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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두8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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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시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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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3조의2 제1항 제3호에서 금지하는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지위남용행위의 한 유형으로서의 거래거절행위의 의미

[2] 특정 사업자가 시장지배적 지위에 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관련 상품에 따른 시장’과 ‘관련 지역에 따른 시장’의 의미 및 그 시장에서의 시장지배가능성 판단 방법

[3] 거래거절행위가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3조의2 제1항 제3호의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지위남용행위에 해당하기 위한 요건인 ‘부당성’ 유무의 평가 방법

판결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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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3조의2 제1항 제3호에서 금지하는 시장지배적 지위남용행위로서의 거래거절행위는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부당하게 특정 사업자에 대한 거래를 거절함으로써 그 사업자의 사업활동을 어렵게 하는 행위’이다.

[2] 특정 사업자가 시장지배적 지위에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경쟁관계가 문제될 수 있는 일정한 거래 분야에 관하여 거래의 객체인 ‘관련 상품에 따른 시장’과 거래의 지리적 범위인 ‘관련 지역에 따른 시장’ 등을 구체적으로 정하고 그 시장에서 지배가능성이 인정되어야 한다. 여기서 ‘관련 상품에 따른 시장’은 일반적으로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시장지배력을 행사하는 것을 억제하여 줄 경쟁관계에 있는 상품들의 범위를 말하는 것으로서, 구체적으로는 거래되는 상품의 가격이 상당기간 어느 정도 의미 있는 수준으로 인상 또는 인하될 경우 그 상품의 대표적 구매자 또는 판매자가 이에 대응하여 구매 또는 판매를 전환할 수 있는 상품의 집합을 의미하고, 그 시장의 범위는 거래에 관련된 상품의 가격, 기능 및 효용의 유사성, 구매자들의 대체가능성에 대한 인식 및 그와 관련한 구매행태는 물론 판매자들의 대체가능성에 대한 인식 및 그와 관련한 경영의사결정 형태, 사회적·경제적으로 인정되는 업종의 동질성 및 유사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하며, 그 외에도 기술발전의 속도, 그 상품의 생산을 위하여 필요한 다른 상품 및 그 상품을 기초로 생산되는 다른 상품에 관한 시장의 상황, 시간적·경제적·법적 측면에서의 대체의 용이성 등도 함께 고려하여야 한다. 또한, ‘관련 지역에 따른 시장’은 일반적으로 서로 경쟁관계에 있는 사업자들이 위치한 지리적 범위를 말하는 것으로서, 구체적으로는 다른 모든 지역에서의 가격은 일정하나 특정 지역에서만 상당기간 어느 정도 의미 있는 가격인상 또는 가격인하가 이루어질 경우 당해 지역의 대표적 구매자 또는 판매자가 이에 대응하여 구매 또는 판매를 전환할 수 있는 지역 전체를 의미하고, 그 시장의 범위는 거래에 관련된 상품의 가격과 특성 및 판매자의 생산량, 사업능력, 운송비용, 구매자의 구매지역 전환가능성에 대한 인식 및 그와 관련한 구매자들의 구매지역 전환행태, 판매자의 구매지역 전환가능성에 대한 인식 및 그와 관련한 경영의사 결정 행태, 시간적·경제적·법적 측면에서의 구매지역 전환의 용이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하며, 그 외에 기술발전의 속도, 관련 상품의 생산을 위하여 필요한 다른 상품 및 관련 상품을 기초로 생산되는 다른 상품에 관한 시장의 상황 등도 함께 고려하여야 한다. 그리고 무역자유화 및 세계화 추세 등에 따라 자유로운 수출입이 이루어지고 있어 국내 시장에서 유통되는 관련 상품에는 국내 생산품 외에 외국 수입품도 포함되어 있을 뿐 아니라 또한 외국으로부터의 관련 상품 수입이 그다지 큰 어려움 없이 이루어질 수 있는 경우에는 관련 상품의 수입 가능성도 고려하여 사업자의 시장지배 가능성을 판단하여야 한다.

[3] [다수의견] 거래거절행위가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3조의2 제1항 제3호의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지위남용행위에 해당하려면 그 거래거절행위가 다른 사업자의 사업활동을 부당하게 어렵게 하는 행위로 평가될 수 있어야 하는바, 여기에서 말하는 ‘부당성’은 같은 법 제23조 제1항 제1호의 불공정거래행위로서의 거절행위의 부당성과는 별도로 ‘독과점적 시장에서의 경쟁촉진’이라는 입법목적에 맞추어 독자적으로 평가·해석하여야 하므로,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개별 거래의 상대방인 특정 사업자에 대한 부당한 의도나 목적을 가지고 거래거절을 한 모든 경우 또는 그 거래거절로 인하여 특정 사업자가 사업활동에 곤란을 겪게 되었다거나 곤란을 겪게 될 우려가 발생하였다는 것과 같이 특정 사업자가 불이익을 입게 되었다는 사정만으로는 그 부당성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그 중에서도 특히 시장에서의 독점을 유지·강화할 의도나 목적, 즉 시장에서의 자유로운 경쟁을 제한함으로써 인위적으로 시장질서에 영향을 가하려는 의도나 목적을 갖고, 객관적으로도 그러한 경쟁제한의 효과가 생길 만한 우려가 있는 행위로 평가될 수 있는 행위로서의 성질을 갖는 거래거절행위를 하였을 때에 그 부당성이 인정될 수 있다. 그러므로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거래거절행위가 그 지위남용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려면, 그 거래거절이 상품의 가격상승, 산출량 감소, 혁신 저해, 유력한 경쟁사업자의 수의 감소, 다양성 감소 등과 같은 경쟁제한의 효과가 생길 만한 우려가 있는 행위로서 그에 대한 의도와 목적이 있었다는 점을 입증하여야 하고 거래거절행위로 인하여 현실적으로 위와 같은 효과가 나타났음이 입증된 경우에는 그 행위 당시에 경쟁제한을 초래할 우려가 있었고 또한 그에 대한 의도나 목적이 있었음을 사실상 추정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거래거절의 경위 및 동기, 거래거절행위의 태양, 관련시장의 특성, 거래거절로 인하여 그 거래상대방이 입은 불이익의 정도, 관련시장에서의 가격 및 산출량의 변화 여부, 혁신 저해 및 다양성 감소 여부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거래거절행위가 위에서 본 경쟁제한의 효과가 생길 만한 우려가 있는 행위로서 그에 대한 의도나 목적이 있었는지를 판단하여야 한다. 그리고 이때 경쟁제한의 효과가 문제되는 관련시장은 시장지배적 사업자 또는 경쟁사업자가 속한 시장뿐만 아니라 그 시장의 상품 생산을 위하여 필요한 원재료나 부품 및 반제품 등을 공급하는 시장 또는 그 시장에서 생산된 상품을 공급받아 새로운 상품을 생산하는 시장도 포함될 수 있다.

[대법관 이홍훈, 안대희의 반대의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3조의2 제1항 제3호를 해석할 때에는,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다른 사업자에 대하여 거래를 거절함으로써 외형상 그 사업자의 사업활동을 어렵게 하는 행위를 한 경우에 그 행위는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자신의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하여 시장에서의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을 저해할 우려가 있는 ‘부당한 행위’를 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해석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따라서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위 추정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그 거래거절행위가 실질적으로 다른 사업자의 사업활동을 방해하는 행위가 아니라거나 그와 같은 의도나 목적이 없어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을 저해할 우려가 있는 ‘부당한 행위’가 아니라는 점을 주장·입증하거나, 그와 같은 행위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거래를 거절할 수밖에 없는 정당한 사유가 있다는 점을 주장·입증하여야 한다. 이때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거래거절행위가 합리적이고 사업상 불가피하였다는 등 정당한 사유가 있는지 여부는 거래를 거절하게 된 목적과 경위, 당사자의 거래상 지위 및 경영상태, 경영상 필요, 거래거절 대상의 특성, 시장상황, 거래거절의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대법관 박시환의 반대의견] 다수의견과 같이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3조의2 제1항 제3호의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거래거절행위의 ‘부당성’의 의미를 주관적·객관적 측면에서 ‘경쟁제한의 우려’가 있는 행위로만 파악하는 것은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그 시장지배력을 남용하는 것을 규제함으로써 독점을 규제하고자 하는 우리 헌법의 정신 및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의 입법목적에 반하므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3조의2 제1항 제3호의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지위남용행위로서의 거래거절행위의 부당성은 같은 법 제23조 제1항 제1호가 규율하는 불공정거래행위로서의 거래거절행위의 부당성과 같은 의미로 평가·해석하여야 하고, 결국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거래거절이 지위남용행위로서 행하여진 경우에는 ‘독점규제’ 측면에서 경쟁제한의 우려 여부와 관계없이 이를 규제하여야 한다.

