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이동

2001다33789

위키문헌 ― 우리 모두의 도서관.

손해배상(기) [대법원 2003. 11. 27., 선고, 2001다33789, 판결] 【판시사항】 [1] 행정처분이 후에 항고소송에서 취소된 사실만으로 당해 행정처분이 곧바로 공무원의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것으로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단정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및 이 경우 국가배상책임의 성립요건과 그 판단 기준 [2] 법령에 의한 국가시험에 있어 시험문항의 출제 및 정답결정에 오류가 있어 합격자 결정이 위법하게 된 것을 이유로 공무원 내지 시험위원의 고의·과실로 인한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하기 위한 판단 기준

【판결요지】 [1] 어떠한 행정처분이 후에 항고소송에서 취소되었다고 할지라도 그 기판력에 의하여 당해 행정처분이 곧바로 공무원의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것으로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는 것이고, 그 행정처분의 담당공무원이 보통 일반의 공무원을 표준으로 하여 볼 때 객관적 주의의무를 결하여 그 행정처분이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하였다고 인정될 정도에 이른 경우에 비로소 국가배상법 제2조 소정의 국가배상책임의 요건을 충족하였다고 봄이 상당할 것이며, 이 때에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하였는지 여부는 피침해이익의 종류 및 성질, 침해행위가 되는 행정처분의 태양 및 그 원인, 행정처분의 발동에 대한 피해자측의 관여의 유무, 정도 및 손해의 정도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손해의 전보책임을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에게 부담시켜야 할 실질적인 이유가 있는지 여부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2] 법령에 의하여 국가가 그 시행 및 관리를 담당하는 시험에 있어 시험문항의 출제 및 정답결정에 오류가 있어 이로 인하여 합격자 결정이 위법하게 되었다는 것을 이유로 공무원 내지 시험출제에 관여한 시험위원의 고의·과실로 인한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하기 위하여는, 해당 시험의 실시목적이 시험에 응시한 개인에게 특정한 자격을 부여하는 개인적 이해관계 이외에 일정한 수준의 적정 자격을 갖춘 자에게만 특정 자격을 부여하는 사회적 제도로서 그 시험의 실시에 일반 국민의 이해관계와도 관련되는 공익적 배려가 있는지 여부, 그와 같은 시험이 시험시행 당시의 법령이 정한 요건과 절차에 따라 국가기관 내지 소속 공무원이 구체적 시험문제의 출제, 정답 결정, 합격 여부의 결정을 위하여 해당 시험과목별로 외부의 전문 시험위원을 적정하게 위촉하였는지 여부, 위촉된 시험위원들이 문제를 출제함에 있어 최대한 주관적 판단의 여지를 배제하고 객관적 입장에서 해당 과목의 시험을 출제하였는지 및 같은 과목의 시험위원들 사이에 출제된 문제와 정답의 결정과정에 다른 의견은 없었는지 여부, 1차시험의 오류를 주장하는 응시자 본인에게 사후에 국가가 1차시험의 합격을 전제로 2차시험의 응시자격을 부여하였는지 여부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시험관련 공무원 혹은 시험위원이 객관적 주의의무를 결하여 그 시험의 출제와 정답 및 합격자 결정 등의 행정처분이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하고, 이로 인하여 손해의 전보책임을 국가에게 부담시켜야 할 실질적인 이유가 있다고 인정되어야 한다.

【참조조문】

[1]

국가배상법 제2조 ,

행정소송법 제30조

[2]

국가배상법 제2조

【참조판례】

[1]

대법원 2000. 5. 12. 선고 99다70600 판결(공2000하, 1403),


대법원 2001. 12. 14. 선고 2000다12679 판결(공2002상, 276)


【전문】 【원고(선정당사자),피상고인】 태원우 외 1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정평 담당변호사 임재철)

【원고,피상고인】 김정석 외 23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재화)

【피고,상고인】 대한민국 (소송대리인 변호사 강현중)

