는 등 위법한 행위를 함으로써 채권자의 이익을 침해하였다면 이로써 불법행위가 성립한다고 하지 않을 수 없고, 여기에서 채권침해의 위법성은 침해되는 채권의 내용, 침해행위의 태양, 침해자의 고의 내지 해의의 유무 등을 참작하여 구체적, 개별적으로 판단하되, 거래자유 보장의 필요성, 경제·사회정책적 요인을 포함한 공공의 이익, 당사자 사이의 이익균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

[2] 특정기업으로부터 특정물품의 제작을 주문받아 그 특정물품을 그 특정기업에게만 공급하기로 약정한 자가 그 특정기업이 공급받은 물품에 대하여 제3자에게 독점판매권을 부여함으로써 제3자가 그 물품에 대한 독점판매자의 지위에 있음을 알면서도 위 약정에 위반하여 그 물품을 다른 곳에 유출하여 제3자의 독점판매권을 침해하였다면, 이러한 행위는 특정기업에 대한 계약상의 의무를 위반하는 것임과 동시에 제3자가 특정기업으로부터 부여받은 독점판매인으로서의 지위 내지 이익을 직접 침해하는 결과가 되어, 그 행위가 위법한 것으로 인정되는 한, 그 행위는 그 특정기업에 대하여 채무불이행 또는 불법행위가 됨과는 별도로 그 제3자에 대한 관계에서 불법행위로 된다.

[3] 특정물품에 대한 기업의 독점판매권을 침해하는 불법유출행위로 인하여 피해 회사가 입은 손해액을 산정함에 있어서는 그 손해액을 구체적으로 산정함이 원칙이고, 가령 이를 명확하게 주장·입증하는 것이 쉽지 아니하다는 점을 감안하여, 피해 회사가 입은 손해를 직접 입증하는 것이 아니라 불법행위가 행해진 기간과 행해지지 않은 기간의 회사의 이익액을 비교하는 방법에 의하여 손해액을 산출한다고 하더라도, 이렇게 산정된 이익액의 차액을 그대로 손해액으로 인정하려면 불법행위자의 유출행위가 중단된 이후의 이익의 증가는 오로지 그 중단에 기인한 것이라는 점 등의 제반 사정이 밝혀져야 할 것이고, 또 기업의 이익에는 매출액의 대소 외에도 여러 가지의 수입요소와 지출요소가 종합적으로 반영되는 것이므로 피해 회사의 이익 중 위 물품의 판매와 관련이 없는 부분이 없는지를 살펴보아 그런 부분이 있다면 전체 이익에서 이를 공제한 나머지 금액을 비교하는 방법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불법유출행위가 중단된 이후의 피해 회사의 매출액의 증가가 오로지 그 중단에 기인한 것이라는 점이 입증되는 경우라도, 손해액의 산정은 피해 회사의 손익계산서에 나타난 당기순이익 또는 순손실의 비교에 의하기보다는 증거에 의하여 매출액의 증가분을 인정 내지 추인하고 이에 대하여 적정범위 내에서의 평균순수익률을 적용하여 산출하는 방식이 보다 합리적일 것으로 보인다).


원고 기아에이에스안전유리 주식회사[소송대리인변호사이상원 나.원심은인정사실에터잡아다음과같이판단하였다

【참조판례】[편집]

[1] 대법원 2001. 5. 8. 선고 99다38699 판결(공2001하, 1323)


【전 문】[편집]

【원고,피상고인】 기아에이에스안전유리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상원)


【피고,상고인】피고 1 주식회사 외 1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미래 담당변호사 박장우 외 6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00. 5. 30. 선고 99나7314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1. 원심판결의 요지

가. 사실관계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이 사건의 사실관계는 다음과 같다.

(1) 원·피고 회사들의 성격

원고 회사는 자동차유리 및 부품의 제조판매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중소기업으로 소외 기아자동차 주식회사(이하 '기아자동차'라고만 한다)에서 생산되는 자동차의 부품 중 안전유리의 판매를 주된 영업으로 하고 있고, 피고 1 주식회사는 건축자재 종합생산판매 등을, 피고 2 주식회사는 안전유리제품의 제조가공 및 판매업 등을 각 목적으로 하는 기업으로 국내의 자동차유리를 사실상 양분하여 독점생산하고 있는 회사이다.

