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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헌바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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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헌바82
장애인고용촉진및직업재활법 제24조 제1항 단서 위헌소원
판결기관: 헌법재판소
2003년 7월 24일 판결.

【판시사항】 1. 장애인고용의무를 그대로 적용하기 어려운 업종에 대해서는 노동부장관이 정하는 적용제외율에 따라 근로자의 총수에서 일정 수의 근로자를 제외할 수 있도록 규정한 장애인고용촉진및직업재활법 제24조 제1항 단서규정(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의 입법목적 2. 이 사건 법률조항이 포괄위임금지의 원칙에 위반되는지의 여부(소극) 3. 법률의 명확성원칙과 포괄위임금지의 원칙의 관계 4. 위임의 명확성에 대한 요구의 정도를 판단하는 기준 【결정요지】 1. 장애인을 고용하더라도 업종에 따라 업무에 크게 지장을 받지 않는 업종과 그렇지 않은 업종이 있을 것이고, 그럼에도 일정수 이상의 근로자를 고용하는 모든 사업주에게 일률적으로 의무고용률을 적용한다면, 업종의 성격에 따라 사업주가 져야하는 부담의 정도가 매우 상이하므로, 장애인을 고용하는 경우 업무의 효율에 있어서 현저한 불리함이 있다고 판단되는 업종에 대해서는 장애인고용의무를 어느 정도 완화, 경감시키고자 하는 것이 바로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입법목적인 것이다. 2. 이 사건 법률조항에서 입법자가 직접 규정한 내용만 가지고서도 그 입법목적으로부터 노동부장관이 정할 내용의 대강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고, 이 사건 법률조항이 내포하는 불명확성은 규율대상이 지극히 전문적ㆍ기술적인 문제이고 규율대상이 포함하는 사실관계가 매우 광범위하고 다양하다는 규율대상의 특성에 의하여 정당화되는 것이므로, 입법위임의 명확성을 요청하는 헌법 제75조에 위반되지 않는다. 3. 헌법 제75조는 “대통령은 법률에서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하여 위임받은 사항과 법률을 집행하기 위하여 필요한 사항에 관하여 대통령령을 발할 수 있다”고 규정함으로써 위임입법의 근거를 마련함과 동시에 입법권의 위임은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하여” 하도록 하여 입법위임의 명확성을 요구하고 있다. 헌법 제75조는 행정부에 입법을 위임하는 수권법률의 명확성원칙에 관한 것으로서, 법률의 명확성원칙이 행정입법에 관하여 구체화된 특별규정이다. 법률의 명확성원칙은 ‘법률의 수권은 그 내용, 목적, 범위에 있어서 충분히 확정되고 제한되어 있어서 국민이 행정의 행위를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4. 수권법률의 명확성의 정도에 대한 요구는 일반적으로 확정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라, ‘규율하고자 하는 생활영역이 입법자로 하여금 어느 정도로 상세하고 명확하게 규정하는 것을 가능하게 하는가’ 하는 규율대상의 특수성 및 수권법률이 당사자에 미치는 규율효과에 따라 다르다. 다양한 형태의 사실관계를 규율하거나 규율대상인 사실관계가 상황에 따라 자주 변화하리라고 예상된다면 규율대상인 사실관계의 특성을 고려하여 명확성에 대하여 엄격한 요구를 할 수 없다. 한편, 법률에 의한 기본권제한의 효과가 중할수록, 법률의 명확성에 대하여 보다 엄격한 요구를 해야 한다. 따라서 위임에 의하여 제정된 행정입법이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성격이 강할수록 보다 명확한 수권이 요구되며, 침해적 행정입법에 대한 수권의 경우에는 급부적 행정입법에 대한 수권의 경우보다 그 수권이 보다 명확해야 한다. 【전문】 【당 사 자】


청 구 인 동신기술개발주식회사

대표이사 최귀열

대리인 변호사 오수원

당해사건 광주고등법원 2002누591 장애인고용부담금부과처분취소

【주  문】


장애인고용촉진및직업재활법 제24조 제1항 단서는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  유】


