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헌마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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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법 제73조 제5항 등 위헌확인 [전원재판부 2006헌마352, 2008. 11. 27.] 【판시사항】 1. 한국방송광고공사와 이로부터 출자를 받은 회사가 아니면 지상파방송사업자에 대해 방송광고 판매대행을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는 구 방송법 제73조 제5항(2000. 1. 12. 법률 제6139호로 폐지ㆍ제정되고, 2007. 1. 26. 법률 제8301호로 일부 개정되기 전의 것) 및 구 방송법시행령 제59조 제3항(2000. 3. 13. 대통령령 제16751호로 폐지ㆍ제정되고, 2007. 8. 7. 대통령령 제2021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법 및 시행령 규정을 합하여 ‘이 사건 규정’이라 한다)이 방송광고판매대행업자인 청구인의 직업수행의 자유와 평등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적극) 2. 이 사건 규정과 거의 유사한 내용을 담고 있는 방송법 제73조 제5항(2007. 1. 26. 법률 제8301호로 개정된 것) 및 방송법시행령 제59조 제5항(2007. 8. 7. 대통령령 제20219호로 개정된 것)도 함께 심판대상에 포함시켜 판단하고 현행법령에 대해서는 계속적용을 명한 사례 【결정요지】 1. 이 사건 규정은 지상파 방송광고 판매대행 시장에 제한적 경쟁체제를 도입함과 동시에 방송의 공정성과 공익성, 그리고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 한국방송광고공사와 이로부터 출자를 받은 회사에게만 지상파 방송광고 판매대행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한국방송광고공사가 지상파 방송광고 판매대행을 할 수 있도록 출자를 한 회사는 한 곳도 없어 여전히 한국방송광고공사의 독점체제가 유지되고 있는바, 이는 지상파 방송광고 판매대행 시장에 제한적으로라도 경쟁체제를 도입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또한 입법자는 지상파 방송광고 판매대행사업을 일정한 요건을 갖춘 업체에 한하여 허가제로 한다든지, 방송사의 출연금으로 기금을 조성하여 공공성이 높은 프로그램제작에 보조금을 지급한다든지 하는 등의 방법으로 이 사건 규정의 입법목적을 달성하면서도 기본권 침해를 최소화시킬 수 있으나 입법자는 한국방송광고공사와 이로부터 출자를 받은 회사에 대해서만 지상파 방송광고 판매대행을 허용하고 있을 뿐이다. 결국 이 사건 규정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청구인의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고 할 것이다. 한편, 이 사건 규정의 입법목적 달성은 지상파 방송광고 판매대행사에 공적 부분의 출자가 있었는지 등의 여부를 불문하고 실질적인 경쟁관계를 형성하면서 방송의 공공성이나 다양성 등을 제고하기 위한 실질적인 제도를 구축하고 있는지 여부에 달려 있다고 할 것인데, 이 사건 규정은 단지 지상파 방송광고 판매대행사를 한국방송광고공사와 이로부터 출자를 받은 회사로 한정하고 있는바, 이는 차별목적과 수단 사이에 비례성을 상실한 것으로서 청구인의 평등권을 침해하는 것이라 할 것이다. 2. 이 사건 구 방송법 규정과 구 방송법시행령 규정은 개정이 이루어졌으나 개정된 규정들과 구 방송법령 규정 사이에는 본질적인 차이가 없으므로 위헌결정의 실효성을 담보하고, 법질서의 정합성과 소송경제를 위하여 개정된 방송법 제73조 제5항과 방송법시행령 제59조 제5항에 대해서도 이 사건 규정과 함께 위헌을 선언한다. 다만 이 사건 심판대상 규정들에 대해 단순위헌결정을 하여 당장 그 효력을 상실시킬 경우 지상파 방송광고 판매대행을 규제하는 근거 규정이 사라지게 되므로 헌법불합치결정을 하기로 하는바, 방송법 제73조 제5항과 방송법시행령 제59조 제5항은 그 위헌성이 제거될 때까지 잠정적으로 적용되어야 하고, 늦어도 2009. 12. 31.까지는 개정을 하여야 할 것이다. 재판관 이공현의 단순위헌의견 이 사건 심판대상 규정들에 대해 단순위헌 결정을 한다고 하더라도 지상파 방송광고 외의 다른 방송광고의 예에 비추어보면, 민영 방송광고 판매대행업자의 수의 증가나 그들 상호간의 경쟁 등이 방송의 공공성, 공익성 등을 결정적으로 훼손시키고, 법치국가적 법적 안정성을 심각하게 저해하는 결과를 가져오리라고는 생각되지 아니하므로 이 사건 심판대상규정들에 대해서는 단순위헌을 선고하여야 한다. 재판관 조대현의 전부위헌의견 방송법 제73조 제5항은 지상파 방송광고 판매를 대행사에게 위탁하도록 강제하는 부분<위탁강제제도>과 지상파 방송광고 판매를 대행하는 자격을 제한하는 부분<대행제한제도>을 함께 규정하고 있는데, 다수의견은 대행제한부분만 심판대상으로 삼아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한다고 판단하고 있지만, 위탁강제부분도 대행제한부분과 함께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하므로 이 모두에 대해 판단하고 모두에 대해 전부위헌을 선언하여야 한다. 재판관 이동흡의 일부각하, 일부위헌의견 구 방송법 제73조 제5항은 지상파 방송광고 판매대행사의 허용범위를 한국방송광고공사 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방송광고판매대행사로 규정하고 있을 뿐이므로, 법률조항 자체는 방송광고 판매대행업자인 청구인에 대하여 직접 어떠한 자유의 제한, 의무의 부과, 권리 또는 법적 지위의 박탈도 가져오지 않는다. 따라서 이 부분 심판청구는 직접성 요건이 결여되어 부적법하다. 한편, 구 방송법시행령 제59조 제3항은 한국방송광고공사의 경쟁업체를 한국방송광고공사가 출자한 회사로 규정함으로써 여전히 지상파 방송광고 판매대행에 있어 한국방송광고공사의 독점체제가 유지되도록 하고 있는바, 이는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한다. 【심판대상조문】 구 방송법(2000. 1. 12. 법률 제6139호로 폐지ㆍ제정되고, 2007. 1. 26. 법률 제8301호로 일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73조(방송광고 등) ①∼④ 생략 ⑤ 지상파방송사업자는 한국방송광고공사 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방송광고판매대행사가 위탁하는 방송광고물 이외에는 방송광고를 할 수 없다. 다만, 대통령령이 정하는 방송광고에 대하여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방송법(2007. 1. 26. 법률 제8301호로 개정된 것) 제73조(방송광고 등) ①∼④ 생략 ⑤ 지상파방송사업자(지상파방송사업자와 방송채널사용계약을 체결하고 그 채널을 사용하여 지상파방송을 하는 방송채널사용사업자를 포함한다)는 한국방송광고공사 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방송광고판매대행사가 위탁하는 방송광고물 이외에는 방송광고를 할 수 없다. 다만, 대통령령이 정하는 방송광고에 대하여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구 방송법시행령(2000. 3. 13. 대통령령 제16751호로 폐지ㆍ제정되고, 2007. 8. 7. 대통령령 제2021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9조(방송광고) ①∼② 생략 ③ 법 제73조 제5항 본문에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방송광고판매대행사"라 함은 방송광고판매대행을 위하여 설립된 주식회사로서 한국방송광고공사가 출자한 회사를 말한다. ④ 생략 방송법시행령(2007. 8. 7. 대통령령 제20219호로 개정된 것) 제59조(방송광고) ①∼④ 생략 ⑤ 법 제73조 제5항 본문에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방송광고판매대행사"라 함은 방송광고판매대행을 위하여 설립된 주식회사로서 한국방송광고공사가 출자한 회사를 말한다. ⑥ 생략 【참조조문】 헌법 제11조, 제15조, 제37조 제2항 구 방송법 제108조(과태료) ①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자는 3천만 원 이하의 과태료에 처한다. 1.∼9. 생략 10. 제73조 제1항ㆍ제2항ㆍ제4항 또는 제5항의 규정에 위반하여 방송광고를 한 자 11.∼27 생략 ②∼⑤ 생략 한국방송광고공사법 제1조(목적) 이 법은 한국방송광고공사를 설립하여 공공에 봉사하는 방송광고질서를 정립하고 국민의 건전한 문화생활과 방송문화의 발전 및 방송광고진흥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 한국방송광고공사법 제2조(법인격) 한국방송광고공사(이하 "공사"라 한다)는 무자본특수법인으로 한다. 한국방송광고공사법 제18조(재원) 공사의 재원은 제19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한 방송광고물의 수탁수수료, 사업수익금 및 기타 수입금으로 충당한다. 한국방송광고공사법 제19조(방송광고물의 수탁수수료등) ① 공사가 위탁한 광고물을 방송한 지상파방송 사업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일정률에 해당하는 금액을 광고물의 수탁수수료로 공사에 납부하여야 한다. ② 공사는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수탁수수료중 정관이 정하는 일정률을 광고주를 대행하여 당해 방송광고물을 공사에 의뢰한 광고회사에 대하여 수수료로 지급하여야 한다. ③ 공사의 운영경비는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수탁수수료에서 충당하되, 그 운영경비는 필요한 최소한의 금액이어야 한다. 【참조판례】 헌재 1998. 2. 27. 96헌바2, 판례집 10-1, 118, 124-125 헌재 1999. 12. 23. 98헌마363, 판례집 11-2, 770, 787 헌재 2002. 2. 28. 99헌바117, 판례집 14-1, 118, 124 헌재 2008. 7. 31. 2004헌마1010, 공보 142, 1097, 1105 【전문】 【당 사 자】


청 구 인 주식회사 ○○커뮤니케이션

대표이사 이○섭

대리인 법무법인 정평

담당변호사 박연철 외 3인

【주 문】


1. 방송법 제73조 제5항(2000. 1. 12. 법률 제6139호로 폐지ㆍ제정되고, 2007. 1. 26. 법률 제8301호로 일부 개정되기 전의 것) 및 방송법시행령 제59조 제3항(2000. 3. 13. 대통령령 제16751호로 폐지ㆍ제정되고, 2007. 8. 7. 대통령령 제2021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은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한다.

