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다683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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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무부존재확인 [대법원 2005. 5. 12., 선고, 2004다68366, 판결] 【판시사항】 [1] 파산 전에 파산자와 상대방 사이에 형성된 법률관계에 관하여 파산관재인에게 대항할 수 있는 경우 [2] 파산자의 파산 전 담보상실을 이유로 그 범위 내에서 형식상 대출채무자의 파산관재인에 대한 면책을 인정한 원심의 판단을 수긍한 사례 [3] 대출절차상 편의를 위하여 명의를 대여한 형식상 주채무자의 보증책임 인정 기준
【판결요지】 [1] 파산자가 파산선고 전에 상대방과 통정한 허위의 의사표시를 통하여 가장채권을 보유하고 있다가 파산이 선고된 경우, 파산관재인은 민법 제108조 제2항의 제3자에 해당하므로 상대방이 파산관재인에게 통정허위표시임을 들어 그 가장채권의 무효임을 대항할 수 없다 할 것이지만, 위 민법 제108조 제2항과 같은 특별한 제한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채무의 소멸 등 파산 전에 파산자와 상대방 사이에 형성된 모든 법률관계에 관하여 파산관재인에게 대항할 수 없는 것은 아니라 할 것이며, 그 경우 파산자와 상대방 사이에 일정한 법률효과가 발생하였는지 여부에 대하여는 파산관재인의 입장에서 형식적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라 파산자와 상대방 사이의 실질적 법률관계를 기초로 판단하여야 한다.
[2] 대출절차상의 편의를 위하여 대출채무자의 명의를 빌려준 자는 채권자의 파산관재인에 대하여는 통정허위표시로 대항하지 못하므로 대출금채무를 변제할 의무를 직접 부담하고, 그 채무를 변제할 경우 채권자인 파산자가 실채무자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 및 이에 관한 담보권을 당연히 대위행사할 수 있는 지위에 있으므로, 채권자가 파산 전에 위 채무에 관한 근저당권을 고의 또는 과실로 소멸시킨 경우, 형식상 주채무자는 근저당권의 소멸로 인하여 상환을 받을 수 없는 범위에서 채무를 면한다고 한 원심의 판단을 수긍한 사례. [3] 대출절차상의 편의를 위하여 명의만을 대여한 것으로 인정되어 채무자로 볼 수 없는 경우, 그 형식상 주채무자가 실질적인 주채무자를 위하여 보증인이 될 의사가 있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형식상의 주채무자에게 실질적 주채무자에 대한 보증의 의사가 있는 것으로 볼 수는 없다.
【참조조문】
[1]
민법 제108조 제2항 ,
파산법 제6조 ,
제7조 ,
제44조 제1항
[2]
민법 제108조 제2항 ,
제481조 ,
제485조
[3]
민법 제428조
【참조판례】
[1]
대법원 2003. 6. 24. 선고 2002다48214 판결(공2003하, 1581) /[3]
대법원 1996. 8. 23. 선고 96다18076 판결(공1996하, 2847)
【전문】
【원고,피상고인】
주식회사 오성전기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광장 담당변호사 박준서)
【피고,상고인】 파산자 주식회사 대한상호신용금고의 파산관재인 예금보험공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푸른 담당변호사 최주현 외 8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04. 10. 26. 선고 2002나47664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파산자가 파산선고 전에 상대방과 통정한 허위의 의사표시를 통하여 가장채권을 보유하고 있다가 파산이 선고된 경우, 파산관재인은 민법 제108조 제2항의 제3자에 해당하므로 상대방이 파산관재인에게 통정허위표시임을 들어 그 가장채권의 무효임을 대항할 수 없다 할 것이지만, 위 민법 제108조 제2항과 같은 특별한 제한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채무의 소멸 등 파산 전에 파산자와 상대방 사이에 형성된 모든 법률관계에 관하여 파산관재인에게 대항할 수 없는 것은 아니라 할 것이며, 그 경우 파산자와 상대방 사이에 일정한 법률효과가 발생하였는지 여부에 대하여는 파산관재인의 입장에서 형식적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라 파산자와 상대방 사이의 실질적 법률관계를 기초로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채용 증거들에 의하여, 이삭종합건설 주식회사(이하 '이삭건설'이라 한다)가 주식회사 대한상호신용금고(이하 '대한금고'라 한다)로부터 이 사건 금원을 차용하면서, 대한금고의 대표이사 및 원고와 사이에 대출채무자의 명의만 원고로 하되 그 대출금채무에 대하여 원고에게 책임을 지우지 않기로 합의하였던 사실, 이삭건설의 이사이자 지배주주인 소외 1과 그 처인 소외 2가 이 사건 대출금채무 등의 이행을 담보하기 위하여 그들 소유의 부동산에 원고 등을 채무자로 한 근저당권을 설정해 주었는데, 대한금고가 그 부동산 중 일부에 대한 근저당권설정등기의 말소등기를 경료해 준 사실, 위 말소등기 직후 이삭건설에 부도가 발생하였고 이어서 대한금고 역시 파산선고를 받아 피고가 파산관재인으로 선임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원고는 파산관재인인 피고에 대하여는 위 통정허위표시로 대항하지 못하므로 파산재단에 속한 이 사건 대출금채무를 변제할 의무를 직접 부담하여 이를 변제할 정당한 이익이 있는 자에 해당하고, 나아가 변제할 정당한 이익이 있는 원고가 채무를 변제하는 경우에는 대한금고가 실채무자인 이삭건설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 및 이에 관한 담보권을 당연히 대위행사할 수 있을 것인데, 대한금고가 위와 같이 이 사건 대출금채무에 관한 담보권인 근저당권을 고의 또는 과실로 소멸시킴으로써 원고가 채무를 변제하더라도 근저당권을 대위할 수 없게 되었으므로, 결국 원고는 위 근저당권의 소멸로 인하여 상환을 받을 수 없는 범위에서 대한금고에 대한 채무를 면한다고 판단하였는바,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이와 같이 당사자 사이의 실질적 법률관계를 기초로 하여, 원고는 형식상으로는 이 사건 대출금채무에 대한 주채무자이지만 당사자 사이의 실질적인 관계에서는 최종적인 변제책임을 지는 주채무자가 아니라 그 채무를 변제할 경우 대한금고가 실채무자인 이삭건설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 및 이에 관한 담보권을 당연히 대위행사할 수 있는 지위에 있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통정허위표시나 민법 제481조, 제485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칙 위배, 이유모순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2.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대출절차상의 편의를 위하여 명의만을 대여한 것으로 인정되어 채무자로 볼 수 없는 경우, 그 형식상 주채무자가 실질적인 주채무자를 위하여 보증인이 될 의사가 있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형식상의 주채무자에게 실질적 주채무자에 대한 보증의 의사가 있는 것으로 볼 수는 없다( 대법원 1996. 8. 23. 선고 96다18076 판결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원고가 이 사건 대출금채무에 대하여 보증인적 지위에 있으므로 민법 제482조에 의하여 물상담보 제공자인 소외 1, 소외 2에 대한 대위권 행사의 범위가 제한되어야 하고, 따라서 그 면책범위도 제한되어야 한다는 피고의 주장에 대하여, 원고는 이 사건 대출금채무에 대하여 보증인적 지위에 있지 않다고 판단하여 이를 배척하였는바,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의사표시의 해석이나 민법 제482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고현철(재판장) 윤재식(주심) 강신욱 김영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