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대한민국 대통령 신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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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1월 1일 월요일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21세기 첫해 새 아침이 밝았습니다.

국민 여러분 모두가 희망차고 행복한 이 한해를 맞으시기 바랍니다. 또한 새해는 우리 국민들이 용기를 되찾고 새로운 발전을 이루는 희망의 한해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정부도 철저한 자기 성찰 위에 총력을 다하여 국정개혁에 헌신함으로써 새해가 반드시 국가와 국민을 위해 영광의 한해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오늘 저는 새로운 마음으로 지난 3년을 간단히 되새겨 봅니다. 그 동안 국민의 정부는 IMF 위기를 극복하고, 구조조정의 4대 개혁과 동시에 지식정보화를 추진하는 데 온 힘을 기울여 왔습니다. 민주주의와 인권을 신장시키고, 복지국가의 기반도 마련했습니다. 또한 적극적인 외교정책과 ASEM의 성공적 개최로 우리나라의 국제적 위상을 크게 높였습니다. 남북정상회담을 실현시켜 분단 반세기만에 민족의 역사에 평화와 협력을 향한 새로운 시대를 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어려운 현실에 직면해 있습니다. 특히 경제가 그렇습니다. 경기가 침체되어 있습니다. 주가가 폭락하여 수백만의 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입고 있습니다. 실업자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경제 전반을 둘러싼 위기 의식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국민의 사기도 떨어졌습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이렇게 된 데에는 외부적인 영향도 큰 게 사실이지만, 우리 내부적 책임이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IMF 외환위기를 극복했다는 안일한 인식으로 인해 구조조정을 철저히 하지 못한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원인이었습니다. 금융, 기업, 공공, 노동의 4대 개혁을 보다 철저히 했던들 상황은 지금같이 어려워지지 않았을 것입니다.

전반적인 개혁의 방향은 옳았지만 실천이 철저하지 못했습니다.

이 모든 것이 대통령인 저의 책임이라고 통감하면서 국민 여러분께 죄송함과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리고 저와 정부는 새로운 각오로 새해의 국정에 임하여 금년을 고난의 극복과 희망에의 한해로 만들겠다는 것을 다짐드리고자 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21세기가 본격적으로 열리는 올해는 우리나라의 운명을 가르는 중차대한 해입니다. 경제의 재도약을 이루어 세계 일류국가로 나아가는 기반을 다질 수 있느냐의 여부가 올 한해 우리 하기에 달려 있습니다.

구조조정에 따른 일시적 고통이 두려워 개혁을 완성하지 못하면 '대추락'을 면할 길이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오늘의 고통을 이겨내고 4대 개혁을 완수할 때 우리의 미래에는 창창한 대도약의 내일이 있습니다. 이는 전세계의 경제전문기관과 인사들이 일치해서 내린 한국의 경제에 대한 평가인 것입니다.

우리에게는 가능성이 있습니다. 우리는 해내야 합니다. 할 수 있습니다.

저는 국민 여러분께 약속한대로, 2월까지 제2차 4대 개혁의 기본과제를 완결 짓겠습니다. 그 이후에는 시장이 요구하는 상시 개혁체제로 전환하겠습니다. 경쟁력 있는 기업만이 살아남도록 하고 부실기업은 지체없이 퇴출시키겠습니다.

근로자의 합법적이고 평화적인 권리의 주장은 확실히 보장하겠습니다. 그러나 불법과 폭력은 결코 용납하지 않겠습니다. 세계가 지켜보고 있습니다. 새로운 노사문화 속에 기업도 살고 노동자도 사는 생산적 관계만이 우리 경제의 내일의 도약을 보장합니다.

새해에는 이 땅에서 부실금융기관이란 단어가 사라지도록 철저한 금융개혁을 일구어 낼 것입니다. 공공부문이 개혁의 모범이 되는 해가 되도록 책임지고 노력하겠습니다.

이와 같이 기업, 노동, 금융, 공공부문의 4대 개혁을 마무리지으면 우리 경제는 올 하반기부터 다시 회복하여 세계적 경제강국을 향해 힘차게 전진하게 될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국정은 무엇보다 경제가 튼튼해야 합니다. 그러나 물론 경제가 전부는 아닙니다. 국정의 모든 분야가 고루 건전해야 국민은 완전한 자유와 행복을 누릴 수 있습니다.

