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다17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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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매중도금 [대법원 2005. 7. 22., 선고, 2004다17207, 판결] 【판시사항】 [1] 민사소송법 제216조 제2항에서 판결 이유 중의 판단임에도 불구하고 상계 주장에 관한 법원의 판단에 기판력을 인정한 취지

[2] 상계 주장의 대상이 된 수동채권이 동시이행항변으로 행사된 채권일 경우, 그러한 상계 주장에 대한 법원의 판단에 기판력이 발생하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1] 민사소송법 제216조 제2항에서 판결 이유 중의 판단임에도 불구하고 상계 주장에 관한 법원의 판단에 기판력을 인정한 취지는, 만일 이에 대하여 기판력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원고의 청구권의 존부에 대한 분쟁이 나중에 다른 소송으로 제기되는 반대채권의 존부에 대한 분쟁으로 변형됨으로써 상계 주장의 상대방은 상계를 주장한 자가 그 반대채권을 이중으로 행사하는 것에 의하여 불이익을 입을 수 있게 될 뿐만 아니라 상계 주장에 대한 판단을 전제로 이루어진 원고의 청구권의 존부에 대한 전소의 판결이 결과적으로 무의미하게 될 우려가 있게 되므로, 이를 막기 위함이라고 보인다.

[2] 상계 주장에 관한 판단에 기판력이 인정되는 경우는, 상계 주장의 대상이 된 수동채권이 소송물로서 심판되는 소구채권이거나 그와 실질적으로 동일하다고 보이는 경우(가령 원고가 상계를 주장하면서 청구이의의 소송을 제기하는 경우 등)로서 상계를 주장한 반대채권과 그 수동채권을 기판력의 관점에서 동일하게 취급하여야 할 필요성이 인정되는 경우를 말한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만일 상계 주장의 대상이 된 수동채권이 동시이행항변에 행사된 채권일 경우에는 그러한 상계 주장에 대한 판단에는 기판력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할 것인바, 위와 같이 해석하지 않을 경우 동시이행항변이 상대방의 상계의 재항변에 의하여 배척된 경우에 그 동시이행항변에 행사된 채권을 나중에 소송상 행사할 수 없게 되어 민사소송법 제216조가 예정하고 있는 것과 달리 동시이행항변에 행사된 채권의 존부나 범위에 관한 판결 이유 중의 판단에 기판력이 미치는 결과에 이르기 때문이다.


【참조조문】

[1]

민사소송법 제216조 ,

민법 제492조 ,

제493조

[2]

민사소송법 제216조 ,

민법 제492조 ,

제493조 ,

제536조


【전문】 【원고,상고인】 【피고,피상고인】 주식회사 한국외환은행 (소송대리인 변호사 소동기)

【원심판결】 서울고법 2004. 2. 13. 선고 2003나62615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의 판단 원심판결 이유와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채택 증거를 종합하여, 원고는 1994. 7. 15. 피고와 사이에 피고 소유의 이 사건 건물 및 토지를 대금 6억 6,100만 원에 매수하는 이 사건 매매계약을 체결하면서, 계약금 7,100만 원은 계약 당일 지급하고, 중도금 및 잔금은 1994. 11. 21.부터 1999. 5. 21.까지 매 6개월마다 5,900만 원씩 10회에 걸쳐 분할하여 지급하되, 원고가 30일 이상 매매대금의 지급을 지체한 때에는 피고가 계약을 해제할 수 있기로 한 사실, 또한 이 사건 매매계약 체결 이후 원고가 매매대금을 전액 지급하기 전에 이 사건 건물 등을 점유·사용하고자 할 때에는 피고의 승인을 받기로 하고(제8조 제2항), 만약 원고의 귀책사유로 매매계약이 해제되는 때에는 원고는 피고에게 지체 없이 위 건물 등을 명도하고 점유·사용기간에 대하여 총 매매대금에 피고의 일반자금대출 이율로서 연 11.5%로 계산한 점유사용료를 피고에게 지급하기로 하고, 점유·사용기간은 피고가 원고에게 점유·사용을 승인한 날부터 기산하는(제10조) 한편, 위 계약보증금 및 지연손해금은 피고에게 귀속되고, 원고는 피고가 원고로부터 이미 수령한 중도금을 위 점유사용료로 공제하여도 이의하지 않기로(제13조 제3항) 약정한 사실, 원고는 1994. 8. 23.경부터 피고의 사용승인을 받아 이 사건 건물 등을 점유·사용하면서 피고에게 계약금 7,100만 원 및 4차분까지의 중도금 2억 3,600만 원(5,900만 원 × 4), 5차분 중도금의 일부인 2,000만 원과 위 각 중도금의 연체에 따른 지연손해금 9,492,836원을 지급하였으나, 1996. 11. 21. 5차분 중도금의 일부인 3,900만 원 및 그 이후의 중도금을 지급하지 아니하였고, 이에 피고는 1997. 8. 25.경부터 1999. 2. 24.경까지 5회에 걸쳐 연체대금의 지급을 독촉하는 내용의 통지서를 원고에게 발송한 다음 최종적으로 1999. 10. 14.경 원고에게 이 사건 매매계약의 해제를 통지한 사실, 그 후 피고는 원고를 상대로 서울지방법원 서부지원 2000가합577호로 토지인도 등 청구의 소를 제기하여 위 매매계약의 해제를 원인으로 이 사건 건물 및 토지의 명도 등을 청구하여 2000. 9. 8. 승소 판결을 받고, 그 항소심인 서울고등법원 2000나49031호 사건에서 원고의 항소가 기각되어 위 판결이 확정된 사실, 한편 원고는 위 항소심 재판에서 이 사건 매매계약의 해제에 따른 원상회복으로서 원고가 피고에게 이미 지급한 계약금 및 중도금 합계 3억 2,700만 원을 반환받을 때까지 피고의 위 명도청구에 응할 수 없다는 취지로 동시이행의 항변을 하였으나, 그 중 계약금 7,100만 원은 이 사건 매매계약이 원고의 귀책사유로 해제됨으로써 피고에게 귀속되었고, 중도금 합계 2억 5,600만 원은, 원고가 이 사건 건물 및 토지를 점유·사용한 기간에 대한 점유사용료 391,112,794원으로 공제되어 위 계약금 및 중도금 반환채무가 존재하지 아니한다는 피고의 재항변이 받아들여져 결국 원고의 위 항변이 배척된 사실을 인정하였다. 원심은 위와 같은 인정 사실을 기초로, 전소인 위 항소심 재판에서 피고가 원고에 대한 위 점유사용료 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원고가 피고에 대하여 원상회복을 구하는 위 중도금 반환채권과 대등액으로 상계하여 위 중도금 반환채권이 소멸하였다고 판단한 부분에 기판력이 발생하였으므로 위 중도금 중 일부의 반환을 구하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결국 전소의 확정판결의 기판력에 저촉된다고 판단하는 한편, 나아가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이 사건 매매계약의 각 조항 특히 제10조의 점유사용료 약정이 약관의규제에관한법률 제2조 제1항이 정의하고 있는 약관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또한 그 내용이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한다거나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공정을 잃은 것이라고 볼 수도 없다는 이유 등으로 위 점유사용료 약정이 무효임을 전제로 한 원고의 주장을 모두 배척하였다.

