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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다533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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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배상(기) [대법원 2004. 2. 27., 선고, 2001다53387, 판결] 【판시사항】 [1] 언론보도에 의한 명예훼손에 있어서 '사실의 적시'의 정도 [2] 텔레비전 방송보도의 내용이 특정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 기준 [3] 언론매체에 의한 명예훼손 행위의 위법성 조각사유 및 입증책임의 소재 [4] 언론·출판의 자유와 명예보호 사이의 한계를 설정함에 있어서 고려하여야 할 사항

【판결요지】 [1] 언론의 보도에 의한 명예훼손이 성립하려면 피해자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구체적인 사실의 적시가 있어야 하는데, 여기에서 말하는 사실의 적시란 반드시 사실을 직접적으로 표현한 경우에 한정할 것은 아니고, 간접적이고 우회적인 표현에 의하더라도 그 표현의 전취지에 비추어 그와 같은 사실의 존재를 암시하고, 또 이로써 특정인의 사회적 가치 내지 평가가 침해될 가능성이 있을 정도의 구체성이 있으면 족하다. [2] 텔레비전 방송보도의 내용이 특정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지의 여부는 당해 방송보도의 객관적인 내용과 아울러 일반의 시청자가 보통의 주의로 방송보도를 접하는 방법을 전제로, 보도 내용의 전체적인 흐름, 화면의 구성방식, 사용된 어휘의 통상적인 의미와 문구의 연결 방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보도 내용이 시청자에게 주는 전체적인 인상도 그 판단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3] 방송 등 언론매체가 사실을 적시하여 개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를 한 경우에도 그것이 공공의 이해에 관한 사항으로서 그 목적이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일 때에는 적시된 사실이 진실이라는 증명이 있거나 그 증명이 없다 하더라도 행위자가 그것을 진실이라고 믿었고 또 그렇게 믿을 상당한 이유가 있으면 위법성이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나, 그에 대한 입증책임은 어디까지나 명예훼손 행위를 한 방송 등 언론매체에 있고 피해자가 공적인 인물이라 하여 방송 등 언론매체의 명예훼손 행위가 현실적인 악의에 기한 것임을 그 피해자측에서 입증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 [4] 언론·출판의 자유와 명예보호 사이의 한계를 설정함에 있어서는, 당해 표현으로 인하여 명예를 훼손당하게 되는 피해자가 공적인 존재인지 사적인 존재인지, 그 표현이 공적인 관심 사안에 관한 것인지 순수한 사적인 영역에 속하는 사안에 관한 것인지 등에 따라 그 심사기준에 차이를 두어, 공공적·사회적인 의미를 가진 사안에 관한 표현의 경우에는 언론의 자유에 대한 제한이 완화되어야 하고, 특히 공직자의 도덕성·청렴성이나 그 업무처리가 정당하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여부는 항상 국민의 감시와 비판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러한 감시와 비판기능은 그것이 악의적이거나 현저히 상당성을 잃은 공격이 아닌 한 쉽게 제한되어서는 아니된다.

【참조조문】

[1]

민법 제751조 ,

헌법 제21조 제4항

[2]

민법 제751조 ,

헌법 제21조 제4항

[3]

민법 제750조 ,

제751조 ,

민사소송법 제288조 ,

형법 제307조 ,

제310조 ,

헌법 제21조 제4항

[4]

민법 제751조 ,

헌법 제21조 제4항

【참조판례】

[1]

대법원 2000. 7. 28. 선고 99다6203 판결(공2000하, 1925),


대법원 2002. 1. 22. 선고 2000다37524, 37531 판결(공2002상, 522),


대법원 2003. 1. 24. 선고 2000다37647 판결(공2003상, 688),


대법원 2003. 8. 19. 선고 2001다3214 판결 /[2]

대법원 1999. 10. 8. 선고 98다40077 판결(공1999하, 2292),


대법원 2000. 5. 12. 선고 2000다5510 판결, 대법원 2003. 8. 19. 선고 2001다3214 판결 /[3][4]

대법원 2003. 9. 2. 선고 2002다63558 판결(공2003하, 1936) /[3]

대법원 1998. 5. 8. 선고 97다34563 판결(공1998상, 1575) /[4]

대법원 2003. 7. 8. 선고 2002다64384 판결(공2003하, 1683),


대법원 2003. 7. 22. 선고 2002다62494 판결(공2003하, 1770)


【전문】 【원고,피상고인】 【피고,상고인】 주식회사 문화방송 외 1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한결 담당변호사 차병직 외 1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01. 7. 26. 선고 2000나25745 판결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들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1. 사실관계 원심이 적법하게 확정한 사실관계는 다음과 같다.

