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다49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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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무부존재확인 [대법원 2003. 12. 26., 선고, 2003다49542, 판결] 【판시사항】 [1] 고객이 증권회사 직원의 임의매매를 묵시적으로 추인하였는지 여부의 판단 방법 [2] 민법 제756조의 사용자와 피용자의 관계의 의미 및 피용자의 행위가 외형상 객관적으로 사용자의 사무집행에 관련된 것인지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

[3] 증권회사 직원의 임의매매로 인하여 고객이 입은 재산상 손해의 범위

【판결요지】 [1] 증권회사의 고객이 그 직원의 임의매매를 묵시적으로 추인하였다고 하기 위하여는 자신이 처한 법적 지위를 충분히 이해하고 진의에 기하여 당해 매매의 손실이 자기에게 귀속된다는 것을 승인하는 것으로 볼 만한 사정이 있어야 할 것이고, 나아가 임의매매를 사후에 추인한 것으로 보게 되면 그 법률효과는 모두 고객에게 귀속되고 그 임의매매행위가 불법행위를 구성하지 않게 되어 임의매매로 인한 손해배상청구도 할 수 없게 되므로, 임의매매의 추인, 특히 묵시적 추인을 인정하려면, 고객이 임의매매 사실을 알고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방치하였는지 여부, 임의매수에 대해 항의하면서 곧바로 매도를 요구하였는지 아니면 직원의 설득을 받아들이는 등으로 주가가 상승하기를 기다렸는지, 임의매도로 계좌에 입금된 그 증권의 매도대금을 인출하였는지 또는 신용으로 임의매수한 경우 그에 따른 그 미수금을 이의 없이 변제하거나, 미수금 변제독촉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는지 여부 등의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 [2] 민법 제756조의 사용자와 피용자의 관계는 반드시 유효한 고용관계가 있는 경우에 한하는 것이 아니고, 사실상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을 위하여 그 지휘·감독 아래 그 의사에 따라 사업을 집행하는 관계에 있을 때에도 그 두 사람 사이에 사용자, 피용자의 관계가 있다고 할 수 있으며, 피용자의 불법행위가 외형상 객관적으로 사용자의 사업활동 내지 사무집행행위 또는 그와 관련된 것이라고 보일 때에는 행위자의 주관적 사정을 고려함이 없이 이를 사무집행에 관하여 한 행위로 볼 것이고, 외형상 객관적으로 사용자의 사무집행에 관련된 것인지의 여부는 피용자의 본래 직무와 불법행위와의 관련 정도 및 사용자에게 손해발생에 대한 위험 창출과 방지조치 결여의 책임이 어느 정도 있는지를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3] 일반적으로 불법행위로 인한 재산상의 손해는 위법한 가해행위로 인하여 발생한 재산상의 불이익, 즉 불법행위가 없었더라면 존재하였을 재산상태와 불법행위가 가해진 이후의 재산상태의 차이를 말하는 것인바, 임의매매의 불법행위로 인한 재산상의 손해는 임의매매 이전에 가지고 있던 고객의 주식 및 예탁금 등의 잔고와 그 이후 고객의 지시에 반하여 임의매매를 해 버린 상태, 즉 고객이 그 임의매매 사실을 알고 문제를 제기할 당시에 가지게 된 주식 및 예탁금의 잔고상 차이가 손해라고 보아야 한다.

【참조조문】

[1]

민법 제130조 ,

제133조 ,

증권거래법 제52조의3

[2]

민법 제756조

[3]

민법 제393조 ,

제750조 ,

제763조

【참조판례】

[1]

대법원 2001. 4. 13. 선고 2001다635 판결, 대법원 2002. 10. 11. 선고 2001다59217 판결(공2002하, 2683) /[2]

대법원 1988. 11. 22. 선고 86다카1923 판결(공1989, 11),


대법원 1992. 2. 25. 선고 91다39146 판결(공1992, 1143),


대법원 1996. 10. 11. 선고 96다30182 판결(공1996하, 3328) /[3]

대법원 2000. 11. 10. 선고 98다39633 판결(공2001상, 6),


대법원 2002. 10. 11. 선고 2001다71590 판결


【전문】 【원고,상고인】 굿모닝신한증권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지평 담당변호사 조용환 외 3인)

【피고,피상고인】 김관수 (소송대리인 변호사 최기엽)