참조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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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2조 제7호, 제3조의2 제1항, 제4조, 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시행령(2001. 3. 27. 대통령령 제1717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조 제3항 제3호(현행 제5조 제3항 제4호 참조) / [2]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2조 제7호, 제3조의2 제1항, 제4조, 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시행령(2001. 3. 27. 대통령령 제1717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조 제3항 제3호(현행 제5조 제3항 제4호 참조) / [3]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3조의2 제1항 제3호, 제23조 제1항 제1호

원고, 상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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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회사 포스코(소송대리인 변호사 장수길외 4인)

피고, 피상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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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율촌 담당변호사 신성택)

보조참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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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하이스코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율촌외 1인)

원심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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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법 2002. 8. 27. 선고 2001누5370 판결

주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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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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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시장지배적 지위 관련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1999. 2. 5. 법률 제5813호로 개정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하 ‘공정거래법’이라 한다) 제3조의2 제1항은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지위남용행위를 금지하고 있고, 같은 항 제3호는 그 지위남용행위의 하나로 다른 사업자의 사업활동을 부당하게 방해하는 행위를 규정하고 있다. 공정거래법 제3조의2 제2항이 남용행위의 유형 또는 기준을 대통령령에 위임함에 따라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시행령(1999. 3. 31. 대통령령 제16221호로 개정되고 2001. 3. 27. 대통령령 제1717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공정거래법 시행령’이라 한다) 제5조 제3항 제3호는 ‘다른 사업자의 사업활동을 부당하게 방해하는 행위’의 하나로 “ 제1호 및 제2호 외의 부당한 방법으로 다른 사업자의 사업활동을 어렵게 하는 행위로서 공정거래위원회가 고시하는 행위”를 규정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공정거래위원회가 고시한 시장지배적지위남용행위 심사기준(2000. 9. 8. 공정거래위원회 고시 제2000-6호) Ⅳ. 3. 다. (1)은 공정거래법 시행령 제5조 제3항 제3호의 한 경우로서 ‘부당하게 특정 사업자에 대하여 거래를 거절한 경우’(이하 ‘거래거절’이라 한다)를 규정하고 있다.

결국, 위 관련 법령 등의 규정에 의하면 시장지배적 지위남용행위로서의 거래거절행위는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부당하게 특정 사업자에 대한 거래를 거절함으로써 그 사업자의 사업활동을 어렵게 하는 행위’라 할 것이다.

한편, 공정거래법 제2조 제7호, 제8호에 의하면, 시장지배적 사업자는 거래의 객체별, 단계별 또는 지역별로 경쟁관계에 있거나 경쟁관계가 성립될 수 있는 분야(이하 ‘일정한 거래분야’라고 한다)의 공급자나 수요자로서 단독으로 또는 다른 사업자와 함께 상품이나 용역의 가격·수량·품질 기타의 거래조건을 결정·유지 또는 변경할 수 있는 시장지위를 가진 사업자를 말하고, 시장지배적 사업자인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시장점유율, 진입장벽의 존재 및 정도, 경쟁사업자의 상대적 규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일정한 거래분야에서 연간 매출액 또는 구매액이 10억 원 미만인 사업자는 제외되며( 공정거래법 제2조 제7호), 한편 일정한 거래분야에서 1 사업자의 시장점유율이 100분의 50 이상이거나, 3 이하의 사업자(시장점유율이 100분의 10 미만인 자를 제외한다)의 시장점유율의 합계가 100분의 75 이상인 경우에는 그 사업자는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추정된다( 공정거래법 제4조).

따라서 특정 사업자가 시장지배적 지위에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경쟁관계가 문제될 수 있는 일정한 거래 분야에 관하여 거래의 객체인 관련상품에 따른 시장(이하 ‘관련상품시장’이라 한다)과 거래의 지리적 범위인 관련지역에 따른 시장(이하 ‘관련지역시장’이라 한다) 등을 구체적으로 정하고 그 시장에서 지배가능성이 인정되어야 한다.

관련상품시장은 일반적으로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시장지배력을 행사하는 것을 억제하여 줄 경쟁관계에 있는 상품들의 범위를 말하는 것으로서, 구체적으로는 거래되는 상품의 가격이 상당기간 어느 정도 의미 있는 수준으로 인상 또는 인하될 경우 그 상품의 대표적 구매자 또는 판매자가 이에 대응하여 구매 또는 판매를 전환할 수 있는 상품의 집합을 의미하고, 그 시장의 범위는 거래에 관련된 상품의 가격, 기능 및 효용의 유사성, 구매자들의 대체가능성에 대한 인식 및 그와 관련한 구매행태는 물론 판매자들의 대체가능성에 대한 인식 및 그와 관련한 경영의사결정 형태, 사회적·경제적으로 인정되는 업종의 동질성 및 유사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며, 그 외에도 기술발전의 속도, 그 상품의 생산을 위하여 필요한 다른 상품 및 그 상품을 기초로 생산되는 다른 상품에 관한 시장의 상황, 시간적·경제적·법적 측면에서의 대체의 용이성 등도 함께 고려하여야 할 것이다.

또한, 관련지역시장은 일반적으로 서로 경쟁관계에 있는 사업자들이 위치한 지리적 범위를 말하는 것으로서, 구체적으로는 다른 모든 지역에서의 가격은 일정하나 특정 지역에서만 상당기간 어느 정도 의미 있는 가격인상 또는 가격인하가 이루어질 경우 당해 지역의 대표적 구매자 또는 판매자가 이에 대응하여 구매 또는 판매를 전환할 수 있는 지역 전체를 의미하고, 그 시장의 범위는 거래에 관련된 상품의 가격과 특성 및 판매자의 생산량, 사업능력, 운송비용, 구매자의 구매지역 전환가능성에 대한 인식 및 그와 관련한 구매자들의 구매지역 전환행태, 판매자의 구매지역 전환가능성에 대한 인식 및 그와 관련한 경영의사결정 행태, 시간적ㆍ경제적ㆍ법적 측면에서의 구매지역 전환의 용이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며, 그 외에 기술발전의 속도, 관련 상품의 생산을 위하여 필요한 다른 상품 및 관련 상품을 기초로 생산되는 다른 상품에 관한 시장의 상황 등도 함께 고려하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무역자유화 및 세계화 추세 등에 따라 자유로운 수출입이 이루어지고 있어 국내 시장에서 유통되는 관련 상품에는 국내 생산품 외에 외국 수입품도 포함되어 있을 뿐 아니라 또한 외국으로부터의 관련 상품 수입이 그다지 큰 어려움 없이 이루어질 수 있는 경우에는 관련 상품의 수입 가능성도 고려하여 사업자의 시장지배 가능성을 판단하여야 한다. 따라서 이와 같이 현재 및 장래의 수입 가능성이 미치는 범위 내에서는 국외에 소재하는 사업자들도 경쟁관계에 있는 것으로 보아 그들을 포함시켜 시장지배 여부를 정함이 상당한바, 이러한 경우에는 위에서 본 관련지역시장 판단에 관한 여러 고려 요소들을 비롯하여 특히 관련상품시장의 국내외 사업자 구성, 국외 사업자가 자신의 생산량 중 국내로 공급하거나 국내 사업자가 국외로 공급하는 물량의 비율, 수출입의 용이성·안정성·지속성 여부, 유·무형의 수출입장벽, 국내외 가격의 차이 및 연동성 여부 등을 감안하여야 할 것이다.

