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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다369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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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금등 [대법원 2008. 5. 23., 선고, 2006다36981, 전원합의체 판결] 【판시사항】 신용보증기금이 상업어음할인대출을 대상으로 하는 신용보증을 하였는데, 금융기관이 할인한 어음이 사후에 상업어음이 아닌 것으로 판명된 경우 신용보증기금이 보증책임을 부담하는지 여부(한정 적극)

【판결요지】 [다수의견] 신용보증기금이 발급한 신용보증서에 신용보증 대상이 되는 ‘대출과목’이 ‘할인어음’이라고 기재되어 있는 한편, “본 보증서는 사업자등록증을 교부받은 업체 간에 당해 업체의 사업목적에 부합되고 경상적 영업활동으로 이루어지는 재화 및 용역거래에 수반하여 발행된 상업어음(세금계산서가 첨부된)의 할인에 대하여 책임을 진다”라는 내용의 특약사항이 기재되어 있는 경우, 신용보증서에 기재된 대출과목과 특약사항의 내용, 신용보증기금의 설립 취지, 신용보증이 이루어지는 동기와 경위, 신용보증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 신용보증에 의하여 인수되는 위험 및 상업어음할인대출 절차의 엄격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위 신용보증서의 상업어음할인 특약에 의해 신용보증을 한 당사자의 의사는, 금융기관이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를 다하여 정상적인 업무처리절차에 의해 상업어음인지 여부를 확인하고 상업어음할인의 방식으로 실시한 대출에 대하여 신용보증책임을 진다는 취지로 해석함이 합리적이고, 따라서 금융기관이 상업어음으로서 할인한 어음이 사후에 상업어음이 아님이 드러났다 하여도 그 할인에 의한 대출과정에서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를 다하였다면 그에 대하여는 신용보증기금이 신용보증책임을 부담한다. [대법관 김능환, 전수안의 반대의견] 상업어음할인대출의 신용보증조건에 관한 위 특약은, 금융기관이 신용보증에 기하여 어음할인을 한 대상이 상업어음이 아니라면 그 대출채무는 신용보증의 대상이 되지 아니하고 그 어음할인대출채무에 관하여는 신용보증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취지라고 볼 것이므로, 어음할인의 대상이 상업어음이 아닌 융통어음으로 판명된 때에는, 설령 금융기관이 어음할인대출 당시에 그것이 상업어음인지 여부를 조사·확인하면서 주의의무를 다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는 그 어음할인대출채무가 신용보증기금이 보증책임을 부담할 신용보증의 대상으로 될 수 없다.

【참조조문】 민법 제105조, 제428조, 신용보증기금법 제1조, 제23조, 제27조, 제29조, 제33조, 신용보증기금법 시행령 제24조의2

【참조판례】 대법원 2001. 11. 9. 선고 2000다23952 판결(공2002상, 4)(변경), 대법원 2002. 1. 22. 선고 2001다57983 판결(변경), 대법원 2003. 2. 11. 선고 2002다55953 판결(변경), 대법원 2003. 10. 10. 선고 2003다38108 판결(변경)


【전문】 【원고, 상고인】 신용보증기금 (소송대리인 경북 법무법인 담당변호사 김응문)

【원고보조참가인, 상고인】 주식회사 신한은행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담당변호사 전병하외 1인)