2. 방송법 제73조 제5항(2007. 1. 26. 법률 제8301호로 개정된 것) 및 ‘방송법 시행령’ 제59조 제5항(2007. 8. 7. 대통령령 제20219호로 개정된 것)은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한다.

3. 위 제2항 규정들은 2009. 12. 31.을 시한으로 개정될 때까지 계속 적용된다.

【이 유】


1. 사건의 개요와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청구인은 국내외 지상파 방송광고 판매대행 사업 및 국내외 CATV, 위성방송, DMB 등의 방송광고 판매대행 사업 등을 목적으로 2006. 2. 7. 설립된 주식회사로서 현재 CATV나 위성방송, DMB 등에 대하여 방송광고 판매대행 사업을 하고 있다.

그런데 방송법 제73조 제5항은, 지상파 방송사업자는 한국방송광고공사 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방송광고 판매대행사가 위탁하는 방송광고물 이외에는

방송광고를 할 수 없도록 하고 있고, 방송법시행령 제59조 제3항에서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방송광고 판매대행사를 방송광고 판매대행을 위하여 설립된 주식회사로서 한국방송광고공사가 출자한 회사로 한정하고 있다. 따라서 한국방송광고공사의 출자 없이 설립된 청구인 회사는 위 방송법 조항과 시행령 조항에 의해 지상파방송사에는 방송광고 판매대행 사업을 할 수 없다. 이에 청구인은 위 규정들이 청구인의 직업선택의 자유와 평등권 등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며, 2006. 3. 16.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한편, 방송법 제73조 제5항은 2007. 1. 26. 법률 제8301호로 개정되어 지상파방송사업자에 지상파방송사업자와 방송채널사용계약을 체결하고 그 채널을 사용하여 지상파방송을 하는 방송채널사용사업자를 포함시켰으며, 방송법시행령 제59조 제3항은 2007. 8. 7. 대통령령 제20219호로 개정되면서 조항의 위치를 제5항으로 옮겼다.

나. 심판의 대상

(1) 먼저 이 사건 심판대상은 방송법 제73조 제5항(2000. 1. 12. 법률 제6139호로 폐지ㆍ제정되고, 2007. 1. 26. 법률 제8301호로 일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방송법’이라 한다) 및 방송법시행령 제59조 제3항(2000. 3. 13. 대통령령 제16751호로 폐지ㆍ제정되고, 2007. 8. 7. 대통령령 제2021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방송법시행령’이라 한다)이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다(이하에서는 위 심판대상규정들을 합하여 ‘이 사건 규정’이라 한다).

(2) 한편, 구 방송법 제73조 제5항은 2007. 1. 26. 법률 제8301호 개정으로 지상파방송사업자에 지상파방송사업자와 방송채널사용계약을 체결하고 그 채널을 사용하여 지상파방송을 하는 방송채널사용사업자를 포함시켰으며, 방송법시행령 제59조 제3항은 2007. 8. 7. 대통령령 제20219호로 개정되어 조항의 위치만 제5항으로 옮겼다. 그런데 위 규정들은 지상파 방송광고 판매대행업의 시장 형태에 관하여는 개정 전의 규정들과 그 내용에 있어 변함이 없다고 할 것인바, 헌법재판소가 개정 전의 규정들에 대해서만 위헌 여부를 판단하여 위헌을 선언하는 경우, 그 위헌의 효력은 현행법에는 미치지 못할 것이어서 지상파 방송광고 판매대행 사업의 시장형태와 관련한 위헌 상태는 계속될 것이다. 따라서 개정된 방송법과 방송법시행령 규정도 법질서의 정합성과 소송경제 측면을 고려하여 이 사건 규정과 함께 심판대상규정에 포함시키기로 한다.

이 사건 심판대상규정과 관련규정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

구 방송법(2000. 1. 12. 법률 제6139호로 폐지ㆍ제정되고, 2007. 1. 26. 법률 제8301호로 일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73조(방송광고 등) ⑤ 지상파방송사업자는 한국방송광고공사 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방송광고판매대행사가 위탁하는 방송광고물 이외에는 방송광고를 할 수 없다. 다만, 대통령령이 정하는 방송광고에 대하여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방송법(2007. 1. 26. 법률 제8301호로 개정된 것) 제73조(방송광고 등) ⑤ 지상파방송사업자(지상파방송사업자와 방송채널사용계약을 체결하고 그 채널을 사용하여 지상파방송을 하는 방송채널사용사업자를 포함한다)는 한국방송광고공사 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방송광고 판매대행사가 위탁하는 방송광고물 이외에는 방송광고를 할 수 없다. 다만, 대통령령이 정하는 방송광고에 대하여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구 방송법시행령(2000. 3. 13. 대통령령 제16751호로 폐지ㆍ제정되고, 2007. 8. 7. 대통령령 제2021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9조(방송광고) ③ 법 제73조 제5항 본문에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방송광고 판매대행사"라 함은 방송광고 판매대행을 위하여 설립된 주식회사로서 한국방송광고공사가 출자한 회사를 말한다.

방송법시행령(2007. 8. 7. 대통령령 제20219호로 개정된 것) 제59조 ⑤ 법 제73조 제5항 본문에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방송광고 판매대행사"라 함은 방송광고 판매대행을 위하여 설립된 주식회사로서 한국방송광고공사가 출자한 회사를 말한다.

[관련규정]

구 방송법 제108조(과태료) 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3천만 원 이하의 과태료에 처한다.

10. 제73조 제1항ㆍ제2항ㆍ제4항 또는 제5항의 규정에 위반하여 방송광고를 한 자

한국방송광고공사법 제1조(목적) 이 법은 한국방송광고공사를 설립하여 공공에 봉사하는 방송광고질서를 정립하고 국민의 건전한 문화생활과 방송문화의 발전 및 방송광고진흥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

제2조(법인격) 한국방송광고공사(이하 "공사"라 한다)는 무자본특수법인으로 한다.

제13조(업무) 공사는 다음 각 호의 업무를 행한다.

1.「방송법」에 의한 지상파방송사업자의 방송광고영업의 대행에 관한 사항

2.「방송법」 제37조 제6항 및 제40조의 규정에 의하여 방송위원회가 위탁하는 방송발전기금의 징수 및 관리에 관한 사항

3.방송광고의 진흥을 위한 조사ㆍ연구 및 교육

4.기타 제1호 내지 제3호의 업무에 부대되는 사업

제18조(재원) 공사의 재원은 제19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한 방송광고물의 수탁수수료, 사업수익금 및 기타 수입금으로 충당한다.

제19조(방송광고물의 수탁수수료 등) ① 공사가 위탁한 광고물을 방송한 지상파방송 사업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일정률에 해당하는 금액을 광고물의 수탁수수료로 공사에 납부하여야 한다.

② 공사는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수탁수수료 중 정관이 정하는 일정률을 광고주를 대행하여 당해 방송광고물을 공사에 의뢰한 광고회사에 대하여 수수료로 지급하여야 한다.

③ 공사의 운영경비는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수탁수수료에서 충당하되, 그 운영경비는 필요한 최소한의 금액이어야 한다.

2. 청구인의 주장과 이해관계기관의 의견

가. 청구인의 주장

(1) 이 사건 규정은 한국방송광고공사 및 한국방송광고공사가 출자한 민영 방송광고 판매대행사에게만 지상파방송사업자에게 방송광고를 판매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고, 한국방송광고공사는 경영상의 판단을 이유로 아직까지 민영 방송광고 판매대행사에게 출자를 하고 있지 않은바, 현재 지상파방송사업자에 대한 방송광고물 판매에 있어서는 한국방송광고공사의 독점체제가 공고히 이루어지고 있다고 할 것이므로 이는 청구인과 같은 민영 방송광고 판매대행사가 지상파방송사업자에게 방송광고물 판매대행을 하는 것 자체를 금지하는 것으로서 청구인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함은 물론, 청구인을 한국방송광고공사 등에 비해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하는 것이다.

(2) 한편, 이 사건 구 방송법 규정은 지상파방송사업자에 대한 방송광고 판매를 대행할 수 있는 사업자를 대통령령에 위임하면서 그 대상이 되는 사업자의 기준이나 한계를 구체적으로 제시함이 없이 단순히 ‘대통령령이 정하는 방송광고 판매대행사’라고만 규정하여, 이것만 가지고는 이 사건 시행령 규정에서 위임될 내용을 전혀 예측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이 사건 구 방송법 규정은 위임입법의 한계를 일탈하여 포괄위임금지원칙을 위반하고 있다.