나. 위 법리에 비추어 원심판결이유를 살펴보면, 원심이 관련상품시장에 관하여 ‘원고가 생산하고 있는 열연코일 중 자동차냉연강판용 열연코일을 구분하여 이를 거래대상이 아닌 공정 중에 있는 물품이라고 할 수 없다’고 보는 한편, 나아가 ‘열연코일의 기능 및 효용의 측면, 수요대체성의 측면, 공급대체성의 측면 및 한국산업표준산업분류 등을 참작하여 열연코일 전체를 거래대상으로 삼는 이외에 이를 세분하여 그 중 자동차냉연강판용 열연코일만을 거래대상으로 삼는 별도의 시장을 상정할 수는 없다’고 인정한 것은 정당하며, 또한 관련 지역시장에 관하여 열연코일의 국내가격과 수출가격 사이의 관계를 판단하는 전제로서 열연코일의 국내가격은 원화가격으로, 수출가격은 미국 달러화가격으로 비교함으로써 환율을 고려하지 아니하였을 뿐만 아니라 열연코일의 국내판매가격은 표준가격으로, 수출가격은 실거래가격의 평균가격으로 비교함으로써 등가성을 확보하지 아니한 채 비교한 잘못은 있으나, 그 밖에 원심 판시와 같은 사유로 국내에서 열연코일의 가격이 상당기간 어느 정도 인상되더라도 이에 대응하여 국내 구매자들이 동북아시아 지역으로 열연코일의 구매를 전환할 가능성은 없다는 이유에서 열연코일에 관한 동북아시아시장을 관련지역시장에 포함시킬 수 없다고 인정한 결론은 옳고, 나아가 이에 기초하여 원고가 위 시장들에 관하여 시장지배적 지위에 있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다. 원심판결에는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관련상품시장, 관련지역시장 및 시장지배적 지위에 관한 법리오해 또는 채증법칙 위배의 위법이 없다.

다. 다만,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피고는 피고 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고만 한다)이 1997. 8. 6., 1998. 6. 1., 1998. 10. 10., 2000. 12. 22., 2001. 2. 14. 등 모두 5차례에 걸쳐 원고에게 냉연용 열연코일의 공급을 요청하였음에도 원고가 거래를 거절하였다는 이유로 이 사건 처분을 한 사실을 알 수 있고, 이와 같은 5차례의 거래거절행위는 각각 개별적으로 거래거절행위로 성립될 수 있다 할 것인바, 1999. 2. 5. 법률 제5813호로 공정거래법이 개정되면서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개념에 대한 규정 내용이 변경되었으므로 그 이전에 이루어진 3차례의 거래거절행위에 대하여는 그 개정 전의 공정거래법(이하 ‘구 공정거래법’이라 한다)에서 정한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개념을 기준으로 하여 원고가 시장지배적 사업자인지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

따라서 원심이 위 3차례의 거래거절행위에 대하여 개정 후의 공정거래법에 기초하여 시장지배적 사업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한 것은 잘못임을 우선 지적하여 두고자 한다.

그러나 구 공정거래법 제2조 제7호, 제4조 제1항, 구 공정거래법 시행령(1999. 3. 31. 대통령령 제1622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조 제1항 본문, 제2항, 제7조 제1항의 규정을 종합하면, 시장지배적 사업자는 동종 또는 유사한 상품이나 용역의 공급에 있어서 1 사업자의 국내 시장점유율이 100분의 50 이상이거나 3 이하의 사업자의 시장점유율의 합계가 100분의 75 이상으로서 최근 1년간 국내에서 공급된 금액이 1,000억 원 이상인 시장에서 당해 상품 또는 용역을 공급하는 사업자 중 공정거래위원회에 의하여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지정ㆍ고시된 사업자를 말하는데, 원심이 적법하게 인정한 사실과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위 3차례의 거래거절행위가 이루어진 1997년부터 1998년까지 사이에 열연코일(열연광폭대강)시장에서의 원고의 국내 시장점유율은 100분의 50 이상으로서 원고는 최근 1년간 국내에서 공급된 금액이 1,000억 원 이상인 열연코일시장에서 열연코일을 공급하는 사업자였고, 피고에 의하여 열연코일시장의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지정ㆍ고시되어 있었던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원고는 구 공정거래법에 의하더라도 위 3차례의 거래거절행위 당시 국내 열연코일시장의 시장지배적 사업자였다 할 것이므로, 앞서 본 원심의 잘못은 판결 결과에는 영향이 없다 할 것이다.

2. 이 사건 거래거절행위의 부당성 관련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앞서 본 바와 같이 공정거래법 제3조의2 제1항 제3호에 의하여 금지되는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지위남용행위의 한 유형으로서의 거래거절행위는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부당하게 특정 사업자에 대한 거래를 거절함으로써 그 사업자의 사업활동을 어렵게 하는 행위’라 할 것이다. 따라서 거래거절행위가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지위남용행위에 해당하려면 그 거래거절행위가 다른 사업자의 사업활동을 부당하게 어렵게 하는 행위로 평가될 수 있어야 하는바, 계약자유 및 사적자치에 관한 일반 원칙과 관련해 볼 때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지위남용행위에 해당하기 위한 요건으로서 여기에서 말하는 ‘부당성’이란 무엇을 의미하는지 문제된다.

헌법 제23조 제1항 전문은 “모든 국민의 재산권은 보장된다”라고 규정하고, 헌법 제119조 제1항은 “대한민국의 경제질서는 개인과 기업의 경제상의 자유와 창의를 존중함을 기본으로 한다”고 규정함으로써, 우리 헌법이 사유재산제도와 경제활동에 관한 사적자치의 원칙을 기초로 하는 시장경제질서를 기본으로 하고 있음을 선언하고 있다. 이는 국민 개개인에게 자유스러운 경제활동을 통하여 생활의 기본적 수요를 스스로 충족시킬 수 있도록 하고 사유재산의 자유로운 이용·수익과 그 처분을 보장해 주는 것이 인간의 자유와 창의를 보전하는 지름길이고 궁극에는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증대시키는 최선의 방법이라는 이상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한편, 헌법 제119조 제2항은 “국가는 … 시장의 지배와 경제력의 남용을 방지하기 위하여 … 경제에 관한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함으로써, ‘독점규제와 공정거래유지’라는 경제정책적 목표를 개인의 경제적 자유를 제한할 수 있는 정당한 공익의 하나로 하고 있다. 이는 경제를 자유방임 상태에 둘 경우 경제적 자유에 내재하는 경제력집중적 또는 시장지배적 경향으로 말미암아 반드시 시장의 자유가 제한받게 되므로 국가의 법질서에 의하여 공정한 경쟁질서를 형성하고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고, 공정한 경쟁질서의 유지가 자연적인 사회현상이 아니라 국가의 지속적인 과제라는 인식에 그 바탕을 두고 있다.

다시 말하면 사유재산제도와 경제활동에 관한 사적자치의 원칙에 입각한 시장경제질서를 기본으로 하는 우리나라에서는 원칙적으로 사업자들에게 계약체결 여부의 결정, 거래상대방 선택, 거래내용의 결정 등을 포괄하는 계약의 자유가 인정되지만, 시장의 지배와 경제력의 남용이 우려되는 경우에는 그러한 계약의 자유가 제한될 수 있다 할 것이고, 이러한 제한 내지 규제는 계약자유의 원칙이라는 시민법 원리를 수정한 것이기는 하나 시민법 원리 그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며, 시민법 원리의 결함을 교정함으로써 그것이 가지고 있던 본래의 기능을 회복시키기 위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구 공정거래법이나 그 이후에 개정된 공정거래법은 모두 위와 같은 헌법상의 원리를 반영하여 그 제1조에서 이 법은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을 촉진함으로써 창의적인 기업활동을 조장하고 소비자를 보호함과 아울러 국민경제의 균형있는 발전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고 그 입법목적을 천명하고 있고, 위와 같은 법의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규제의 하나로서 공정거래법 제3조의2는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지위남용행위를 규제하고 있다.

과거 개발경제시대의 영향 등으로 독과점의 폐해에 대한 우려가 큰 우리나라 경제현실 등에 비추어 볼 때 시장경제원리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한 전제조건으로서의 경쟁 기능의 유지를 위하여 시장지배적 지위남용행위에 대한 규제가 매우 중요하다 할 것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최근의 이른바 경제의 첨단화 및 세계화 등의 추세를 감안하면 위 규제가, 기업이 창의력을 바탕으로 세계적 경쟁력을 키우고 궁극적으로는 소비자 후생 증대와 경제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방향으로 운용되도록 배려할 필요 역시 그에 못지않다 할 것이고, 위 규제가 불합리하거나 과도하여 기업이 자신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하는 데 장애가 되어서는 곤란할 것이다.

