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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다13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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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음금등 [대법원 2002. 6. 25., 선고, 2002다13720, 판결] 【판시사항】 약속어음의 백지보충과 지급제시 등 소구권보전을 위한 행위가 약속어음처분금지가처분에 저촉되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약속어음 발행인의 어음반환청구권을 피보전권리로 하여 약속어음의 배서양도 점유이전 기타 일체의 처분을 금지하는 가처분은 약속어음이 제3자에게 이전되는 것을 방지하여 그 현상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고, 약속어음은 일정한 권리행사기간이 있어 그 기간이 도과하면 본래의 효력을 가질 수 없으므로, 약속어음의 백지보충과 지급제시 등 소구권 보전을 위한 조치는 위 가처분에서 금지하는 처분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것이다.

【참조조문】 민사소송법 제714조, 어음법 제10조, 제38조


【전문】 【원고,피상고인】 한국개발리스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최돈억)

【피고,상고인】 삼화그린텍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조명원)

【원심판결】 서울고법 2001. 12. 21. 선고 2001나42075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 경과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본다. 1. 원심은 그 채택증거를 종합하여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하였다. 가. 원고는 1997. 7. 29. 피고와 사이에 소각처리시설 및 방지시설 1식에 대하여 리스물건 공급자는 신광산업 주식회사(이하 '신광산업'이라 한다), 리스금액은 5,554,250,000원, 리스기간은 물건수령증 발급일로부터 60개월, 리스보증금은 277,713,000원으로 하는 리스계약(이하 '이 사건 리스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나. 이 사건 리스계약 당시 특약사항으로, ① 피고는 이 사건 리스계약으로 인한 채무를 포함하여 원고에 대한 현재 및 장래의 모든 채무를 보증하기 위하여 액면금액 및 지급기일이 공란으로 된 약속어음 1장을 발행하여 원고에게 교부하고, ② 원고는 피고가 요청할 경우 리스물건구입에 따른 계약금 및 중도금을 구입금액의 70% 이내에서 신광산업에게 선급금으로 지급하며, 이러한 경우 피고의 요청이 있는 때에는 신광산업이 원고에게 제출하여야 할 이행보증보험증권 및 기타 담보의 제공을 생략할 수 있되, 피고 또는 신광산업의 귀책사유로 리스물건의 구매주문이 철회되거나 리스물건의 매매계약이 해제됨으로써 원고가 입은 손해는 피고가 전액 배상하기로 한다는 내용 등을 정하였다.

다. 원고는 피고의 요청에 따라 1997. 7. 30. 신광산업에게 선급금 2,221,700,000원을 지급하였다.

라. 피고는 위 특약사항에 따라 액면금액 및 지급기일 등을 각 백지로 하는 약속어음 1장을 발행하여 원고에게 교부하였다.

마. 1997. 12.경 신광산업의 부도로 리스물건 제작이 불가능하게 되자, 피고는 1999. 1. 6.자로 원고에게, 원고는 1999. 1. 15.자로 피고에게 이 사건 리스계약을 각 해제한다고 통보하고, 또한 원고는 그 무렵 신광산업에게 리스물건 매매계약을 해제한다고 통보하였다.

바. 원고는 위 특약사항에 따른 손해배상청구권을 행사하기 위하여, 위 약속어음의 발행일과 지급기일을 각 1999. 1. 19., 액면금을 2,676,352,514원으로 각 보충한 다음 지급제시기간 내에 지급제시하였으나, 약속어음 위·변조를 이유로 지급거절되었다.

사. 한편, 피고는 원고를 상대로 이 사건 약속어음의 반환청구권을 피보전권리로 하여 서울지방법원 99카합제54호로 약속어음처분금지가처분신청을 하여 1999. 1. 14. 원고로 하여금 '이 사건 약속어음의 배서, 양도, 점유이전 등 일체의 처분을 금지하는' 내용의 가처분결정이 내려지고 그 결정문이 같은 달 16. 원고에게 송달되었다.

2. 원심은 위 인정 사실에 기초하여, 위 특약사항에 따라 피고는 신광산업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는데 이 사건 약속어음의 액면금액이 그 손해배상액을 초과하지 아니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약속어음금 중 원고가 구하는 1,000,000,00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고, 원고의 이 사건 약속어음의 백지보충 및 지급제시행위가 위 가처분에 저촉되어 무효라는 피고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3.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본다. 약속어음 발행인의 어음반환청구권을 피보전권리로 하여 약속어음의 배서양도 점유이전 기타 일체의 처분을 금지하는 가처분은 약속어음이 제3자에게 이전되는 것을 방지하여 그 현상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고, 약속어음은 일정한 권리행사기간이 있어 그 기간이 도과하면 본래의 효력을 가질 수 없으므로, 약속어음의 백지보충과 지급제시 등 소구권 보전을 위한 조치는 위 가처분에서 금지하는 처분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것이다. 같은 이유로 원심이, 원고의 이 사건 약속어음에 대한 백지보충 및 지급제시행위가 위 가처분에 저촉되지 아니한다고 판단한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약속어음처분금지가처분의 효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없다.

4.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본다. 피고는, 원고와 신광산업의 직원이 이 사건 리스계약에 따른 리스자금을 편취하기로 공모하여 선급금을 수수한 것이므로 그 불법행위의 당사자인 원고가 피고에게 손해배상을 구하는 것은 신의칙상 허용될 수 없다고 주장하였는바, 원심은 피고가 주장하는 선급금 편취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하여 피고의 위 주장을 배척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 위배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도 이유 없다.

5. 상고이유 제3점에 대하여 본다.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위 특약사항 ②항 중 담보제공에 관한 부분은, 원고가 신광산업에게 선급금을 지급하는 경우에 신광산업에게 이행보증보험증권 등의 담보제공을 요구할 수 있지만, 피고의 요청이 있는 경우에는 원고가 피고의 신용 등을 감안하여 신광산업으로부터 담보의 제공을 받지 아니할 수도 있다는 취지로서, 원고가 신광산업으로부터 담보의 제공을 받는 것은 원고의 권리일 뿐이고, 피고의 요청이 없는 경우에는 원고가 반드시 피고를 위하여 신광산업으로부터 이행보증보험증권 및 기타 담보를 제공받아야 할 의무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은 수긍할 만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계약해석에 관한 사실오인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도 이유 없다.

6.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재윤(재판장) 서성 이용우(주심) 배기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