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도8376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집단·흉기등상해) [대법원 2008. 9. 11., 선고, 2006도8376, 판결] 【판시사항】 [1] 형법 제39조 제1항이 경합범 중 판결을 받지 아니한 죄에 대하여 “그 죄와 판결이 확정된 죄를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 형평을 고려하여” 형을 선고한다고 정한 취지
[2] 형법 제37조 후단 경합범의 선고형을 정하는 법원이 갖는 재량의 범위
[3] 무기징역의 판결이 확정된 죄와 형법 제37조 후단 경합범의 관계에 있는 죄에 대하여 공소가 제기된 경우, 형을 필요적으로 면제하여야 하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1]
형법 제39조 제1항이
형법 제37조의 후단 경합범과 전단 경합범 사이에 처벌의 불균형이 없도록 하고자 하면서도, 경합범 중 판결을 받지 아니한 죄가 있는 때에는 “그 죄와 판결이 확정된 죄를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 형평을 고려하여” 판결을 받지 아니한 죄에 대하여 형을 선고한다고 정한 취지는, 두 죄에
형법 제38조를 적용하여 산출한 처단형의 범위 내에서 전체형을 정한 다음 그 전체형에서 판결이 확정된 죄에 대한 형을 공제한 나머지를 판결을 받지 아니한 죄에 대한 형으로 선고하거나, 두 죄에 대한 선고형의 총합이 두 죄에 대하여
형법 제38조를 적용하여 산출한 처단형의 범위 내에 속하도록 형을 선고하는 방법으로 전체형을 정하거나 처단형의 범위를 제한하게 되면, 이미 판결이 확정된 죄에 대하여 일사부재리 원칙에 반할 수 있고, 먼저 판결을 받은 죄에 대한 형이 확정됨에 따라 뒤에 판결을 선고받는 후단 경합범에 대하여 선고할 수 있는 형의 범위가 지나치게 제한되어 책임에 상응하는 합리적이고 적절한 선고형의 결정이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될 우려가 있음을 감안한 것이다.
[2] 형법 제37조의 후단 경합범에 대하여 심판하는 법원은 판결이 확정된 죄와 후단 경합범의 죄를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 형평을 고려하여 후단 경합범의 처단형의 범위 내에서 후단 경합범의 선고형을 정할 수 있는 것이고, 그 죄와 판결이 확정된 죄에 대한 선고형의 총합이 두 죄에 대하여 형법 제38조를 적용하여 산출한 처단형의 범위 내에 속하도록 후단 경합범에 대한 형을 정하여야 하는 제한을 받는 것은 아니며, 후단 경합범에 대한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할 것인지는 원칙적으로 그 죄에 대하여 심판하는 법원이 재량에 따라 판단할 수 있다.
[3] 무기징역에 처하는 판결이 확정된 죄와 형법 제37조의 후단 경합범의 관계에 있는 죄에 대하여 공소가 제기된 경우, 법원은 두 죄를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 형평을 고려하여 후단 경합범에 대한 처단형의 범위 내에서 후단 경합범에 대한 선고형을 정할 수 있고, 형법 제38조 제1항 제1호가 형법 제37조의 전단 경합범 중 가장 중한 죄에 정한 처단형이 무기징역인 때에는 흡수주의를 취하였다고 하여 뒤에 공소제기된 후단 경합범에 대한 형을 필요적으로 면제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
【참조조문】
[1]
형법 제37조,
제38조,
제39조 제1항
[2]
형법 제37조,
제38조,
제39조 제1항
[3]
형법 제37조,
제38조,
제39조 제1항
【전문】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박정현 (국선)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06. 11. 2. 선고 2006노2161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형법 제37조는 ‘판결이 확정되지 아니한 수개의 죄’(아래에서는 ‘전단 경합범’이라 한다) 또는 ‘금고 이상의 형에 처한 판결이 확정된 죄와 그 판결확정 전에 범한 죄’(아래에서는 ‘후단 경합범’이라 한다)를 경합범으로 하고, 제38조 제1항에서 전단 경합범을 그 처단형에 따라 흡수주의( 제1호 : 가장 중한 죄에 정한 처단형이 사형 또는 무기징역이나 무기금고인 때), 가중주의( 제2호), 병과주의( 제3호)에 따라 처벌하도록 한 다음, 제39조 제1항에서 “경합범 중 판결을 받지 아니한 죄가 있는 때에는 그 죄와 판결이 확정된 죄를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 형평을 고려하여 그 죄에 대하여 형을 선고한다. 이 경우 그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형법 제39조 제1항이 후단 경합범과 전단 경합범 사이에 처벌의 불균형이 없도록 하고자 하면서도, 경합범 중 판결을 받지 아니한 죄가 있는 때에는 “그 죄와 판결이 확정된 죄에 형법 제38조를 적용하여 산출한 처단형의 범위 내에서 전체형을 정한 다음 그 전체형에서 판결이 확정된 죄에 대한 형을 공제한 나머지를 판결을 받지 아니한 죄에 대한 형으로 선고한다.”거나 “그 죄와 판결이 확정된 죄에 대한 선고형의 총합이 두 죄에 대하여 형법 제38조를 적용하여 산출한 처단형의 범위 내에 속하도록 판결을 받지 아니한 죄에 대한 형을 선고한다.”고 하지 않고, “그 죄와 판결이 확정된 죄를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 형평을 고려하여” 판결을 받지 아니한 죄에 대하여 형을 선고한다고 정한 취지는, 위와 같은 방법으로 전체형을 정하거나 처단형의 범위를 제한하게 되면, 이미 판결이 확정된 죄에 대하여 일사부재리 원칙에 반할 수 있고, 먼저 판결을 받은 죄에 대한 형이 확정됨에 따라 뒤에 판결을 선고받는 후단 경합범에 대하여 선고할 수 있는 형의 범위가 지나치게 제한되어 책임에 상응하는 합리적이고 적절한 선고형의 결정이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될 우려가 있음을 감안한 것이다.