2. 대법원의 판단 먼저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 중, 원고의 이 사건 청구가 전소의 확정판결의 기판력에 저촉된다는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민사소송법 제216조는, 제1항에서 확정판결은 주문에 포함된 것에 한하여 기판력을 가진다고 규정함으로써 판결 이유 중의 판단 예컨대 사실인정, 법규의 해석·적용, 항변, 선결적 법률관계 등에 대한 판단에는 원칙적으로 기판력이 미치지 않는다고 하는 한편 그 유일한 예외로서 제2항에서 상계를 주장한 청구가 성립되는지 아닌지의 판단은 상계하고자 대항한 액수에 한하여 기판력을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와 같이 판결 이유 중의 판단임에도 불구하고 상계 주장에 관한 법원의 판단에 기판력을 인정한 취지는, 만일 이에 대하여 기판력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원고의 청구권의 존부에 대한 분쟁이 나중에 다른 소송으로 제기되는 반대채권의 존부에 대한 분쟁으로 변형됨으로써 상계 주장의 상대방은 상계를 주장한 자가 그 반대채권을 이중으로 행사하는 것에 의하여 불이익을 입을 수 있게 될 뿐만 아니라 상계 주장에 대한 판단을 전제로 이루어진 원고의 청구권의 존부에 대한 전소의 판결이 결과적으로 무의미하게 될 우려가 있게 되므로, 이를 막기 위함이라고 보인다. 따라서 상계 주장에 관한 판단에 기판력이 인정되는 경우는, 상계 주장의 대상이 된 수동채권이 소송물로서 심판되는 소구채권이거나 그와 실질적으로 동일하다고 보이는 경우(가령 원고가 상계를 주장하면서 청구이의의 소송을 제기하는 경우 등)로서 상계를 주장한 반대채권과 그 수동채권을 기판력의 관점에서 동일하게 취급하여야 할 필요성이 인정되는 경우를 말한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만일 상계 주장의 대상이 된 수동채권이 동시이행항변에 행사된 채권일 경우에는 그러한 상계 주장에 대한 판단에는 기판력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위와 같이 해석하지 않을 경우 동시이행항변이 상대방의 상계의 재항변에 의하여 배척된 경우에 그 동시이행항변에 행사된 채권을 나중에 소송상 행사할 수 없게 되어 민사소송법 제216조가 예정하고 있는 것과 달리 동시이행항변에 행사된 채권의 존부나 범위에 관한 판결 이유 중의 판단에 기판력이 미치는 결과에 이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원심이 이와 달리, 전소의 확정판결 중 원고가 동시이행항변으로 행사한 위 중도금 반환채권이 피고의 점유사용료 채권과 대등액에서 상계되어 소멸되었다고 판단한 부분에 기판력이 발생하였다고 판단한 것은 기판력의 객관적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것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한편,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이 사건 매매계약의 각 조항 특히 제10조의 점유사용료 약정이 약관의규제에관한법률 제2조 제1항이 정의하고 있는 약관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또한 그 내용이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한다거나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공정을 잃은 것이라고 볼 수도 없다는 이유 등으로 위 점유사용료 약정이 무효라는 원고의 주장을 모두 배척한 다음, 결국 전소인 위 항소심 재판에서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위 점유사용료 약정에 따른 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원고의 위 중도금 반환채권과 대등액에 관하여 상계함으로써 원고의 위 중도금 반환채권이 소멸하였다는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는바(원심이 전소의 확정판결 중 상계에 관한 판단 부분에 기판력이 발생하였다고 한 이상 원심으로서는 원고의 청구에 대한 본안에 들어가 판단할 필요가 없었음에도 위와 같이 판단한 것임), 약관의규제에관한법률 제2조, 제6조, 제9조 및 민법 제103조, 제104조 등에 관한 각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따라서 원심의 기판력의 객관적 범위에 관한 위 법리 오해의 위법은, 원심이 위와 같이 원고의 청구원인에 관한 실체적 판단을 통하여 그 주장을 배척한 것이 정당한 이상, 그 판결 결과에는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없다.

3. 결 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는 것으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재윤(재판장) 이용우(주심) 이규홍 양승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