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다5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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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시사항[편집]

[1] 명예훼손에 의한 불법행위가 성립하기 위한 요건으로서의 피해자의 특정 정도

[2] 언론매체의 기사가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여 불법행위가 되는지 여부의 판단 기준

[3] 언론기관이 수사가 진행중인 피의사실을 보도함에 있어 취해야 할 주의의무의 내용 및 일간신문사의 기자가 타 신문사의 기사 내용과 피의자에 대한 구속영장 사본만을 열람한 것만으로 위와 같은 주의의무를 다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소극)

[4] 언론보도의 목적이 타인의 피의사실의 보도에 주안점이 있지 아니하나 그 보도 내용이 명예훼손에 해당하는 경우, 언론매체의 명예훼손으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 유무(적극)

[5] 민사상 명예훼손행위의 위법성 조각사유 및 언론매체의 보도를 통한 명예훼손에 있어서 '행위자가 보도 내용이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의 존부에 대한 판단 기준

[6] 일간신문사의 기자가 타 신문사의 기사 내용과 피의자에 대한 구속영장 사본만을 열람한 것만으로 피의자에 대한 명예훼손행위의 위법성이 조각되는지 여부(소극)

[7] 명예훼손 피해자의 요구로 언론기관이 정정보도를 한 것만으로 피해자가 손해배상청구권을 포기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소극) 및 언론기관이 정정보도를 한 것만으로 명예훼손행위에 대한 민사상 손해배상책임의 추궁을 피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편집]

[1] 명예훼손에 의한 불법행위가 성립하려면 피해자가 특정되어 있어야 하지만, 그 특정을 할 때 반드시 사람의 성명이나 단체의 명칭을 명시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고, 사람의 성명을 명시하지 않거나 또는 두문자(두문자)나 이니셜만 사용한 경우라도 그 표현의 내용을 주위사정과 종합하여 볼 때 그 표시가 피해자를 지목하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이면 피해자가 특정되었다고 할 것이다.

[2] 언론매체의 어떤 기사가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여 불법행위가 되는지의 여부는 일반 독자가 기사를 접하는 통상의 방법을 전제로 그 기사의 전체적인 취지와의 연관하에서 기사의 객관적 내용, 사용된 어휘의 통상적인 의미, 문구의 연결방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기사가 독자에게 주는 전체적인 인상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3] 보도 내용이 수사가 진행중인 피의사실에 관한 것일 경우, 일반 독자들로서는 보도된 피의사실의 진실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별다른 방도가 없을 뿐만 아니라 언론기관이 가지는 권위와 그에 대한 신뢰에 기하여 보도 내용을 그대로 진실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고, 신문 보도가 가지는 광범위하고도 신속한 전파력으로 인하여 사후 정정보도나 반박보도 등의 조치에 의한 피해구제만으로는 사실상 충분한 명예회복을 기대할 수 없는 것이 보통이므로, 보도 내용의 진실 여하를 불문하고 그러한 보도 자체만으로도 피의자나 피해자 또는 그 주변 인물들이 입게 되는 피해의 심각성을 고려할 때, 이러한 피의사실을 보도함에 있어 언론기관으로서는 보도에 앞서 피의사실의 진실성을 뒷받침할 적절하고도 충분한 취재를 하여야 할 주의의무를 진다 할 것이고, 일간신문사 기자가 타 신문사의 기사 내용과 피의자에 대한 구속영장 사본만을 열람한 것만으로는 위 기자가 기사 내용의 진실성을 담보하기 위하여 필요한 취재를 다하여 주의의무를 다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4] 보도의 목적이 타인의 피의사실의 보도에 주안점을 두고 있는 것이 아니라 할지라도, 그 보도 내용 중에 타인의 피의사실이 명백하게 적시되어 있고, 그것이 명예훼손에 해당하는 이상 언론매체로서는 명예훼손으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을 져야만 한다.

[5] 민사상으로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를 한 경우에도 그것이 공공의 이해에 관한 사항으로서 그 목적이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인 때에는 진실한 사실이라는 증명이 있으면 그 행위에 위법성이 없고, 또한 그 증명이 없더라도 행위자가 그것을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위법성이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나, 언론매체의 보도를 통한 명예훼손에 있어서 행위자가 보도 내용이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지의 여부는 적시된 사실의 내용, 진실이라고 믿게 된 근거나 자료의 확실성과 신빙성, 사실 확인의 용이성, 보도로 인한 피해자의 피해 정도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행위자가 보도 내용의 진위 여부를 확인하기 위하여 적절하고도 충분한 조사를 다하였는가, 그 진실성이 객관적이고도 합리적인 자료나 근거에 의하여 뒷받침되는가 하는 점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한다.