【피고, 피상고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06. 5. 17. 선고 2005나39541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처분문서는 그 진정성립이 인정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처분문서에 기재되어 있는 문언의 내용에 따라 당사자의 의사표시가 있었던 것으로 객관적으로 해석하여야 하고, 그 문언의 객관적인 의미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아니하거나 당사자의 일치하는 의사가 없어 당사자의 의사해석이 문제되는 경우에는 문언의 내용, 그와 같은 약정이 이루어진 동기와 경위, 약정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 논리와 경험칙에 따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 대법원 1993. 8. 24. 선고 92다47236 판결, 대법원 2007. 7. 12. 선고 2007다13640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고 신용보증기금은 이 사건 신용보증서에 의하여 소외 1 주식회사가 금융기관인 원고보조참가인에게 부담하는 채무에 대하여 신용보증을 하였고, 피고 1, 2는 원고가 원고보조참가인에게 신용보증채무를 이행할 경우 소외 1 주식회사가 원고에게 지게 되는 구상금채무에 대하여 연대보증하였는바, 원고가 발급한 이 사건 신용보증서에는 신용보증 대상이 되는 ‘대출과목’이 ‘할인어음’이라고 기재되어 있는 한편, “본 보증서는 사업자등록증을 교부받은 업체 간에 당해 업체의 사업목적에 부합되고 경상적 영업활동으로 이루어지는 재화 및 용역거래에 수반하여 발행된 상업어음(세금계산서가 첨부된)의 할인에 대하여 책임을 진다”라는 내용의 특약사항이 기재되어 있음을 알 수 있으므로, 이 사건 신용보증서에 의한 신용보증은 금융기관이 상업어음할인이라는 방법에 의하여 실시하는 대출, 즉 상업어음할인대출을 그 보증 대상으로 하는 것임은 명백하다. 위 특약에서 말하는 이른바 상업어음은 위와 같은 재화 및 용역거래에 수반하여 발행된다는 데 그 특징이 있을 뿐 형식에 있어서 다른 어음과 아무 차이가 없어 외형만으로는 이를 가려낼 수 없으므로, 금융기관으로서는 일정한 조사·확인절차를 마련하여 그에 따라 수집된 여러 자료에 의하여 할인 대상 어음이 위와 같은 거래에 수반하여 발생된 것이라고는 판단되는 경우에 이를 상업어음으로 취급하여 할인함으로써 대출을 실시하는 것이다. 이러한 어음할인대출의 구조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신용보증서가 보증 대상으로 삼는 상업어음할인대출이 오로지 진정한 상업어음의 할인에 의한 대출만을 의미하는 것인지, 아니면 어음의 발행 경위 자체를 따짐이 없이 금융기관이 소정의 조사·확인절차에 의해 상업어음으로 판단하여 실시하는 이른바 ‘상업어음할인대출’이라는 과목의 대출을 가리키는 것인지 여부가 문제될 수 있고, 이는 종국적으로 진정한 상업어음이 아닌 어음을 상업어음할인의 절차에 의해 할인받아 대출이 이루어진 경우의 위험을 금융기관 또는 원고 중 어느 쪽에 귀속시킬 것인가의 중대한 문제로서 신용보증서의 위 기재 내용이 이 점을 명백히 하고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처분문서의 해석에 관하여 앞서 설시한 법리에 따라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 논리와 경험칙에 따라 이 사건 신용보증서를 합리적으로 해석함으로써 이를 가려야 할 것이다.