즉, 오늘날 기업들은 매우 다양한 방법으로 전략적 사업활동을 영위하고 있고, 그 과정에서 다른 사업자들과 계약을 체결하고 거래를 하기도 하지만, 매우 다양한 이유에서 계약의 체결을 거절하거나 계약상대방을 결정하고, 계약조건을 흥정하기도 한다. 그런 과정에서 경쟁을 해치는 거래거절에 대하여는 이를 위법한 것으로 보아 시정조치함으로써 경쟁을 회복시켜야겠지만, 경쟁제한적인 의도나 목적이 전혀 없거나 불분명한 전략적 사업활동에 관하여도 다른 사업자를 다소 불리하게 한다는 이유만으로 경쟁 제한을 규제 대상으로 삼는 법률에 위반된 것으로 처분한다면 이는 그 규제를 경쟁의 보호가 아닌 경쟁자의 보호를 위한 규제로 만들 우려가 있을 뿐 아니라, 기업의 사업활동을 부당하게 위축시켜 결과적으로는 경쟁력 있는 사업자 위주로 시장이 재편되는 시장경제의 본래적 효율성을 저해하게 될 위험성이 있다.

그리고 공정거래법은 그 제3조의2 제1항 제3호에서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지위남용행위로서의 거래거절행위를 규제하면서 이와는 별도로, 그 제23조 제1항 제1호에서 개별 사업자가 부당하게 거래를 거절하여 공정한 거래를 저해할 우려가 있는 행위를 한 경우, 그 거래거절을 한 사업자의 시장지배적 지위 유무와 상관없이 이를 불공정거래행위로 보아 규제하고 있는바, 공정거래법 제3조의2 제1항 제3호의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거래거절행위와 공정거래법 제23조 제1항 제1호의 불공정거래행위로서의 거래거절행위는 그 규제목적 및 범위를 달리하고 있으므로 공정거래법 제3조의2 제1항 제3호가 규제하는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거래거절행위의 부당성의 의미는 공정거래법 제23조 제1항 제1호의 불공정거래행위로서의 거래거절행위의 부당성과는 별도로 독자적으로 평가·해석하여야 한다.

공정거래법이 그 제3조의2 제1항 제3호에서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지위남용행위로서의 거래거절행위를 규제하면서도 그 제23조 제1항 제1호에서 시장지배적 사업자를 포함한 모든 사업자의 불공정거래행위로서의 거래거절행위를 규제하고 있는 이유는, 거래거절이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지위남용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떠나 단지 그 거래상대방과의 관계에서 공정한 거래를 저해할 우려가 있는 행위라고 평가되는 경우에는 이를 규제하여야 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공정거래법 제23조 제1항 제1호의 불공정거래행위로서의 거래거절행위에 관하여는 그 행위의 주체에 제한이 없으며, 또한 그 당해 거래거절행위의 공정거래저해성 여부에 주목하여 특정 사업자의 거래기회를 배제하여 그 사업활동을 곤란하게 하거나 곤란하게 할 우려가 있는 경우, 거래상대방에 대한 부당한 통제 등의 목적 달성을 위한 실효성 확보 수단 등으로 거래거절이 사용된 경우 등과 같이 사업자의 거래거절행위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지 아니하고 그 거래상대방인 특정 사업자가 당해 거래거절행위로 인하여 불이익을 입었는지 여부에 따라 그 부당성의 유무를 평가하여야 한다.

이에 비하여 공정거래법이 그 제3조에서 공정거래위원회로 하여금 독과점적 시장에서 경쟁을 촉진하기 위한 시책을 수립·시행하여야 할 의무를 부과하고 또한 그 제3조의2에서 시장지배적 사업자를 수범자로 하여 그 지위남용행위를 규제하면서 그 지위남용행위의 하나로 거래거절행위를 규정하고 있는 이유는, 불공정거래행위로서의 거래거절행위와는 달리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존재하는 독과점적 시장에서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경쟁을 제한하는 거래거절행위를 규제하여야 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공정거래법 제3조의2 제1항 제3호의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지위남용행위로서의 거래거절의 부당성은 ‘독과점적 시장에서의 경쟁촉진’이라는 입법목적에 맞추어 해석하여야 할 것이므로,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개별 거래의 상대방인 특정 사업자에 대한 부당한 의도나 목적을 가지고 거래거절을 한 모든 경우 또는 그 거래거절로 인하여 특정 사업자가 사업활동에 곤란을 겪게 되었다거나 곤란을 겪게 될 우려가 발생하였다는 것과 같이 특정 사업자가 불이익을 입게 되었다는 사정만으로는 그 부당성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그 중에서도 특히 시장에서의 독점을 유지·강화할 의도나 목적, 즉 시장에서의 자유로운 경쟁을 제한함으로써 인위적으로 시장질서에 영향을 가하려는 의도나 목적을 갖고, 객관적으로도 그러한 경쟁제한의 효과가 생길 만한 우려가 있는 행위로 평가될 수 있는 행위로서의 성질을 갖는 거래거절행위를 하였을 때에 그 부당성이 인정될 수 있다 할 것이다.

그러므로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거래거절행위가 그 지위남용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는 피고로서는 그 거래거절이 상품의 가격상승, 산출량 감소, 혁신 저해, 유력한 경쟁사업자의 수의 감소, 다양성 감소 등과 같은 경쟁제한의 효과가 생길 만한 우려가 있는 행위로서 그에 대한 의도와 목적이 있었다는 점을 입증하여야 할 것이고, 거래거절행위로 인하여 현실적으로 위와 같은 효과가 나타났음이 입증된 경우에는 그 행위 당시에 경쟁제한을 초래할 우려가 있었고 또한 그에 대한 의도나 목적이 있었음을 사실상 추정할 수 있다 할 것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거래거절의 경위 및 동기, 거래거절행위의 태양, 관련시장의 특성, 거래거절로 인하여 그 거래상대방이 입은 불이익의 정도, 관련시장에서의 가격 및 산출량의 변화 여부, 혁신 저해 및 다양성 감소 여부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거래거절행위가 위에서 본 경쟁제한의 효과가 생길 만한 우려가 있는 행위로서 그에 대한 의도나 목적이 있었는지를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때 경쟁제한의 효과가 문제되는 관련시장은 시장지배적 사업자 또는 경쟁사업자가 속한 시장뿐만 아니라 그 시장의 상품 생산을 위하여 필요한 원재료나 부품 및 반제품 등을 공급하는 시장 또는 그 시장에서 생산된 상품을 공급받아 새로운 상품을 생산하는 시장도 포함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나. 원심은, 원고가 강관용 열연코일을 자동차용으로 전환하여 공급하는 것을 포함하여 참가인에게 자동차냉연강판용 열연코일을 공급하는 것은 고부가가치 최종제품인 자동차용 냉연강판의 판매를 포기하고 경쟁자인 참가인의 자동차강판제조용 원료 공급업체로 전락하는 것이라는 취지의 입장을 표방하여 온 사실, 원고는 자기보다 먼저 냉연강판을 생산해온 연합철강이나 동부제강에게는 냉연용 열연코일을 공급하여 왔음에도 자기가 냉연강판을 생산한 이후에 냉연강판시장에 진입하게 된 참가인에게만은 냉연용 열연코일의 공급을 거부하고 있는 사실, 그리하여 참가인은 냉연용 열연코일의 구매를 전적으로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열연코일 수입에 따른 추가비용부담(운임, 관세, 하역비 등), 거래의 불안정성(물량의 안정적 확보 곤란, 원료 혼용에 따른 생산성 저하, 과다한 운송기간에 따른 시장변화에 대한 신속한 적응 곤란, 환리스크 등) 등으로 인하여 사업활동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고, 또 열연코일의 국내 구매가 불가능하다는 사정으로 인하여 외국으로부터 열연코일 수입시 구매력이 약해지고 거래조건협상이 불리해지는 여건에 처해 있는 사실을 인정한 다음, 원고의 참가인에 대한 거래거절행위는 열연코일시장에서의 자기의 시장지배적 지위를 이용하여 냉연강판시장에 새로 진입한 경쟁사업자인 참가인에 대하여 냉연강판 생산에 필수적인 열연코일의 거래를 거절함으로써 열연코일시장에서의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하여 냉연강판시장에서 경쟁사업자인 참가인의 사업활동을 방해하고 자기의 시장지배적 지위를 계속 유지ㆍ강화하려는 의도하에 행하여진 행위로서, 이는 시장에서의 경쟁촉진을 통해 소비자 후생을 극대화하고 국민경제의 발전을 도모한다는 법 취지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참가인에게 단순한 불편이나 경제적 손실의 정도를 넘어 경쟁자로서 충분하게 기능할 수 없을 정도의 장애를 초래하여 경쟁저해의 결과를 가져온 것이라고 할 것이므로, 원고의 참가인에 대한 거래거절행위는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특정 사업자의 사업활동을 어렵게 하는 부당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거래거절행위로 인하여 관련시장에서 상품의 가격상승 등 현실적으로 경쟁제한의 효과가 나타난 경우에는 그에 대한 우려가 있는 행위로서 시장지배적 사업자에게 경쟁제한의 의도나 목적이 있었음을 사실상 추정할 수 있다고 할 것인데, 원심이 들고 있는 사정들은 모두 원고의 이 사건 거래거절행위에 의하여 참가인이 입게 된 구체적인 불이익에 불과한 것들로서 현실적으로 경쟁제한의 결과가 나타났다고 인정할 만한 사정에 이르지 못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원심에 제출된 증거들에 의하면, 원고의 이 사건 거래거절행위에도 불구하고 참가인은 일본으로부터 열연코일을 자신의 수요에 맞추어 수입하여 냉연강판을 생산·판매하여 왔고, 냉연강판공장이 완공되어 정상조업이 개시된 2001년 이후부터는 지속적으로 순이익을 올리는 등 냉연강판 생산·판매사업자로서 정상적인 사업활동을 영위하여 왔던 사실을 알 수 있으며, 또한 원고의 이 사건 거래거절행위 이후 국내에서 냉연강판의 생산량이 줄었다거나 가격이 상승하는 등 경쟁이 제한되었다고 볼 만한 자료도 나타나 있지 않으므로, 경쟁 저해의 결과를 초래하였다는 원심의 판단을 수긍하기 어렵다.