가. 소외 1에 대한 이중기소 (1) 박상정은 소외 1과 소외 2가 약속어음을 할인하여 주겠다고 속여 액면 2,000만 원의 약속어음 1장을 받아가 이를 할인한 후 그 돈을 돌려주지 않고 편취하였다는 내용으로 소외 1과 소외 2를 1994. 10. 13. 성남경찰서에 고소하였다. (2) 박상정은 위 고소사건의 처리가 지지부진하다는 이유로 같은 달 28. 소외 1과 소외 2를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에 동일한 내용으로 다시 고소하였다. (3) 위 두 사건은 병합되지 아니한 채 각각 수사가 진행되다가 경찰 고소사건도 성남지청에 송치되었고, 성남지청의 담당검사는 박상정의 소재불명을 이유로 1994. 말경 위 두 사건에 대하여 각각 기소중지결정을 하였다. (4) 그 후 박상정의 소재가 발견되자 검찰 고소사건이 1996. 12.경 재기되어 소외 1은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에 횡령죄로 불구속 기소되었고, 위 법원은 1997. 3. 21. 소외 1에 대하여 징역 8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여 그 판결이 같은 달 29. 확정되었다. (5) 그런데 박상정은 1998. 9. 3. 성남지청에 참고인 소재불명을 이유로 기소중지되어 있던 경찰 고소사건에 대한 재기를 신청하였고, 이 사건의 주임검사가 된 원고는 1998. 9. 24. 소외 1을 소환하여 박상정과 대질신문을 하였으나, 소외 1은 합의를 할 수 있는 시간을 달라고 호소하기만 하였을 뿐, 원고나 참여계장에게 자신이 같은 범죄로 이미 재판을 받았다는 사실은 진술하지 않았다. (6) 원고는 소외 1을 조사한 결과, 범죄혐의가 인정되고 범죄 후 5년 동안 피해변제가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자 소외 1을 일단 긴급체포한 후 청내 경찰관실에 1시간 가량 대기시켰다가 다시 소환하여 조사를 마쳤는데, 소외 1이 합의할 시간을 달라고 간청하자 원고는 추석명절을 앞둔 시기인 점을 고려하여 긴급체포장을 작성하지 아니하고 소외 1을 귀가조치시켰다. (7) 그 후 소외 1이 약속한 기한까지 박상정과 합의를 하지 아니하고 소환에도 불응하자, 원고는 경찰에서 송치된 수사기록상의 범죄경력조회 외에 참고인 소재불명으로 기소중지결정된 후 소외 1에게 새로운 전과사실이 발생하였는지에 관하여 따로 범죄경력조회를 하는 등 확인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1998. 10. 23. 소외 1을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에 횡령죄로 불구속 기소하였다.