나. 문화체육관광부장관(구 문화관광부장관) 및 한국방송광고공사의 의견

(1) 이 사건 구 방송법 규정에 의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여질 지상파 방송광고 판매대행사의 범위는 이 사건 규정의 입법목적 및 여러 다른 방송법 규정에 비추어 방송의 공공성을 실현할 수 있는 자 내지 그 실현에 방해를 줄 우려가 없는 자로 한정된다 할 것이므로 포괄위임금지의 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2) 청구인은 이 사건 규정으로 인하여 지상파 방송광고에 대해서는 판매대행 사업을 할 수 없으나 다른 방송광고 판매대행 사업을 하는 것에는 제한이 없다 할 것이므로 이 사건 규정은 청구인의 직업수행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으로서 완화된 심사기준이 적용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 사건 규정의 입법목적은 지상파 광고시장에 있어서 한국방송광고공사의 독점으로 인한 불합리성을 시정함과 아울러 방송의 공익성을 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경쟁적인 요소를 도입하기 위한 것으로 공익적 특수법인인 한국방송광고공사가 출자하는 방송광고 판매대행사에 한하여 지상파 방송광고 판매대행을 허용하는 것은 방송의 공익성을 달성하기 위한 적절한 수단이고, 다른 수단을 통해서는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 할 것이며, 방송의 공익성은 청구인 개인의 직업수행의 자유보다 우월하다 할 것이므로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청구인의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고 볼 수 없다.

(3)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규정이 목적의 정당성, 수단의 적합성, 침해의 최소성, 법익 균형성 요건을 충족하는 이상, 한국방송광고공사나 이로부터 출자를 받은 회사에 비해 순수한 민영 방송광고 판매대행사인 청구인을 차별한다고 하더라도 이는 합리적인 차별로서 청구인의 평등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볼 수 없다.

3. 적법요건에 대한 판단

가. 이 사건 규정의 직접성 충족 여부

법률 또는 법률조항 자체가 헌법소원의 대상이 될 수 있으려면, 그 법률 또는 법률조항이 직접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하여야 하는바, 기본권침해의 직접성이란 집행행위에 의하지 아니하고 법률 그 자체에 의하여 자유의 제한, 의무의 부과, 권리 또는 법적 지위의 박탈이 생긴 경우를 뜻하므로, 당해 법령에 근거한 구체적인 집행행위를 통하여 비로소 기본권 침해의 법률효과가 발생하는 경우에는 직접성의 요건이 결여된다 할 것이며(헌재 1998. 11. 26. 96헌마55등, 판례집 10-2, 756, 762;헌재 2005. 5. 26. 2002헌마356, 공보 105, 696, 700 등 참조), 법률규정이 그 규정의 구체화를 위하여 하위규범의 시행을 예정하고 있는 경우에도 당해 법률의 직접성은 원칙적으로 부인된다(헌재 1996. 2. 29. 94헌마213, 판례집 8-1, 147, 154-155) 할 것이다.

다만, 어떤 법률 규정이 하위 법령에 그 규정의 구체화를 위하여 내용의 일부를 위임하고 있는 경우라 하더라도 수권 조항과 시행령 조항이 서로 불가분의 관계를 이루면서 전체적으로 하나의 규율 내용을 형성하고 있고, 수권 조항과 시행령 조항을 서로 분리하여서는 규율 내용의 전체를 파악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수권 조항과 시행령 조항 모두에 대해 불가분의 일체로서 기본권 침해의 직접성을 인정할 수 있을 것이다(헌재 2002. 6. 27. 99헌마480, 판례집 14-1, 616, 625;헌재 2008. 6. 26. 2005헌마506, 공보 141, 911, 913 등 참조).

그런데 이 사건 규정인 구 방송법 제73조 제5항은, 지상파방송사업자는 한국방송광고공사 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방송광고 판매대행사가 위탁하는 방송광고물 이외에는 방송광고를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구 방송법시행령 제59조 제3항은, 법 제73조 제5항 본문에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방송광고 판매대행사"라 함은 방송광고 판매대행을 위하여 설립된 주식회사로서 한국방송광고공사가 출자한 회사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들 규정에 의하면 한국방송광고공사가 아니거나 한국방송광고공사로부터 출자를 받은 방송광고 판매대행사가 아니면 지상파 방송광고 판매대행업을 할 수 없다. 그렇다면 위 구 방송법 조항과 구 방송법시행령 조항은 지상파 방송광고 판매대행 시장 형태와 관련하여 서로 불가분적으로 결합되어 전체로서 하나의 규범 체계를 형성하고 있음은 물론, 그 자체에서 일반 민영 방송광고판매대행사의 지상파 방송광고 판매대행업을 제한하고 있다고 할 것인바, 이 사건 규정의 기본권 침해의 직접성은 인정된다고 할 것이다.

나. 자기관련성

헌법소원에 있어서는 원칙적으로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의 직접적인 상대방만이 자기관련성이 인정되고, 공권력의 작용에 단지 간접적이나 사실적 또는 경제적인 이해관계가 있을 뿐인 제3자의 경우에는 자기관련성이 인정되지 않는다(헌재 1993. 7. 29. 89헌마123, 판례집 5-1, 104, 111). 다만 공권력 작용의 직접적인 상대방이 아닌 제3자라고 하더라도 공권력 작용이 그 제3자의 기본권을 직접적이고 법적으로 침해하고 있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그 제3자에게 자기관련성이 있다고 할 것인바(헌재 1993. 3. 11. 91헌마233, 판례집 5-1, 104, 111;헌재 1994. 6. 30. 92헌마61, 판례집 6-1, 680, 684 참조), 이러한 기본권침해의 자기관련성 판단은 입법의 목적, 실질적인 규율대상, 법 규정에서의 제한이나 금지가 제3자에게 미친 효과나 진지성의 정도 및 규범의 직접적인 수규자에 의한 헌법소원제기의 기대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헌재 1997. 9. 25. 96헌마133, 판례집 9-2, 410, 416).

이 사건 규정은 지상파방송사업자에게 한국방송광고공사나 그로부터 출자를 받은 회사가 위탁하는 방송광고물이 아니면 방송광고를 할 수 없도록 하는 의무를 부과하면서, 이를 위반한 지상파방송사업자에게 3천만 원 이하의 과태료에 처할 수 있도록 하여 그 직접적인 수규자를 지상파방송사업자로 한정하고 있다. 이러한 규정 형식과 관련하여 민영 방송광고 판매대행사에 불과한 청구인의 이 사건 규정에 대한 자기관련성에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그런데 지상파 방송사업자에게 방송광고 판매대행을 하고자 하는 청구인은 이 사건 규정이 지상파방송사업자에게 방송광고를 위탁할 수 있는 자로 한국방송광고공사와 그로부터 출자를 받은 사업자로 한정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하지 못하는 것이므로 청구인도 이 사건 규정으로 인해 자신의 직업 수행에 관한 기본권을 제한 받고 있다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규정에 대한 청구인의 자기관련성은 인정된다고 할 것이다.

다. 소 결

이 사건 규정에 대한 심판청구는 직접성, 자기관련성 등을 모두 갖추고 있으므로 적법하다 할 것이다.

4. 현행 지상파 방송광고판매대행제도와 방송광고제도

가. 지상파 방송광고 판매제도의 변화

지상파 방송광고의 판매에 있어 1970년대에는 방송사들이 광고주들을 상대로 직접 영업을 할 수 있었다. 그런데 1980년 12월 31일 언론통폐합 조치의 일환으로 ‘한국방송광고공사법’이 제정되었고, 동 법 제15조에서는 "국내 각 방송국은 공사가 대행 위탁하는 방송광고물 외에는 광고방송을 할 수 없다. 다만, 대통령령이 정하는 광고방송에 대하여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라고 규정하여 한국방송광고공사만이 독점적으로 지상파 방송광고물 판매대행을 할 수 있도록 하였다.

한편, 위와 같은 한국방송광고공사의 지상파 방송광고 판매대행에 대한 독점체제와 관련하여 끊임없이 비판이 제기되자, 2000. 1. 국회는 방송법을 개정하여 제73조 제5항에서 ‘지상파방송사업자는 한국방송광고공사 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방송광고 판매대행사가 위탁하는 방송광고물 이외에는 방송광고를 할 수 없다’는 규정을 두어 지상파 방송광고 판매대행 시장에 복수 경쟁체제의 도입을 위한 기초를 마련하였고, 한국방송광고공사 독점의 근거가 되었던 한국방송광고공사법 제15조를 삭제하였다. 그리고 위와 같은 방송법 개정 이후 방송법시행령 제59조 제3항은, ‘법 제73조 제5항 본문에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방송광고 판매대행사"라 함은 방송광고 판매대행을 위하여 설립된 주식회사로서 한국방송광고공사가 출자한 회사를 말한다’는 규정을 두어 지상파 방송광고 판매대행 시장에 복수 경쟁체제의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그러나 한국방송광고공사는 경영상의 판단을 이유로 민영회사에 대한 출자를 하지 않아 현재에도 한국방송광고공사만이 유일하게 지상파 방송광고 판매대행을 할 수 있을 뿐이며, 지상파 방송광고 판매대행 시장에서의 제한적 경쟁체제는 여전히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나. 지상파방송광고의 특성과 규제의 필요성

방송광고도 판매자와 구매자 사이에 거래되는 사적 재화이다. 그러나 시장에서 유통되는 일반적인 사적 재화들과는 다른 특성을 지닌다. 방송광고는 그 수명이 한시적이라서 방영시간이 지나면 제품의 가치가 소멸하기 때문에 어떤 가격에라도 팔아야 하고, 공급량이 상당히 제한된 상품이라서 광고물량이 증가하더라도 방송광고시간을 늘릴 수 없으며, 요금의 상승이나 하락에도 그 수요가 거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상품으로서의 위와 같은 특성으로 인해 방송광고는 시장적 접근에 있어 상당히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그런데 방송광고는 시장적 접근을 배제하고 정부개입 내지 규제를 정당화하는 특성도 지니고 있다. 그것은 바로 방송광고를 거래하는 매개 수단인 방송의 공공재적 성격 때문이다. 방송전파는 무한정 생산되는 생산재가 아니라 전 국민이 공유하는 한정된 자원이기 때문에 방송전파에 의존하는 방송에는 공공성과 공익성이 요구되고, 방송의 주요 재원 역할을 하는 방송광고 역시 방송전파에 의존하여야 한다는 점에서 방송과 같이 공공성과 공익성이 요구된다.