1. 사건의 개요와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청구인은 1976. 12. 29. 감리업을 주요목적으로 하여 설립된 이래 공공측량업 및 감리전문회사의 등록을 마치고 위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회사이다.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은 청구인에게 장애인고용의무 사업주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하여 장애인고용촉진및직업재활법 제66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장애인고용의무사업조사에 필요한 임금대장 및 장애인 근로자근무사실 등에 대한 자료를 요구하였으나 정당한 자료를 제출하지 아니하자, 청구인이 신고한 고용보험 및 산재보험 1997년도, 1998년도, 1999년도 확정보험료보고서상의 월별 상시근로자수를 토대로 2000. 8. 27. 위 법 제24조, 제27조 등에 의하여 청구인에게 1997년도, 1998년도, 1999년도의 각 장애인고용부담금, 가산금, 연체금의 합계 금 62,579,400원을 부과하였다.

이에 청구인은 광주지방법원에 위 공단을 상대로 위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2001구1641)을 제기하였으나 패소하였고, 광주고등법원에 항소(2002누591)한 후 장애인고용촉진및직업재활법 제24조 제1항 단서에 대하여 위 규정이 포괄위임금지의 원칙에 위반된다는 이유로 위헌여부심판의 제청신청(2002아9)을 하였으나 위 법원이 2002. 9. 12. 이를 기각하자,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의하여 2002. 9. 26.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심판의 대상이 사건 심판의 대상은 장애인고용촉진및직업재활법(이하 “법”이라 한다) 제24조 제1항 단서(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가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고, 그 규정 및 관련규정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장애인고용촉진및직업재활법제24조(사업주의 장애인고용의무) ① 대통령령이 정하는 일정수 이상의 근로자를 고용하는 사업주는 그 근로자의 총수의 100분의 5의 범위 안에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비율(이하 “의무고용률”이라 한다) 이상에 해당(그 수에 1인 미만의 단수가 있을 경우에는 그 단수는 버린다)하는 장애인을 고용하여야 한다. 다만, 장애인을 고용하기 어렵다고 인정하는 직종의 근로자가 상당한 비율을 차지하는 업종에 대하여는 노동부장관이 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정하는 적용제외율에 해당하는 근로자의 수(그 수에 1인 미만의 단수가 있을 경우에는 그 단수는 버린다)를 그 근로자의 총수에서 제외할 수 있다.

② 제1항의 규정에 불구하고 특정한 장애인의 능력에 적합하다고 인정되는 직종에 대하여는 그 고용하여야 할 비율을 대통령령으로 따로 정할 수 있다.

이 경우 그 비율은 의무고용률로 보지 아니한다.

제27조(장애인고용부담금의 납부 등) ① 의무고용률에 미달하는 장애인을 고용하는 사업주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매년 노동부장관에게 장애인고용부담금(이하 “부담금”이라 한다)을 납부하여야 한다.

② 내지 ⑨ 생략

제28조(가산금 및 연체금의 징수) ① 노동부장관은 제27조 제6항 및 제7항 규정에 의하여 부담금을 징수하는 때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사업주가 납부하여야 할 부담금에 대하여 100분의 10에 상당하는 금액을 가산금으로 징수한다.

② 생략

(2) 장애인고용촉진및직업재활법시행령제23조(적용대상 사업주의 범위) ① 법 제24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장애인을 고용하여야 할 의무가 있는 사업주는 상시 300인 이상의 근로자를 고용하는 사업주(운전사가 딸린 건설장비임대업을 제외한 건설업에 있어서는 공사실적액이 매년 노동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하는 금액 이상인 사업주)로 한다.

② 및 ③ 생략

제24조(사업주의 의무고용률) 법 제24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사업주가 고용하여야 할 장애인 상시근로자 의무고용률은 100분의 2로 한다. 다만, 사업주가 법 제8조 제2항 제3호의 규정에 의한 장애인직업재활시설을 직접 설치ㆍ운영하는 경우에 이 시설의 장애인근로자는 사업주가 고용하여야 하는 장애인수에 포함한다.