[6]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일간신문사 기자가 타 신문사의 기사 내용과 피의자에 대한 구속영장 사본만을 열람한 것만으로는 위 기자가 기사 내용의 진실성을 담보하기 위하여 필요한 취재를 다한 것이라고 할 수 없으므로, 일간신문에 있어서의 보도의 신속성이란 공익적인 요소를 고려한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기사를 게재한 것이 피의자에 대한 명예훼손행위의 위법성을 조각하게 할 정도에 이른 것이라고 볼 수 없다.

[7] 보도 내용이 수사가 진행중인 피의사실에 관한 것일 경우 일반 독자들로서는 보도된 피의사실의 진실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별다른 방도가 없을 뿐만 아니라 언론기관이 가지는 권위와 그에 대한 신뢰에 기하여 보도 내용을 그대로 진실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고, 신문 보도가 가지는 광범위하고도 신속한 전파력으로 인하여 사후 정정보도나 반박보도 등의 조치에 의한 피해구제만으로는 사실상 충분한 명예회복을 기대할 수 없는 것이 보통이므로, 피해자들이 정정보도를 요구하여 신문사가 정정보도를 하였다 하여 당연히 피해자들이 향후 손해배상청구권을 포기할 의사였다고 볼 수는 없다 할 것이고, 또한 위와 같은 피해자들의 명예 침해라는 결과를 고려할 때 언론기관이 정정보도를 내었다는 것만으로 민사상 손해배상책임의 추궁을 피할 수는 없다 할 것이며, 그러한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다고 하여 언론의 자유가 질식한다고 할 수도 없다.

참조조문[편집]

[1] 민법 제750조, 제751조

[2] 민법 제750조, 제751조

[3] 민법 제750조, 제751조

[4] 민법 제750조, 제751조

[5] 민법 제750조, 제751조

[6] 민법 제750조, 제751조

[7] 민법 제750조, 제751조

참조판례[편집]

[1] 대법원 1982. 11. 9. 선고 82도1256 판결(공1983, 129)

대법원 1994. 5. 10. 선고 93다36622 판결(공1994상, 1643)

[2][3][6][7] 대법원 1999. 1. 26. 선고 97다10215, 10222 판결(공1999상, 330)

[2] 대법원 2001. 1. 19. 선고 2000다10208 판결(공2001상, 497)

대법원 2002. 1. 22. 선고 2000다37524, 37531 판결(공2002상, 522)

[5] 대법원 1998. 5. 8. 선고 96다36395 판결(공1998상, 1572)

대법원 1998. 7. 14. 선고 96다17257 판결(공1998하, 2108)

대법원 2001. 1. 19. 선고 2000다10208 판결(공2001상, 497)

[6] 대법원 1996. 5. 28. 선고 94다33828 판결(공1996하, 1973)

전 문[편집]

원고(선정당사자),피상고인[편집]

차진태 (소송대리인 변호사 송진승)

피고,상고인[편집]

주식회사 동아일보사 외 1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종훈)

원심판결[편집]

서울고법 2000. 8. 24. 선고 2000나 10033 판결

주문[편집]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들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편집]