방송의 위와 같은 공공재적 성격 때문에 방송광고는 다른 언론매체와는 달리 전통적으로 엄격한 법적 규제를 받아 왔다. 음성과 영상을 통하여 이루어지는 방송매체는 동시적이며,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어서 통제하기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방송영상의 구성, 기법, 시간배정 또는 내용배정에 따라서는 대중 조작도 가능하다는 이유로 다른 미디어들보다도 공공성, 공익성이 더 강조되어 왔고, 이러한 방송의 공공성, 공익성은 방송광고를 통제하고 규제하는 이유가 되어 왔다.

다. 방송광고와 미디어랩 제도

미디어랩은 매체사를 대신하여 광고주나 광고회사에 광고시간이나 지면을 대신 판매해주고, 매체사로부터 판매대행 수수료를 받는 회사를 의미하는 것으로, 매체를 뜻하는 미디어(Media)와 대표자를 뜻하는 레프리젠터티브(Representative)의 합성어이다.

그런데 방송광고 판매와 관련하여 당사자간의 직거래를 제한하고 위와 같은 미디어랩을 통해서만 이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이유는 방송사가 광고를 유치하기 위해 광고주에게 압력을 행사하거나, 반대로 자본가인 광고주가 광고를 빌미로 방송사에게 영향을 끼치는 것을 막기 위해서이다. 만약 방송광고물을 놓고 방송사와 광고주간에 직거래를 하게 된다면, 방송사와 광고주 사이에 세력 균형이 맞지 않는 경우 공정한 거래를 하기 어렵게 될 것이다. 예컨대 상대적으로 자본력이 부족한 중소 광고주의 경우는 방송사의 여러 가지 횡포를 그대로 수용할 수밖에 없으며, 광고주가 자본력이 막강한 경우에는 방송사가 그 광고주에 의해 좌우되어 광고주의 이익을 대변하는 방송사로 전락될 위험에 처하게 될 것이다.

한편, 방송사가 미디어랩을 이용하게 되면, 방송의 편성 및 제작을 광고영업과 분리시켜 전문화, 효율화를 꾀함으로써 방송경영의 합리화와 수익성을 제고할 수 있고, 광고주의 입장에서도 미디어랩이 시청률 조사 등의 분석 자료를 통해 광고주들에게 적합한 방송광고를 제시해 주고, 사후 광고효과 분석과 같은 방송광고에 관련된 제반 서비스를 제공해 주므로 자신의 조건에 맞는 최적의 프로그램을 찾아 원하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이유로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미디어랩을 통해 방송광고의 판매와 구매를 하도록 하고 있다.

라. 공영미디어랩으로서 한국방송광고공사의 역할

한국방송광고공사는 1980년 언론통폐합 과정에서 제정된 ‘한국방송광고공사법’에 의거하여 설립되었다. 언론통폐합을 통해 공영과 민영이 혼재하던 방송체제가 공영방송 단일체제로 전환되었고, 이 과정에서 공영방송제도 도입의 정당성을 뒷받침하기 위해 한국방송광고공사를 설립하였는데, 영리를 배제하고 공익을 추구해야 하는 공영방송은 광고영업을 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 방송사의 광고영업기능을 대행하는 기구로 한국방송광고공사를 설립한 것이다.

한국방송광고공사는 공공에 봉사하는 방송광고질서를 정립하고 국민의 건전한 문화생활과 방송문화의 발전 및 방송광고진흥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며, 그 기능은 공영미디어랩으로서 방송의 제작ㆍ편성과 광고영업분리정책의 실효성 있는 수행을 통한 공영방송의 공익성과 공공성을 보장하고, 공영방송과 특수방송의 성장과 유지에 필요한 재원의 안정성을 도모하며, 공적 인프라로서 방송광고 요금을 조정하는 것이다.

그런데 한국방송광고공사는 위에서 본 것처럼 강제적인 언론통폐합 과정에서 설립되었다는 점과 지상파 방송광고 요금 규제 및 끼워 팔기 등으로 방송광고 시장에 심각한 비효율을 초래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정부의 규제 보호막 속에서 경쟁에 노출되지 않아 국내는 물론 국제적인 광고 산업의 경쟁력을 저하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그 존립의 정당성에 관하여 끊임없이 비판을 받아 왔다.

5. 이 사건 규정의 위헌 여부

가. 문제되는 기본권

(1) 이 사건 규정은 한국방송광고공사 및 한국방송광고공사가 출자한 방송광고 판매대행사만이 지상파방송사업자에게 방송광고를 판매할 수 있도록 규정함으로써 한국방송광고공사가 출자하지 않은 민영 방송광고 판매대행업자는 지상파방송사업자에 방송광고판매를 할 수 없도록 하고 있는바, 이는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을 갖게 한다.

(2) 한편, 이 사건 규정은 한국방송광고공사와 한국방송광고공사로부터 출자를 받은 회사가 아니면 지상파방송사업자에게 방송광고 판매대행을 할 수 없도록 함으로써 순수한 민영 방송광고 판매대행사를 이들에 비해 과도하게 차별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을 갖게 한다.

(3) 이상에서와 같이 이 사건 규정은 직업수행의 자유와 평등권 침해 문제를 야기하고 있으므로 이하에서는 이들에 대해 살펴본다.

나. 직업수행의 자유에 대한 침해 여부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규정은 민영 방송광고 판매대행사의 직업수행의 자유를 제한하고 있으나, 이러한 자유도 국가안전보장ㆍ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는 그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헌법 제37조 제2항에 의한 제한이 가능하다고 할 것인바(헌재 1998. 2. 27. 96헌바2, 판례집 10-1, 118, 124-125;헌재 2002. 2. 28. 99헌바117, 판례집 14-1, 118, 124;헌재 2008. 7. 31. 2004헌마1010, 공보 142, 1097, 1105 참조), 이하에서는 이 사건 규정이 그 제한의 범위를 벗어나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는지를 살펴본다.

(1) 심사 기준

이 사건 규정은 한국방송광고공사 또는 한국방송광고공사로부터 출자를 받은 방송광고 판매대행사에게만 지상파방송사업자에게 방송광고를 판매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방송이라는 매체를 통해 광고를 판매할 수 있는 곳이 지상파방송 이외에도 존재하지만, 지상파 방송광고가 전체 방송광고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우리나라 광고시장의 현실을 감안할 때, 지상파방송사업자에 대한 방송광고 판매대행을 한국방송광고공사나 이로부터 출자를 받은 방송광고 판매대행사만 하도록 하는 것은 청구인과 같은 민영 방송광고 판매대행사의 직업수행의 자유를 유명무실하게 할 우려가 있다. 이와 같이 직업수행의 자유에 대한 제한이지만 그 실질이 직업수행의 자유를 형해화시키는 경우에는 그것이 직업선택이 아닌 직업수행의 자유에 대한 제한이라고 하더라도 엄격한 심사기준이 적용된다 할 것이다.

(2) 과잉금지원칙 위반 여부

(가) 목적의 정당성

이 사건 규정은 지상파 방송광고 판매대행 시장에 제한적 경쟁체제를 도입함과 동시에 방송의 공정성과 공익성, 그리고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 한국방송광고공사와 이로부터 출자를 받은 민영미디어랩에서 지상파 방송광고 판매대행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이 사건 규정의 입법목적은 정당하다고 할 것이다.

(나) 수단의 적합성

이 사건 규정이 한국방송광고공사와 이로부터 출자를 받은 민영 방송광고 판매대행사에게만 지상파 방송광고의 판매대행을 하도록 하는 것은 방송의 공공성, 공익성,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어느 정도 입법목적에 기여할 것이다.

문제는 한국방송광고공사와 한국방송광고공사가 출자한 방송광고 판매대행사에게만 지상파방송사에 방송광고를 판매하도록 하는 것이 과연 제한적이지만 시장원리를 도입한 것인지에 관한 것이다. 이하에서는 이 사건 규정이 제한적 경쟁원리를 도입한 것인지에 관해 본다.