제25조(특정장애인의 고용비율 등) 법 제24조 제2항의 규정에 의하여 특정한 장애인의 능력에 적합하다고 인정되는 직종과 이에 해당하는 특정장애인의 범위 및 고용비율은 별표 2와 같다.

2. 청구인의 주장 및 이해관계인의 의견가. 청구인의 주장요지

(1) 이 사건 법률조항이 노동부장관으로 하여금 정하도록 위임한 ‘적용제외율’은 부담금납부 업종의 범위를 결정하는데 필수적 요소로서 국민의 재산권과 관련된 중요한 사안이므로, 부담금을 부과할 업종에서 제외할 수 있는 ‘적용제외율’은 법률에서 가능한 한 구체적이고도 명확하게 규정되어야 한다.

(2) 설사 장애인을 고용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는 업종ㆍ규모 및 숫자 등이 매우 다양하고 수시로 변화하기 때문에 업종별 제외율과 관련된 세부적 사항의 결정을 법률보다 더 탄력적인 행정입법에 위임할 필요성이 있다 하더라도, 위임하는 경우에는 위임입법의 한계를 규정한 헌법의 정신에 비추어 법률 자체에서 적어도 적용할 업종의 대강을 정하고, 제외율을 정하는 기준이나 비율의 상한을 정해야 한다.

(3) 그런데 이 사건 법률조항은 제외할 업종이나 그 제외율을 스스로 정하지 아니하였을 뿐만 아니라 그 방법의 대강이나 비율을 정하는 기준 등을 전혀 규정하지 아니한 채 노동부장관에게 포괄적으로 위임하고 있으므로, 헌법 제75조에 위반된다.

나. 법원의 위헌제청신청 기각이유(1) 이 사건 법률조항은 장애인고용의무의 예외가 될 업종을 “장애인을 고용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는 직종의 근로자가 상당한 비율을 차지하는 업종”이라고 하여 적용제외율이 적용되는 업종에 관한 기본적인 사항을 규정하고 있어, 그 자체로부터 노동부령에 규정될 내용의 대강을 예측할 수 있다.

(2) 비록 적용제외율 자체를 규정하지는 않았지만 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정하도록 규정함으로써 노동부장관에 의한 자의적인 법률의 해석과 집행을 방지할 수 있다.

(3) 적용제외율이 적용되는 업종을 정하는 기준이나 적용제외율 자체를 정하는 것은 지극히 다양하고 수시로 변화하는 성질의 것이고, 고도로 전문적이고 기술적일 뿐만 아니라 입법기술상 지극히 세부적, 기술적, 가변적 사항이어서 이를 형식적 법률로 규정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점에서, 이 사건 법률조항이 적용제외율이 적용되는 업종이나 적용제외율 자체에 관하여 보다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규정하지 않았다고 하여 위임입법의 한계를 규정한 헌법 제75조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

다.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이사장의 의견헌법 제75조의 ‘포괄위임금지’의 취지는 국민의 권리를 제한하거나 의무를 부과하는 경우와 같이 국민에게 부담을 주는 입법을 규제하는데 있으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과 같이 사업주의 부담을 완화ㆍ경감하는 사항까지 포괄위임금지의 원칙이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그 외의 주장에 관하여는 위 법원의 위헌제청신청 기각이유와 대체로 같다.

3. 판 단

가. 장애인고용의무에 관한 관련규정

(1)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장애인고용의무와 관련하여 법 제23조 제1항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장에게 소속 공무원 정원의 2% 이상을 고용해야 할 의무를 부과하면서, 제4항에서 ‘직무의 성격상 장애인의 근무가 부적합한 직무분야ㆍ직종 등에 대하여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이를 적용하지 아니할 수 있다’고 하여 적용배제의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 시행령 제21조 및 별표 1에서 장애인고용의무 규정의 적용을 받지 아니하는 공무원의 범위를 정하고 있다.

