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다443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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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수금 [대법원 2003. 12. 12., 선고, 2003다44370, 판결] 【판시사항】 은행거래의 경험이 있는 자가 예금채권을 양수한 경우, 예금채권에 대하여 양도 제한의 특약이 있음을 알았거나 알지 못한 데에 중대한 과실이 있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은행거래에서 발생하는 채권인 예금채권에 관한 법률관계는 일반거래약관에 의하여 규율되어 은행은 일반거래약관인 예금거래기본약관에 각종의 예금채권에 대하여 그 양도를 제한하는 내용의 규정을 둠으로써 예금채권의 양도를 제한하고 있는 사실은 적어도 은행거래의 경험이 있는 자에 대하여는 널리 알려진 사항에 속한다 할 것이므로, 은행거래의 경험이 있는 자가 예금채권을 양수한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예금채권에 대하여 양도제한의 특약이 있음을 알았다고 할 것이고,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알지 못한 데에 중대한 과실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

【참조조문】 민법 제449조


【전문】 【원고,피상고인】 이홍선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욱균)

【피고,상고인】 서울보증보험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경석 외 2인)

【피고보조참가인】 김윤환

【원심판결】 서울고법 2003. 7. 11. 선고 2002나11986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이 사건 정기예금 채권은 제일은행의 승낙이 있는 경우에만 양도할 수 있으며 이러한 양도의 제한은 원고도 알고 있었는데, 제일은행은 피고보조참가인의 원고에 대한 위 채권양도를 승낙하지 않았으므로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채권양도계약은 무효라는 피고 및 피고보조참가인의 주장에 대하여, 당사자 사이에 반대의 의사표시가 있는 경우에는 채권을 양도할 수 없으나 다만 이를 제3자에게 대항하기 위하여는 제3자가 반대의 의사표시의 존재를 알았거나 알지 못한 데에 중대한 과실이 있어야 할 것인바, 피고보조참가인과 제일은행 사이의 정기예금계약 체결시에 계약의 내용으로 편입시킨 예금거래기본약관 제12조 제1항에 의하면 '거래처가 예금을 양도하거나 질권설정을 하려면 사전에 은행에 통지하고 동의를 얻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일은행은 채권양도를 승낙할 수 없음을 피고보조참가인에게 통지한 사실은 인정되나, 위와 같은 예금거래기본약관 제12조 제1항의 내용이 일반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어 원고도 당연히 알 수 있었을 것이라고는 볼 수 없고, 원고가 그러한 약관의 내용을 알았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하여 피고 및 피고보조참가인의 위 주장을 배척하였다. 2. 그러나 은행거래에서 발생하는 채권인 예금채권에 관한 법률관계는 일반거래약관에 의하여 규율되어 은행은 일반거래약관인 예금거래기본약관에 각종의 예금채권에 대하여 그 양도를 제한하는 내용의 규정을 둠으로써 예금채권의 양도를 제한하고 있는 사실은 적어도 은행거래의 경험이 있는 자에 대하여는 널리 알려진 사항에 속한다 할 것이므로, 은행거래의 경험이 있는 자가 예금채권을 양수한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예금채권에 대하여 양도제한의 특약이 있음을 알았다고 할 것이고,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알지 못한 데에 중대한 과실이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할 것이다. 기록에 의하면, 원고는 이 사건 정기예금채권을 양수하기 전에 수년간 명동에 사무실을 두고 사채업을 영위하여 왔고, 이 사건 정기예금채권 양수 당시 기암산업 주식회사의 대표이사로서 회사를 경영하고 있었으므로 은행거래의 경험이 많이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는 사실, 원고는 이 사건 정기예금채권을 양수하기 전에 주식회사 평산이 피고와의 보증보험계약에 따라 장래 피고에 대하여 부담하게 될 지급보험금의 구상금채무 중 일부를 담보하기 위하여 원고의 직원인 박웅주 명의로 신한은행에 예치한 1억 원의 정기예금채권에 관하여 피고에게 질권을 설정하여 주기도 한 사실, 이 사건 정기예금채권의 액은 금 3억 원으로서 다액인 것으로 볼 수 있는 사실을 알 수 있는바, 이러한 사실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정기예금채권을 양수한 원고로서는 이 사건 정기예금채권에 대하여 양도제한의 특약이 존재하는 사실을 알았거나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알지 못한 데에 중대한 과실이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원고가 이 사건 정기예금채권의 양도가 제한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볼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피고 및 피고보조참가인의 주장을 배척한 것은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사실을 잘못 인정하거나 예금채권 양도의 제한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저지른 경우에 해당한다 할 것이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고현철(재판장) 변재승 윤재식(주심) 강신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