지상파 방송광고 시장은 그동안 한국방송광고공사에 의한 거래독점, 요금규제 및 끼워팔기 등으로 인해 심각한 비효율과 경쟁력 저하를 초래하였다. 그리고 최근에는 위성방송 등의 발달로 지상파 방송광고의 효과가 과거에 비해 감소되어 기업들이 마케팅비용에서 광고비를 줄이고 있다. 이에 지상파 방송광고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지상파 방송광고 판매대행 시장에 있어 제한적으로라도 경쟁체제를 도입하여야 한다는 주장이 강하게 제기되었고, 이를 위해 이 사건 규정에서 한국방송광고공사 이외에 한국방송광고공사가 출자한 회사가 지상파 방송광고 판매대행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이 사건 제도를 도입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이 사건 규정이 한국방송광고공사와 한국방송광고공사가 출자한 회사에게만 지상파 방송광고 판매대행을 허용하는 것이 지상파 방송광고 판매대행 시장에 경쟁체제를 도입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이 사건 규정은 한국방송광고공사에게만 지상파 방송광고 판매대행을 할 수 있도록 하던 것을 해제하여 한국방송광고공사가 출자한 회사의 경우에도 지상파 방송광고 판매대행을 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외관상으로는 제한적 경쟁체제를 도입하였다. 그런데 실제 이 사건 규정이 만들어진 2000년 이후 오늘날까지 한국방송광고공사가 지상파 방송광고 판매대행을 할 수 있도록 출자를 한 회사는 한 곳도 없으며, 이와 같이 한국방송광고공사가 경영상의 판단을 이유로 지금처럼 계속해서 출자를 미룬다면, 한국방송광고공사의 독점체제는 무너지지 않을 것이다. 이것은 이 사건 규정에서 지상파 방송광고 판매대행사업자를 합리적이고도 객관적인 기준에 의해 정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아무런 기준 없이 한국방송광고공사와 이로부터 출자를 받은 회사로 한정하여 특정 주체에게만 지상파 방송광고 판매대행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택하고 있는 데 기인하는 것이다. 이 사건 규정은 한국방송광고공사의 출자 요건에 관하여 전혀 정하고 있지 않으며, 그 출자 여부가 오로지 한국방송광고공사의 판단에 의해 좌우되도록 함으로써 한국방송광고공사가 출자를 결정하지 않으면 결국 한국방송광고공사의 독점체제가 여전히 유지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사건 규정이 이와 같이 한국방송광고공사의 재량적 판단에 지상파 방송광고 판매대행 시장의 경쟁체제의 실현 여부를 맡겨 놓은 것은 제한적으로라도 경쟁체제를 도입한 것이라고 말할 수 없다.

설령, 한국방송광고공사가 출자를 한다고 하더라도 이 역시 한국방송광고공사가 방송광고 판매대행과 지상파 방송광고 시장의 규제기관으로서 독점적 지위를 유지해 온 기존 체제의 연장선일 뿐, 제한적으로라도 시장경쟁의 원리를 도입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한국방송광고공사로부터 출자를 받게 되면, 아무리 민영 방송광고 판매대행사라고 하더라도 한국방송광고공사의 규제 하에 놓일 수밖에 없으며, 그렇게 되면 한국방송광고공사의 지배로부터 자유로운 민영미디어랩으로서의 역할을 기대하기 어렵다.

결국 이 사건 규정은 한국방송광고공사의 독점적인 방송광고시간 판매대행과 가격규제로 인한 비효율이 방송광고 시장, 시청자 시장, 외주제작 시장을 포함한 지상파방송시장의 전 영역에서 발생하고 있음을 감안하여,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국방송광고공사와 이로부터 출자를 받은 민영회사로 하여금 지상파 방송광고 판매대행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제한적 경쟁체제를 도입한 것이나, 이것은 외관상으로만 제한적 경쟁체제를 도입한 것일 뿐, 그 실질에 있어서는 기존 한국방송광고공사의 독점체제의 연장에 지나지 않는다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한국방송광고공사의 출자 방식은 지상파 방송광고 판매대행 시장에 제한적으로라도 경쟁체제를 도입한다는 이 사건 규정의 입법목적에 기여하는 수단이라고 볼 수 없다.

(다) 피해의 최소성

이 사건 규정과 관련하여 입법자는 지상파 방송광고 판매대행 시장에 제한적 경쟁체제를 도입하고, 방송의 공공성, 공익성, 다양성을 확보한다는 명분 아래 한국방송광고공사와 이로부터 출자를 받은 회사에게만 지상파 방송광고 판매대행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위에서 본 바와 같이 한국방송광고공사와 이로부터 출자를 받은 회사에게만 지상파 방송광고 판매대행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이 사건 규정의 입법목적을 달성하는 적절한 수단이 아님은 물론, 기본권 제한을 최소화하는 방법도 될 수 없다. 예컨대 이 사건 규정이 목표로 하는 방송의 공공성, 공익성, 다양성을 보장하고 실질적인 제한적 경쟁체제를 도입하면서도 이로 인한 기본권 침해를 최소화하는 방법으로 입법자는 지상파 방송광고 판매대행사업을 일정한 요건, 조직, 시설을 갖춘 업체에 한하여 허가제로 한다든지, 중소 방송국에 일정량의 방송광고를 제공하는 경우에만 민영 광고판매 대행사업자의 설립을 허가한다든지, 방송광고 가격의 상한선을 정하다든지, 특정 장르, 특정 시청자를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 쿼터제를 도입한다든지, 방송사의 출연금으로 기금을 조성하여 공공성이 높은 프로그램제작에 보조금을 지급한다든지, 허가를 받은 경우에도 방송의 공익성ㆍ공정성을 해하는 영업을 할 경우에는 허가를 취소한다든지 하는 등의 사전적 혹은 사후적 규제나 감독 방법을 선택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입법자는 위와 같은 방법을 외면한 채, 한국방송광고공사와 이로부터 출자를 받은 회사만 지상파방송광고의 판매대행을 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실질적으로는 지상파 방송광고 판매대행 시장이 한국방송광고공사에 의해 독점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는 기본권 제한 수단을 선택할 경우에는 보다 덜 침해적인 수단을 선택하여야 한다는 기본권 침해의 최소침해성원칙을 위반한 것이다.

(라) 법익균형성

청구인과 같은 민영 방송광고 판매대행 사업자는 현재 케이블 TV나 유선방송 사업자에 대해서는 방송광고를 판매할 수 있으나, 그 규모는 지상파 방송광고 시장의 크기 및 그 수익에 비하여 미약한 수준이므로 이 사건 규정으로 인해 민영 방송광고 판매대행사가 지상파 방송광고 판매대행을 할 수 없어 침해당하는 기본권은 심히 중대하다 할 것이다.

이에 비해 이 사건 규정은 지상파 방송광고 판매대행 시장에 제한적 경쟁체제를 도입하고, 방송의 공공성, 공익성, 다양성을 확보한다는 명목으로 한국방송광고공사와 이로부터 출자를 받은 방송광고 판매대행사에 대해서만 지상파 방송광고 판매대행을 허용하고 있으나, 이 사건 규정이 선택하고 있는 위와 같은 방법은 지상파 방송광고 판매시장에 제한적 경쟁체제를 도입한 것이라고는 볼 수 없으며, 오히려 여러 가지 다른 수단들이 민영 방송광고 판매대행사의 직업수행을 보다 덜 제한하면서도 입법목적 달성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을 앞에서 보았다.

결국 이 사건 규정을 통해 보호하려는 공익 자체는 중요한 공익이지만, 선택된 수단이 그러한 공익 달성에 기여하지 못하고 중대한 기본권의 침해만 야기하고 있는바, 이와 같은 기본권 침해는 보호하려는 공익의 크기를 불문하고 정당화될 수 없으며, 그 자체로 법익 균형성을 상실하는 것이라 할 것이다.

(마) 소 결

이상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규정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청구인의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

다. 평등권 침해 여부

(1) 심사기준

평등원칙 위반에 대한 심사는 엄격한 심사척도에 의하는 경우와 완화된 심사척도에 의하는 경우로 나뉘어진다. 그런데 평등원칙 위반 여부를 심사함에 있어 엄격한 심사척도에 의할 것인지, 완화된 심사척도에 의할 것인지는 입법자에게 인정되는 입법형성권의 정도에 따라 달라지게 될 것이다. 먼저 헌법에서 특별히 평등을 요구하고 있는 경우 엄격한 심사척도가 적용될 수 있다. 헌법이 스스로 차별의 근거로 삼아서는 안되는 기준을 제시하거나 차별을 특히 금지하고 있는 영역을 제시하고 있다면, 그러한 기준을 근거로 한 차별이나 그러한 영역에서의 차별에 대하여는 엄격하게 심사하는 것이 정당화된다. 다음으로 차별적 취급으로 인하여 관련 기본권에 대한 중대한 제한을 초래하게 되는 경우 입법형성권은 축소되어 보다 엄격한 심사척도가 적용되어야 할 것이다(헌재 1999. 12. 23. 98헌마363, 판례집 11-2, 770, 787).

그런데 이 사건 규정은 한국방송광고공사나 이로부터 출자를 받은 민영 방송광고 판매대행 사업자가 아니면 지상파 방송사업자에 방송광고 판매대행을 전혀 할 수 없도록 하여 일반 민영 방송광고 판매대행 사업자의 직업수행의 자유에 중대한 제한을 초래하고 있다. 따라서 이 사건 평등권 위반 여부 심사에 있어서는 엄격한 비례심사가 적용되어야 할 것이다.

(2) 평등권 침해 여부

이 사건 규정은 지상파 방송광고 판매대행과 관련하여 제한적 경쟁체제를 도입하면서도 방송의 공공성 내지 공익성, 다양성을 담보하기 위해 지상파 방송광고 판매대행사로 한국방송광고공사와 이로부터 출자를 받은 자로 한정하고 있다.