또한, 이 사건 거래거절행위는 냉연강판시장에 원재료인 냉연용 열연코일을 공급하던 원고가 냉연강판시장에 진입한 이후에도 경쟁사업자에 해당하는 기존의 냉연강판 제조업체들에게는 계속적으로 냉연용 열연코일을 공급하여 오다가 새로이 냉연강판시장에 진입한 경쟁사업자인 참가인에 대하여 신규공급을 거절한 것인바, 비록 원고가 열연코일시장에서의 시장지배적 지위를 이용하여 후방시장인 냉연강판시장에서의 신규 경쟁사업자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거래거절행위를 한 것이기는 하나, 이는 원재료 공급업체가 새로이 냉연강판시장에 진입하면서 기존의 냉연강판 제조업체에 대한 원재료의 공급을 중단하여 경쟁사업자의 수를 줄이거나 그의 사업능력을 축소시킴으로써 경쟁을 제한하는 결과를 낳는 경우와는 달리, 원고와 기존 냉연강판 제조업체들에 의하여 형성된 기존의 냉연강판시장의 틀을 유지하겠다는 것이어서 그 거래거절에 의하여 기존 냉연강판시장의 가격이나 공급량 등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지는 아니하므로, 참가인의 신규 참여에 의하여 냉연강판시장에서 현재보다 소비자에게 유리한 여건이 형성될 수 있음에도 참가인이 원고 외의 다른 공급사업자로부터 열연코일을 구할 수 없어, 거래거절에 의하여 신규 참여가 실질적으로 방해되는 것으로 평가될 수 있는 경우 등에 이르지 않는 한, 그 거래거절 자체만을 가지고 경쟁제한의 우려가 있는 부당한 거래거절이라고 하기에는 부족하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오히려, 이 사건에서는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의 거래거절행위에도 불구하고 참가인은 일본으로부터 열연코일을 자신의 수요에 맞추어 수입하여 냉연강판을 생산·판매하여 왔고 순이익까지 올리는 등 정상적인 사업활동을 영위하여 옴으로써 결국 냉연강판시장의 규모가 확대되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와 같은 사정과 아울러 이 사건 거래거절행위로 인하여 거래거절 당시 생산량 감소나 가격 상승과 같은 경쟁제한 효과가 발생할 우려가 있었다는 사정에 관한 자료도 없는 점에 비추어 보면,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원심이 들고 있는 이 사건 거래거절로 인하여 참가인이 입게 된 불이익에 관한 사정들만으로는 이 사건 거래거절행위를 거래거절 당시 경쟁제한의 효과가 생길 만한 우려가 있는 행위로 평가하기에는 부족하다고 봄이 상당하다.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거래거절행위가 공정거래법 제3조의2 제1항 제3호가 적용되는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부당한 거래거절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거래거절행위와 관련한 부당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할 것이며,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에 관한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 론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ㆍ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이 판결에는 이 사건 거래거절행위의 부당성 판단 부분에 관하여 대법관 박시환, 대법관 이홍훈, 대법관 안대희의 각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는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었다.

4. 이 사건 거래거절행위의 부당성 판단에 관한 대법관 이홍훈, 대법관 안대희의 반대의견

가. 다수의견은, 원고의 이 사건 거래거절행위로 인하여 현실적으로 경쟁제한의 결과가 나타났다고 볼 만한 사정이 인정되지 아니하고, 이 사건 거래거절행위가 경쟁제한의 효과가 생길 만한 우려가 있는 행위로 평가될 정도로 경쟁제한의 의도나 목적을 가지고 행하여졌다고 인정할 만한 사정도 없다고 판단하여, 이와 달리 원심판결이 원고의 이 사건 거래거절행위가 공정거래법 제3조의2 제1항 제3호의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다른 사업자의 사업활동을 부당하게 방해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본 것은 판결에 영향을 미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다수의견에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찬성할 수 없다.

나. (1) 우리 헌법은 제119조 제1항에서 경제활동에 관한 자유와 창의를 존중함을 기본으로 하고 있음을 선언하면서도, 그 제2항에서는 경제에 관한 규제와 조정을 통하여 국민경제의 성장 및 안정과 적정한 소득의 분배를 유지하고 시장의 지배와 경제력의 남용을 방지하며 경제주체 간의 조화를 통한 경제의 민주화를 도모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사유재산권을 보장하면서도 자유시장경제에 수반되는 모순을 제거하고 정의사회와 경제민주화를 실현하기 위하여 국가적 규제와 조정들을 광범위하게 인정하는 사회적 시장경제질서를 헌법적 이념으로 선언한 것이다. 이를 위하여 경제주체들은 서로 기회를 균등히 부여하여 각자의 능력을 최고도로 발휘하게 하고 상호 협력하여 자율과 조화를 바탕으로 정의로운 사회를 구현해 나가야 할 것이다. 공정거래법이 그 제1조에서 “이 법은 사업자의 시장지배적 지위의 남용과 과도한 경제력의 집중을 방지하고, 부당한 공동행위 및 불공정거래행위를 규제하여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을 촉진함으로써 창의적인 기업활동을 조장하고 소비자를 보호함과 아울러 국민경제의 균형있는 발전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입법목적을 밝힌 것도 위와 같은 헌법상의 사회적 시장경제질서의 경제정책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함에 있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공정거래법의 각 조항을 해석함에 있어서는 위와 같은 헌법의 정신 및 공정거래법의 입법목적을 충실히 반영함으로써,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이 촉진되고 경제주체간의 조화가 유지되어 궁극적으로 경제의 민주화가 달성되도록 힘써야 할 것이다.

(2) 공정거래법이 그 제3조에서 공정거래위원회에 독과점적 시장구조의 개선을 위한 시책의 수립·시행의무를 부과하고 그 제3조의2에서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지위남용행위를 규제하고 있는 이유는, 시장에 시장지배력을 보유한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사회적 시장경제질서하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시장경제질서는 수요와 공급에 의하여 결정되는 가격기능을 핵심적인 기반으로 하고 있다. 그런데 시장지배적 사업자는 이러한 시장경제질서가 자연스럽게 기능하도록 그대로 두지 아니하고 자기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기능하도록 조정과 통제를 하려고 한다. 그 결과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존재하는 시장에서는 시장경제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위험성이 대단히 높아지게 되고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질서가 현실적으로 유지되기 어렵게 된다. 각국의 경쟁법이 시장지배적 지위남용행위·기업결합·카르텔 등에 대한 규제를 통하여 예외 없이 ‘시장지배력의 형성과 그 남용행위’를 규제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는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시장에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존재한다는 자체가 이미 공정거래법이 추구하는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으로부터 상당히 벗어 날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하나, 한편으로는 사업자들의 관점에서 보면 시장지배력의 획득은 끊임없는 ‘경쟁의 과정’을 통하여 달성하여야 할 목표로서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사업자들이 시장에서 부단한 노력을 통하여 다른 사업자들과의 경쟁에서 승리하고자 하는 최종적인 이유는 바로 다른 사업자들보다 우월한 경쟁력을 갖추어 최후까지 시장에 존재하는 유력한 사업자가 되기 위한 것이다. 이러한 동기와 유인은 사업자들로 하여금 부단한 연구개발과 기술혁신의 노력을 기울이게 하는 긍정적인 효과도 있다.