나. 소외 1의 제보와 피고 1의 취재 (1) 피고 주식회사 문화방송(이하 '피고 회사'라고 한다)은 방송사업 및 문화서비스업을 목적으로 설립되어 MBC 텔레비전과 라디오를 통하여 방송을 하는 법인이고, 피고 1은 이 사건을 취재하고 기사를 작성한 피고 회사의 기자이다. (2) 1999. 2. 5. 위 형사사건의 공판기일에서 소외 1이 합의할 시간을 달라고 요청함에 따라 다음 공판기일이 1999. 3. 12.로 지정되었는데, 소외 1은 1999. 3. 2. 피고 회사 성남지국 사무실로 피고 1을 찾아가 자신이 동일한 사건으로 이중기소되었다고 제보하면서 그가 원고나 참여계장으로부터 조사받을 때 이미 재판받은 판결문이 있다고 말한 사실이 없었음에도 "검사에게 재판받은 판결문이 있다고 말했더니 웃더라."고 거짓말하였다. (3) 피고 1은 소외 1을 취재한 다음, 1999. 3. 3. 원고를 찾아가 "소외 1이 검찰에서 조사를 받을 때 확정판결문까지 제시하며 이미 동일한 사건으로 처벌받았다고 변소하였는데도 이를 묵살하고 불법구금하였다가 그래도 피해변제를 하지 않자 이중으로 기소하였다는데 사실이냐."고 물었고, 이에 원고가 "소외 1이 동일 사건으로 처벌받은 사실을 전혀 진술하지 않은 채 피의사실을 순순히 자백하고 합의기간을 달라고 호소하여 주임검사로서 업무착오를 일으키게 된 것이며, 검사로서는 동일한 사건으로 기소되었는지의 여부를 알 수 없었다. 동일한 사건으로 처벌받은 사실을 알고서도 이중기소할 검사는 없고, 그러한 일은 검사로서는 자살행위이다. 오해로 인한 왜곡보도를 삼가해 달라."는 취지의 말을 하였다. (4) 그러나 피고 1은 참여계장과 고소인과의 결탁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위 해명을 믿지 아니하고 성남지청 형사1부장검사를 방문하였는데, 형사1부장검사로부터도 다시 한 번 진상에 관한 설명과 함께 오해에 기한 성급한 보도를 자제해 달라는 당부를 받았으나, 원고와의 약 40여 분간에 걸친 대화를 촬영하고 녹음한 내용을 편집한 후, '한심한 검찰'이라는 제목하에 이 사건 방송의 기사를 작성하여 피고 회사의 보도국으로 보냈고, 보도국은 1999. 3. 6. 오후 9시 MBC 뉴스데스크 시간에 이를 방송하였다.

다. 이 사건 방송보도의 내용 (1) 제목은 '한심한 검찰'로 되어 있고, 앵커가 먼저 일사부재리의 원칙에 대하여 설명한 다음, 피고 1이 소외 1(방송에서는 성남시 하대원동에 사는 조모씨라고 익명보도하였다.)이 1,200만 원을 횡령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되어 징역 8월, 집행유예 2년의 형을 선고받았음에도 1년 반이 지난 1998. 9. 같은 혐의로 재조사를 받았다고 설명하였다. (2) 이어서 "검사에게 재판받은 판결문이 있다고 말했더니 두 사람이 웃더라구요 ……"라고 하는 소외 1에 대한 인터뷰(이하 '이 사건 인터뷰'라고 한다)를 보도한 후, 피고 1은 "검찰은 조씨를 구속하겠다며 3시간 여 동안 불법적으로 구금했습니다. 하지만 피의자를 구금까지 하면서도 검찰은 조씨가 이미 처벌을 받았는지 확인도 안 했습니다."라고 설명하고, 기본적인 전과조회를 실시하였는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대하여 이를 실시하지 않았다는 검찰 참여계장의 답변을 보도하였다. (3) 계속해서 피고 1은 소외 1이 피해자와 합의를 하겠다는 약속을 한 뒤에야 풀려났다가 한 달이 지나도 변제하지 못하자 검찰이 그를 횡령죄로 이중기소하였다고 설명한 후, 담당검사는 사건이 고소인 소재불명으로 기소중지되어 있었기에 소외 1이 이미 처벌을 받은 줄 몰랐다고 말했다면서 "이 정도 경미한 것으로 무슨 잘못을 할 수 있겠나. 잘못 됐으면 법원에서 공소기각 판결 날 것 아닌가 ……"라는 내용의 원고의 해명을 보도하고, 피고 1이 "한 번 형이 확정된 조씨는 사법사상 처음 같은 사건으로 또 한 번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으로 보도를 마쳤다.