그런데 한국방송광고공사는 마케팅 영업본부, 공익사업본부 등 각 분야별로 전문인력을 갖추고 있고, 다양한 공익광고를 제작하며, 광고연구소 및 관련 부설기관 등을 통해 광고 산업 발전을 위한 여러 가지 공적 기능과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또한 한국방송광고공사로부터 출자를 받은 회사는 사익의 추구를 자제하고, 건전한 재무구조를 이루어 지상파 방송광고 판매에 있어서 광고주나 방송사의 지배에서 벗어나 독립적으로 영업 수행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사정이 위와 같더라도 한국방송광고공사나 이로부터 출자를 받은 회사에게만 지상파 방송광고 판매대행을 맡길 이유는 없다. 방송광고가 순수한 사적 영역이 아니라 공공성과 공익성이 요구되는 특수한 분야이기는 하나, 민영 방송광고 판매대행사를 통하는 경우라 하더라도 그 요건을 허가제로 하거나 중소방송사에 대한 광고판매대행 할당제를 설정하거나 정해진 기준을 위반하는 경우 허가를 취소하거나 하는 등의 사전 또는 사후의 철저한 관리를 하면, 지상파 방송광고 판매대행업의 제한적 경쟁체제를 유지하고, 방송의 공공성, 공익성, 다양성을 달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위와 같은 입법목적의 달성은 한국방송광고공사이거나 이로부터 출자를 받았는지 여부로 좌우되지는 않으며, 지상파 방송광고 판매대행사가 공영인지 민영인지, 또는 공적 부분의 출자가 있었는지 여부를 불문하고 실질적인 경쟁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복수의 광고판매 대행사가 존재하는지, 공공성이나 다양성 등을 제고하기 위한 실질적인 제도를 구축하고 있는지 여부에 달려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규정은 민영 방송광고 판매대행사는 사적 이익만을 위해 설립된 회사라고 단정하고 한국방송광고공사와 이로부터 출자를 받은 회사에만 지상파방송사업자에 대한 방송광고 판매대행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바, 이는 차별목적과 수단 사이에 비례성을 상실한 것이라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규정은 청구인의 평등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할 것이다.

라. 심판대상 확장 및 헌법불합치 결정과 잠정적용 명령

(1)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규정인 구 방송법 제73조 제5항은 2007. 1. 26. 법률 제8301호 개정으로 지상파방송사업자에 지상파방송사업자와 방송채널사용계약을 체결하고 그 채널을 사용하여 지상파방송을 하는 방송채널사용사업자를 포함시켰으며, 구 방송법시행령 제59조 제3항은 2007. 8. 7. 대통령령 제20219호로 개정되면서 조항의 위치만 제3항에서 제5항으로 옮겼다. 그런데 위 개정된 규정들과 이 사건 규정 사이에는 본질적인 차이가 없으므로 개정된 규정들에 대해서도 이 사건 규정의 위헌 문제가 발생한다고 할 것인바, 구 방송법 제73조 제5항과 구 방송법시행령 제59조 제3항에 대해 위헌을 선언하기로 하면서 개정된 방송법과 방송법시행령 규정의 효력을 그대로 유지시킨다면 이는 위헌적인 상태를 여전히 방치하는 결과가 될 것이다. 따라서 위헌결정의 실효성을 담보하고, 법질서의 정합성과 소송경제를 위하여 개정된 방송법과 방송법시행령 규정에 대해서도 이 사건 규정과 함께 위헌을 선고할 필요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방송법 제73조 제5항, 방송법 시행령 제59조 제5항에 대해서도 위헌을 선언하기로 한다.

(2) 그런데 앞서 본 바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심판대상규정들은 헌법에 위반되므로 원칙적으로 위헌결정을 하여야 할 것이지만, 단순위헌결정을 하여 당장 그 효력을 상실시킬 경우에는 지상파 방송광고 판매대행을 규제하는 근거 규정이 사라져 방송광고 판매대행사업자가 난립함으로써 지상파 방송광고 판매대행 시장을 무질서한 상태에 빠뜨리게 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규정들에 대해 단순위헌결정을 하는 대신 헌법불합치결정을 하기로 하는바, 방송법 제73조 제5항과 방송법시행령 제59조 제5항은 그 위헌성이 제거될 때까지 잠정적으로 적용되어야 하고, 늦어도 2009. 12. 31.까지는 개정을 하여야 할 것이다.

6.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대상규정들은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하므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결정에는 아래 7.과 같은 재판관 이공현의 단순위헌의견, 아래 8.과 같은 재판관 조대현의 전부위헌의견, 아래 9.와 같은 재판관 이동흡의 반대의견 및 별개의견이 있는 외에는 나머지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에 의한 것이다.

7. 재판관 이공현의 단순위헌의견

나는 이 사건 심판대상규정이 순수한 민영 방송광고 판매대행사의 직업수행의 자유와 평등권을 침해한다는 다수의견에 찬성하지만, 이 사건에서 헌법불합치 결정을 해야 할 사유가 있다고 보지 아니하므로 아래와 같은 단순위헌의견을 밝힌다.

가. 헌법불합치결정의 정당화 사유

법률이 헌법에 위반되는 경우 헌법의 최고규범성을 보장하기 위하여 그 법률은 원칙적으로 위헌으로 선언되어야 하고, 다만 헌법불합치 결정을 정당화하는 예외적 사유가 인정되는 때에 한하여 불합치결정을 할 수 있다.

헌법불합치결정이 정당화되는 예외적인 사유로는, ⓛ 일정한 범위의 수혜자에게 혜택을 부여하는 법률이 평등원칙에 위배된다고 판단하는 경우와 같이 단순위헌 결정을 하는 때에는 현재 존재하는 혜택을 전부 제거하게 되어 헌법으로부터 더욱 멀어지는 결과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거나, ② 위헌법률의 제거가 법적 공백이나 혼란을 초래할 우려가 있는 경우, ③ 심판대상 법률조항의 합헌부분과 위헌부분의 경계가 모호하여 단순위헌결정으로 대처하기 어

려운 경우 등을 들 수 있으나, 자유권을 침해하는 위헌적 법률에 대하여는 위헌결정을 통한 위헌성의 제거로 합헌성이 회복된다는 측면에서 예외적 사유의 긍정에 매우 신중을 기하여야 할 것이다.

위헌법률의 제거로 인한 법적 공백이나 혼란의 우려가 있다 하더라도, 그것이 법적 안정성의 관점에서 법치국가적으로 용인하기 어려운 법적 공백이나 혼란이어서 예외적으로 일정 기간 위헌적인 상태를 감수하는 것이 헌법적 질서에 보다 가깝다고 판단되는 경우가 아니라면 헌법불합치 결정이 원칙적으로 용인되지 아니한다(헌재 1999. 10. 21. 97헌바26, 판례집 11-2, 383, 417-418 참조).

나. 이 사건의 경우

이 사건 심판대상규정들에 대하여 단순위헌 결정을 하여 지상파 방송광고 판매대행을 규제하는 근거규정이 사라지게 되면, 지상파 방송광고 판매대행은 현재 지상파 방송을 제외한 나머지 방송에 대해서와 마찬가지로 시장의 일반원리에 입각하여 이루어지게 될 것인데, 지상파 방송광고 외의 다른 방송광고의 예에 비추어보면 민영 방송광고 판매대행업자의 수의 증가나 그들 상호간의 경쟁 등이 방송의 공공성, 공익성 등을 결정적으로 훼손시키고, 법치국가적 법적 안정성을 심각하게 저해하는 결과를 가져오리라고는 생각되지 아니한다.

결국 이 사건 심판대상규정들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하여 직업수행의 자유 등을 침해하는 것으로, 이에 대하여 헌법불합치결정을 해야 할 예외적 사유를 긍정하기 어려우므로 원칙에 따라 단순위헌을 선고하여야 한다.

8. 재판관 조대현의 전부위헌의견

가. 다수의견과 다른 점

방송법 제73조 제5항은 지상파 방송광고 판매를 대행사에게 위탁하도록 강제하는 부분<위탁강제제도>과 지상파 방송광고 판매를 대행하는 자격을 제한하는 부분<대행제한제도>을 함께 규정하고 있다.

다수의견은 주문에서는 방송법 제73조 제5항이 전부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한다고 선언하면서 이유에서는 방송법 제73조 제5항의 내용 중 위탁강제부분은 심판대상이 아니라고 보고 대행제한부분만 심판대상으로 삼아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방송법 제73조 제5항의 내용 중 대행제한부분이 방송광고대행사인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

그러나 방송법 제73조 제5항 중 위탁강제부분도 대행제한부분과 함께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보아야 한다.

나. 위탁강제제도의 기본권 침해성

방송법 제73조 제5항 본문의 내용 중 위탁강제부분은 지상파방송사업자가 방송광고주나 방송광고대행사와 직접 방송광고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금지하고 지상파 방송광고를 반드시 특정 대행사에게 위탁하여 수주하도록 강제하는 것이다. 이로 인하여 지상파방송사업자는 자신이 방송할 광고물을 스스로 주문받지 못하고 특정의 방송광고대행사에게 위탁하여 수주하여야 하며, 방송광고의 내용(심사)ㆍ시간ㆍ방법ㆍ요금 등도 방송광고대행사의 결정에 맡기게 된다. 이는 지상파방송사업에 필요한 주요 수입원을 특정의 방송광고대행사에게 전부 맡기는 것이어서 지상파방송사업의 자주적 생존과 자율성을 치명적으로 침해하는 것이라고 할 것이다. 따라서 방송법 제73조 제5항 본문의 위탁강제제도는 지상파방송사업의 자유(직업수행의 자유와 언론의 자유)를 중대하게 침해하는 것이라고 보지 않을 수 없다.

또한 방송법 제73조 제5항 본문의 위탁강제제도는 지상파 방송광고를 하고자 하는 방송광고주나 그 대행사로 하여금 방송광고의 내용을 지상파방송사업자와 직접 협의하여 결정하지 못하고 지상파 방송광고의 판매를 대행하는 대행사와 협의하여 방송광고계약을 체결하게 하여 방송광고주와 그 대행사의 계약체결의 자유도 제한한다.

