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도5939
부정수표단속법위반·무고 [대법원 2003. 1. 24., 선고, 2002도5939, 판결] 【판시사항】 [1] 타인으로부터 명의를 차용하여 수표를 발행하는 경우, 명의차용인이 부정수표단속법 제4조가 정한 허위신고죄의 주체가 될 수 있는지 여부(소극)
[2] 무고죄에 있어서 고소사실의 허위성에 대한 인식 요부(적극) 및 고소내용이 사실에 기초하여 그 정황을 다소 과장한 경우, 무고죄의 성립 여부(소극)
【판결요지】 [1] 부정수표단속법 제4조가 '수표금액의 지급 또는 거래정지처분을 면할 목적'을 요건으로 하고, 수표금액의 지급책임을 부담하는 자 또는 거래정지처분을 당하는 자는 발행인에 국한되는 점에 비추어 볼 때 그와 같은 발행인이 아닌 자는 부정수표단속법 제4조가 정한 허위신고죄의 주체가 될 수 없고, 발행인이 아닌 자는 허위신고의 고의 없는 발행인을 이용하여 간접정범의 형태로 허위신고죄를 범할 수도 없다 할 것인바, 타인으로부터 명의를 차용하여 수표를 발행하는 경우에 있어서도 수표가 제시됨으로써 당좌예금계좌에서 수표금액이 지출되거나 거래정지처분을 당하게 되는 자는 결국 수표의 지급인인 은행과 당좌예금계약을 체결한 자인 수표의 발행명의인이 되고, 수표가 제시된다고 하더라도 수표금액이 지출되거나 거래정지처분을 당하게 되는 자에 해당된다고 볼 수 없는 명의차용인은 부정수표단속법 제4조가 정한 허위신고죄의 주체가 될 수 없다.
[2] 무고죄는 타인으로 하여금 형사처분 또는 징계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공무소 또는 공무원에 대하여 허위의 사실을 신고하는 때에 성립하는 것인데, 여기에서 허위사실의 신고라 함은 신고사실이 객관적 사실에 반한다는 것을 확정적이거나 미필적으로 인식하고 신고하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서, 설령 고소사실이 객관적 사실에 반하는 허위의 것이라 할지라도 그 허위성에 대한 인식이 없을 때에는 무고에 대한 고의가 없다 할 것이고, 고소내용이 터무니없는 허위사실이 아니고 사실에 기초하여 그 정황을 다소 과장한 데 지나지 아니한 경우에는 무고죄가 성립하지 아니한다.
【참조조문】
[1]
부정수표단속법 제4조 ,
형법 제34조
[2]
형법 제156조
【참조판례】
[1]
대법원 1992. 11. 10. 선고 92도1342 판결(공1993상, 162) /[2]
대법원 1983. 11. 8. 선고 83도2354 판결(공1984, 60),
대법원 1988. 9. 27. 선고 88도99 판결(공1988, 1357),
대법원 1990. 11. 9. 선고 90도1706 판결(공1991, 128),
대법원 1994. 1. 11. 선고 93도2995 판결(공1994상, 748),
대법원 1995. 2. 24. 선고 94도3068 판결(공1995상, 1514),
대법원 1995. 12. 5. 선고 95도231 판결(공1996상, 313),
대법원 1995. 12. 22. 선고 95도414 판결(공1996상, 622),
대법원 1996. 5. 31. 선고 96도771 판결(공1996하, 2093),
대법원 1998. 9. 8. 선고 98도1949 판결(공1998하, 2476),
대법원 2000. 11. 24. 선고 99도822 판결(공2001상, 202)
【전문】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및 검사
【원심판결】 수원지법 2002. 10. 4. 선고 2001노4020 판결
【주문】 원심 판결의 유죄부분 중 판시 제4.의 무고죄에 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수원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피고인의 나머지 상고 및 검사의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부정수표단속법 제4조가 '수표금액의 지급 또는 거래정지처분을 면할 목적'을 요건으로 하고, 수표금액의 지급책임을 부담하는 자 또는 거래정지처분을 당하는 자는 발행인에 국한되는 점에 비추어 볼 때 그와 같은 발행인이 아닌 자는 부정수표단속법 제4조가 정한 허위신고죄의 주체가 될 수 없고, 발행인이 아닌 자는 허위신고의 고의 없는 발행인을 이용하여 간접정범의 형태로 허위신고죄를 범할 수도 없다 할 것인바 ( 대법원 1992. 11. 10. 선고 92도1342 판결), 타인으로부터 명의를 차용하여 수표를 발행하는 경우에 있어서도 수표가 제시됨으로써 당좌예금계좌에서 수표금액이 지출되거나 거래정지처분을 당하게 되는 자는 결국 수표의 지급인인 은행과 당좌예금계약을 체결한 자인 수표의 발행명의인이 되고, 수표가 제시된다고 하더라도 수표금액이 지출되거나 거래정지처분을 당하게 되는 자에 해당된다고 볼 수 없는 명의차용인은 부정수표단속법 제4조가 정한 허위신고죄의 주체가 될 수 없다.
같은 취지에서 피고인이 허위신고의 고의 없는 부강인터내셔널(주)의 대표이사인 김봉조를 이용하여 허위의 신고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부정수표단속법 제4조 위반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법리오해의 위법은 없다.
2. 피고인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가.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이 공소외 1 주식회사의 대표이사인 공소외 2와 공모하여 위 회사 명의의 수표 22장 액면 합계 435,690,501원 상당을 발행하여 예금부족 또는 지급정지처분 등으로 지급되지 아니하게 하였다는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을 유지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채증법칙 위배나 심리미진에 의한 사실오인 등의 위법은 없다.