2. 이 사건 인터뷰의 방영으로 인한 명예훼손의 성립 여부 가. 언론의 보도에 의한 명예훼손이 성립하려면 피해자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구체적인 사실의 적시가 있어야 하는데, 여기에서 말하는 사실의 적시란 반드시 사실을 직접적으로 표현한 경우에 한정할 것은 아니고, 간접적이고 우회적인 표현에 의하더라도 그 표현의 전취지에 비추어 그와 같은 사실의 존재를 암시하고, 또 이로써 특정인의 사회적 가치 내지 평가가 침해될 가능성이 있을 정도의 구체성이 있으면 족하다( 대법원 2000. 7. 28. 선고 99다6203 판결, 2002. 1. 22. 선고 2000다37524, 37531 판결, 2003. 1. 24. 선고 2000다37647 판결, 2003. 8. 19. 선고 2001다3214 판결 등 참조). 그리고 텔레비전 방송보도의 내용이 특정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지의 여부는 당해 방송보도의 객관적인 내용과 아울러 일반의 시청자가 보통의 주의로 방송보도를 접하는 방법을 전제로, 보도 내용의 전체적인 흐름, 화면의 구성방식, 사용된 어휘의 통상적인 의미와 문구의 연결 방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보도 내용이 시청자에게 주는 전체적인 인상도 그 판단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대법원 1999. 10. 8. 선고 98다40077 판결, 2000. 5. 12. 선고 2000다5510 판결, 2003. 8. 19. 선고 2001다3214 판결 등 참조).

나. 원심이 적법하게 확정한 사실관계 및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인터뷰의 내용은 소외 1이 검사에게 동일한 범죄사실로 이미 재판을 받아 그 판결문이 있다고 말하였음에도 검사나 참여계장이 이를 묵살하였다는 취지로서 소외 1이 수사받는 과정에서 이미 처벌받은 사실을 전혀 진술하지 아니한 채 피의사실을 자백하면서 합의할 시간을 달라고만 호소하는 바람에 업무착오를 일으켰다는 원고의 해명과는 그 내용이 크게 다른 것이고, 검사로서의 직무를 고의로 유기하였다는 비난을 받을 수 있을 정도로 원고의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것임을 알 수 있는바, 여기에다가 방송보도의 제목을 '한심한 검찰'로 정하고, 방송보도의 중간과 마지막에 '불법적으로 구금하였다'거나 '사법사상 처음'이라는 설명을 덧붙인 점과 일반의 시청자가 보통의 주의로 방송보도를 접하는 방법까지 감안하여 이 사건 방송보도의 전체적인 문맥과 취지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인터뷰의 방영은 소외 1이 그와 같은 발언을 하였다는 사실 자체를 전달한 것이라기보다는 재판받은 판결문이 있다는 소외 1의 말을 원고가 고의로 묵살하였다는 사실의 존재를 암시하거나 이를 간접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고, 따라서 이 사건 인터뷰의 방영은 검사로서 수사 및 기소 업무를 공정하고도 사려깊게 처리하여야 할 원고에 대한 사회적인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구체적인 사실의 적시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다. 같은 취지의 원심의 판단은 옳고, 거기에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하거나 방송보도에 의한 명예훼손에 있어서의 사실의 적시 또는 그 판단 기준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3. 위법성의 조각 여부 가. 원심은 나아가 이 사건 인터뷰를 방영한 것이 전체적으로 보아 공공의 이해에 관련된 것이고, 그 목적이 공익을 위한 것임은 인정할 수 있으나, 그 판시와 같은 여러 사정들에 비추어 볼 때, 진실이 아닌 이 사건 인터뷰의 내용을 피고들이 진실이라고 믿은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위법성 조각사유에 관한 피고들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나. 방송 등 언론매체가 사실을 적시하여 개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를 한 경우에도 그것이 공공의 이해에 관한 사항으로서 그 목적이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일 때에는 적시된 사실이 진실이라는 증명이 있거나 그 증명이 없다 하더라도 행위자가 그것을 진실이라고 믿었고 또 그렇게 믿을 상당한 이유가 있으면 위법성이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나, 그에 대한 입증책임은 어디까지나 명예훼손 행위를 한 방송 등 언론매체에 있고 피해자가 공적인 인물이라 하여 방송 등 언론매체의 명예훼손 행위가 현실적인 악의에 기한 것임을 그 피해자측에서 입증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 1998. 5. 8. 선고 97다34563 판결, 2003. 9. 2. 선고 2002다63558 판결 등 참조).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이 사건 인터뷰의 내용이 진실이거나 피고들이 이를 진실이라고 믿은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는 점의 입증책임이 피고들에게 있음을 전제로 하여 판단한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명예훼손의 위법성 조각사유의 입증책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으며, 나아가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이 사건 인터뷰의 내용이 진실이라고 볼 수 없다는 원심의 판단 역시 옳고, 거기에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없다.