다. 위탁강제제도의 위헌성을 함께 심판하여야 할 필요성

방송법 제73조 제5항 본문의 내용 중에서 방송광고대행사인 청구인의 직업수행의 자유를 제한하는 부분은 주로 대행제한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방송법 제73조 제5항 본문의 내용 중 대행제한부분은 지상파 방송광고 판매를 대행할 수 있는 방송광고대행사를 한정함으로써 거기에 해당되지 않는 방송광고대행사로 하여금 지상파 방송광고 판매를 대행하지 못하게 하여 방송광고대행사인 청구인의 직업수행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다.

그런데 대행제한제도는 지상파방송사업자가 방송광고를 직접 판매하지 못하고 반드시 대행사에게 위탁하여 판매하도록 강제하는 위탁강제제도를 토대로 하여 존립하면서 위탁강제제도와 힘을 합쳐서 청구인과 같은 일반 방송광고대행사의 직업수행의 자유를 제한한다. 대행제한제도는 위탁강제제도를 떠나서는 독자적으로 존재할 이유가 없고, 위탁강제제도가 없으면 대행제한제도는 기본권제한의 위력을 가지지 못하거나 약화될 것이므로, 위탁강제제도는 대행제한제도가 위헌성을 가지게 되는 바탕과 원인을 제공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는 대행제한제도와 대행강제제도를 합쳐서 함께 심판할 필요가 있다.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위탁강제제도가 지상파방송사업의 자유를 침해하는 정도가 중대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제쳐두고 대행제한제도의 위헌 여부만 심판한다면 위탁강제제도의 위헌성을 묵과하게 된다. 따라서 대행제한제도의 위헌성뿐만 아니라 위탁강제제도의 위헌성도 아울러 밝혀야 한다. 대행제한제도가 전부 위헌이라 하여 실효시키지 않고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하므로 개선하여 존속시켜야 한다고 판단하는 경우에는 위탁강제제도의 위헌성을 밝힐 필요성이 더욱 크다고 할 것이다.

라. 위탁강제제도의 위헌성

방송법 제73조 제5항 본문의 위탁강제제도가 지상파방송사업의 자유(직업수행의 자유와 언론의 자유)를 중대하게 침해하는 것이라는 점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과 한국방송광고공사는 지상파방송의 공공성ㆍ공정성ㆍ공익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지상파방송사업자의 광고영업을 분리시켜 독립된 방송광고공사에게 맡겨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지상파방송은 수신자를 제한할 수 없어 공공성이 크고, 정보제공과 여론형성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서 공정성을 확보하고 개인의 권리나 공공의 이익을 해치지 않도록 하여야 할 필요가 있다고 하겠지만, 그것이 지상파방송과 그 방송광고를 분리시켜야 할 사유라고 보기 어렵고, 오히려 지상파방송의 공공성ㆍ공정성을 확보하려면 지상파 방송광고의 내용을 지상파방송을 실시하는 방송사업자가 심사하고 선별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할 것이다.

방송법 제73조 제5항 본문이 위탁강제제도를 채택한 이유는 지상파방송사업자와 광고주가 광고계약을 기화로 서로 부당한 영향을 주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그러한 입법목적은 지상파방송사업자와 광고주가 광고계약을 기화로 서로 부당한 영향을 주지 못하게 규제하는 방법으로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고 할 것이므로, 광고계약의 직접 체결을 전면적으로 금지하고 방송광고의 판매를 대행사에게 위탁하도록 강제하는 제도까지 정당화시킬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또한 방송법 제73조 제5항 본문은 지방방송국ㆍ특수방송국 등 소규모 지상파방송사업자의 광고수주활동을 통합하여 대행하고 소규모 방송을 지원함으로써 지상파방송의 공익성ㆍ다양성을 보장하는데 기여한다고 한다. 그러나 지상파방송의 공익성은 지상파방송이 정보제공과 여론형성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그 공정성을 확보하고 개인의 권리나 공공의 이익을 해치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는 것을 의미할 뿐이고, 공익성을 이유로 지상파방송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도 그러한 한도에서만 허용되는 것이다. 지상파방송사업이 공익적으로 활용되게 할 목적으로 지상파방송사업의 자유를 제한하기 위해서는 그러한 공익목적이 지상파방송사업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을 정도로 중요한 것이어야 하는데, 소규모방송이나 특수방송을 보호하기 위하여 지상파 방송광고의 판매를 전부 위탁하도록 강제하는 것은 방송사업의 자유를 제한하기 위한 비례의 원칙에 부합된다고 보기 어렵다. 그리고 지상파 방송광고의 판매를 지상파방송사업자의 자율에 맡기더라도 방송발전기금을 부담하게 하는 등의 방법으로 지상파방송의 다양성을 확보하는 방안을 강구할 수 있을 것이므로, 지상파 방송광고의 판매를 전부 대행시키도록 강제하는 것이 지상파방송의 다양성을 확보하는 수단으로서 반드시 필요하고 적절한 것인지 의문이다.

설사 지상파 방송광고의 판매를 대행사에게 위탁시킬 필요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방송광고 판매의 위탁 여부를 지상파방송사업자의 선택에 맡기지 아니하고 반드시 특정 대행사에게 위탁하도록 법률로 강제하는 것까지 정당화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결국 방송법 제73조 제5항 본문 중 위탁강제부분은 지상파방송사업의 자유를 제한하여야 할 정당한 사유도 없이 지상파방송사업의 자유(직업수행의 자유와 언론의 자유)를 중대하게 제한하는 것이라고 보지 않을 수 없다.

마. 결 론

따라서 방송법 제73조 제5항 본문은 대행제한부분과 위탁강제부분을 포함하여 전부 헌법에 위반된다고 선언하여야 한다. 위탁강제부분이 위헌인 이상 대행제한부분도 개선시켜 존치시킬 필요가 없다고 할 것이고, 방송법 제73조 제5항 본문이 전부 위헌인 이상 그 시행령 규정의 위헌 여부는 더 나아가 따져볼 필요가 없다.

9. 재판관 이동흡의 반대의견 및 별개의견(구 방송법 제73조 제5항에 대한 각하의견 및 구 방송법시행령 제59조 제3항에 대한 별개의견)

다수의견은 이 사건 규정인 구 방송법 제73조 제5항(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고만 한다)과 구 방송법시행령 제59조 제3항(이하 ‘이 사건 시행령조항’이라고만 한다)이 불가분적으로 결합하여 일체를 이루는 것으로 보고 기본권침해의 직접성을 인정함은 물론 이 사건 법률조항과 이 사건 시행령조항 모두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한다고 판단하였다.

하지만 나는 다수의견과 달리 이 사건 법률조항과 이 사건 시행령조항은 불가분적으로 결합하여 일체를 이루는 것이 아니라 각기 분리 가능한 독자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고 그 위헌성 심사의 범위나 내용에도 차이가 있으므로 당연히 이를 구분하여 심사하여야 하고, 그 결과 이 사건 법률조항에 대하여는 기본권침해의 직접성을 인정할 수 없으므로 그에 대한 심판청구는 각하를 면할 수 없다고 할 것이고, 이 사건 시행령조항에 대하여만 독자적인 위헌성 심사를 거쳐 헌법불합치 선언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래에서 그 이유에 관하여 밝히기로 한다.

가. 법률조항과 시행령조항의 의미와 위헌성 심사의 범위

(1) 이 사건 법률조항은 입법자가 한국방송광고공사의 지상파 방송광고 판매대행에 대한 독점체제를 폐지하고 지상파 방송광고 판매대행시장에 복수경쟁체제를 도입할 목적으로 마련한 것으로, 그 내용에서도 지상파 방송광고 판매대행사의 허용범위를 ‘한국방송광고공사 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방송광고판매대행사’로 규정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은 지상파 방송광고 판매대행시장에서의 독점체제를 폐지하고 복수경쟁체제를 도입한 입법으로 볼 수 있을 뿐, 이 사건 청구인이 문제 삼고 있는 지상파 방송광고 판매대행시장에서의 한국방송광고공사의 독점체제와 연관지울 수는 없는 것이다.

(2) 한편 이 사건 법률조항의 위임에 따라 대통령령으로 규정된 이 사건 시행령조항은, 한국방송광고공사 이외에 허용되는 지상파 방송광고 판매대행사의 범위를 ‘방송광고 판매대행을 위하여 설립된 주식회사로서 한국방송광고공사가 출자한 회사’로 규정하고 있어 형식적으로는 지상파 방송광고 판매대행시장에서의 복수경쟁체제를 도입한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한국방송광고공사의 경쟁업체를 ‘한국방송광고공사가 출자한 회사’로 규정함으로써 여전히 한국방송광고공사의 독점체제를 유지한 것에 불과하다고 볼 여지도 있는 것이다.