2. 원래 원고는 담보능력이 미약한 기업의 채무를 보증함으로써 기업의 자금융통을 원활히 하여 국민경제의 발전을 도모하는데 기여함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으로서( 신용보증기금법 제1조), 그 설립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자금을 필요로 하는 기업에 대해 일정한 심사를 거쳐 신용보증서를 발급하여 금융기관으로 하여금 담보능력이 미약한 기업이 대출을 신청한 경우에도 별도의 담보를 요구함이 없이 신용보증서에만 의존하여 그 기업에게 대출을 시행할 수 있게 함으로써 기업의 원활한 자금융통을 지원하는 신용보증을 그 주요 업무로 하고 있다( 같은 법 제23조). 금융기관이 이 사건 신용보증 대상인 어음할인대출을 함에 있어서는 그 할인 대상 어음이 상업어음인지 여부를 조사·확인하여야 할 것인바, 상업어음이 아닌 어음을 상업어음으로 가장하는 경우 그 외관에 의해 가장 여부가 쉽게 드러나지 아니하고 금융기관의 조사·확인능력에도 한계가 있음을 감안하면, 금융기관이 상당한 주의를 하더라도 그 어음이 상업어음이 아님을 가려내지 못하는 때가 있을 것이고, 만일 금융기관이 필요한 조사·확인조치를 모두 취하였는데도 나중에 그 어음이 상업어음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는 이유로 신용보증책임을 물을 수 없게 된다면, 결국 금융기관은 그러한 위험을 피하기 위하여 신용보증제도를 기피하거나 신용보증서에 부가하여 별도의 담보제공을 요구하게 되어 신용보증제도는 담보능력이 미약한 기업의 자금융통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게 될 것이니, 이러한 결과는 원고의 설립 취지나 신용보증제도의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 것이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원고는 그 스스로 신용보증을 하고자 하는 기업의 경영상태·사업전망·신용상태 등을 공정·성실하게 조사할 의무가 있고( 같은 법 제27조), 기업의 신용도와 보증종류 등을 감안하여 보증금액에 따라 소정의 보증료를 징수하고 있으므로( 같은 법 제33조, 같은 법 시행령 제24조의2), 원고가 이러한 절차를 거쳐 신용보증을 한 이상 당해 기업에 대한 총체적인 평가에 의해 보증금액의 범위 안에서 위험을 인수하였다고 볼 여지가 있고, 또한 금융기관이 상업어음할인에 의한 대출을 실시함에 있어서는 엄격한 절차규정에 의하여 할인 대상 어음이 진정한 상업어음임을 확인하는 조치를 취하는 것이 일반화되어 있으므로, 금융기관이 상당한 주의를 기울여 이러한 절차규정에 따라 상업어음할인에 의한 대출을 실시하는 한, 원고가 부담할 신용보증책임이 신용보증제도의 목적에 부합하는 합리적인 범위를 넘어설 우려는 없다고 할 수 있다. 위와 같은 이 사건 신용보증서에 기재된 대출과목과 특약사항의 내용, 원고의 설립 취지, 신용보증이 이루어지는 동기와 경위, 신용보증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 신용보증에 의하여 인수되는 위험 및 상업어음할인대출 절차의 엄격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이 사건 신용보증서의 상업어음할인 특약에 의해 신용보증을 한 당사자의 의사는, 금융기관이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를 다하여 정상적인 업무처리절차에 의해 상업어음인지 여부를 확인하고 상업어음할인의 방식으로 실시한 대출에 대하여 신용보증책임을 진다는 취지로 해석함이 합리적이라 하겠고, 따라서 금융기관이 상업어음으로서 할인한 어음이 사후에 상업어음이 아님이 드러났다 하여도 그 할인에 의한 대출과정에서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를 다하였다면 그에 대하여는 원고가 신용보증책임을 부담한다는 취지로 해석하여야 할 것이다. 대법원은 최근, 이 사건 상업어음대출에 대한 신용보증과 취지, 내용 및 형식이 거의 동일한 기업구매자금대출에 대한 신용보증의 해석에 관한 일련의 사안에서, 금융기관이 기업구매자금대출을 한 후 그 대출한 자금이 기업구매자금이 아닌 것으로 판명된 경우에도 그 대출과정에서 통상의 주의의무를 다하였다면 원고가 보증책임을 부담한다는 취지의 판시를 계속함으로써( 대법원 2006. 3. 9. 선고 2004다67899 판결, 2006. 3. 10. 선고 2005다24349 판결, 2006. 4. 27. 선고 2006다8597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판단과 궤를 같이 하는 견해를 이미 표명한 바도 있다. 이와 달리 금융기관이 이 사건과 같은 상업어음할인 특약이 있는 신용보증서에 기하여 할인을 한 어음이 사후에 상업어음이 아닌 것으로 판명된 경우 그 어음할인대출채무에 대하여는 신용보증관계가 성립되지 아니하고, 금융기관이 어음할인대출을 할 당시 할인 대상 어음이 상업어음인지 여부에 관하여 조사하는 과정에서 주의의무 위반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원고는 신용보증책임을 부담하지 아니한다는 취지로 판단한 대법원 2001. 11. 9. 선고 2000다23952 판결, 대법원 2002. 1. 22. 선고 2001다57983 판결, 대법원 2003. 2. 11. 선고 2002다55953 판결, 대법원 2003. 10. 10. 선고 2003다38108 판결 등은 이 판결의 견해에 배치되는 범위 내에서 이를 변경하기로 한다.