그러한 의미에서 저는 금년의 국정의 5대 지표를 민주인권국가 구현, 국민 대화합의 실현, 지식경제강국 구축, 중산층과 서민보호, 그리고 남북평화협력 실현으로 정하고 이를 국민 여러분과 같이 착실하게 실천해 나가고자 합니다.

첫째, 완전한 민주, 인권국가의 구현을 위해 더한층 노력하겠습니다. 여야간 대화와 협력의 상생의 정치를 꼭 실현시키겠습니다. 인권법과 반부패기본법의 제정, 국가보안법의 개정 등 개혁입법을 실현시키겠습니다.

둘째, 국민의 대화합을 이루는 데 전력을 다하겠습니다. 국민화합 없이는 국가경쟁력도 남북화해도 기대할 수 없습니다. 지역갈등을 조장하는 정치를 단호히 배제하고 지역간, 계층간 균형발전을 위한 제도적, 정책적 개혁도 단행해 나가겠습니다.

셋째, 지식경제강국 건설을 위해 전통산업과 정보통신산업, 생물산업을 삼위일체로 발전시켜 경제의 새로운 도약을 반드시 성공시키겠습니다. 우리나라는 세계 최초로 전국적인 초고속 정보통신망을 이미 작년말로 구축하였습니다. 우리 국민의 인터넷 인구는 세계에서 제일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인터넷 인구 수가 유럽 각국이나 다른 아시아 국가들보다 앞서 있습니다. 2003년까지 전자정부를 완성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렇게 되면 우리는 막강의 지식강국이 될 것입니다.

넷째, 중산층과 서민의 생활을 기필코 안정시키겠습니다. 국민기초생활 보장, 고용보험, 직업훈련, 실업자 고용업체에 대한 급여의 지원 등 현행의 사회안전망을 더욱 강화시켜 생산적 복지를 성공적으로 정착시키겠습니다. 전국민에 대한 정보화 교육도 차질없이 추진하겠습니다. 중소건설업계의 경기 활성화와 재래시장의 개혁을 적극 지원하겠습니다. 농촌경제의 활성화를 위한 대책도 적극 발전시키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다섯째, 남북간의 긴장완화와 교류협력을 착실히 추진해서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 시대를 열어가겠습니다. 대북정책에 대한 국민적 합의기반을 더욱 공고히 하고, 초당적 협력을 통해서 국민이 신뢰하는 남북관계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한편, 완전한 평화체제가 이루어질 때까지 확고한 안보체제를 계속 유지해 나가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우리 국민은 참으로 놀라운 저력과 애국심을 가진 국민입니다. 불과 2년 전에 지금보다 더한 국가 위기도 혼연일체가 되어 극복한 국민입니다. 대화를 통해서 문제를 풀 능력도 있습니다. 지난해에도 의약분업, 한국전력, 한국통신, 철도청 등 수많은 분규의 해결을 끝내 대화로 풀었습니다. 최대의 고비였던 금융노련의 파업도 마무리는 대화로 맺었습니다. 정계에서는 갈등도 많았지만 대화의 정치도 계속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위대한 국민과 함께 21세기 첫 해인 이 해에 새로운 국정의 출발과 경제적 도약의 기틀을 반드시 이루어 내겠습니다.

올해 상반기만 착실히 개혁을 추진해 나간다면 하반기부터는 안정성장의 궤도에 진입할 수 있습니다. 지금의 어려움을 세계적 선진국가가 되는 전화위복의 기회로 만들 수 있습니다.

저는 이를 확신합니다. 자신을 가집시다. 된다고 생각하면 어려운 일도 극복해 낼 수 있습니다. IMF 위기극복이 이를 증명합니다. 그러나 비관만 하면 정말로 나빠집니다. 저를 믿고 같이 난국의 극복에 나섭시다. 우리들의 희망은 확실합니다.

저는 일시적 인기에 연연하지 않겠습니다. 정도를 걷겠습니다. 원칙을 지키겠습니다. 국정의 선두에 서서 흔들림 없이 전진해 나가겠습니다. 국민 여러분의 아낌없는 성원을 간절히 바랍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우리 함께 희망의 21세기의 문을 활짝 열고 나아갑시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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