(3) 이와 같이 이 사건 법률조항과 이 사건 시행령조항은 그 형식 및 규정내용에 있어 확연히 구분되는 것이므로 그 위헌성 심사의 범위나 내용에 있어서도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즉, 이 사건 법률조항에서 지상파방송광고판매대행사의 허용범위를 한국방송광고공사 이외에 ‘대통령령이 정하는 방송광고대행사’로 규정한 것이 위헌인지의 여부(복수경쟁체제의 도입)와 이 사건 시행령조항에서 한국방송광고공사 이외에 지상파 방송사업자에게 방송광고를 위탁할 수 있는 업체를 ‘한국방송광고공사가 출자한 회사’로 제한한 것이 위헌인지의 여부(한국방송광고공사의 실질적 독점체제의 유지)는 구분되어야 하고, 그 당연한 귀결로서 이 사건 법률조항과 이 사건 시행령조항에 대한 각각의 위헌성 심사의 범위나 내용은 물론 그 위헌여부에 대한 판단도 서로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청구인 스스로도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청구서에서 주위적으로는 이 사건 법률조항 및 이 사건 시행령조항의 위헌확인을 구하면서도 예비적으로는 이 사건 시행령조항의 위헌확인만을 구하고 있고, 또한 이 사건 시행령조항에 대하여만 한국방송광고공사의 독점체제 유지로 인한 직업선택의 자유 및 평등권 침해를 위헌사유로 주장하고 있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나. 이 사건 법률조항의 기본권침해의 직접성

(1) 이 사건 법률조항과 이 사건 시행령조항은 각기 분리 가능한 것인 만큼, 수권조항인 이 사건 법률조항이 청구인의 기본권을 직접 침해하는 것인지가 문제된다.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에 의한 헌법소원사건에서의 적법요건인 기본권 침해의 직접성이란 집행행위에 의하지 아니하고 법률 그 자체에 의하여 자유의 제한, 의무의 부과, 권리 또는 법적 지위의 박탈이 생긴 경우를 뜻하는 것이고, 이때의 집행행위에는 ‘입법행위’도 포함되는 것이며(헌재 1996. 2. 29. 94헌마213, 판례집 8-1, 147, 154-155;헌재 2003. 9. 25. 2001헌마93, 판례집 15-2상, 319, 351 등 참조), 다수의견에서도 법률규정이 그 규정의 구체화를 위하여 하위규범의 시행을 예정하고 있는 경우에는 당해 법률의 기본권침해의 직접성은 원칙적으로 부인된다고 밝힌 바 있다.

(2) 그런데 이 사건 법률조항은 지상파 방송광고 판매대행사의 허용범위를 ‘한국방송광고공사 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방송광고판매대행사’로 규정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의 수범자도 아닌 방송광고 판매대행업자인 청구인의 입장에서는 이 사건 법률조항의 내용 중 ‘대통령령이 정하는 방송광고판매대행사’에 해당하는지의 여부에 따라 직업수행의 자유 등 기본권을 제한받게 되는 것인지, 아닌지가 결정되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청구인이 지상파 방송광고 판매대행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없는지는 이 사건 법률조항 자체에 의하여 확정되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하위규범인 이 사건 시행령조항에 의하여 확정되는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해서는 청구인에 대하여 어떠한 자유의 제한, 의무의 부과, 권리 또는 법적 지위의 박탈이라는 법적 효과가 발생한다고 볼 수 없는 것이고, 이 사건 시행령조항에 의하여 청구인이 지상파방송사업자에게 방송광고를 위탁할 수 있는 대행사의 범위에서 배제되거나 그 자격이 제한되는 경우에 비로소 청구인에 대한 기본권침해의 문제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청구는 기본권침해의 직접성 요건을 결여한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결국 이 사건 법률조항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청구는 기본권침해의 직접성을 인정할 수 없어 부적법하므로 각하되어야 마땅하다.

(3) 그러나 다수의견은 이 사건 법률조항과 이 사건 시행령조항은 서로 불가분적으로 결합하여 그 자체에서 일반 민영방송광고판매대행사의 지상파 방송광고 판매대행업을 제한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이 사건 법률조항에 대하여서까지 기본권침해의 직접성을 인정하였다. 하지만 이 사건 법률조항과 이 사건 시행령조항은 각기 분리 가능한 독자적인 영역을 지니고 있으므로 불가분의 일체를 이루는 것으로 볼 수 없는 것임은 물론이고 다수의견이 기본권침해의 직접성을 인정하면서 근거로 든 헌법재판소의 선례는 수권조항 자체에서 불온통신금지의무를 규정하여 수범자인 청구인에게 직접적으로 금지 또는 제한의무를 부과한 경우이거나(헌재 2002. 6. 27. 99헌마480, 판례집 14-1, 616, 625 참조), 방송광고 사전심의제도를 규정한 법률조항으로 인하여 방송광고를 하고자 하는 자는 누구든지 사전에 심의를 거쳐야 하는 의무가 부과된 경우(헌재 2008. 6. 26. 2005헌마506, 공보 141, 911, 913)에 해당하므로, 수권조항 자체에서 청구인에게 어떠한 금지 또는 행위의무를 부과한 것으로 볼 수 없는 이 사건 법률조항의 경우에도 직접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선례로 볼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오히려 헌법재판소는 그 동안 많은 사례에서 하위규범의 시행을 예정하고 있는 수권조항 규정의 기본권침해의 직접성을 부인한 바 있으므로(헌재 1996. 2. 29. 94헌마213, 판례집 8-1, 147, 155;헌재 2001. 1. 18. 2000헌마66, 판례집 13-1, 151, 161;헌재 2002. 12. 18. 2001헌마111, 판례집 14-2, 872, 878-879;헌재 2003. 9. 25. 2001헌마93, 판례집 15-2상, 319, 351;헌재 2003. 9. 25. 2001헌마194, 판례집 15-2상, 391, 401;헌재 2008. 4. 24. 2004헌마440, 공보 139, 590, 592 등 참조), 이 사건 법률조항의 기본권침해의 직접성을 부인하는 것이 헌법재판소의 기존의 선례의 태도에 반하는 것이 아님은 명백하다고 할 수 있다.

다. 이 사건 시행령조항에 대한 본안 심사

(1) 이 사건 시행령조항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청구는 적법요건을 충족한 것인 만큼, 이 사건 시행령조항이 청구인의 직업수행의 자유 및 평등권을 침해하였는지의 여부에 관한 위헌성 심사가 필요하다고 할 것이다.

(2) 이에 관하여 살피건대, 이 사건 시행령조항에서 지상파 방송광고 판매대행사의 허용범위를 ‘한국방송광고공사가 출자한 회사’로 규정한 것은 방송의 공정성과 공익성, 그리고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므로 그 입법목적은 정당하다고 할 것이지만, 수단의 적합성, 피해의 최소성, 법익균형성의 점에 있어서는 다수의견이 지적하고 있는 바와 같은 이유, 즉 허가제의 도입 등 방송의 공정성과 공익성을 담보할 수 있으면서도 사익의 침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다른 여러 가지 수단이 있음에도 방송의 공정성 등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 사건 시행령조항이 규정한 한국방송광고공사의 출자방식은 실질적으로 지상파 방송광고 판매대행시장에서의 한국방송광고공사 독점체제의 유지를 가능하게 함으로써 청구인과 같은 민영 방송광고판매대행업자의 직업수행의 자유를 심히 침해하고 있다는 점에서 수단의 적합성, 피해의 최소성, 법익 균형성 원칙에 위배되는 것이므로, 청구인의 직업수행의 자유를 과잉금지원칙에 위반하여 침해하고 있다고 할 것이다. 또한 이 사건 시행령조항은 한국방송광고공사가 출자하지 않은 회사를 한국방송광고공사가 출자한 회사와 차별 취급하고 있는 것인바, 지상파 방송광고 판매대행시장에서의 복수경쟁체제의 도입과 방송의 공정성, 공익성 및 다양성 확보라는 입법목적의 달성 여부가 한국방송광고공사의 출자여부라는 단일기준에 의하여 좌우될 수는 없다는 점에서 이 사건 시행령조항은 차별취급의 정당성을 인정할 수 없는 것이므로, 청구인의 평등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할 것이다.

(3) 따라서 이 사건 시행령조항 및 그와 동일한 내용을 담고 있는 개정된 시행령조항은 다수의견이 ‘심판대상 확장 및 헌법불합치결정과 잠정적용 명령’에서 지적하고 있는 바와 같은 이유로 모두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한다고 하여야 한다.

(4) 나는 이와 같이 이 사건 시행령조항이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한다는 다수의견의 결론에는 동의하지만, 그 위헌성 심사에 있어서는 이 사건 법률조항과는 독립된 이 사건 시행령조항에 대한 독자적인 위헌성 심사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에서 이 사건 법률조항과 이 사건 시행령조항을 일체로 보고 위헌성 심사를 진행한 다수의견과 그 이유를 달리하는 것이다. 하지만 다수의견이 직업수행의 자유 침해 여부를 판단하면서 내세운 위헌사유를 보면, 실제로는 이 사건 시행령조항에서 비롯된 한국방송광고공사의 실질적 독점체제 유지와 관련된 것일 뿐, 복수경쟁체제를 도입한 이 사건 법률조항과는 무관한 것이라 할 것이므로, 결과적으로 다수의견은 이 사건 시행령조항에 대한 위헌성 논증만을 가지고 위헌성 논증의 대상이 될 수 없거나 위헌성 논증이 이루어진 바도 없는 이 사건 법률조항까지도 함께 위헌이라고 판단하는 오류를 범한 것이라는 비판을 면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라. 결 론

이상과 같이 이 사건 법률조항과 이 사건 시행령조항은 불가분의 일체를 이루는 것이 아니라 각기 독자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고 각각의 위헌성 심사의 범위나 내용에도 차이가 있으므로 당연히 구분되어 위헌성 심사가 이루어져야 하고, 그 결과 이 사건 법률조항에 대한 심판청구는 기본권침해의 직접성을 인정할 수 없어 부적법하여 각하되어야 마땅하고, 이 사건 시행령조항에 대해서만 청구인의 직업수행의 자유 및 평등권을 침해하여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한다고 하여야 한다.


재판관 이강국(재판장) 이공현 조대현 김희옥 김종대 민형기 이동흡 목영준 송두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