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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도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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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시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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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횡령죄에 있어서 '보관'의 의미 및 타인의 금전을 위탁받아 보관하는 자가 보관방법으로 금융기관에 자신의 명의로 예치한 경우, 보관자의 지위를 갖는지 여부(적극)

[2] 타인의 금전을 위탁받아 보관하는 자가 보관방법으로 금융기관에 자신의 명의로 예치한 후 이를 함부로 인출·소비하거나 위탁자로부터 반환요구를 받았음에도 영득의 의사로 반환을 거부하는 경우, 횡령죄의 성립 여부(적극)

【판결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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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횡령죄에 있어서 보관이라 함은 재물이 사실상 지배하에 있는 경우뿐만 아니라 법률상의 지배·처분이 가능한 상태를 모두 가리키는 것으로 타인의 금전을 위탁받아 보관하는 자는 보관방법으로 이를 은행 등의 금융기관에 예치한 경우에도 보관자의 지위를 갖는 것이다.

[2] 타인의 금전을 위탁받아 보관하는 자가 보관방법으로 금융기관에 자신의 명의로 예치한 경우, 금융실명거래및비밀보장에관한긴급재정경제명령이 시행된 이후 금융기관으로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실명확인을 한 예금명의자만을 예금주로 인정할 수밖에 없으므로 수탁자 명의의 예금에 입금된 금전은 수탁자만이 법률상 지배·처분할 수 있을 뿐이고 위탁자로서는 위 예금의 예금주가 자신이라고 주장할 수는 없으나, 그렇다고 하여 보관을 위탁받은 위 금전이 수탁자 소유로 된다거나 위탁자가 위 금전의 반환을 구할 수 없는 것은 아니므로 수탁자가 이를 함부로 인출하여 소비하거나 또는 위탁자로부터 반환요구를 받았음에도 이를 영득할 의사로 반환을 거부하는 경우에는 횡령죄가 성립한다.

【참조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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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형법 제355조 제1항[2] 형법 제355조 제1항, 구 금융실명거래및비밀보장에관한긴급재정경제명령(1997. 12. 31. 법률 제5493호 금융실명거래및비밀보장에관한법률 부칙 제2조로 폐지) 제3조 제1항(현행 금융실명거래및비밀보장에관한법률 제3조 제1항 참조)

【참조판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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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대법원 1983. 9. 13. 선고 82도75 판결(공1983, 1521)

대법원 1987. 10. 13. 선고 87도1778 판결(공1987, 1751)

[2] 대법원 1998. 1. 23. 선고 97다35658 판결(공1998상, 594)

대법원 1998. 6. 12. 선고 97다18455 판결(공1998하, 1942)

【전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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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고인】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변호인】 변호사 김기열 외 5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00. 4. 19. 선고 99노3105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 후의 구금일수 중 120일을 본형에 산입한다.

【이유】

변호인들의 상고이유를 함께 판단한다.

1. 검사 작성 피고인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상의 자백의 임의성과 신빙성에 대하여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검사 작성의 피고인에 대한 제1회 피의자신문조서에 관하여 제1심 법정에서 그에 서명·무인한 사실을 인정하고 있고, 검찰에서 이 사건 범행사실을 자백하기에 이른 경과와 그 조서의 내용, 피고인의 학력과 지능정도, 그리고 이 사건과 관련하여 망 이기태의 상속인들이 피고인을 상대로 하여 제기한 민사소송이 이미 진행 중에 있었고 당시 피고인은 변호사를 소송대리인으로 선임하여 응소하고 있었던 사정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구속된 충격과 자백을 하면 석방시켜 주겠다는 담당수사관의 회유 때문에 임의성 없는 허위의 자백을 하였다고 보이지 아니하므로,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2. 채증법칙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 심리미진의 점에 대하여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 명시의 증거들을 기록에 비추어 검토하여 보면, 원심이 이 피고사건에 대하여 범죄사실의 증명이 충분하다고 하여 유죄를 선고한 조치는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채증법칙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이나 심리미진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도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

3. 법리오해의 점에 대하여

횡령죄에 있어서의 보관이라 함은 재물이 사실상 지배하에 있는 경우뿐만 아니라 법률상의 지배·처분이 가능한 상태를 모두 가리키는 것으로 타인의 금전을 위탁받아 보관하는 자는 보관방법으로 이를 은행 등의 금융기관에 예치한 경우에도 보관자의 지위를 갖는 것인바(대법원 1983. 9. 13. 선고 82도75 판결 참조), 이 사건에 있어서 피고인이 망 이기태로부터 금전의 보관을 위탁받아 피고인 명의의 신탁예금을 개설하여 거기에 보관을 위탁받은 금전을 입금함으로써 위 금전은 피고인이 법률상 지배·처분할 수 있는 예금의 형태로 보관하고 있는 것이어서 피고인은 횡령죄에서 가리키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지위에 있다고 할 것이다.

한편 금융실명거래및비밀보장에관한긴급재정경제명령(현재는 금융실명거래및비밀보장에관한법률로 대체됨)이 시행된 이후에는 금융기관으로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실명확인을 한 예금명의자만을 예금주로 인정할 수밖에 없으므로(대법원 1998. 6. 12. 선고 97다18455 판결 참조), 피고인 명의의 이 사건 각 신탁예금에 입금된 금전은 피고인만이 법률상 지배·처분할 수 있을 뿐이고 위 망인의 상속인들로서는 위 예금의 예금주가 자신들이라고 주장할 수는 없으나, 그렇다고 하여 보관을 위탁받은 위 금전이 피고인 소유로 된다거나 위 망인의 상속인들이 위 금전의 반환을 구할 수 없는 것은 아니므로, 피고인이 이를 함부로 인출하여 소비하거나 또는 위 망인의 상속인들로부터 반환요구를 받았음에도 이를 영득할 의사로 반환을 거부하는 경우에는 횡령죄가 성립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같은 취지에서 위 이기태의 상속인들의 금전 반환요구를 거부한 피고인의 행위를 횡령죄로 의율하여 처벌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횡령죄나 금융실명제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상고이유에서 내세우는 대법원 판결은 이 사건과는 사안을 달리하여 이 사건에서 원용하기에 적절하지 아니하다.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도 모두 이유 없다.

4.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 후의 구금일수 중 120일을 본형에 산입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조무제(재판장) 이용우 강신욱(주심) 이강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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