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다27910
채무부존재확인 [대법원 2002. 9. 24., 선고, 2002다27910, 판결] 【판시사항】 저당권의 피담보채권 소멸 후 그 말소등기 경료 전에 그 저당권부채권을 가압류하고 압류 및 전부명령을 받아 저당권 이전의 부기등기를 경료한 경우의 효력
【판결요지】 피담보채권이 소멸하면 저당권은 그 부종성에 의하여 당연히 소멸하게 되므로, 그 말소등기가 경료되기 전에 그 저당권부채권을 가압류하고 압류 및 전부명령을 받아 저당권 이전의 부기등기를 경료한 자라 할지라도, 그 가압류 이전에 그 저당권의 피담보채권이 소멸된 이상, 그 근저당권을 취득할 수 없고, 실체관계에 부합하지 않는 그 근저당권 설정등기를 말소할 의무를 부담한다.
【참조조문】 민법 제369조
【전문】
【원고,피상고인】
이덕형
【피고,상고인】 김윤환 (소송대리인 변호사 신학근)
【원심판결】 서울지법 2002. 4. 10. 선고 2001나60568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1. 원심판결의 요지
원심은, 원고는 1992. 6. 22.경 김윤덕으로부터 8천만 원을 이율 월 3%로 차용하면서, 그 담보로 1993. 5. 20. 김윤덕 앞으로 원고 소유의 이 사건 각 부동산 및 경기 파주군 천현면 갈곡리 285의 3 답 1,971㎡ 및 같은 리 271-2 답 2,866㎡에 관하여 채권최고액 1억 2천만 원으로 된 근저당권설정등기(이하 '이 사건 제1근저당권'이라고 한다)와 지상권설정등기를 각 경료하여 준 사실, 그런데 원고가 위 차용금에 대한 이자지급을 지체하여 그 연체된 이자만 약 3천만 원에 이르게 되자, 1993. 7. 8. 위 이자채무의 담보를 위하여 김윤덕 앞으로 위 각 토지에 관하여 채권최고액 4,500만 원으로 된 근저당권설정등기를 추가로 경료하여 준 사실, 이후 김윤덕은 위 차용원리금 채권을 변제받기 위하여 이 사건 각 토지에 대한 임의경매신청을 하였으나, 선순위근저당권자가 있어 잉여배당의 가망이 없게 되자 1994. 8. 30. 위 임의경매신청을 취하한 사실, 그 후로도 채권회수의 가능성이 희박하게 되자 김윤덕은 2000. 3. 3. 원고와 사이에, 김윤덕은 위 각 근저당권설정등기 및 지상권설정등기를 모두 말소하여 주고, 원고에게 그 말소에 필요한 서류를 교부하고, 원고와 김윤덕 사이에 2000. 3. 3. 이전에 작성된 차용증, 지불증, 각서, 약속어음 등을 모두 무효로 하여 상호 채권채무가 없는 것으로 하며, 원고는 김윤덕에게 5천만 원을 지급하되, 그에 갈음하여 2000. 8. 30.까지 김윤덕이 지정하는 제3자의 명의로 원고의 처 정추월 소유의 서울 광진구 구의동 257-127 지상 다세대주택 201호(이하 '이 사건 다세대주택'이라고 한다)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여 주기로(다만, 김윤덕은 위 주택에 관하여 채권최고액 9,100,000원의 근저당권이 설정된 주식회사 한국주택은행에 대한 채무를 인수하고, 원고로부터 위 주택을 명도받음과 동시에 원고에게 22,000,000원을 지급하기로 하였다) 합의(이하 '이 사건 합의'라고 한다)를 한 사실, 이 사건 합의에 따라 김윤덕은 위 각 근저당권설정등기 등 말소에 소요되는 서류를 원고에게 교부하여 2000. 4. 6. 및 같은 달 7. 그 말소 신청이 이루어졌고, 원고는 2000. 4. 17. 김윤덕이 지정한 이옥숙에게 이 사건 다세대주택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여 준 사실, 한편 피고는 청구금액을 93,555,811원으로 하여 김윤덕이 원고에 대하여 갖는 이 사건 제1근저당권 중 이 사건 각 부동산에 관한 근저당권(이하 '이 사건 각 근저당권'이라고 한다)부 채권에 대해서만 가압류신청을 하였고, 2000. 3. 22. 가압류 결정이 내려져, 같은 달 27. 원고에게 송달된 후, 같은 해 4. 3. 그 기입등기가 각 경료된 사실, 그 후 피고는 김윤덕에 대한 대여금 사건의 집행력 있는 판결정본에 기하여, 2000. 11. 21. 이 사건 각 근저당권부채권에 대하여 채권가압류에서 본압류로 전이하는 채권압류 및 전부명령을 받은 다음, 2001. 1. 8. 이 사건 각 근저당권에 대하여 근저당권자를 피고로 한 근저당권이전의 부기등기를 각 경료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원고는 2000. 3. 3. 