【원심판결】 서울고법 2001. 5. 10. 선고 2000나54613, 54620, 54637, 54644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1. 원심판결의 요지 원심은, 1998. 2. 22. 시행된 제40회 사법시험 제1차시험(이하 '이 사건 시험'이라 한다) 중 헌법과목의 제5번 문제에 대하여는 정답으로 봄이 상당한 ③번 답항을 배제한 채 특정한 학설의 입장에서 ④번 답항만을 정답으로 처리한 것은 사법시험에 있어서 출제와 채점은 특수한 학설에 편파됨이 없이 주로 일반적인 학리의 해득과 그 응용능력을 시험함에 유의하여야 한다는 사법시험령 제10조 제2항의 규정 취지에 비추어 재량권의 남용 또는 일탈로서 위법하고, 민법과목의 제17번 문제에 대하여는 ①번 답항과 ③번 답항 모두 정답으로 인정되어야 하는데 그 중 ①번 답항만을 정답으로 처리한 것은 판례상의 확립된 해석에 어긋나는 법리를 진정한 것으로 전제하여 출제한 법리상의 오류가 있는 경우에 해당하여 재량권의 남용 또는 일탈로서 위법하며, 형법 제2번 문제에 대하여는 정답으로 봄이 상당한 ①번 답항과 ④번 답항을 함께 제시함으로써 평균 수준의 응시자들로 하여금 정당한 답항을 선택할 수 없게 하고도 그 중 ①번 답항만을 정답으로 처리한 것은 출제 및 채점에 있어서 재량권을 남용 또는 일탈한 것으로서 위법하고, 형법 제33번 문제에 대하여는 정답이 ①번 답항임에도 이와 달리 ②번 답항을 정답으로 처리한 것은 판례상의 확립된 해석에 어긋나는 것으로 재량권의 남용 또는 일탈에 해당하여 위법하다고 한 다음, 사법시험의 시행을 관장하는 행정자치부장관으로서는 사법시험 제1차시험의 출제 및 채점에 있어서 특수한 학설에 편파됨이 없이 주로 일반적인 학리의 해득과 그 응용능력을 시험함에 유의하여야 하고, 따라서 응시자의 일반적인 수준에 맞추어 응시자가 그 출제의도를 분명히 인식할 수 있도록 엄밀하고 객관적으로 출제하여 일정수준 이상의 법률지식을 가진 응시자로 하여금 그 정답을 선택하는데 장애가 없도록 사법시험위원의 위촉, 사법시험위원회에 의한 문제의 심의 등을 통하여 부적절한 문제의 출제 및 채점을 방지함으로써 출제나 채점의 잘못으로 인하여 합격되어야 할 응시자가 불합격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게을리 한 나머지 재량권의 한계를 일탈하여 학설이나 판례상의 확립된 해석에 어긋나는 법리를 진정한 것으로 전제하여 출제한 법리상의 오류를 범하거나, 그 문항이나 답항의 구성이 잘못되어 평균수준의 응시자로 하여금 올바른 답항을 선택할 수 없게 만든 위법행위로 인하여 이 사건 문제들에 대하여 위에서 본 바와 같이 다른 정답들을 인정하는 경우에 원고들은 그 합격점수 이상을 얻었으므로 당연히 합격처분을 하여야 하는데도 위 4개 문제와 관련하여 출제 및 채점을 부적절하게 한 나머지 원고들에게 이 사건 불합격처분을 하였는바, 원고들이 행정자치부장관의 위와 같은 위법한 불합격처분으로 인하여 상당한 정신적인 고통을 받았을 것임은 경험칙상 명백하므로, 피고는 공무원인 행정자치부장관의 직무수행상의 과실로 위법하게 행해진 이 사건 불합격처분으로 인하여 원고들이 입은 정신적인 고통을 금전으로나마 위자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2. 이 법원의 판단 어떠한 행정처분이 후에 항고소송에서 취소되었다고 할지라도 그 기판력에 의하여 당해 행정처분이 곧바로 공무원의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것으로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는 것이고, 그 행정처분의 담당공무원이 보통 일반의 공무원을 표준으로 하여 볼 때 객관적 주의의무를 결하여 그 행정처분이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하였다고 인정될 정도에 이른 경우에 비로소 국가배상법 제2조 소정의 국가배상책임의 요건을 충족하였다고 봄이 상당할 것이며, 이 때에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하였는지 여부는 피침해이익의 종류 및 성질, 침해행위가 되는 행정처분의 태양 및 그 원인, 행정처분의 발동에 대한 피해자측의 관여의 유무, 정도 및 손해의 정도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손해의 전보책임을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에게 부담시켜야 할 실질적인 이유가 있는지 여부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인바 ( 대법원 2000. 5. 12. 선고 99다70600 판결, 대법원 2001. 12. 14. 