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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다624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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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배상(기) [대법원 2001. 10. 30., 선고, 2000다62490, 판결] 【판시사항】 [1] 재운송계약이 체결된 해상물건운송계약에서 재운송인의 고의·과실로 운송물이 멸실되어 원수운송인이 선하증권소지인에게 손해를 배상한 후 그 배상액을 재운송인에게 구상하는 경우, 상법 제811조 소정의 단기제척기간이 적용되는지 여부(소극)

[2] 재운송인의 고의·과실로 운송물이 멸실되어 원수운송인이 선하증권소지인에게 손해를 배상한 후 재운송인에 대하여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한 경우, 그 청구원인에는 불법행위에 의한 손해배상책임을 구하는 취지뿐만 아니라 선하증권소지인에게 배상한 금액에 관한 구상권 행사의 취지도 포함되어 있다고 보아 상법 제811조에서 정한 제소기간 도과를 이유로 소를 각하한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판결요지】 [1] 해상물건운송계약에 있어 계약운송인과 실제운송인과의 관계와 같이 복수의 주체가 운송물의 멸실·훼손으로 인하여 선하증권소지인에 대하여 연대하여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는 경우, 어느 일방이 선하증권소지인에 대하여 먼저 손해액을 배상한 후 다른 일방에 대하여 그 배상금액을 구상하는 경우에는, 운송인의 채권·채무의 소멸을 규정하고 있는 상법 제811조 소정의 단기제척기간에 관한 규정은 적용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2] 재운송인의 고의·과실로 운송물이 멸실되어 원수운송인이 선하증권소지인에게 손해를 배상한 후 재운송인에 대하여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한 경우, 그 청구원인에는 불법행위에 의한 손해배상책임을 구하는 취지뿐만 아니라 선하증권소지인에게 배상한 금액에 관한 구상권 행사의 취지도 포함되어 있다고 보아 상법 제811조에서 정한 제소기간 도과를 이유로 소를 각하한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참조조문】

[1]

상법 제811조

[2]

상법 제811조


【전문】 【원고,상고인】 범진상운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정병석 외 5인)

【피고,피상고인】 이글쉬핑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김·신 앤드 유 담당변호사 유록상 외 2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00. 10. 24. 선고 2000나11975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판결의 요지 원심은, 원고의 이 사건 소는 송하인 또는 수하인인 원고가 운송인의 국내대리점인 피고에 대하여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구하는 소라고 전제한 다음, 직권으로 원고가 그 제소기간을 준수하였는지 여부에 관하여 본다고 하면서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다. 즉, 상법 제789조의3 제2항에 따라 운송인의 사용인 또는 대리인이 주장할 수 있는 '항변과 책임제한'에는 상법 제811조에서 정하는 제소기간도 포함된다고 해석하여야 하고,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상법 제811조의 '운송인'의 해석에 있어서 상법 제789조의3 제2항, 제4항을 준용하여 '운송인의 사용인 또는 대리인'도 포함하는 것으로 해석하여야 할 것이며, 뿐만 아니라 운송인의 사용인 또는 대리인이 운송인보다 더 큰 책임을 부담하는 것은 불합리하므로 공평의 원칙상 상법 제811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1년의 제소기간은 '운송인의……채무'뿐만 아니라, '운송인의 사용인 또는 대리인의……채무'에 대하여도 적용되는 것으로 해석하여야 할 것인데, 이 사건에서 운송물을 인도하였거나 인도하여야 할 날은 운송인의 국내대리점인 피고에 의하여 운송물이 이 사건 창고업자의 창고에 입고된 1997. 6. 25. 무렵이라고 할 것이고, 이 사건 소는 그 때부터 1년의 제소기간이 경과한 1999. 3. 17. 제기되었음이 기록상 명백하므로, 부적법하여 각하한다는 것이다.