(2) 피고 회사들의 납품계약

피고 회사들은 1990. 1. 1. 기아자동차와 사이에 각각 별도로 부품거래기본계약(부수적으로 보수용 부품에 대하여는 따로 공급협정서를 체결하였다. 이하 이를 포괄하여 '부품거래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한 다음, 그 즈음부터 주문자상표부착(OEM)방식으로 조립용 자동차안전유리 및 보수용 자동차안전유리를 각각 생산하여 위 기아자동차에 납품하여 온 이래 매년 위 각 부품거래계약을 갱신하여 왔는데, 이 사건 '보수용' 자동차안전유리에 대하여는 각자 위 기아자동차를 통하여 소외 기아써비스 주식회사(1996. 3. 7. 기아자동차써비스 주식회사로 상호가 변경되었다가 1997. 7. 4. 기아자동차판매 주식회사로 다시 상호가 변경되었다. 이하 '기아써비스'라고만 한다)에 납품하여 왔다. 기아써비스는 기아자동차의 계열회사로서 기아자동차와의 계약에 따라 기아자동차가 생산한 자동차에 대한 보수용 부품들을 독점적으로 공급 판매하여 왔으며, 보수용 부품들의 공급에 관한 한 기아자동차를 전적으로 대행하여 왔고, 따라서 피고들 회사도 보수용 안전유리에 관한 한 기아써비스를 거래의 상대방으로 취급하여 왔다(이하 기아자동차와 기아써비스를 포괄하여 '기아측'이라 한다).

한편, 위 각 부품거래계약에 따르면, 피고 회사들은 위 보수용 자동차안전유리를 기아자동차에게만 공급하여야 하고, 기아자동차의 서면에 의한 사전 동의 없이는 위 보수용 자동차안전유리를 제3자에게 제공하거나 판매할 수 없도록 되어 있다.

(3) 상품의 특성 및 원고 회사의 독점판매계약

(가) 상품의 특성

이 사건에서 문제되고 있는 상품은 상표등록 제324114호로 등록된 KIA 상표가 부착된 보수용(A/S) 자동차안전유리(이하 '보수용 유리'라고만 한다)로서 그 특성상 소비자의 안전을 위하여 순정품의 공급이 중요하고, 취급시 발생하는 파손율이 높아 물류를 위한 별도의 용기가 필요하며, 포장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점 등의 이유로 일반 자동차부품과는 달리 자동차생산자가 직접 공급하지 않고 전문특약점을 통하여 공급되고 있다.

(나) 원고 회사의 독점판매계약

종전에는 기아써비스 및 유리제조업체인 피고 회사들 등이 독점적인 판매특약점이 아닌 전국에 산재한 소규모의 대리점들을 통하여 각자 보수용 유리를 공급하여 왔으나, 제조업체로부터 직접 공급받는 대리점과의 가격경쟁력 등으로 이러한 판매체제에 한계를 느낀 기아써비스는 기존의 유리대리점들을 모아서 1992. 6. 25. 기아자동차유리판매 주식회사를 설립케 한 후, 같은 해 7. 14. 특약점계약 및 유리공급약정을 체결하여 보수용 유리의 독점적 공급을 시도하였으나 실패하였고, 그 후 1993. 7. 28. 다시 원고 회사의 대표이사인 소외 민창우와 특약점계약을 체결한 후 1994. 1. 19. 원고 회사로 법인격을 갖추게 되자 같은 해 2. 28. 원고 회사와 특약점계약 및 유리거래약정을 체결하여 보수용 유리의 판매에 관한 독점권을 부여하였고, 이에 따라 원고 회사는 전국 각지에 15개의 보증수리점을 모집하여 전국의 유통망을 정비하였으며, 기아써비스는 위 계약 체결 이후 원고 회사에게만 보수용 유리를 공급하여 왔는데, 그 공급체계는 원고 회사가 보수용 유리를 기아써비스를 거치지 않고 직접 피고 회사들로부터 공급받아 위 판매망을 통하여 전국적으로 공급하는 방식이고 기아써비스는 원고 회사로부터 수수료만 받았다.

(4) 피고 회사들에 의한 독점판매권 침해

피고 회사들이 보수용 유리 제조업체로서의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별도의 피고 회사들의 대리점망을 구축하면서 기아써비스와 함께 보수용 유리 공급시장을 나누어 점유하여 왔던 것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이후 기아자동차와 납품계약을 체결하여 기아자동차의 서면에 의한 사전동의 없이는 보수용 자동차안전유리를 시중에 판매할 수 없도록 약정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그 약정을 위반하여 시중유통을 계속하여 왔다(다만, 기아측이 원고 회사에 독점판매권을 주기 전까지는 위 (2)항의 납품계약을 위반한 피고 회사들의 위와 같은 행위를 사실상 묵인하여 온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기아써비스가 원고 회사(원고 회사의 전신인 대표이사 민창우의 개인기업 포함)에게 독점판매권을 부여한 이후로는 기아측도 원고 회사를 통한 유통질서의 확립을 위하여 1993. 9. 3. 및 9. 9.과 1993. 10. 27. 등 수차에 걸쳐 피고 회사들에게 시중유출의 중지를 요청하였으나, 피고 회사들은 원고 회사에 대한 판매독점권 부여는 자신들의 재고관리를 어렵게 하고 피고 회사들의 기존 대리점의 반발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이유 등을 들어 그 요청을 받아들이지 아니한 채 계속하여 시중유출을 하여 오다가, 1995. 12. 9. 원고 회사가 피고 회사들을 상표법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기에 이르자 1996. 2. 28. 비로소 1996. 7. 1.부터 시중유출을 중지하겠다는 각서를 제출하고 기소유예처분을 받았다.