(2) 사업주의 장애인고용의무와 관련해서는 법 제24조 제1항 본문에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일정수 이상의 근로자를 고용하는 사업주에게 근로자의 총수의 100분의 5의 범위 안에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비율 이상에 해당하는 장애인을 고용해야 할 의무를 부과하면서, 단서규정에서 개별 기업체의 업무상 특성을 고려하여 장애인을 고용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는 업종의 경우에는 노동부장관이 정하는 적용제외율에 해당하는 근로자의 수를 근로자의 총수에서 제외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시행령은 법 제24조의 위임에 의하여 장애인고용의무가 적용되는 사업주의 범위를 ‘상시 300인 이상의 근로자를 고용하는 사업주’로(제23조 제1항), 사업주의 의무고용률을 ‘100분의 2’로(제24조 제1항) 각 규정하고 있다.

법 제24조 제2항은 특정한 장애인의 능력에 적합하다고 인정되는 직종에 대하여는 고용비율을 따로 정하도록 대통령령에 위임하고 있고, 시행령 제25조 및 별표 2는 위 법률규정의 위임에 따라 직종 및 고용비율을 정하고 있다.

나. 이 사건 법률조항의 법적 의미

(1) 이 사건 법률조항은 법 제24조 제1항 본문의 장애인고용의무를 그대로 적용하기 어려운 업종에 대해서는 노동부장관이 장애인고용촉진위원회(법 제6조 제3항)의 심의를 거쳐 정하는 적용제외율에 따라 근로자의 총수에서 적용제외의 대상이 되는 일정 수의 근로자를 제외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로써 이 사건 법률조항은 ‘법 제24조 제1항 본문의 장애인고용의무의 적용이 부분적으로 제외되는 업종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러한 업종에 해당하는 경우 어떠한 비율에 의하여 적용이 제외되는지’에 관하여 직접 법률로써 규정하지 아니하고 그에 관한 규율을 노동부장관에게 위임하고 있다.

(2) 노동부장관은 이 사건 법률조항과 동일한 규정인 구 장애인고용촉진등에관한법률 제35조 제1항의 위임에 근거하여 1991. 10. 21. 사업주의 장애인고용의무에 대한 업종별제외율을 노동부고시(제91-66호)로 정하였는데, 위 고시의 규정내용은 별표에서 업종별로 적용제외율을 정하고 있는 “업종별제외율”과 “적용상 유의사항”으로 나뉘어진다.

위 고시 “적용상 유의사항”에서는 업종별제외율은 각 사업장별로 그 주된 사업(업종)의 종류에 따라 적용되며(가.), 사업의 종류는 개정 한국표준산업분류(통계청고시 제91-1호)에 의거하여 사업장의 주된 최종산출물, 완성품, 제공되는 서비스의 주내용에 따라 분류함을 원칙으로 하고(다.), 하나의 사업(업종)에 대하여는 하나의 제외율이 적용되며 하나의 사업주가 동일한 사업장에서 두 가지 이상의 사업의 종류에 해당하는 사업을 행하고 있을 때에는 종사하는 근로자가 가장 많은 사업을 그 사업장의 사업으로 보며(라.), 장애인 고용의무인원은 근로자의 총수에서 위 고시에 의한 적용제외근로자의 수를 뺀 근로자의 수에 기준고용률을 곱하여 산출된 근로자의 수가 된다(아.)는 내용의 적용상 구체적 지침을 담고 있다.

예를 들자면, 1000명의 근로자를 고용하는 사업장에서 그 사업장의 업종이 ‘석탄광업’에 해당하는 경우, 위 고시 별표에 의하여 석탄광업은 100분의 75의 업종별제외율을 적용받게 되므로, 1000명(근로자 총수)에서 적용제외의 대상이 되는 750명(1000×업종별제외율)을 제외한 나머지 250명에 대하여 현재의 의무고용률인 2%를 곱하여 산출된 근로자의 수인 5명이 장애인 고용의무인원이 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위 사업장의 경우, 만일 석탄광업의 업종이 업종별제외율의 적용을 받지 못한다면 사업주는 근로자 총수인 1000명의 2%에 해당하는 20명의 장애인을 의무적으로 고용해야 하지만, 이 사건 법률조항으로 인하여 업종별제외율의 적용을 받는 경우에는 위에서 본 바와 같이 단지 5명만을 고용하면 법이 정한 의무를 이행하게 되는 것이다.