【원심판결】 서울고법 2003. 8. 22. 선고 2002나44245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소외인이 피고의 지시나 위임을 받지 아니하고 임의로 선물옵션거래를 하면서 피고의 현물위탁계좌에 있던 주식을 대용증권으로 설정하거나 대용매도 되도록 하고, 임의로 주식매매거래를 하였으며, 피고로부터 주식매수대금으로 송금받은 금원을 횡령함으로써 불법행위를 저질렀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잘못 인정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나. 증권회사의 고객이 그 직원의 임의매매를 묵시적으로 추인하였다고 하기 위하여는 자신이 처한 법적 지위를 충분히 이해하고 진의에 기하여 당해 매매의 손실이 자기에게 귀속된다는 것을 승인하는 것으로 볼 만한 사정이 있어야 할 것이고, 나아가 임의매매를 사후에 추인한 것으로 보게 되면 그 법률효과는 모두 고객에게 귀속되고 그 임의매매행위가 불법행위를 구성하지 않게 되어 임의매매로 인한 손해배상청구도 할 수 없게 되므로, 임의매매의 추인, 특히 묵시적 추인을 인정하려면, 고객이 임의매매 사실을 알고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방치하였는지 여부, 임의매수에 대해 항의하면서 곧바로 매도를 요구하였는지 아니면 직원의 설득을 받아들이는 등으로 주가가 상승하기를 기다렸는지, 임의매도로 계좌에 입금된 그 증권의 매도대금을 인출하였는지 또는 신용으로 임의매수한 경우 그에 따른 그 미수금을 이의 없이 변제하거나, 미수금 변제독촉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는지 여부 등의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대법원 2002. 10. 11. 선고 2001다59217 판결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가 2000. 3. 31. 소외인이 출력하여 가지고 온 거래내역서를 통하여 피고의 계좌에 우리조명 주식 6,000주와 한국정보통신 주식 1,081주만 남아 있는 것을 확인하고 그 동안의 소외인의 임의매매 사실을 비로소 알게 되자 소외인에게 우리조명 주식은 그대로 두고 한국정보통신 주식을 처분하여 한 달 안에 한통프리텔 주식을 원상회복해 놓으면 그 동안의 거래에 대하여 문제삼지 않겠다고 하였으나, 소외인은 그 이후에도 한통프리텔 주식을 원상회복해 놓지도 아니하고 피고의 계좌를 이용하여 임의로 선물옵션거래 및 주식거래를 계속하여 2000. 6. 13.에는 피고의 계좌에 주식이 전혀 남아있지 않게 된 사실을 인정하고, 이러한 사실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소외인의 2000. 3. 31. 이전의 임의매매를 추인하였다거나 2000. 3. 31. 이후에 소외인이 피고의 계좌를 이용하여 주식거래 및 선물옵션거래를 하는 것을 허용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하였는바, 위에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잘못 인정하였거나 추인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2.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민법 제756조의 사용자와 피용자의 관계는 반드시 유효한 고용관계가 있는 경우에 한하는 것이 아니고, 사실상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을 위하여 그 지휘·감독 아래 그 의사에 따라 사업을 집행하는 관계에 있을 때에도 그 두 사람 사이에 사용자, 피용자의 관계가 있다고 할 수 있으며 ( 대법원 1996. 10. 11. 선고 96다30182 판결 참조), 피용자의 불법행위가 외형상 객관적으로 사용자의 사업활동 내지 사무집행행위 또는 그와 관련된 것이라고 보일 때에는 행위자의 주관적 사정을 고려함이 없이 이를 사무집행에 관하여 한 행위로 볼 것이고, 외형상 객관적으로 사용자의 사무집행에 관련된 것인지의 여부는 피용자의 본래 직무와 불법행위와의 관련 정도 및 사용자에게 손해발생에 대한 위험 창출과 방지조치 결여의 책임이 어느 정도 있는지를 고려하여 판단할 것이다( 대법원 1992. 2. 25. 선고 91다39146 판결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원고 회사는 소외인으로 하여금 강남센타지점에서 원고 회사의 직원인 투자상담사를 보조하여 주식 위탁거래업무를 수행하도록 함으로써 사실상 소외인의 업무를 지휘·감독하는 관계에 있고, 소외인이 피고의 계좌를 이용하여 주식거래를 하거나 피고로부터 주식거래를 위한 금원을 송금받는 행위는 외형상 객관적으로 원고 회사의 사무집행행위 또는 그와 관련된 것이라고 할 것이므로, 원고 회사는 사실상의 피용자인 소외인의 불법행위로 인한 피고의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하였는바, 위에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잘못 인정하였거나 사용자책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상고이유 제3점에 대하여 일반적으로 불법행위로 인한 재산상의 손해는 위법한 가해행위로 인하여 발생한 재산상의 불이익, 즉 불법행위가 없었더라면 존재하였을 재산상태와 불법행위가 가해진 이후의 재산상태의 차이를 말하는 것인바, 임의매매의 불법행위로 인한 재산상의 손해는 임의매매 이전에 가지고 있던 고객의 주식 및 예탁금 등의 잔고와 그 이후 고객의 지시에 반하여 임의매매를 해 버린 상태, 즉 고객이 그 임의매매 사실을 알고 문제를 제기할 당시에 가지게 된 주식 및 예탁금의 잔고상 차이가 손해라고 보아야 한다( 대법원 2000. 11. 10. 선고 98다39633 판결, 2002. 10. 11. 선고 2001다71590 판결 등 참조). 이와 같은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소외인의 임의매매가 1999. 12. 29.부터 본격적으로 이루어졌고 소외인이 2000. 3. 31. 이후에도 피고의 계좌를 이용하여 임의로 선물옵션거래 및 주식거래를 계속한 것으로 보아 피고의 손해는 1999. 12. 28. 거래 종료 시점 현재 피고의 현물위탁계좌에 남아있는 주식이 임의매매로 처분될 당시의 시가와 예탁금을 합한 금액에서 소외인의 불법행위가 종료하고 난 후 피고가 이를 알고 남아 있던 금원을 출금할 당시인 2000. 6. 29.의 잔고를 뺀 금액이라고 판단한 것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기록에 의하면 원·피고 쌍방 대리인이 제1심 5차 변론기일에 "1999. 12. 29.까지의 거래에서 피고가 손해를 입은 사실이 없다는 점에 대하여는 쌍방 다툼이 없다."고 진술하였음을 알 수 있고, 위와 같은 진술은 임의매매 시점이 1999. 12. 29.임을 전제로 한 것이라 할 것이므로, 임의매매 시점에 관한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이 잘못되었다는 원고의 주장은 결국 이유 없다),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잘못 인정하였거나 손해액 산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4. 결 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고현철(재판장) 변재승 윤재식(주심) 강신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