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다492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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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배상(기) [대법원 2008.9.25, 선고, 2006다49284, 판결] 【판시사항】 광산에서 금광의 탐광 및 채광을 위한 굴진공사를 계속 진행할 경우 인근 주민들에게 수인한도를 넘는 환경침해가 발생할 개연성이 있고, 그 침해이익이 생명, 건강 기타 금전으로 배상하기 어려운 생활상 이익에 관한 것이므로, 위 주민들은 토지 소유권 및 환경권에 기초하여 굴진공사의 중지와 금지를 청구할 권리가 있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민법 제214조, 제217조, 헌법 제35조

【전문】 【원고, 피상고인 겸 상고인】 【피고, 상고인 겸 피상고인】 【원심판결】 대전고법 2006. 6. 21. 선고 2002나6362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들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대전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원고의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고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판결에서 채용하고 있는 증거들을 종합하여 그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원고가 충북 음성군 금왕읍에 있는 이 사건 광산( ○○광산)에서 금광의 탐광 및 채광을 위한 굴진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고 한다)를 계속 진행할 경우, ○○광산 지하를 통과하는 지하수가 고갈되고, 이로 인하여 인근 토지가 침하되며, 지하수와 토양이 심하게 오염될 가능성에 대한 충분한 개연성이 인정되고, 이러한 환경침해가 발생할 경우 ○○광산 이웃 토지 소유자이거나 근접 토지 거주자들은 종전부터 향유하고 있던 자연환경 및 생활환경에 대하여 수인한도를 넘는 침해가 발생하며, 또 그 침해되는 환경적 이익이 그들의 생명, 건강 기타 금전으로 배상하기 어려운 생활상의 이익에 관련된 것임이 충분히 증명되었으므로 피고들을 포함한 인근 주민들은 토지 소유권 및 환경권에 기초하여 이 사건 공사의 중지와 금지를 청구할 권리가 있다고 판단하고, 따라서 원고에게 이 사건 공사를 계속할 권리가 있는데 그 권리가 피고들의 공사방해행위로 인하여 침해되었음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재산적 손해에 대한 배상청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관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과 판단은 모두 옳고, 거기에 채증법칙 위배 또는 손해배상책임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2. 피고들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원심이 이 사건 손해배상책임의 발생과 관련하여 그 판결에서 채용하고 있는 증거들을 종합하여 인정한 피고들의 공사방해 행위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즉, 피고들은 이 사건 광산 부근인 충북 음성군 맹동면 및 금왕읍에 거주하는 지역 주민들로서 이 사건 공사가 시작될 무렵 이 사건 공사로 인하여 지하수 유독물질 오염, 지하수 고갈, 지표수 유독물질 오염 등의 환경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 원고 주식회사 광산개발저지투쟁위원회(이하 ‘투쟁위원회’라고 한다)”를 조직하였고 투쟁위원회에서 피고 1은 상임추진위원장, 피고 2는 추진위원장 겸 집행위원장, 피고 3은 추진위원장, 피고 4는 집행위원장, 피고 5, 6, 7, 8, 12, 13은 각 고문으로 핵심간부진이며, 피고 9, 10은 복지재단인 ‘ △△△’의 신부, 피고 11은 ‘ △△△’의 수녀로서 투쟁위원회의 직책을 맡지는 않았으나 투쟁위원회의 활동을 주도하였는바, 피고들은 ① 2000. 12. 28., ② 2001. 1. 6., ③ 2001. 1. 11.( 피고 1, 4, 5, 12), ④ 2001. 1. 30.( 피고 1, 4, 5, 9, 10, 11), ⑤ 2001. 5. 30.( 피고 1, 12), ⑥ 2001. 6. 20. ~ 6. 21.( 피고 4, 10, 11, 12), ⑦ 2002. 5. 24.( 피고 4, 5, 10, 11, 소외 1)에 각각 그 판시와 같은 폭력적인 방법으로 원고의 이 사건 공사를 방해하고, 또한 그 판시와 같은 허위사실 적시 및 모욕적 방법에 의하여 원고 회사의 신용과 명예를 훼손하였다. 원심은 위와 같은 인정 사실을 전제로, 피고들은 원고 회사의 이 사건 공사를 막기 위하여 장기간에 걸쳐 폭력적인 방법으로 차량 또는 직원들의 출입을 방해하고, 여러 차례 원고 회사의 직원들에게 폭력을 행사하였으며, 사무실의 창문 등 시설을 손괴하였고, 허위의 사실이나 모욕적 표현으로 원고 회사의 명예 또는 신용을 훼손하였으며, 특히 법원의 공사방해금지가처분결정이 내려졌음에도 불구하고 폭력적 방법에 의한 공사방해행위가 계속되었는바, 이러한 피고들의 행위는 불법행위에 해당하고, 따라서 피고들은 각자 원고에게 위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금(위자료)으로 3,000만 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나.