(3) 이 사건 법률조항은 장애인을 고용하기 어려운 업종의 업무특수성을 고려하여 그러한 업종의 사업주에게는 법이 부과하는 장애인고용의무로부터 발생하는 가혹함이나 과중한 부담을 덜어주고자 의도한 것이다.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하여 법 제24조 제1항 본문에 의하여 장애인고용의무가 부과되는 사업주의 범위가 결정되거나 변화하는 것이 아니라, 일정수 이상의 근로자를 고용하는 사업주는 이미 법 제24조 제1항 본문에 의하여 원칙적으로 장애인고용의무가 부과되지만, 다만 사업장의 업종이 이 사건 법률조항에서 정한 바와 같이 장애인을 고용하기 어려운 업종에 속하는 경우에는 사업주의 장애인고용의무가 경감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법 제24조 제1항 본문은 국가에서 사기업에게 부과하는 고용의무의 적용범위와 그 원칙적 내용에 관한 것이고,

그 단서규정인 이 사건 법률조항은 고용의무의 경감에 관한 것이다.

물론 법 제24조 제1항 본문과 그 단서규정은 서로 결합하여 사업자의 장애인고용의무를 구성하는 규정이므로, 위 두 조항을 분리하여 독립적으로 판단할 수는 없으나, 이 사건 법률조항은 그 성격상 본문규정에서 부과한 의무를 경감하는 규정으로서 그 자체로서는 기본권을 제한하는 성격이 없는 조항이다.

다. 포괄위임금지의 원칙(헌법 제75조)에 대한 위반 여부

(1) 입법위임의 명확성 여부를 판단하는 일반적 기준

(가) 현대의 사회적 법치국가에서 입법권의 위임은 의회의 입법부담을 덜어주고 입법자에게 부여된 본연의 과제를 충실히 이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불가피하다. 복잡ㆍ다양하고 끊임없이 변화하는 사회에서 날로 증가하는 사회국가적 과제를 이행하기 위해서는 많은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전문적ㆍ기술적 규정을 필요로 한다. 이러한 규정들은 현장의 사정에 정통한 해당 집행기관에 의해 규율되는 것이 보다 효율적이며, 상황의 변화에 신속하게 적응하는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도 불가피하다. 만일 이러한 세부적이고 기술적인 문제를 법률에서 직접 규정해야 한다면, 입법자에게 비본질적인 사안으로 인한 과중한 업무부담을 초래하여 정작 신중하고 세심하게 심의ㆍ결정해야 할 본질적인 사안의 해결에 전념할 수 없게 할 뿐 아니라, 상황의 변화에 따라 너무 빈번하게 법률을 개정해야 할 필요성에 직면할 것이고, 그 결과 법률에 대하여 요청되는 법적 안정성과 지속성의 효과가 현저하게 감소된다.