3. 원심이 적법하게 확정한 사실관계에 의하면, 소외 1 주식회사가 원고와 체결한 신용보증약정에 기하여 원고로부터 상업어음할인 특약이 부가된 이 사건 신용보증서를 발급받아 금융기관인 원고보조참가인에게 제출하고, 소외 2 주식회사가 발행한 이 사건 약속어음을 이 사건 신용보증서에 기하여 원고보조참가인으로부터 할인받아 대출금을 지급받았다는 것이므로,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그 어음할인대출채무에 대하여 신용보증책임을 부담하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원고보조참가인이 위 어음할인대출 당시 이 사건 약속어음이 상업어음인지 여부를 조사·확인하는 과정에서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 위반이 없었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를 살피지 아니한 채 단지 이 사건 약속어음이 상업어음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는 이유만으로 위 어음할인대출채무에 대하여는 신용보증관계가 성립되지 아니하고 원고는 이에 대하여 신용보증책임을 부담하지 아니한다는 취지로 판단하고 말았으니,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상업어음할인 특약이 있는 신용보증서에 기한 신용보증책임의 범위와 처분문서의 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원고보조참가인의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그러므로 원고의 상고이유의 주장과 원고보조참가인의 나머지 상고이유의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이 판결에는 대법관 김능환, 대법관 전수안의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는 관여 대법관들의 의견이 일치되었다.