2. 상고이유 제1, 2점에 대하여 가. 그러나 원심판결과 기록에 의하면 원고가 이 사건 청구원인으로 주장하는 사실은 다음과 같음을 알 수 있다. (1) 원고는 1997년 6월경 중국의 수출업자인 웨이하이 지아타이 클로딩 컴퍼니 리미티드(Weihai Jiatai Clothing Co. LTD.)로부터 이 사건 운송물을 중국 칭다오항에서 부산항까지 운송하여 줄 것을 의뢰받아 위 수출업자와 사이에 운송계약을 체결하고 제1 선하증권(house B/L)까지 발행·교부한 다음, 1997. 6. 20. 다시 실제 운송인인 소외 트랜팩 쉬핑 엔터프라이지즈 엘티디(Tranpac Shipping Enterprises LTD., 이하 '이 사건 운송인'이라고 한다)에게 이 사건 운송물의 운송을 의뢰하여 운송인 소유의 선박에 이 사건 운송물을 선적한 다음, 이 사건 운송인으로부터 제2 선하증권(master B/L)을 발행·교부받았다. (2) 그런데 이 사건 운송인의 국내대리점인 피고는 이 사건 운송물이 부산항에 도착한 다음인 1997. 6. 25. 이를 창고업자의 창고에 입고하였으나, 창고업자는 1997. 6. 26. 제1 선하증권이나 피고가 발행한 화물인도지시서와 상환하지 아니한 채 임의로 수입업자에게 이 사건 운송물을 인도함으로써 이를 멸실하였다. (3) 그러자 이 사건 신용장개설은행으로서 그 신용장 매입대금을 지급하고 제1 선하증권을 소지하게 된 주식회사 조흥은행(이하 '조흥은행'이라 한다)은 제1 선하증권의 발행인인 원고를 상대로 원고의 이 사건 운송물의 인도의무가 이행불능되어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면서 소송을 제기하여, 1999. 2. 5. 서울지방법원에서 '제1 선하증권의 발행인인 원고가 그 소지인인 조흥은행에 대하여 부담하는 운송물의 인도의무는 원고의 이행보조자인 이 사건 운송인(또는 피고) 및 간접이행보조자인 이 사건 창고업자의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하여 이행불능되었고 이로 인하여 조흥은행이 이 사건 운송물을 인도받지 못하게 되는 손해를 입게 되었다.'는 이유로, '원고는 조흥은행에게 금 95,879,760원 및 이에 대하여 1997. 6. 26.부터 1999. 2. 5.까지 연 6%,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 연 25%의 각 비율에 의한 돈을 지급하라'는 승소판결을 받아, 위 판결은 그 시경 확정되었고, 한편, 원고는 위 소송이 계속중이던 1998년 1월경 피고에게 위 사건의 소송고지를 하였다. (4) 원고는 위 판결이 선고된 이후 조흥은행과 사이에 원고가 판결금 중 원금인 금 95,879,760원을 지급하고 조흥은행은 나머지 금원을 포기하기로 하는 합의를 한 후, 조흥은행에게 위 금 95,879,760원을 지급하였는바,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에게 위 금 95,879,76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나. 살피건대, 원고의 위와 같은 청구원인 사실의 주장 속에는, 원고가 이 사건 제2 선하증권을 발행받은 송하인의 자격에서 운송인의 대리인인 피고에게 그 운송물의 멸실을 이유로 불법행위에 의한 손해배상책임을 구하는 취지뿐만 아니라, 원고가 이 사건 제1 선하증권의 발행인으로서 위 선하증권의 소지인인 운송물에 대한 권리자에게 운송물의 멸실로 인한 손해액을 먼저 배상하여 주고, 위 운송물의 멸실에 실질적으로 책임이 있는 운송인의 대리인인 피고를 상대로 위 배상금액을 구상하는 취지도 포함되어 있다고 보는 것이 상당하다고 할 것이다. 그리고 해상물건운송계약에 있어 계약운송인과 실제운송인과의 관계와 같이 복수의 주체가 운송물의 멸실·훼손으로 인하여 선하증권소지인에 대하여 연대하여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는 경우, 어느 일방이 선하증권소지인에 대하여 먼저 손해액을 배상한 후 다른 일방에 대하여 그 배상금액을 구상하는 경우에는, 운송인의 채권·채무의 소멸을 규정하고 있는 상법 제811조 소정의 단기 제척기간에 관한 규정은 적용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

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원고의 이 사건 소를 해상물건운송계약상의 송하인인 원고가 운송인의 국내대리점인 피고에 대하여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을 구하는 취지로만 파악하여 상법 제811조 소정의 1년의 제소기간이 경과하여 부적법하다고 본 것은,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원고의 청구원인 사실을 잘못 이해하였거나 상법 제811조의 적용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할 것이고,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용우(재판장) 조무제 강신욱 이강국(주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