우리 공정거래법은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가지는 위와 같은 두 가지 성격을 고려하여 시장에서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을 통한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출현이나 존재 자체는 규제하지 않고, 다만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지위남용행위를 금지함으로써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인하여 야기될 수 있는 폐해를 규제하는 이른바 폐해규제주의를 채택하고 있다. 그래서 공정거래법 제3조의2는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자신의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하여 시장에서의 경쟁을 저해할 우려가 있는 행위를 구체적으로 유형화하여 규제하고 있다. 그 결과 시장지배적 사업자는 다른 사업자에 비하여 사적 자치를 상당히 제한받게 되었다. 즉, 시장지배적 사업자는 경쟁과정에서 가격·생산량 및 출고량의 결정, 유통업자와 배타적 거래계약체결, 필수적인 요소에 대한 접근허용 여부 등 계약자유의 내용들에 대하여 상대적으로 높은 제약을 받게 되었다. 이는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자신의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하여 시장에서의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을 저해할 우려가 있는 행위를 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인 것이다.

(3) 공정거래법 제3조의2 제1항 제3호에 관한 관련 법령의 내용을 살펴보면, 위 제3호는 시장지배적 사업자는 “다른 사업자의 사업활동을 부당하게 방해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하고, 공정거래법 제3조의2 제2항은 그 유형 또는 기준을 대통령령으로 정할 수 있다고 위임하였는데, 공정거래법 시행령 제5조 제3항 제3호는 “ 제1호 및 제2호 외의 부당한 방법으로 다른 사업자의 사업활동을 어렵게 하는 행위로서 공정거래위원회가 고시하는 행위”를 들고 있으며, 공정거래위원회가 고시한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행위 심사기준’(2000. 9. 8. 공정거래위원회 고시 제2000-6호) Ⅳ. 3. 다. (1)은 공정거래법 시행령 제5조 제3항 제3호의 한 경우로서 “부당하게 특정 사업자에 대하여 거래를 거절한 경우”를 규정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공급자가 수요자에 대한 거래를 거절하게 되면 공급자의 매출액수가 감소하고 시장지배력도 줄어들어 그에 따른 경제적 손실이 발생하게 되는바, 이익을 추구하는 경제주체가 경제적 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거래를 거절하는 경우에는 그에 상응한 목적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 그런데 공급자가 시장지배력이 없는 일반사업자인 경우에 수요자는 그의 거래거절에 불구하고 다른 공급자와 거래하면 되므로 그 거래처의 변경으로 인하여 경쟁력이나 시장점유율에 별다른 영향이 미치지 아니함에 반하여,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거래를 거절한 경우에는 수요자가 공급자를 선택할 수 있는 기회 내지 공급받을 수 있는 상품의 수가 대폭 줄어들어 경쟁력이 제한되게 된다. 그 뿐만 아니라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선택하는 다른 수요자의 경쟁력이 상승됨에 따라 수요자가 속한 시장 구조에 커다란 변화를 초래할 수 있고 나아가 이와 같은 가능성을 이용하여 가격 인상의 수단으로 이용하는 등 거래거절을 통하여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시장지배력 내지 영향력을 더욱 높일 수 있게 된다. 따라서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거래거절행위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을 저해할 위험이 내포되어 있고 이는 바로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의도 내지 목적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더구나 이 사건의 경우와 같이 거래상대방이면서 동시에 공급한 물품을 이용하여 생산된 상품의 시장에서 경쟁관계에 있는 사업자에 대하여 거래를 거절하는 것은 단순한 거래상대방의 선택이라는 계약체결 자유의 범위를 벗어나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하여 이를 하나의 경쟁수단으로 삼고자 한 것이라고 보지 않을 수 없다.

위와 같은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공정거래법 제3조의2 제1항 제3호를 해석함에 있어서는,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다른 사업자에 대하여 거래를 거절함으로써 외형상 그 사업자의 사업활동을 어렵게 하는 행위를 한 경우에 그 행위는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자신의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하여 시장에서의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을 저해할 우려가 있는 ‘부당한 행위’를 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해석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할 것이다. 따라서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위 추정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그 거래거절행위가 실질적으로 다른 사업자의 사업활동을 방해하는 행위가 아니라거나 그와 같은 의도나 목적이 없어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을 저해할 우려가 있는 ‘부당한 행위’가 아니라는 점을 주장·입증하거나, 그와 같은 행위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거래를 거절할 수밖에 없는 정당한 사유가 있다는 점을 주장·입증하여야 할 것이다.

(4) 다수의견은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거래거절행위가 지위남용행위에 해당한다고 인정되기 위해서는 시장에서의 상품의 가격상승, 산출량 감소, 혁신 저해, 유력한 경쟁사업자의 수의 감소, 다양성 감소 등과 같은 경쟁제한의 효과가 생길 만한 우려가 있는 행위로서 그에 대한 의도와 목적이 있었다는 점을 피고가 입증하여야 한다고 해석한다.

그러나 다수의견이 예로 들고 있는 시장에서의 상품의 가격상승, 산출량 감소, 혁신 저해, 유력한 경쟁사업자의 수의 감소, 다양성 감소 등은 쉽사리 입증할 수 있는 사항들이 아닐 뿐만 아니라 그 입증에 적지 않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게 되므로, 이와 같은 사항들에 대한 입증을 피고에게 요구하게 되면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거래거절행위가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범위가 현저하게 좁아지게 되고 시의적절한 대응도 할 수 없게 될 것이다. 이는 공정거래법 제3조의2 제1항 제3호를 사실상 있으나마나한 규정으로 사문화시키고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다른 사업자에 대한 거래를 거절하여 사업활동을 어렵게 하는 행위에 대하여는 공정거래법 제23조 제1항 제1호를 적용할 수밖에 없게 하는 결과를 초래할 우려도 있다. 이는 시장지배적 사업자를 일반사업자와 달리 규제하려는 공정거래법의 입법목적에도 반하는 결과라고 할 것이다.

(5) 그러므로 피고가 시장지배적 사업자인 원고가 다른 사업자인 참가인에 대하여 거래를 거절하여 외형상 참가인의 사업활동을 어렵게 하는 행위를 한 사실을 입증하면, 원고가 자신의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하여 시장에서의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을 저해할 우려가 있는 ‘부당한 행위’를 한 것으로 추정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다수의견이 공정거래법 제3조의2 제1항 제3호를 해석하면서 그 부당성의 의미를 시장에서 경쟁제한의 효과가 나타날 수 있는 우려로 보면서 이를 피고가 입증하여야 한다고 본 것은,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지위남용과 과도한 경제력의 집중을 방지하여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을 촉진하고자 하는 우리 공정거래법의 입법자의 결단에 반할 뿐만 아니라, 사유재산권을 보장하면서도 자유시장경제에 수반되는 모순이나 불합리를 제거하여 균형 있는 국민경제의 성장 및 안정과 적정한 소득의 분배를 유지하는 정의로운 사회와 경제주체 간의 조화를 통한 경제민주화를 실현하고자 하는 우리 헌법의 정신에도 부합하지 아니하므로, 찬성할 수 없다.

다. (1) 원심판결의 이유 및 기록을 살펴보면, 이 사건에서 참가인에게 자동차냉연강판용 열연코일의 공급을 거절한 원고는 열연코일시장에서 지배적 지위에 있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참가인에 대한 이 사건 거래거절행위는 공정거래법 제3조의2를 위반하여 부당하게 거래를 거절함으로써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추정된다. 따라서 이 사건 거래거절행위로 인하여 참가인의 사업활동이 실질적으로 방해되지 아니하였다거나 원고에게 그러한 의도나 목적이 없었다거나, 또는 원고로서는 거래를 거절할 수밖에 없는 정당한 사유가 있었다는 점에 대하여는 원고가 주장·입증하여야 할 것이다.

(2) 이 사건 거래거절행위는 원고가 공급하고 있는 냉연강판에 관한 시장에서 경쟁사업자가 되려는 참가인에게 원재료를 제공하지 않으려는 것으로서, 원고의 거래거절행위로 인하여 참가인은 냉연용 열연코일 수입에 따른 추가비용부담(운임, 관세, 하역비 등) 및 거래의 불안정성(물량의 안정적 확보 곤란, 원료 혼용에 따른 생산성 저하, 과다한 운송기간에 따른 시장변화에 대한 신속한 적응 곤란, 환리스크 등) 등의 불이익을 입어 사업활동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어 왔고 이로 인하여 참가인이 원고에 대한 경쟁자로서의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게 되었다.