4. 대법관 김능환, 대법관 전수안의 반대의견은 다음과 같다. 가. 다수의견이 대전제로 내세우는 바와 같이, 처분문서는 그 진정성립이 인정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처분문서에 기재되어 있는 문언의 내용에 따라서 당사자의 의사표시가 있었던 것으로 해석하여야 한다. 이 사건 신용보증서에는 대출과목을 ‘할인어음’이라고 특정하고, “본 보증서는 사업자등록을 교부받은 업체 간에 당해 업체의 사업목적에 부합되고 경상적 영업활동으로 이루어지는 재화 및 용역 거래에 수반하여 발행된 상업어음(세금계산서가 첨부된)의 할인에 대하여 보증책임을 진다”는 내용의 특약이 있었다는 것인바, 그 특약 자체에서 상업어음의 의미를 특정하여 규정하고 있으므로 ‘상업어음’ 또는 ‘상업어음의 할인’의 의미에 관하여 다른 해석이나 의문이 있을 수 없고, 거기에 사업자등록증을 교부받은 업체 간에 당해 업체의 사업목적에 부합되고 경상적 영업활동으로 이루어지는 재화 및 용역 거래에 수반하여 발행된 ‘상업어음’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이른바 자금융통을 목적으로 하여 발행된 융통어음이나 그 융통어음의 할인이 포함되는 것으로 해석할 여지는 없다고 할 것이다. 이와 같은 신용보증서의 대출과목의 특정 및 신용보증조건에 관한 특약의 취지는, 일반적으로 융통어음은 현실적인 상거래 없이 발행된 것이어서 그 지급의 확률이 낮은 반면, 상업어음은 상품의 매매를 기초로 하고 있고 상품의 단기적인 매각으로 인하여 어음의 결제기간이 길지 않을 뿐만 아니라 어음채무자도 발행인·배서인 등 다수가 존재하는 것이 통상이어서 그 지급의 확률이 높다는 점과 어음할인의 대상이 융통어음인지 상업어음인지 여부에 따라 원고의 신용보증사고 발생률과 원고가 보증채무 이행 후 어음상의 권리를 대위행사하여 어음채무자들로부터 회수할 수 있는 채권의 비율 등에 상당한 영향을 받게 된다는 점 등을 고려하여, 보증책임을 부담하는 주채무의 내용을 특별히 상업어음의 할인으로 한정한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금융기관이 신용보증조건에 관한 특약에서 정한 신용보증조건을 충족하기 위하여 어음할인의 대상이 상업어음인지 여부를 확인할 필요성은 주채무인 대출채무의 성립단계에서 요구되는 것이다. 그 결과, 금융기관은 어음할인의 대상인 상업어음이 부도 처리되는 등으로 채권을 회수하지 못할 위험에 대비하기 위하여 상업어음할인에 대하여 보증을 요구하는 것이지 그 할인의 대상인 어음이 상업어음 아닌 융통어음일 위험에 대비하기 위하여 보증을 요구하는 것이라고는 할 수 없으며, 원고 역시 후자의 위험이 아닌 전자의 위험에 한정하여 이를 인수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신용보증조건에 관한 특약은, 금융기관이 신용보증에 기하여 어음할인을 한 대상이 상업어음이 아니라면 그 대출채무는 신용보증의 대상이 되지 아니하고, 그 어음할인대출채무에 관하여는 신용보증관계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취지라고 볼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어음할인의 대상이 상업어음이 아닌 융통어음으로 판명된 때에는, 설령 금융기관이 어음할인대출 당시에 그것이 상업어음인지 여부를 조사·확인하면서 주의의무를 다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는 그 어음할인대출채무가 원고가 보증책임을 부담할 신용보증의 대상으로 될 수 없다고 할 것이고, 이는 처분문서인 이 사건 신용보증서상의 신용보증조건에 관한 특약을 앞서와 같이 문리해석한 데 따른 당연한 논리적 귀결이다. 다수의견은 이와는 달리, ‘상업어음’ 또는 ‘상업어음의 할인‘의 객관적 의미가 명백하지 않다는 것을 전제로 하여 처분문서에 의하지 아니한 경우의 법률행위 해석론을 원용하고 있으나, 그 전제가 잘못된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나. 금융기관이 필요한 조사·확인 조치를 다하였는데도 나중에 할인어음이 상업어음이 아닌 것으로 밝혀지는 경우에 신용보증책임을 물을 수 없게 되는 결과로 된다고 하여 그것이 과연 원고의 설립 취지나 신용보증제도의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할 수 있는지도 의문이다.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신용보증의 대상이 상업어음의 할인으로 특정되어 있고 그 의미·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한 이상, 그리고 신용보증서에서 금융기관에 대하여 어떤 주의의무를 부과하고 있는 것도 아니고 그 주의의무를 다하는 것을 면책사유로 규정하고 있는 것도 아닌 이상, 할인 대상 어음이 상업어음인지 여부를 금융기관이 조사·확인하는 것은 그 어음이 융통어음인 경우에는 원고에 대한 보증채권을 취득하지 못하게 되는 위험을 스스로 회피하기 위한 것일 뿐이다. 한편, 신용보증기금법상 원고의 기본재산은 금융기관 및 기업 등의 출연금 이외에 정부의 출연금을 재원으로 하여 조성한다고 규정되어 있는 점에 비추어 원고의 보증책임의 요건을 엄격히 제한하는 것은 원고의 기본재산의 충실화를 꾀하는 데에 보탬이 될 것이다. 융통어음에 대하여 원고가 보증책임을 지지 아니한다고 보는 경우에는 금융기관이 신용보증제도의 이용을 기피하여 담보능력이 미약한 기업에 대한 자금융통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아니할 우려가 전혀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이는 신용보증조건에 관한 특약의 내용을 변경하거나 개정하는 방법으로 극복되어야 할 문제일 뿐이다. 상업어음 또는 상업어음할인의 의미·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한데도 불구하고 거기에 일정한 범위의 융통어음 또는 융통어음할인이 포함되는 것으로 변경하여 해석하는 것은, 금융기관을 보다 두텁게 보호하는 방안이 될 수 있을런지 모르지만, 다른 측면에서는 상업어음에 융통어음은 포함되지 아니하는 것으로 믿고서 신용보증을 한 원고 또는 이 사건의 피고들처럼 주채무자가 원고에게 부담하는 구상금채무에 대하여 연대보증한 사람들의 합리적인 기대에 반하여 당초 예상하지 아니하던 채무에 대해서까지 책임을 지게 함으로써 그들에게 불의타를 가하는 결과로 될 것이다.