다. 그러나 원심이 이 사건 인터뷰를 방영한 것과 관련한 피고들의 위법성 조각의 주장을 배척한 조치는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수긍할 수 없다. 언론·출판의 자유와 명예보호 사이의 한계를 설정함에 있어서는 당해 표현으로 인하여 명예를 훼손당하게 되는 피해자가 공적인 존재인지 사적인 존재인지, 그 표현이 공적인 관심 사안에 관한 것인지 순수한 사적인 영역에 속하는 사안에 관한 것인지 등에 따라 그 심사기준에 차이를 두어 공공적·사회적인 의미를 가진 사안에 관한 표현의 경우에는 언론의 자유에 대한 제한이 완화되어야 하고, 특히 공직자의 도덕성·청렴성이나 그 업무처리가 정당하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여부는 항상 국민의 감시와 비판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러한 감시와 비판기능은 그것이 악의적이거나 현저히 상당성을 잃은 공격이 아닌 한 쉽게 제한되어서는 아니된다( 대법원 2003. 7. 8. 선고 2002다64384 판결, 2003. 7. 22. 선고 2002다62494 판결, 2003. 9. 2. 선고 2002다63558 판결 등 참조). 검사가 피의자에 대한 전과관계를 확인하지 않고 이중기소한 것은 업무처리상의 명백한 잘못이라 할 것인바, 원심이 적법하게 확정한 사실관계 및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이 사건 방송보도의 핵심은 검사인 원고가 피의자에 대한 전과조회를 제대로 하지 않아 이중기소를 하였다는 직무상의 잘못을 지적하고자 한 것이고, 이 사건 인터뷰는 이중기소가 분명하다는 점에 대한 취재원으로서의 근거를 밝히기 위하여 삽입한 것인 점, 피고 1이 취재를 위하여 원고에게 찾아가 "경위가 어떻게 된 것인지 알고 싶다."고 하였으나, 원고는 해명과 함께 "사소한 실수에 불과하다."는 말을 계속 되풀이하면서 "기자가 무슨 사실을 확인하느냐, 당신이 수사관이냐."라고 답변하였고, 또 원고는 "소외 1이 조사 당시 같은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는 진술을 전혀 한 바 없다."라고 진술하는 한편으로 "피의자가 스스로 자신이 처벌받은 사실을 이야기하지 않았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라고 진술하기도 한 점, 소외 1이 재판받은 판결문이 있다고 검사에게 말하였는지 여부는 위와 같이 진술이 서로 엇갈리는 부분으로서 기자가 이를 정확하게 조사·확인하기는 어려운 영역에 속한다고 보여지고, 피고들 역시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이 사건 인터뷰의 내용에 대한 원고의 반론을 인용하여 "담당검사는 사건이 고소인 소재불명으로 기소중지되어 있었기 때문에 조씨가 처벌을 받은 줄 몰랐다고 말합니다."라는 취재기자의 설명을 함께 보도함으로써 그 진위 여부에 대하여 유보적인 태도를 취한 점, 이 사건 방송보도는 그 내용이 공적인 관심 사안에 관한 것으로서 악의적이거나 현저히 상당성을 잃은 공격이라고 볼 수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인터뷰의 방영은 피고들이 그 내용이 진실이라고 믿은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것이거나 공직자의 업무처리의 공정성 여부에 관한 언론의 감시와 비판기능의 중요성에 비추어 허용될 수 있는 범위 내의 것으로서 그 위법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라. 그런데도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피고들의 위법성 조각에 관한 주장을 배척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명예훼손에 있어서의 위법성의 조각사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고, 이는 판결에 영향을 미쳤음이 분명하다.

4. 결 론 그러므로 피고들의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 중 피고들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윤재식(재판장) 변재승 강신욱 고현철(주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