나.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원심은, 김연태, 공소외 2가 피고인으로부터 돈을 빌린 사실이 없음에도 안양교도소 내에서 공소외 2, 김연태로 하여금 형사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돈을 빌리더라도 이를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피고소인 김연태는 1996. 5.경 및 같은 해 11.경 2차례에 걸쳐 고소인으로부터 합계 6,000만 원을 빌려가 이를 편취하고, 피고소인들은 공모하여 1997. 2. 피사취계 보증금 명목으로 4,000만 원을 빌려가 이를 편취하였으니 처벌하여 달라."는 허위사실을 기재한 고소장을 작성한 다음, 1999. 7. 2. 수원지방검찰청에 제출하여 공소외 2, 김연태를 무고하였다는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유지하였다. 그러나 무고죄는 타인으로 하여금 형사처분 또는 징계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공무소 또는 공무원에 대하여 허위의 사실을 신고하는 때에 성립하는 것인데, 여기에서 허위사실의 신고라 함은 신고사실이 객관적 사실에 반한다는 것을 확정적이거나 미필적으로 인식하고 신고하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서, 설령 고소사실이 객관적 사실에 반하는 허위의 것이라 할지라도 그 허위성에 대한 인식이 없을 때에는 무고에 대한 고의가 없다 할 것이고, 고소내용이 터무니없는 허위사실이 아니고 사실에 기초하여 그 정황을 다소 과장한 데 지나지 아니한 경우에는 무고죄가 성립하지 아니한다( 대법원 1998. 9. 8. 선고 98도1949 판결 등 참조).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의 김연태와 공소외 2에 대한 이 사건 고소내용은 "피고인이 1996. 5.경 김연태의 부탁을 받고 자휘물산(주) 회장인 윤여상을 통하여 3,000만 원을 빌려주었고, 1996. 11.경 김연태의 공장 이전과 관련하여 당좌수표를 받고 3,000만 원 정도를 할인하여 주었으며, 피사취보증금조로 약 4,000만 원을 공소외 2에게 할인하여 주었으나, 김연태와 공소외 2가공소외 3 주식회사를 설립하여 공소외 1 주식회사의 자산인 기계설비와 주사바늘 재고 등을 이전하는 바람에 변제받지 못하였다."는 내용이다. 우선 1996. 5.경 김연태에 대하여 3,000만 원을 대여하였다는 점에 관하여 보면, 김연태는 윤여상 개인으로부터 차용한 1,850만 원 정도를 차용하였다가 1개월 이내에 변제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으나, 윤여상은 당시 피고인이 대표이사로 있던 자휘물산(주)의 회장의 지위에 있었는데 자휘물산(주)의 여유자금으로 김연태가 대표이사 공소외 1 주식회사에 2,000만 원을 빌려주었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어 금원을 대여한 법률상 주체가 불분명한 반면, 김연태가 위 금원을 변제하였다는 부분은 김연태가 새로이 설립한 공소외 3 주식회사 명의로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을 받음에 있어서 피고인과 윤여상이 차용금을 변제받을 목적으로 동행한 사정 등에 비추어 쉽게 믿기 어렵다. 다음으로 1996. 11.경 공장 이전과 관련하여 김연태에게 3,000만 원을 대여하였다는 점에 관하여 보면, 김연태는 권경택으로부터 매수하는 공장의 매매대금의 일부로 공소외 1 주식회사 발행의 액면 금 1,000만 원의 당좌수표를 지급하였으나, 피고인이 지급하였는지, 자신이 지급하였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하나, 피고인이 이공휘의 금융기관에 대한 연체대출금을 변제해줌으로써 김연태가 매수한 공장을 담보로 금융기관으로부터 3억 원 가량을 대출받을 수 있게 된 사실과 피고인으로부터 공장 이전에 따른 이사비를 받은 사실 등은 인정하고 있고, 권경택은 피고인으로부터 당좌수표를 지급받았다고 진술하고 있으며, 피고인이 이공휘의 연체대출금을 변제한 사실(액수는 다소 불명확하다) 및 이사비 400만 원을 지급한 사실은 이공휘의 진술 및 피고인이 제출한 무통장입금증 등에 의하여도 뒷받침이 된다. 또 피사취보증금 4,000만 원 정도의 대여건에 관하여 보면, 김연태가 발행한 약속어음에 대하여 피사취신고와 함께 피사취보증금 3,288만 원이 입금되었는데, 공소외 2는 피고인과 김연태의 지시에 의하여 피사취신고를 하였으나 피사취보증금에 대하여는 모른다고 진술하고 있으나, 김연태는 피고인이 피사취보증금 중 일부를 납입하여 주었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다. 위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고소장에서 김연태, 공소외 2에게 대여하였다고 주장하는 금원의 액수가 부풀려져 있고, 법률적 의미에서 피고인과 김연태, 공소외 2 사이에 금전 대차관계가 성립할 수 있는지가 다소 불명확한 점이 있기는 하지만 피고인이 고소한 위 내용은 전혀 터무니없는 허위사실은 아니라 할 것이고, 단지 사실에 기초하여 그 정황을 다소 과장한 데에 지나지 아니한다 할 것이며, 또 피고인에게 허위성에 대한 인식이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할 것이다. 그럼에도 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결에는 무고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였거나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할 것이니,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는 이유 있다.
다. 상고이유 제3점에 대하여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처벌불원서를 제출한 박종희, 김용준, 김봉단 등이 수표의 최후소지인으로 볼 자료가 없다고 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채증법칙 위배에 의한 사실오인 등의 위법은 없다.
3. 결 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의 유죄부분 중 판시 제4.의 무고죄에 관한 부분을 파기하여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이 부분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고, 피고인의 나머지 상고 및 검사의 상고는 모두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송진훈(재판장) 변재승 윤재식(주심) 이규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