다. 한편, 기업구매자금대출에 대한 신용보증에 있어서는 ‘기업구매자금대출’을 “금융기관이 사업자등록증을 교부받은 업체 간의 거래와 관련하여 그 업체의 사업목적에 부합하는 경상적 영업활동으로써 재화 및 용역을 구매하는 업체에 대하여 취급한 대출을 말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어 그 의미·내용이 일의적으로 명확하다고 할 수 없는 등으로 이 사건 상업어음할인대출과는 동일하게 취급할 수 없는 측면이 있으므로, 양자의 해석론이 반드시 동일하여야 하는 것이라고도 할 수 없다.

라. 결국 다수의견은, ‘상업어음’ 또는 ‘상업어음의 할인’의 의미가 명백하지 아니하다는 것을 전제로 하여, 이 사건 신용보증조건에 관한 특약에 “금융기관이 주의의무를 다하였음에도 융통어음임을 알아채지 못한 채 이를 상업어음으로 잘못 알고 어음할인을 한 경우에도 원고가 보증책임을 진다”는 뜻이 포함된 문구가 추가되어 있다고 가정하여 해석하는 것에 다름 아니고, 이는 다수의견이 그 논리전개의 출발점으로 삼고 있는 처분문서의 해석 원칙과는 부합되지 아니하는 것임이 분명하다. 오히려, 앞서의 논의를 통하여 분명해진 바와 같이, 이 사건 상업어음할인 특약이 종전과 다름이 없고 특별히 다른 문구가 추가된 것도 아닌 이상, 종래 대법원이 여러 차례 표명한 견해, 즉 “이 사건 신용보증조건에 관한 특약은 그 문언상 보증책임을 부담하는 주채무의 내용을 한정하는 취지로 되어 있고 달리 대출 금융기관이 보증채무의 성립 후에 취하여야 할 조치나 의무에 관한 것은 아니며, 대출 금융기관의 입장에서 이 사건 특약을 준수하기 위하여 상업어음인지를 확인할 필요성은 주채무인 대출채무의 성립 단계에서 요구되는 것일 뿐이지 그 성립 후에 어떠한 조치나 의무의 이행이 필요한 것은 아니므로, 이 사건 특약은 대출 금융기관이 이 사건 신용보증에 기하여 어음할인대출을 한 어음이 상업어음이 아니라면 그 대출채무는 이 사건 신용보증의 대상이 아니고, 따라서 그 대출채무에 관하여는 신용보증관계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취지”라고 보아 온 견해는 여전히 타당하여 그대로 유지되어야 한다. 같은 취지에서 나온 원심판결은 정당하고, 이에 반하는 취지의 상고이유의 주장은 받아들일 것이 아니다. 이상과 같은 이유로 다수의견에 찬성할 수 없으므로 이를 밝혀 둔다.


재판관 이용훈(재판장) 고현철 김영란 양승태(주심) 김황식 박시환 김지형 이홍훈 박일환 김능환 전수안 안대희 차한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