1. 원심이 인정한 기초사실

원심은, 원고는 서울 서대문구 현저동 200 소재 독립문 극동아파트(이하 '이 사건 아파트'라고 한다) 입주자대표회의 회장, 선정자 박갑동, 유중현, 김영일은 이사들, 선정자 원진상은 총무, 선정자 김원일, 김영돈은 감사들, 선정자 김병동, 양성환, 김명호, 조희원, 홍승표, 김기석은 동별대표자들이고, 원고와 선정자들은 1998. 12. 26.에 선출된 사실, 그런데 서울지방검찰청 검사는 소외 1이 이 사건 아파트의 위탁관리계약을 수임하기 위하여 이 사건 아파트의 조합장 소외 2에게 금 1,500만 원을 청탁사례금으로 공여한 것을 비롯하여, 여러 아파트의 입주자대표회 임원 등에게 합계 금 1억 410만 원을 청탁사례금으로 공여하였다고 하여 1999. 5. 13. 서울지방법원에 소외 1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한 사실, 위 구속영장의 범죄사실에는 소외 1이 1998. 5. 30.경 소외 3을 통하여 소외 2 조합장에게 금 1,500만 원을 청탁사례금 등 명목으로 공여한 것을 비롯하여 구속영장 별지 범죄일람표(1) 기재와 같이 46회에 걸쳐 합계 금 1억 410만 원을 청탁사례금 명목으로 아파트 입주자 대표회 임원 등에게 공여하였다는 사실이 기재되어 있고, 위 별지 범죄일람표(1)에는 소외 2 조합장이 위 돈을 받은 사실 이외에 다른 아파트의 입주자대표회 임원 등과 관련된 범죄사실이 기재되어 있었을 뿐, 이 사건 아파트와 관련된 다른 범죄사실은 기재되어 있지 아니한 사실, 그러함에도 피고들 소속 기자들은 다른 언론기관의 보도 또는 신문기사와 위 구속영장의 기재만을 참조하였을 뿐 원고나 나머지 선정자들에게 사실을 확인하는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위 사건을 취재하여 기사원고를 작성하였고, 피고들은 각 편집과정을 거친 뒤 1999. 5. 22. 피고 동아일보는 "검찰에 따르면 양씨는 지난 해 5. 말 서울 서대문구 현저동 K아파트의 위탁관리업무를 맡을 수 있게 해 달라는 청탁과 함께 이 아파트 입주자대표 등에게 46차례에 걸쳐 1억 4백여 만 원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피고 한국경제는 "검찰에 따르면 양씨는 지난 해 5. 말 서울 독립문 K아파트의 위탁관리 청탁과 함께 이 아파트 조합장 이모 씨에게 1천 5백만 원을 건네는 등 입주자대표 임원 등에게 46차례에 걸쳐 1억 4백여 만 원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는 내용이 담긴 원심판결 첨부 별지 제1, 3 기재와 같은 각 기사(이하 '이 사건 각 기사'라 한다)를 피고들이 각 발행하는 동아일보, 한국경제신문에 실어 배포한 사실, 이 사건 각 기사가 기재된 신문이 배포되자 원고와 나머지 선정자들은 실제 소외 1으로부터 어떤 돈을 받은 적이 없음에도 그들이 상당한 돈을 받은 것처럼 기재한 위 기사의 내용에 관하여 피고들에게 항의하였고, 이에 피고들은 각 정정기사를 각 신문에 실어 배포한 사실을 인정하였다.

2.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가. 제1점에 대하여

명예훼손에 의한 불법행위가 성립하려면 피해자가 특정되어 있어야 하지만, 그 특정을 할 때 반드시 사람의 성명이나 단체의 명칭을 명시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고, 사람의 성명을 명시하지 않거나 또는 두문자(두문자)나 이니셜만 사용한 경우라도 그 표현의 내용을 주위사정과 종합하여 볼 때 그 표시가 피해자를 지목하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이면 피해자가 특정되었다고 할 것이다.

원심은,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각 기사에서는 "서울 서대문구 현저동 K아파트" 또는 "서울 독립문 K아파트"라고 표현되어 있으나, 주위사정과 종합하여 볼 때 이 사건 아파트의 주민들과 그 주변사람들로서는 K아파트가 이 사건 아파트인 "독립문 극동아파트"를 지칭하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고 할 것이고, 또한 별지 제1기사의 피해자는 이 사건 아파트의 "입주자대표 등"이고, 별지 제3기사의 피해자는 이 사건 아파트의 "입주자대표 임원 등"이라고 할 것인데, 공동주택관리령(1998. 12. 31. 대통령령 제16069호로 개정된 것) 제10조 제1항, 제3항에 의하면, 입주자대표회의는 회장, 이사, 감사를 임원으로 하고 동별대표자들을 구성원으로 하며, 총무는 총무이사인 임원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별지 제1기사의 피해자는 구체적으로는 이 사건 입주자대표회의의 회장인 원고와 임원들 및 구성원들인 선정자 박갑동, 유중현, 김영일, 원진상, 김원일, 김영돈, 김병동, 양성환, 김명호, 조희원, 홍승표, 김기석이고, 별지 제3기사의 피해자는 이 사건 입주자대표회의의 임원들인 원고와 선정자 박갑동, 유중현, 김영일, 원진상, 김원일, 김영돈이라고 할 것이어서, 피고들은 각 피해자들이 입은 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하였는바, 앞서본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원심의 위 사실인정 및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명예훼손 주체에 관한 채증법칙 위반으로 인한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나. 제2점에 대하여