더구나 원고는 이 사건 거래거절 과정에서 참가인에게 냉연강판용 열연코일을 공급하는 것은 고부가가치 최종제품인 자동차용냉연강판의 판매를 포기하고 경쟁자인 참가인의 자동차강판제조용 원료 공급업체로 전락하는 것이라는 취지의 입장을 표방하기도 하였는바, 이는 참가인이 냉연강판시장에서 경쟁사업자로 등장하여 시장점유율 내지 시장 구조에 변화를 초래하는 것을 방지하겠다고 하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이에 비추어 보면 다수의견이 지적한 바와 같이 이 사건은 종전 거래를 중단한 것이 아니라 신규 거래를 거절한 것이고, 참가인이 원고의 이 사건 거래거절행위에도 불구하고 일본으로부터 열연코일을 자신의 수요에 맞추어 수입하여 냉연강판을 생산·판매하여 왔고, 냉연강판공장이 완공되어 정상조업이 개시된 2001년 이후부터는 지속적으로 순이익을 올려 왔다는 사정과 그 밖에 원고가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여러 사유들을 고려하여 보더라도, 이 사건 거래거절행위가 냉연강판시장에서 참가인의 사업활동을 어렵게 하지 아니하였다거나 원고에게 그러한 의도나 목적이 없었다는 점에 대한 충분한 입증이 이루어졌다고는 볼 수 없다.

결국, 원고의 참가인에 대한 이 사건 거래거절행위는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부당하게 다른 사업자에 대한 거래를 거절하여 그 사업자의 사업활동을 방해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원심은 비록 입증책임에 관하여 위의 법리를 따르지는 아니하였지만 이와 결론을 같이하고 있으므로 이 부분 원심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는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 위배 또는 거래거절행위의 부당성 판단 기준에 관한 법리오해로 인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

(3) 다음으로,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거래거절행위가 합리적이고 사업상 불가피하였다는 등 정당한 사유가 있는지 여부는 거래를 거절하게 된 목적과 경위, 당사자의 거래상 지위 및 경영상태, 경영상 필요, 거래거절 대상의 특성, 시장상황, 거래거절의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원심은 그 채택증거를 종합하여 그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원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자동차용냉연강판에 대한 효율적인 일관생산 및 관리체계가 확립되어야만 그에 대한 기술개발과 설비투자가 가능하여 전세계적인 경쟁력을 지니게 되고 안전한 냉연강판을 생산할 수 있게 된다고 볼 수는 없고, 부당한 지원행위금지 등 공정거래의 원칙 내지 참가인의 생산능력에 비추어 볼 때 원고가 참가인에게 냉연용 열연코일을 공급하게 된다고 하더라도 참가인이 그와 수직적 계열관계에 있고 국내 자동차용 냉연강판 수요의 80% 이상을 점하고 있는 현대·기아자동차의 냉연강판 수요의 대부분을 충당할 것이라고 볼 수도 없으며, 참가인이 원고에게 냉연용 열연코일의 공급을 요청한 당시의 원고의 설비가동률, 경제상황, 공급 요청한 내용과 물량 등에 비추어 원고에게 공급할 의사만 있었다면 전부 또는 일부의 공급이 가능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거절한 이상, 원고가 참가인에 대하여 한 거래거절행위가 정당한 경영상 사유에 기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앞서 든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 위배 또는 거래거절행위의 정당한 사유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라. 따라서 상고를 기각함이 상당하다 할 것인데, 다수의견은 이와 견해를 달리하므로 반대의견으로 위와 같이 견해를 밝힌다.

5. 이 사건 거래거절행위의 부당성 판단에 관한 대법관 박시환의 반대의견

가. 다수의견은, 공정거래법 제3조의2 제1항 제3호의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지위남용행위로서의 거래거절행위와 공정거래법 제23조 제1항 제1호의 불공정거래행위로서의 거래거절행위는 그 규제목적 및 범위를 달리 하고 있으므로 공정거래법 제3조의2 제1항 제3호가 규제하는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거래거절행위의 부당성의 의미는 공정거래법 제23조 제1항 제1호의 불공정거래행위로서의 거래거절행위의 부당성과는 별도로 독자적으로 평가·해석하여야 한다고 전제한 후, ‘독과점적 시장에서의 경쟁촉진’이라는 측면에서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지위남용을 금지하기 위한 공정거래법 제3조의2의 입법목적 내지 취지에 비추어 보면 공정거래법 제3조의2 제1항 제3호의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거래거절행위의 경우, 특정 사업자가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거래거절로 인하여 그 사업활동에 불이익을 입게 되었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하고 시장에서의 자유로운 경쟁을 제한함으로써 인위적으로 시장질서에 영향을 가하려는 의도나 목적을 갖고, 객관적으로도 그러한 경쟁제한의 효과가 생길 만한 우려가 있는 행위로 평가될 수 있는 거래거절행위를 하였을 때 그 부당성을 인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공정거래법 제3조의2 제1항 제3호의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거래거절행위의 ‘부당성’의 의미를 위와 같이 경쟁제한의 측면에서 파악하고 있는 다수의견에는 동의할 수 없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나. (1) 다수의견과 같이 공정거래법 제3조의2 제1항 제3호의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거래거절행위의 ‘부당성’의 의미를 주관적·객관적 측면에서 ‘경쟁제한의 우려’가 있는 행위로만 파악한다면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그 시장지배력을 남용하는 경우를 규제함으로써 독점을 규제하고자 하는 우리 헌법의 정신 및 공정거래법의 입법목적에 반한다.

대법관 이홍훈, 대법관 안대희의 반대의견이 지적하듯이, 시장지배적 사업자는 경쟁의 기반이 되는 시장경제질서를 조정하고 통제할 가능성이 있는 존재로서 시장경제질서에서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존재한다는 자체가 이미 공정거래법이 추구하는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으로부터 상당히 벗어날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이와 같이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시장경제질서에서 차지하는 의미에 비추어 볼 때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거래거절행위를 하는 경우, 그 거래거절행위가 비록 경쟁을 제한할 우려에까지 이르지 않더라도 그 ‘지위남용행위’로써 행하여진 경우에는 독점규제의 측면에서 이를 규제하여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할 것이다. 즉, 다수의견은 우리 헌법 및 공정거래법이 추구하는 ‘독점규제’의 의미를 경쟁보호의 측면에서만 파악하여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지위남용행위로서의 거래거절의 ‘부당성’의 의미를 ‘경쟁제한의 우려’로 한정하고 있으나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거래거절이 지위남용행위로써 행하여진 경우에는 ‘독점규제’ 측면에서, 경쟁제한의 우려 여부와 관계없이 이를 규제하여야 할 것이다.

(2) 공정거래법의 규정 체제 및 내용에 비추어 보아도 공정거래법 제3조의2 제1항 제3호의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지위남용행위로서의 거래거절행위의 ‘부당성’의 의미를 경쟁제한의 우려로 해석하는 것은 적절하지 아니하다.