따라서 후단 경합범에 대하여 심판하는 법원은 판결이 확정된 죄와 후단 경합범의 죄를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 형평을 고려하여 후단 경합범의 처단형의 범위 내에서 후단 경합범의 선고형을 정할 수 있는 것이고, 그 죄와 판결이 확정된 죄에 대한 선고형의 총합이 두 죄에 대하여 형법 제38조를 적용하여 산출한 처단형의 범위 내에 속하도록 후단 경합범에 대한 형을 정하여야 하는 제한을 받는 것은 아니며, 후단 경합범에 대한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할 것인지는 원칙적으로 그 죄에 대하여 심판하는 법원이 재량에 따라 판단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무기징역에 처하는 판결이 확정된 죄와 후단 경합범의 관계에 있는 죄에 대하여 공소가 제기된 경우에도 법원은 두 죄를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 형평을 고려하여 후단 경합범에 대한 처단형의 범위 내에서 후단 경합범에 대한 선고형을 정할 수 있고, 형법 제38조 제1항 제1호가 전단 경합범 중 가장 중한 죄에 정한 처단형이 무기징역인 때에는 흡수주의를 취하였다고 하여 뒤에 공소제기된 후단 경합범에 대한 형을 필요적으로 면제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
만약, 무기징역에 처하는 판결이 확정된 죄와 후단 경합범의 관계에 있는 죄에 대한 형은 필요적으로 면제하여야 한다면, 판결이 확정된 죄의 법정형은 사형 또는 무기징역이었으나 그 판결 당시에는 무기징역이 적절한 양형으로 판단되어 무기징역을 선택하여 선고하였던 것인데 후단 경합범의 법정형에는 사형이 포함되어 있지 않지만 중대한 범죄로서 죄질과 범정이 무거워 이들을 동시에 판결한다면 판결이 확정된 죄의 법정형 중 사형을 선택하여 선고하는 것이 책임에 상응하는 양형으로 평가되는 경우에도 후단 경합범에 대한 형을 면제하여야만 하는지(이 경우, 후단 경합범에 대하여 그 법정형이 아닌 사형을 선고할 수 없음은 분명하다), 무기징역에 처하는 판결이 확정된 죄의 법정형에는 사형이 포함되어 있지 않았는데 후단 경합범의 법정형에는 사형이 포함되어 있고 이들을 동시에 판결한다면 사형을 선택하여 선고하는 것이 책임에 상응하는 양형으로 평가되는 경우에도 역시 후단 경합범에 대한 형을 면제하여야만 하는 것인지 등과 같이 책임에 상응하는 합리적이고 적절한 선고형의 결정이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되는 상황을 초래하게 된다. 형법 제39조 제1항이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 형평을 고려하여’라는 문구를 통하여 법원으로 하여금 합리적이고 적절한 선고형을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유연한 입법 형식을 취한 것은 바로 위와 같은 상황이 초래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같은 취지에서, 무기징역에 처하는 판결이 확정된 죄와 후단 경합범의 관계에 있는 이 사건 죄에 대하여 두 죄를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 형평을 고려하여 후단 경합범의 처단형 범위 내에서 선고형을 정한 제1심을 유지한 원심의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형법 제39조 제1항의 해석·적용에 관하여 법령을 위반한 위법은 없다.
2. 피고인이 제1심 유죄판결에 대하여 양형부당만을 항소이유로 내세워 항소하였다가 항소가 기각된 경우 범행 당시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다는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에 해당하지 않고, 10년 미만의 징역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는 형의 양정이 부당하다는 사유 역시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3. 그러므로 피고인의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능환(재판장) 양승태 박시환(주심) 박일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