(나) 이에 따라 헌법 제75조는 “대통령은 법률에서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하여 위임받은 사항과 법률을 집행하기 위하여 필요한 사항에 관하여 대통령령을 발할 수 있다”고 규정함으로써 위임입법의 근거를 마련함과 동시에 입법권의 위임은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하여” 하도록 하여 입법위임의 명확성을 요구하고 있다. 즉 행정부도 위임받은 입법권을 행사할 수 있으나, 단 행정부에 의한 입법권의 행사는 수권법률이 명확하다는 전제 하에서만 가능한 것이다. 헌법 제75조는 행정부에 입법을 위임하는 수권법률의 명확성원칙에 관한 것으로서, 법률의 명확성원칙이 행정입법에 관하여 구체화된 특별규정이다. 법률의 명확성원칙은 ‘법률의 수권은 그 내용, 목적, 범위에 있어서 충분히 확정되고 제한되어 있어서 국민이 행정의 행위를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 헌법재판소의 판례도 일관되게 헌법 제75조의 명확성원칙과 관련하여, “법률에서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하여 위임받은 사항이라 함은 법률에 이미 대통령령으로 규정될 내용 및 범위의 기본사항이 구체적으로 규정되어 있어서 누구라도 당해 법률로부터 대통령령에 규정될 내용의 대강을 예측할 수 있어야 함을 의미한다”고 하여 예측가능성의 이론에서 출발하고 있다(헌재 1995. 11. 30. 93헌바32, 판례집 7-2, 598, 607). 또한 헌법재판소는 “여기서 그 예측가능성의 유무는 당해 특정조항 하나만을 가지고 판단할 것이 아니고 관련 법조항 전체를 유기적ㆍ체계적으로 종합 판단하여야 하며, 각 대상법률의 성질에 따라 구체적ㆍ개별적으로 검토하여야 할 것”이라고 판시함으로써, ‘법률의 명확성 여부는 체계적ㆍ목적적 해석방법을 통하여 판단된다’는 중요한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헌재 1996. 8. 29. 94헌마113, 판례집 8-2, 141, 164). 뿐만 아니라, 헌법재판소는 “위임의 구체성ㆍ명확성의 요구 정도는 규제대상의 종류와 성격에 따라서 달라진다 …… 기본권 침해영역에서는 급부행정영역에서 보다는 구체성의 요구가 강화되고, 다양한 사실관계를 규율하거나 사실관계가 수시로 변화될 것이 예상될 때에는 위임의 명확성요건이 완화되어야 한다.”고 판시하여 행정부에 입법권을 위임하는 수권법률의 명확성을 판단함에 있어서 규율대상의 특성에 따라 심사의 엄격성이 달라져야 한다는 것을 밝혔다(헌재 1991. 2. 11. 90헌가27, 판례집 3, 11, 30 참조).

(라) 수권법률의 명확성의 정도에 대한 요구는 일반적으로 확정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라, ‘규율하고자 하는 생활영역이 입법자로 하여금 어느 정도로 상세하고 명확하게 규정하는 것을 가능하게 하는가’ 하는 규율대상의 특수성 및 수권법률이 당사자에 미치는 규율효과에 따라 다르다.

다양한 형태의 사실관계를 규율하거나 규율대상인 사실관계가 상황에 따라 자주 변화하리라고 예상된다면 규율대상인 사실관계의 특성을 고려하여 명확성에 대하여 엄격한 요구를 할 수 없다. 이러한 경우, 복잡ㆍ다양하고 변화하는 상황에 따른 합리적인 해결이 가능하도록 입법권을 위임받는 행정부에 어느 정도 자유공간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

또한 법률에 의한 기본권제한의 효과가 중할수록, 법률의 명확성에 대하여 보다 엄격한 요구를 해야 한다. 수범자인 국민의 관점에서 보더라도, 자신의 중대한 기본권을 민감하게 제한하는 법률일수록, 그 내용에 대하여 확실하게 파악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따라서 위임에 의하여 제정된 행정입법이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성격이 강할수록 보다 명확한 수권이 요구되며, 침해적 행정입법에 대한 수권의 경우에는 급부적 행정입법에 대한 수권의 경우보다 그 수권이 보다 명확해야 한다.

(2) 이 사건 법률조항이 헌법 제75조의 ‘포괄위임금지의 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가) 입법권을 위임하는 법률이 충분히 명확한지의 여부는 당해 법률조항만이 아니라 그 규범이 위치하는 법률 전체를 포함한 관련법조항의 체계적인 해석을 통하여 판단해야 하는데, 특히 이 경우 수권의 목적으로부터 수권의 내용이 구체화될 수 있고, 이로써 수권의 범위가 어느 정도 예측될 수 있기 때문에, 수권의 목적, 즉 당해 법률조항의 입법목적은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입법목적에 관하여 보건대, 장애인을 고용하더라도 업종에 따라 업무에 크게 지장을 받지 않는 업종과 그렇지 않은 업종이 있을 것이고, 그럼에도 법 제24조가 일정수 이상의 근로자를 고용하는 모든 사업주에게 일률적으로 의무고용률을 적용한다면, 업종의 성격에 따라 사업주가 져야하는 부담의 정도가 매우 상이하므로, 장애인을 고용하는 경우 업무의 효율에 있어서 현저한 불리함이 있다고 판단되는 업종에 대해서는 장애인고용의무를 어느 정도 완화, 경감시키고자 하는 것이 바로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입법목적인 것이다.