선고 2000다12679 판결 각 참조), 법령에 의하여 국가가 그 시행 및 관리를 담당하는 시험에 있어 시험문항의 출제 및 정답결정에 오류가 있어 이로 인하여 합격자 결정이 위법하게 되었다는 것을 이유로 공무원 내지 시험출제에 관여한 시험위원의 고의·과실로 인한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하기 위하여는, 해당 시험의 실시목적이 시험에 응시한 개인에게 특정한 자격을 부여하는 개인적 이해관계 이외에 일정한 수준의 적정 자격을 갖춘 자에게만 특정 자격을 부여하는 사회적 제도로서 그 시험의 실시에 일반 국민의 이해관계와도 관련되는 공익적 배려가 있는지 여부, 그와 같은 시험이 시험시행 당시의 법령이 정한 요건과 절차에 따라 국가기관 내지 소속 공무원이 구체적 시험문제의 출제, 정답 결정, 합격 여부의 결정을 위하여 해당 시험과목별로 외부의 전문 시험위원을 적정하게 위촉하였는지 여부, 위촉된 시험위원들이 문제를 출제함에 있어 최대한 주관적 판단의 여지를 배제하고 객관적 입장에서 해당 과목의 시험을 출제하였는지 및 같은 과목의 시험위원들 사이에 출제된 문제와 정답의 결정과정에 다른 의견은 없었는지 여부, 1차시험의 오류를 주장하는 응시자 본인에게 사후에 국가가 1차시험의 합격을 전제로 2차시험의 응시자격을 부여하였는지 여부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시험관련 공무원 혹은 시험위원이 객관적 주의의무를 결하여 그 시험의 출제와 정답 및 합격자 결정 등의 행정처분이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하고, 이로 인하여 손해의 전보책임을 국가에게 부담시켜야 할 실질적인 이유가 있다고 인정되어야 할 것이다.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사법시험은 판사·검사·변호사 또는 군법무관이 되려는 자에게 필요한 학식과 능력의 유무를 검정하기 위한 것으로서 일정한 자격을 갖춘 자에게 법률가의 자격을 부여하기 위한 사회적 제도이므로 그 합격 여부의 결정과 관련된 행정처분으로 인하여 침해되는 법익은 개인적 이해관계 이외에 사회적 내지 공익적 법익도 포함된다고 볼 수 있는 점, 이 사건 시험에 있어서 시험의 관리를 담당하는 국가기관 내지 소관 공무원은 법령이 정한 요건과 절차에 따라 구체적 시험문제의 출제, 정답 결정 등에 관여할 시험위원으로서 각 과목별로 외부의 전문가를 선정, 위촉한 후 그와 같은 시험위원들에 의하여 문제가 출제되었는데, 위 문제의 출제 당시에는 해당 과목의 시험위원들 사이에 문제의 적정성과 정답결정에 대하여 별다른 이견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 이 사건 시험은 수차례의 단계적 시험을 통과하여야 일정한 자격이 주어지는 경우에 있어 최초의 제1차시험으로서 다음 단계의 제2차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하는데 불과한 객관식 시험이고, 시험출제와 채점을 위한 일응의 기준이 제시된다고 하더라도 객관식 시험방식의 한계로 인하여 분쟁의 소지를 일정부분 안고 있는 점, 이 사건 쟁점이 된 시험문제의 경우 출제 당시 참여한 복수의 시험위원들 사이에는 시험문제의 출제와 정답의 선정에 이견(異見)이 없었으나, 후에 법원의 재판과정을 통하여 문제의 정당성과 정답의 적정성 여부에 대하여 다른 견해가 제시된 점, 사법시험 1차시험은 그 경쟁률이 20여대 1에 이르고 이미 수십년간 시험이 실시되면서 대부분의 사항이 이미 출제되어 새로운 문제를 출제하는 것이 매우 어려우며, 또한 법학 과목은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한 영역이고 정답이 명확한 자연과학과는 달리 법 이론이나 법령의 해석과 관련하여 다양한 견해가 대립되어 재량성이 인정되어야 하는 분야로서 법원 상호간에도 그 판단이 다를 수 있는 등 출제오류의 여부가 불명확한 점, 이 사건 원고들은 불합격처분에 대한 제소기간을 도과함으로써 이에 대하여 다툴 수 없게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행정자치부장관의 적극적인 구제조치에 의하여 제2차시험에 응시할 기회를 부여받는 혜택을 받게 됨으로써 불합격처분에 따른 정신적 고통을 상당 정도 해소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점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의 경우 손해의 전보책임을 시험을 관리한 국가에게 부담시켜야 할 실질적인 이유가 있다고 할 수는 없으므로 이 사건 원고들에 대한 불합격처분이 피고에게 국가배상책임을 부담시켜야 할 만큼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한 정도에 이른 것으로 볼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위와 다른 견해에서 이 사건 시험관련 공무원 혹은 시험위원의 고의·과실로 인한 직무집행상의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한 원심의 판단에는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으므로 피고의 이 부분 상고는 이유 있다.

3. 결 론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이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규홍(재판장) 조무제 이용우(주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