(5) 그 후의 상황

피고 회사들은 1997. 7. 이후 기아자동차에 대한 보수용 유리의 공급을 일방적으로 중단하였고, 이에 같은 해 8. 4. 원고 회사가 피고 회사들을 상대로 이 사건 소송을 제기하자, 같은 해 10. 10. 기아써비스는 원고 회사에게 분쟁해결이 원만히 되지 않으면 원고 회사와의 유리공급계약이 해지될 수 있음을 경고하였으나, 같은 달 16. 원고 회사가 소송을 취하할 의사가 없음을 통보하자 기아써비스는 원고 회사에게 1998. 7. 30.부 계약해지를 통보하였고, 1998. 8. 3. 원고 회사의 특약점계약체결가처분신청으로 인한 수원지방법원 98카합903 특약점계약체결가처분결정으로 인하여 계약해지가 미루어지다가 1999. 2. 27. 원고 회사와 기아써비스와의 계약이 정식으로 해지되었다. 한편, 피고 회사들은 1998. 8. 말경 기아자동차에 대한 보수용 유리의 공급을 재개하였으나 정상적인 공급은 원고 회사와 기아써비스와의 계약이 정식으로 해지된 이후 이루어지고 있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위 인정 사실에 터잡아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다.

(1)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위 인정 사실을 요약하면, 원고 회사가 기아써비스로부터 보수용 유리에 관하여 이른바 특약점계약을 통하여 그 독점적 판매권을 취득하였고, 피고 회사들은 납품계약에 의하여 기아써비스에게만 보수용 유리를 공급하기로 되어 있어, 결국 피고 회사들에 의하여 제조되는 기아자동차 보수용 유리는 원고 회사에게 공급되어 원고 회사를 통하여만 전국에 판매될 수 있도록 계약체계가 형성되어 있었고, 피고 회사들은 이러한 계약체계의 한 당사자로서 이러한 사정을 잘 알면서 기존의 자신들의 이익을 유지하기 위하여 오히려 이러한 계약체계, 즉 납품계약에 따른 기아써비스에게만의 공급, 기아써비스의 원고 회사에 대한 독점적 판매권 부여를 무시하면서 수차례에 걸친 원고 회사 및 기아써비스의 제지 및 시정요구에도 불구하고 계속하여 수년간 보수용 유리의 불법시중유출을 감행한 것으로, 무릇 독점판매계약의 침해로 인한 제3자의 채권(계약)침해의 인정은 경쟁저해성의 문제때문에 한정적으로 인정할 수밖에 없고, 단순히 계약의 인식으로는 부족하고 해의 또는 그에 준하는 불법성의 존재를 필요로 한 것이기는 하나, 이 사건의 경우 앞서 본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적어도 원고 회사에게 독점적 판매권이 부여된 이후의 피고 회사들의 시중유출은 부당, 위법하다고 아니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 회사들은 원고 회사에 대하여 앞서 본 바와 같은 불법시중유출로 인하여 원고 회사에 생긴 손해를 배상하여야만 할 것이다.