언론매체의 어떤 기사가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여 불법행위가 되는지의 여부는 일반 독자가 기사를 접하는 통상의 방법을 전제로 그 기사의 전체적인 취지와의 연관하에서 기사의 객관적 내용, 사용된 어휘의 통상적인 의미, 문구의 연결방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기사가 독자에게 주는 전체적인 인상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할 것이고(대법원 1999. 1. 26. 선고 97다10215, 10222 판결, 2002. 1. 22. 선고 2000다37524, 37531 판결 등 참조), 보도 내용이 수사가 진행중인 피의사실에 관한 것일 경우, 일반 독자들로서는 보도된 피의사실의 진실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별다른 방도가 없을 뿐만 아니라 언론기관이 가지는 권위와 그에 대한 신뢰에 기하여 보도 내용을 그대로 진실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고, 신문 보도가 가지는 광범위하고도 신속한 전파력으로 인하여 사후 정정보도나 반박보도 등의 조치에 의한 피해구제만으로는 사실상 충분한 명예회복을 기대할 수 없는 것이 보통이므로, 보도 내용의 진실 여하를 불문하고 그러한 보도 자체만으로도 피의자나 피해자 또는 그 주변 인물들이 입게 되는 피해의 심각성을 고려할 때, 이러한 피의사실을 보도함에 있어 언론기관으로서는 보도에 앞서 피의사실의 진실성을 뒷받침할 적절하고도 충분한 취재를 하여야 할 주의의무를 진다 할 것이고, 일간신문사 기자가 타 신문사의 기사 내용과 피의자에 대한 구속영장 사본만을 열람한 것만으로는 위 기자가 기사 내용의 진실성을 담보하기 위하여 필요한 취재를 다하여 주의의무를 다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할 것이며(대법원 1999. 1. 26. 선고 97다10215, 10222 판결 참조), 그 보도의 목적이 타인의 피의사실의 보도에 주안점을 두고 있는 것이 아니라 할지라도, 그 보도 내용 중에 타인의 피의사실이 명백하게 적시되어 있고, 그것이 명예훼손에 해당하는 이상 언론매체로서는 명예훼손으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을 져야만 한다 할 것이다.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아파트의 입주자대표회의 임원들 및 동대표들인 원고와 선정자들은 위탁관리계약과 관련하여 소외 1으로부터 어떤 돈도 받은 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피고들의 위 각 보도로 인하여 원고와 선정자들이 부정한 돈을 받은 것처럼 이 사건 아파트의 주민들과 그 주변사람들이 인식하게 되어 원고와 선정자들의 명예가 훼손되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피고들의 위 각 보도는 피고들의 과실에 기인한 것이므로, 피고들은 각 피해자들이 입은 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명예훼손의 성립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다. 제3, 4점에 대하여