김윤덕과 사이에 이 사건 합의를 통하여 김윤덕에 대한 차용원리금 채무를 면제받으면서 김윤덕 또는 그가 지정하는 제3자에게 이 사건 다세대주택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여 주기로 약정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결국 이 사건 각 근저당권은 위와 같이 그 피담보채무가 면제됨으로써 모두 소멸하였다 할 것이고, 따라서 피고가 위 가압류 결정과 채권압류 및 전부명령을 받아 이 사건 각 근저당권이 피고에게 이전되었다 하더라도 위 가압류결정 등은 모두 압류의 대상이 되는 채권이 존재하지 아니하여 무효라 할 것이므로, 결국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각 근저당권설정등기에 대하여 2000. 3. 3. 피담보채무 소멸을 원인으로 한 말소등기절차를 이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2.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가.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원심이 채용한 증거들을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피고의 위 가압류 결정이 송달되기 이전인 2000. 3. 3. 이 사건 합의가 실제로 이루어졌다고 인정한 것은 정당하다고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증거의 취사선택을 잘못하는 등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상고이유는 이유 없다.
나.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원심이 채용한 증거들을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와 김윤덕은 2000. 3. 3. 이 사건 근저당권부채권 대신에 5천만 원을 지급받고 이 사건 근저당권부채권은 없는 것으로 하며, 근저당권을 말소하는 데 필요한 서류를 즉시 교부하되, 위 5천만 원에 갈음하여 약 6개월이나 후인 2000. 8. 30.까지 이 사건 다세대주택 소유권을 이전받기로 합의한 사실이 인정되는바, 그렇다면 원고와 김윤덕의 의사는 위 합의 시점인 2000. 3. 3.에 확정적으로 이 사건 근저당권부채권 면제 내지는 포기의 효력이 생기도록 할 의사였다고 봄이 상당할 것이고(다만, 이 사건 다세대주택에 관한 소유권 이전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는 것을 해제조건으로 하였다고 볼 수는 있을 것이다), 이 사건 다세대주택에 관한 소유권 이전은 경개로 인하여 새로이 발생한 위 5천만 원 지급채무의 대물변제는 될지언정, 이 사건 근저당권부채권에 대한 대물변제라고 인정하기는 어렵다 할 것이므로, 이 사건 다세대주택의 소유권이 실제로 이전된 시점에 가서야 이 사건 근저당권부채권이 소멸하는 것이라고 볼 수는 없고, 위 합의 시점인 2000. 3. 3.부터 근저당권부채권 소멸의 효과가 발생한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원심이, 원고와 김윤덕이 이 사건 합의를 한 2000. 3. 3. 당일에 이 사건 각 근저당권부채권이 소멸하였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대물변제의 요물성에 따른 채무의 소멸시기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상고이유는 받아들일 수 없다.
다. 상고이유 제3점에 대하여 피담보채권이 소멸하면 저당권은 그 부종성에 의하여 당연히 소멸하게 되므로, 그 말소등기가 경료되기 전에 그 저당권부채권을 가압류하고 압류 및 전부명령을 받아 저당권 이전의 부기등기를 경료한 자라 할지라도, 그 가압류 이전에 그 저당권의 피담보채권이 소멸된 이상, 그 근저당권을 취득할 수 없고, 실체관계에 부합하지 않는 그 근저당권 설정등기를 말소할 의무를 부담한다 할 것이다. 원심이, 근저당권의 피담보채권이 소멸한 이후 법률상 이해관계가 있는 제3자가 발생하였다면 등기 여부에 관계없이 이를 제3자에게 주장할 수 있다고 판단하여, 원고와 김윤덕이 이 사건 근저당권부채권을 소멸시키기로 이 사건 합의를 하였어도 이를 등기하지 아니한 이상 피고에게 그 효력을 주장할 수 없다는 피고의 주장을 배척한 것은, 위 법리에 따른 것으로 정당하다고 수긍이 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저당권 말소의무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상고이유는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3. 결 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송진훈(재판장) 변재승 윤재식(주심) 이규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