(2) 손해배상액의 산정

원고 회사의 손해액은 피고 회사들에 의한 불법시중유출이 없는 상황에서의 순이익 또는 순손실과 불법시중유출이 있는 상황에서의 순이익 또는 순손실과의 차액이 될 것인바, 기록상의 각 증거에 의하여 피고 회사들이 앞서 본 각서에 따라 시중유출을 중지하였다고 보여지는 1996. 7. 1.부터 피고 회사들의 원고 회사에 대한 공급이 중단되기 직전인 1997. 6. 30.까지 1년간 원고 회사의 순이익은 금 222,842,115원이고, 그 월평균 순이익은 금 18,570,176원(금 222,842,115원/12개월)인 사실, 한편 피고 회사들이 보수용 유리를 시중유출하던 1993. 8.부터 1996. 6.까지의 원고 회사의 영업실적은 총 손실액이 금 96,938,693원이고, 총 이익금이 금 30,094,227원으로 35개월간의 순손실액은 금 66,844,466원이고, 월평균 순손실액은 금 1,909,841원(금 66,844,466원/35개월)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반증 없다. 따라서 그 차액인 금 20,480,017원{금 18,570,176원 - (-)금 1,909,841원}이 매월 원고 회사가 입은 순이익 감소액이므로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는 손해배상액 산정의 기간, 즉 22개월분의 순이익 감소액 합계액은 금 450,560,374원(금 20,480,017원 × 22개월)이 됨은 계산상 명백하니, 위 합계액이 피고 회사들이 배상하여야 할 금액이 되며, 한편 앞서 본 사정에 의하면 피고 회사들의 행위는 공동불법행위이거나 혹은 공동성은 결여하였으나 하나의 손해발생에 관하여 각각 독립하여 불법행위의 구성요건을 갖추고 하나의 손해발생에 결합되어 있는 이른바 독립적 공동불법행위 내지 병존적 공동불법행위라고 인정되므로 원고 회사에 대하여 위 손해액에 관하여 연대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2.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기록에 의하여 판시 증거들을 살펴보면, 기아측이 원고 회사에게 보수용 유리에 관한 독점판매권을 부여한 것으로 본 원심의 판단은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가 지적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의 위배 또는 심리미진의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3.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일반적으로 채권에 대하여는 배타적 효력이 부인되고 채권자 상호간 및 채권자와 제3자 사이에 자유경쟁이 허용되는 것이어서 제3자에 의하여 채권이 침해되었다는 사실만으로 바로 불법행위로 되지는 않는 것이지만, 거래에 있어서의 자유경쟁의 원칙은 법질서가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의 공정하고 건전한 경쟁을 전제로 하는 것이므로, 제3자가 채권자를 해한다는 사정을 알면서도 법규에 위반하거나 선량한 풍속 또는 사회질서에 위반하는 등 위법한 행위를 함으로써 채권자의 이익을 침해하였다면 이로써 불법행위가 성립한다고 하지 않을 수 없고, 여기에서 채권침해의 위법성은 침해되는 채권의 내용, 침해행위의 태양, 침해자의 고의 내지 해의의 유무 등을 참작하여 구체적, 개별적으로 판단하되, 거래자유 보장의 필요성, 경제·사회정책적 요인을 포함한 공공의 이익, 당사자 사이의 이익균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할 것이다.

이렇게 볼 때 특정기업으로부터 특정물품의 제작을 주문받아 그 특정물품을 그 특정기업에게만 공급하기로 약정한 자가 그 특정기업이 공급받은 물품에 대하여 제3자에게 독점판매권을 부여함으로써 제3자가 그 물품에 대한 독점판매자의 지위에 있음을 알면서도 위 약정에 위반하여 그 물품을 다른 곳에 유출하여 제3자의 독점판매권을 침해하였다면, 이러한 행위는 특정기업에 대한 계약상의 의무를 위반하는 것임과 동시에 제3자가 특정기업으로부터 부여받은 독점판매인으로서의 지위 내지 이익을 직접 침해하는 결과가 되어, 그 행위가 위법한 것으로 인정되는 한, 그 행위는 위 특정기업에 대하여 채무불이행 또는 불법행위로 됨과는 별도로 그 제3자에 대한 관계에서 불법행위로 된다고 할 것이다.

돌이켜 이 사건을 살펴보면, 피고 회사들은 기아측의 주문에 따라 기아측의 상표가 부착된 이 사건 물품을 제작하고 이를 기아측에게만 공급하며 제3자에게는 일체 유출하지 아니하기로 약정하고서도 계속하여 이를 타에 유출함으로써 기아측과의 계약을 위반하여 오던 중, 원고 회사가 기아측과 사이에 독점판매계약을 체결하고 독점판매를 위한 판매망을 구축하는 등 영업을 위한 제반 준비를 갖추고서 기아측과 함께 수차례에 걸쳐 유출행위를 중단하여 줄 것을 요구하였으나 다른 이유를 들며 계속하여 그 요청을 거절하여 오다가, 원고 회사가 피고 회사들을 상표법위반 혐의로 고발하자 비로소 유출행위를 중단한 사실이 인정되는 바, 피고 회사들의 이러한 유출행위는 적어도 피고 회사들이 원고 회사의 독점판매권 취득을 알게 된 시점부터는 자신들의 행위로 인하여 원고 회사가 적법하게 취득한 위 독점판매권자로서의 지위 내지 이익을 침해하게 됨을 알면서도 자신들의 이익을 유지하기 위하여 상표법에 위반하면서까지 불법유출을 계속한 것으로서, 앞서 본 판단 기준에 비추어 볼 때 상업거래의 공정성과 건전성을 해하고 사회통념상 요구되는 경제적 질서에 반하는 위법한 행위로 평가된다고 할 것이다.