민사상으로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를 한 경우에도 그것이 공공의 이해에 관한 사항으로서 그 목적이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인 때에는 진실한 사실이라는 증명이 있으면 그 행위에 위법성이 없고, 또한 그 증명이 없더라도 행위자가 그것을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위법성이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나, 언론매체의 보도를 통한 명예훼손에 있어서 행위자가 보도 내용이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지의 여부는 적시된 사실의 내용, 진실이라고 믿게 된 근거나 자료의 확실성과 신빙성, 사실 확인의 용이성, 보도로 인한 피해자의 피해 정도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행위자가 보도 내용의 진위 여부를 확인하기 위하여 적절하고도 충분한 조사를 다하였는가, 그 진실성이 객관적이고도 합리적인 자료나 근거에 의하여 뒷받침되는가 하는 점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하고(대법원 2001. 1. 19. 선고 2000다10208 판결 참조),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일간신문사 기자가 타 신문사의 기사 내용과 피의자에 대한 구속영장 사본만을 열람한 것만으로는 위 기자가 기사 내용의 진실성을 담보하기 위하여 필요한 취재를 다한 것이라고 할 수 없으므로, 일간신문에 있어서의 보도의 신속성이란 공익적인 요소를 고려한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기사를 게재한 것이 피의자에 대한 명예훼손행위의 위법성을 조각하게 할 정도에 이른 것이라고 볼 수 없다 할 것이다(대법원 1996. 5. 28. 선고 94다33828 판결, 1999. 1. 26. 선고 97다10215, 10222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기록을 살펴보면, 원심이 이 사건 각 기사는 당시 사회에서 큰 문제가 되었던 아파트 관리업체의 선정을 둘러 싼 부정행위에 관한 내용으로 그 목적이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고는 보여지나, 이 사건 각 기사 중 이 사건 아파트의 입주자대표회의와 관련된 부분은 이를 진실하다고 볼 증거가 없고, 오히려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각 기사 중 원고와 선정자들 전부 또는 일부를 지칭하는 이 사건 아파트의 "입주자대표 등" 또는 "입주자대표회의 임원 등"이 소외 1으로부터 부정한 돈을 받은 것처럼 보도한 부분은 진실에 반한다 할 것이며, 또 을 제5호증의 기재와 원심 증인 김승련의 증언만으로는 각 기자들이 보도내용의 진위 여부를 확인하기 위하여 적절하고도 충분한 조사를 다하였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오히려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소외 1에 대한 구속영장에 기재된 범죄사실에는 이 사건 아파트의 조합장과 다른 아파트의 입주자대표회의 임원들이 돈을 받은 사실이 기재되어 있을 뿐, 이 사건 아파트의 입주자 대표회의 임원들이나 구성원들이 돈을 받았다는 사실은 기재되어 있지 아니함에도, 피고들과 그 기자들은 구속영장 별지 범죄일람표에 기재된 46회의 청탁사례금 지급내용을 자세히 살펴보지 아니하고, 원고나 선정자들에 대한 취재를 하지 아니한 채 원고와 선정자들이 부정한 돈을 받았다는 취지의 이 사건 각 기사를 게재하여 배포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피고들이 이 사건 각 기사가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하여 피고들의 위법성조각 항변을 배척한 것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진실성 판단의 전제사실에 관한 채증법칙 위반, 진실이라고 믿을 상당한 이유에 관한 채증법칙 위반 또는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라. 제5점에 대하여

보도 내용이 수사가 진행중인 피의사실에 관한 것일 경우 일반 독자들로서는 보도된 피의사실의 진실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별다른 방도가 없을 뿐만 아니라 언론기관이 가지는 권위와 그에 대한 신뢰에 기하여 보도 내용을 그대로 진실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고, 신문 보도가 가지는 광범위하고도 신속한 전파력으로 인하여 사후 정정보도나 반박보도 등의 조치에 의한 피해구제만으로는 사실상 충분한 명예회복을 기대할 수 없는 것이 보통이므로(대법원 1999. 1. 26. 선고 97다10215, 10222 판결), 피해자들이 정정보도를 요구하여 신문사가 정정보도를 하였다 하여 당연히 피해자들이 향후 손해배상청구권을 포기할 의사였다고 볼 수는 없다 할 것이고, 또한 위와 같은 피해자들의 명예 침해라는 결과를 고려할 때 언론기관이 정정보도를 내었다는 것만으로 민사상 손해배상책임의 추궁을 피할 수는 없다 할 것이며, 그러한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다고 하여 언론의 자유가 질식한다고 할 수도 없을 것이다.

위 법리에 비추어 기록을 살펴보면, 원심이, 원고와 선정자들이 피고들에게 항의하여 피고들이 정정보도를 게재할 것을 약속할 당시 피해를 입은 원고와 선정자들이 피고들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을 포기하였다는 피고들의 면책합의 항변을 배척한 것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면책합의에 관한 채증법칙 위반 또는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마. 제6점에 대하여

원심은, 이 사건 각 기사 중 허위사실이 차지하는 비중, 이 사건 각 기사의 제목과 내용 및 보도 시점, 피고들이 사실확인을 위하여 기울인 노력의 정도, 원고와 선정자들의 직업, 나이, 가족관계 및 입주자대표회의의 업무를 맡게 된 시점, 피고들이 우리 나라 언론에서 차지하고 있는 위치, 피고들이 이 사건 각 기사를 게재한 후 정정보도를 한 사정, 기타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들을 참작하여 피고들이 원고 및 선정자들에게 지급할 위자료의 수액을 그 판시와 같은 금액으로 결정하였는바,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위자료 지급의 당부 및 그 액수산정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결 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들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송진훈(재판장) 변재승 윤재식(주심) 이규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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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사실의 전달에 불과한 시사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