(나) 위와 같은 입법목적, 그리고 장애인에는 신체장애인과 정신지체장애인이 모두 포함되지만(법 제2조 제1항 제1호) 현실적으로 사기업에 취업가능한 장애인의 대부분은 신체장애인이라는 점 등에 비추어, 이 사건 법률조항이 “장애인을 고용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는 직종의 근로자가 상당한 비율을 차지하는 업종”이라고 규정하고 있는 것은 일반적으로 업무의 성격상 근로자의 신체적 활동을 크게 요구하거나 아니면 정상적인 근로능력이 특별히 요구되는 업종을 의미하는 것이라 볼 수 있으므로, 행정입법에 규정될 업종이 무엇인가 하는 그 대강의 내용을 법률로부터 예측할 수 있다고 하겠다.

또한, 이 사건 법률조항이 단지 “적용제외율”을 정할 것만을 위임할 뿐 적용제외율을 정하는 기준에 관하여 전혀 언급하고 있지 않지만,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입법목적에 비추어 ‘각 업종의 업무의 내용 중에서 근로자의 신체적 활동을 크게 요구하는 업무영역 또는 정상적인 근로능력이 특히 요구되는 업무영역이 차지하는 비중에 따라 그 비중이 높으면 적용제외율도 높게 책정되어야 한다’는 일반적 기준을 어렵지 않게 도출할 수 있다.

한편, 적용제외율을 특정하는 문제에 관한 한, 장애인고용의무를 완화시켜야 할 필요가 있는 업종의 경우라도 일률적으로 부과되는 고용의무로 인한 사업자의 부담의 정도가 업종별로 모두 상이하므로, 판단자료와 전문성의 한계가 있는 입법자가 이를 사전에 파악하고 예측하여 적용제외율의 범위나 그 상ㆍ하한을 정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판단된다. 실제로 업종별제외율을 정한 노동부고시를 보면, 어업의 경우 그 제외율을 85%로, 석탄광업과 육상운송업의 경우 각 75%로 가장 높게 정하고 있고, 이에 대하여 고무 및 플라스틱 제품제조업이나 조립금속 제품제조업 등의 경우 각 10%로 가장 낮게 책정하고 있어, 제외율의 범위가 10%에서 85%에 이르는데, 법률로써 이와 같이 포괄적인 범위의 상ㆍ하한을 정하는 것은 사실상 큰 의미가 없다고 할 것이다.

(다) 따라서 입법자가 적용제외의 대상이 되는 업종을 일일이 법률로써 열거하고 각 업종별로 적용제외율을 규정하는 것은 입법기술적으로 매우 어려운 것으로 판단되며, 법률에서 기본원칙과 방향만을 정하고 세부적인 사항은 현장의 실정에 밝고 전문적ㆍ기술적 정보를 보유한 노동부장관이 정하도록 위임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더욱이 이 사건 법률조항은 그 자체로서 기본권을 제한하는 규정이 아니라 기본권의 제한을 완화시켜주고자 하는 규정이라는 점에서도, 위임의 명확성에 대한 요구는 상대적으로 완화되어야 한다.

결론적으로, 이 사건 법률조항에서 입법자가 직접 규정한 내용만 가지고서도 그 입법목적으로부터 노동부장관이 정할 내용의 대강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고, 이 사건 법률조항이 내포하는 불명확성은 규율대상이 지극히 전문적ㆍ기술적인 문제이고 규율대상이 포함하는 사실관계가 매우 광범위하고 다양하다는 규율대상의 특성에 의하여 정당화되는 것이므로, 입법위임의 명확성을 요청하는 헌법 제75조에 위반되지 않는다.

4.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법률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윤영철(재판장) 한대현 하경철 김영일 권 성 김효종

김경일 송인준 주선회(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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