같은 취지에서 피고 회사들의 침해행위가 원고 회사에 대한 불법행위로 된다고 본 원심의 결론은 옳고, 거기에 상고이유가 지적하는 바와 같은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다만 원심은, 피고 회사들의 유출행위는 원고 회사에게 독점적 판매권이 부여된 때부터 불법행위로 된다고 하였으나, 피고 회사들이 원고 회사의 독점적 판매권 취득을 안 때부터 불법행위로 된다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다).

4. 상고이유 제3점, 제4점에 대하여

이상에서 본 이유로 피고 회사들은 원고 회사에 대하여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지는 것이나, 원심이 그 손해배상액을 산정한 방법 및 액수는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수긍하기 어렵다.

가. 이 사건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액을 산정함에 있어서는 피고 회사들의 각 불법유출 행위로 인하여 원고 회사가 입은 손해를 구체적으로 산정함이 원칙이고, 가령 그 점을 명확하게 주장·입증하는 것이 쉽지 아니하다는 점을 감안하여, 원고 회사가 입은 손해를 직접 입증하는 것이 아니라 원심이 채용한 방법과 같이 불법행위가 행해진 기간과 행해지지 않은 기간의 원고 회사의 이익액을 비교하는 방법에 의하여 손해액을 산출한다고 하더라도, 이렇게 산정된 이익액의 차액을 그대로 손해액으로 인정하려면 피고들의 유출행위가 중단된 이후의 이익의 증가는 오로지 그 중단에 기인한 것이라는 점 등의 제반 사정이 밝혀져야 할 것이고, 또 기업의 이익에는 매출액의 대소 외에도 여러 가지의 수입요소와 지출요소가 종합적으로 반영되는 것이므로 원고 회사의 이익 중 위 물품의 판매와 관련이 없는 부분이 없는지를 살펴보아 그런 부분이 있다면 전체 이익에서 이를 공제한 나머지 금액을 비교하는 방법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피고들의 유출행위가 중단된 이후의 원고 회사의 매출액의 증가가 오로지 그 중단에 기인한 것이라는 점이 입증되는 경우라도, 손해액의 산정은 원고 회사의 손익계산서에 나타난 당기순이익 또는 순손실의 비교에 의하기 보다는 증거에 의하여 매출액의 증가분을 인정 내지 추인하고 이에 대하여 적정범위 내에서의 평균순수익률을 적용하여 산출하는 방식이 보다 합리적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원심은 위와 같은 점에 대한 심리를 거치지 아니한 채, 단순히 피고 회사들에 의한 불법시중유출이 없는 상황에서의 순이익 또는 순손실과 불법시중유출이 있는 상황에서의 순이익 또는 순손실과의 차액이 이 사건에서의 손해액이 될 것이라고 전제하고서는, 만연히 불법시중유출이 중단된 이후의 원고 회사의 기간당 순이익에서 중단되기 전의 기간당 순이익을 공제한 금액을 기준으로 산출된 액수 전액을 그대로 그 손해배상액으로 인정하고 말았으니, 여기에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액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나머지 적절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위법이 있다 할 것이다.

나. 또한 원심이 인정한 사실관계와 기록에 나타난 사정만으로는, 피고 회사들이 공동으로 불법행위를 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고, 피고들의 각 불법행위가 하나의 손해발생에 결합되어 있는 것이라 할 수도 없으므로, 달리 특별한 사정에 관한 입증이 없는 한, 피고 회사들의 행위는 원고에 대하여 각각 불법행위가 되는 것이고, 그 손해 역시 각각 별개로 발생하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피고 회사들의 행위를 공동불법행위로 보아 피고들에게 연대책임이 있다고 판단하였으니, 여기에는 공동불법행위의 법리를 오해한 결과 판결 결론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도 이유 있다.

다. 덧붙여, 원심은 손해배상액 산정의 기간이 22개월이라는 점이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고 하여 22개월간의 손해액을 산정한다고 하였을 뿐 그 기간이 어느 때부터 어느 때까지인지를 특정하지 아니하였는바, 이와 같은 손해산정방식은 손해 발생의 시점을 특정함이 없이 손해액을 산정한 것이어서 적절하지 아니하다는 점을 지적해 둔다.

5.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유지담(재판장) 조무제 이규홍 손지열(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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