공정거래법은 제2조 제8의2호에서 경쟁제한의 의미에 대하여 정의한 후, 그 제7조 제1항에서 경쟁을 제한하는 기업결합을 금지하고 있고, 그 제19조 제1항에서 경쟁을 제한하는 부당한 공동행위를 금지하고 있는데, 공정거래법은 이와 같이 경쟁제한의 측면에서 규제의 필요성이 있는 행위 유형들에 대하여는 명문으로 당해 행위의 규제목적이 경쟁의 보호에 있음을 밝히고 있다. 그런데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지위남용행위를 금지하고 있는 공정거래법 제3조의2의 규정의 문언을 살펴보면 경쟁제한으로 그 적용 범위를 제한하는 표현이 없다. 이는 공정거래법 제3조의2가 단순히 경쟁제한의 우려의 측면에서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지위남용을 규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경쟁제한의 우려와 관계없이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지위를 남용함으로써 야기될 수 있는 폐해를 규제하려는 데 그 입법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공정거래법 제3조의2의 입법목적이 단순히 경쟁제한의 측면에서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지위남용을 규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는 점은 공정거래법 제3조의2가 규정하고 있는 지위남용행위의 유형들을 보면 보다 명확해 진다. 즉, 공정거래법 제3조의2가 규정하고 있는 시장지배적 지위의 남용행위는, 상품의 가격이나 용역의 대가를 부당하게 결정·유지 또는 변경하는 행위( 제1호), 상품의 판매 또는 용역의 제공을 부당하게 조절하는 행위( 제2호), 다른 사업자의 사업활동을 부당하게 방해하는 행위( 제3호), 새로운 경쟁사업자의 참가를 부당하게 방해하는 행위( 제4호), 부당하게 경쟁사업자를 배제하기 위하여 거래하거나 소비자의 이익을 현저히 저해할 우려가 있는 행위( 제5호)로서, 다른 사업자를 상대방으로 하는 행위와 그렇지 아니한 행위들이 섞여 있다. 그 중 다른 사업자를 상대방으로 하는 행위의 경우에 그 부당성은 경쟁제한의 우려가 아니라 바로 다른 사업자에게 불이익을 입힌 것에서부터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이 사건에서 문제되는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지위남용행위로서의 거래거절행위의 경우, 공정거래법 제3조의2 제1항 제3호 등의 법령 및 고시의 관련 규정에 의하면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부당하게 특정 사업자에 대한 거래를 거절함으로써 그 사업자의 사업활동을 어렵게 하는 행위”라고 해석된다는 것이 다수의견인데, 그 해석론에 의하더라도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지위남용행위로서의 거래거절행위는 문제된 거래거절이 거래거절의 상대방인 ‘다른 사업자’의 사업활동을 ‘부당하게’ 어렵게 하는 행위에 해당하면 족한 것이지 그에 더 나아가 그로 인하여 ‘시장’에서의 ‘경쟁이 제한될 우려’까지 있을 것을 요구하고 있지 아니하므로 시장에서의 경쟁제한은 그 요건이라 할 수 없다.

(3) 그런데 이와 같이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지위남용행위로서의 거래거절행위의 ‘부당성’을 다수의견이 말하는 ‘경쟁제한의 우려’의 의미로 평가·해석할 수 없고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거래거절이 다른 사업자의 사업활동을 ‘부당하게’ 어렵게 하는 행위에 해당하면 족하다고 하더라도, 구체적으로 어떠한 경우에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거래거절행위가 다른 사업자의 사업활동을 ‘부당하게’ 어렵게 함으로써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한 행위라고 평가할 수 있을지가 문제된다.

이 문제를 검토하기 위해서는 불공정거래행위를 규제하고 있는 공정거래법 제23조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앞서 본 바와 같이 다수의견 역시,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지위남용행위로서의 거래거절행위를 “거래상대방인 사업자의 사업활동을 어렵게 하는 행위”라고 해석하고 있으므로, 거래거절로 인하여 다른 사업자에 대한 불이익이 발생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이와 같이 어느 거래행위 내지 거래거절행위로 인하여 상대방 사업자에 대하여 미치는 불이익은, 다수의견이 지적한 바와 같이 공정거래법 제23조에서 정한 불공정거래행위의 부당성 유무를 평가하는 데에 중요한 요소이고, 따라서 적어도 다른 사업자를 상대방으로 하는 시장지배적 지위남용행위 유형의 경우에는 상대방 사업자에 대하여 미치는 불이익을 고려하여야 한다는 점에서 공정거래법 제23조의 불공정거래행위와 그 부당성의 기초를 같이 하고 있기 때문이다.

종래 대법원은 공정거래법 제23조 제1항 제1호의 거래거절행위 중 이 사건 거래거절행위와 같이 개별 사업자가 그 거래상대방에 대하여 하는 이른바 개별적 거래거절행위의 부당성과 관련하여, 그 거래거절이 특정 사업자의 거래기회를 배제하여 그 사업활동을 곤란하게 할 우려가 있거나 오로지 특정 사업자의 사업활동을 곤란하게 할 의도를 가진 유력 사업자에 의하여 그 지위남용행위로써 행하여지거나 혹은 법이 금지하고 있는 거래강제 등의 목적 달성을 위하여 그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부당하게 행하여진 경우라야 공정한 거래를 저해할 우려가 있는 공정거래법 제23조의 불공정거래행위로서의 거래거절행위에 해당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 대법원 2007. 3. 30. 선고 2004두8514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종래 대법원판례에서 제시하고 있는 위와 같은 유형의 거래거절행위의 주체가 시장지배적 사업자인 경우, 그 거래거절행위는 모두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하여 다른 사업자의 사업활동을 부당하게 어렵게 한 행위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고, 결국 종래 대법원이 공정거래법 제23조 제1항 제1호의 불공정거래행위로서의 거래거절행위의 부당성 평가와 관련하여 제시하고 있는 판단 기준은 공정거래법 제3조의2 제1항 제3호의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지위남용행위로서의 거래거절행위의 ‘부당성’ 여부를 평가함에 있어서도 그 판단 기준으로 삼을 수 있다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결국, 공정거래법 제3조의2 제1항 제3호가 규율하는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지위남용행위로서의 거래거절행위의 부당성과 공정거래법 제23조 제1항 제1호가 규율하는 불공정거래행위로서의 거래거절행위의 부당성은 기본적으로 같은 의미라고 할 것이다.

(4) 한편, 공정거래법은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지위남용행위에 대한 과징금 등 그 제재를 불공정거래행위의 경우보다 중하게 하고 있는데, 공정거래법 제3조의2 제1항 제3호의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지위남용행위로서의 거래거절행위의 부당성의 의미를 다수의견과 같이 해석한다면 공정거래법 제3조의2가 규율하는 시장지배적 지위남용행위가 성립할 여지가 줄어들게 되는 결과를 야기하게 된다. 이는 결국 모든 사업자를 수범자로 하여 그들의 ‘부당한’ 거래거절행위를 규제하고자 하는 공정거래법 제23조 제1항 제1호와 달리,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가지는 시장지배력의 남용 가능성을 중시하여 시장지배적 사업자를 수범자로 하여 그들의 ‘부당한’ 거래거절행위를 보다 강하게 규제함으로써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인한 폐해를 감소시키려는 공정거래법 제3조의2의 입법 취지에 반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이러한 측면에서도 공정거래법 제3조의2 제1항 제3호가 규율하는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지위남용행위로서의 거래거절행위의 부당성을 공정거래법 제23조 제1항 제1호가 규율하는 불공정거래행위로서의 거래거절행위의 부당성과 전혀 다른 개념으로 파악하여 경쟁제한의 우려가 있는 경우로만 제한하려는 다수의견은 적절하지 않다.

다. 공정거래법 제3조의2 제1항 제3호의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지위남용행위로서의 거래거절행위의 부당성을 공정거래법 제23조 제1항 제1호가 규율하는 불공정거래행위로서의 거래거절행위의 부당성과 같은 의미로 평가·해석하여야 한다는 법리에 따라 원심판결이 부당성 인정의 사유로 들고 있는 사정들을 살펴보면, 원고의 참가인에 대한 이 사건 거래거절행위는 열연코일시장에서의 시장지배적 지위에 있는 원고가 후방시장인 냉연강판시장에 새로 진입한 경쟁사업자인 참가인에 대하여 냉연강판 생산에 필수적인 열연코일의 거래를 거절함으로써 열연코일시장에서의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하여 냉연강판시장에서 경쟁사업자인 참가인의 사업활동을 어렵게 하고 자기의 시장지배적 지위를 계속 유지ㆍ강화하려는 의도 하에 행하여진 행위로서, 부당한 거래거절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원심의 이유 설시에 다소 적절하지 아니한 부분이 있으나 이 사건 거래거절행위에 관하여 부당성을 긍정한 원심판단은 결론에 있어서 정당하고, 원심판결에는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채증법칙 위배 또는 거래거절행위의 부당성 판단 기준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그리고 원고가 참가인에 대하여 한 거래거절이 정당한 경영상 사유에 기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는 대법관 이홍훈, 대법관 안대희의 반대의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보이므로 이를 원용한다.

라. 따라서 상고를 기각함이 상당하다 할 것인데, 다수의견은 이와 견해를 달리고 있어 다수의견에 반대하는 바이다.

재판장 대법원장 이용훈

대법관 

고현철

대법관 

김용담

대법관 

김영란

대법관 

양승태

대법관 

김황식

대법관 

박시환 주심 대법관 김지형

대법관 

이홍훈

대법관 

박일환

대법관 

김능환

대법관 

전수안

대법관 

안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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