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인정과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원심이 피고들의 위와 같은 공사방해 행위 및 원고 회사의 신용과 명예에 대한 훼손행위를 인정하면서 인용하고 있는 증거들을 살펴보면, 피고 1, 12 등에 대한 청주지방법원 충주지원 2001고단528호 업무방해 등 형사사건의 공소장 및 수사기록(갑 제44호증의 1 내지 27, 기록 831쪽 이하), 피고 4, 9, 10, 11 등에 대한 청주지방법원 충주지원 2003고합40 업무방해, 명예훼손 등 사건에서 2005. 10. 20. 선고된 미확정 형사판결(을 제102호증, 기록 4556쪽) 외에는 소외 2의 진술서(갑 제17호증, 기록 278쪽), 소외 3의 증인진술서(갑 제43호증, 기록 820쪽) 정도가 있을 뿐이다. 관련 형사판결에서의 사실판단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민사재판에서 유력한 증거가 되는 것은 물론이나, 민사재판에서 제출된 다른 증거내용에 비추어 형사판결의 증거판단을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될 경우에는 법원이 이를 배척할 수 있는바[ 대법원 1996. 10. 25. 선고 95다1835, 1842(반소) 판결 참조], 원심이 배척하지 않은 증거들에 의하더라도, ① 2000. 12. 28.의 업무방해 부분과 관련하여, 투쟁위원회가 결성된 것은 2001. 1. 5.이어서, 2000. 12. 28. 당시에는 투쟁위원회가 결성되지 않은 사실, 원고의 작업일보에 당일 ○○광산에서는 정상적으로 조업이 이루어진 것으로 적혀 있어[을 제110호증의 131(기록 5163쪽), 을 제111호증의 33(기록 5199쪽)] 마을주민들 중 일부가 갱구 앞에 드러눕는 등의 물리적 행동을 하였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② 그 이후의 업무방해 부분과 관련하여 보더라도, 2001. 1. 30.의 충돌은 주민들이 이 사건 광산개발을 감시하기 위한 초소용으로 설치해 놓은 컨테이너를 원고 회사 측에서 갑자기 뒤집어 놓자 주민들이 이에 항의하는 과정에서, 2001. 6. 20.과 같은 달 21일의 충돌은 원고가 예고 없이 화약을 이용하여 발파작업을 하거나 굴진 작업을 재개함으로써 주민들이 이에 항의하는 과정에서, 2002. 5. 24.의 충돌은 원고가 갑자기 위 컨테이너를 수거하는 등의 행위를 하여 투쟁위원회에서 수동적으로 이에 대처하는 과정에서 각 우발적으로 발생한 것이어서, 피고들이 시위에 참여한 주민들과 사전에 시위에 관하여 공모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2001. 1. 30. 시위의 경우 피고 11은 09:00경 △△△를 출발하여 서울에 출장을 다녀왔고, 피고 4, 9, 10 등은 물론 △△△ 피수용자들도 ○○광산의 시위현장에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들이 그날의 시위를 주도하였다고 볼 수 없는 등[을 제75호증의 1(기록 4286쪽), 을 제77호증(기록 4334쪽), 을 제78호증(기록 4351쪽)] 피고들 중 상당수는 원심이 판시한 위 각 시위현장에 실제로 참여하지 아니한 점(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들이 투쟁위원회의 핵심간부진이라는 등의 이유만으로 구체적인 실행행위의 분담에 관한 증거도 없이 피고들이 모든 방해행위에 가담한 것처럼 판단한 것은 잘못이다), ③ 피고들이 유인물, 인터넷 홈페이지, 출판물 등을 통하여 적시한 사실 중에는 비록 일부 추측에 기초하거나 어느 정도 감정이 섞인 과장된 표현 부분이 있기는 하나, 원고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전체적으로 대부분의 사실은 신빙성 있는 객관적인 근거자료에 기초한 것으로서 진실한 사실이고 일부 추측에 따른 표현 부분도 그와 같이 추측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인정되며, 또한 피고들이 적시한 사실들은 대부분 이 사건 공사로 인한 환경침해와 이를 막기 위해 주의를 환기하는 내용으로서 이와 같은 사실의 적시는 오로지 공익을 위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는 점(피고들이 원고 회사의 신용과 명예를 훼손하였다는 불법행위가 인정되지 아니한다면, 피고들의 일부 공사방해 행위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이로 인하여 원고 회사가 정신적 손해를 입었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등을 알 수 있는바(더욱이 위 청주지방법원 충주지원 2003고합40 형사판결은 항소심에서 번복되어 관련 피고들에 대한 공소사실의 대부분에 대하여 무죄가 선고되었고, 그 무죄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 미확정 형사판결 등만을 근거로 피고들이 그 판시와 같이 원고의 이 사건 공사를 방해하고 원고 회사의 신용과 명예를 훼손하였다고 단정하고 나아가 피고들이 각자 원고에게 위와 같은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금(위자료)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채증법칙을 위반하고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였으며 정신적 손해로 인한 손해배상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 론 그러므로 피고들의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 중 피고들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원고의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능환(재판장) 양승태 박시환(주심) 박일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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