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신년연설문
2007년 신년연설문 | ||
제16대 대통령 노무현 |
2007년 1월 23일 화요일 |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참여정부 지난 4년간의 정책과 실적을 보고 드리겠습니다. 많은 분들이 '참여정부에 실적이라는 것도 있는가?' 하고 의아스럽게 생각하실 것입니다.
저의 대답은 '예, 있습니다.'입니다. 언론에 안 나왔다고 실적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문민정부, 국민의 정부도 실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를 기억하는 사람은 없는 것 같습니다. 지난 일을 보고 드리는 것입니다.
그러나 참여정부 역시 미래에 대한 비전과 전략을 가지고 일을 하였으니, 자연 미래를 향한 국가발전 전략 또한 자연스럽게 보고 드리게 될 것입니다.
연설문을 읽어야 하는가? 강연처럼 자유롭게 할 것인가? 읽으면 지루할 것, 자유롭게 말로하면 대통령이 그렇게 해도 되는 것인가? 하는 시비가 걱정됩니다.
문제는 민생입니다. 민생이라는 말은 저에게 송곳입니다. 지난 4년 동안 저의 가슴을 아프게 찌르고 있습니다. 지금도 이 한마디는 저의 마음을 무겁게 짓누르고 있습니다.
민생이 어렵습니다. 4년 내내 어렵습니다. 보통사람들의 민생도 어렵고, 특별히 취약한 계층의 민생도 어렵습니다. 그냥 어려운 것이 아니고 보통 사람들의 살림은 더욱 어려워지고 어려운 사람들은 숫자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후보시절 저는 국민 여러분에게 '서민 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많은 서민들이 저를 '서민을 위해 일한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민생이 풀리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참으로 면목이 서지 않습니다.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습니다.
물론 민생문제는 어느 시대, 어느 나라에나 있었던 보편적인 현상입니다. 그러나 지금의 민생문제는 옛날의 민생문제와는 다른 새로운 현상이라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습니다.
바로 양극화 현상입니다. 세계화, 정보화가 원인입니다. 세계화로 경쟁의 시장이 넓어지고, 지식기반 경제로 승자독식의 현상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고용이 따르지 않는 성장, 파급이 없는 소비시장 현상이 양극화를 더욱 심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것은 세계적인 현상입니다. 미국도, 유럽도 모두 겪고 있습니다. 일본은 특히 심각한 상태입니다. 한국도 90년대 초반부터 시작이 되었습니다.
그 위에 한국은 태풍을 만났습니다. 97년 외환위기입니다.
97년 1만 7천개, 98년 2만3천 개의 기업이 부도가 났습니다. 요즈음 부도나는 기업이 1년에 3천개 정도이니 당시의 사정이 어떤 것인지 짐작이 갈 것입니다. 100만 명이 넘는 근로자들이 직장에서 밀려 났습니다. 98년에는 실업자가 무려 150만 명까지 늘어났습니다.
이들이 한꺼번에 택시, 화물차, 음식점 개업으로 몰렸습니다. 택시가 3만대, 화물차가 15만대 늘어났습니다. 일본은 인구 140명에 음식점 하나인데 우리나라는 인구 79명에 음식점 하나입니다. 사정이 이러하니 자동차 할부금도 낼 수가 없고 집세도 낼 수가 없습니다. 화물연대가 파업을 하고 음식점하는 사람들이 솥을 들고 과천 청사에 모인 사연입니다.
외환위기에서 살아남은 기업들은 정규직보다는 비정규직으로 채용을 돌리면서 2001년 364만 명이던 비정규직이 작년에는 546만 명으로 늘어났습니다.
97년 외환위기가 기업부도 사태라고 한다면, 2002년 신용위기는 가계부도 사태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어느 정도 회복되던 민생이 다시 한 번 무너진 것입니다. 가계가 무너지니 소비가 줄어들고 소비가 줄어드니 투자가 안 되고, 투자가 안 되니 다시 민생이 어려워지는 악순환에 빠진 것입니다.
수출 덕분에 기업이 깨어나고 경제도 점차 정상을 찾아가고 있으나 민생은 깨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위에 부동산과 주택, 사교육비, 통신비 등의 지출은 늘어나니 서민들이 더욱 어렵습니다.
민생문제의 대책을 말씀드리겠습니다.
경제가 중요합니다. 경제가 좋아지면 민생도 좋아질 것입니다. 그러나 경제는 간단한 문제는 아닙니다. 나중에 따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양극화 문제가 해소되어야 합니다. 경제만 좋아진다고 민생이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양극화 문제가 해결되어야 민생이 해결됩니다.
양극화를 해소하려면 함께 가는 경제를 만들어야 합니다. 동반성장, 상생협력, 균형발전 이런 정책이 성공해야 합니다. 일자리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일자리의 숫자를 늘리고 품질을 향상시켜야 합니다. 비정규직, 영세자영업자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부동산, 사교육비와 같이 격차를 더 벌리는 문제도 해결해야 합니다. 사회안전망을 확충하고, 개인의 직업능력을 향상시키고, 어려운 사람, 낙오한 사람에게 새로운 기회를 열어주어야 합니다. 정부가 이런 일을 하면 소득의 재분배가 일어나고 빈부 격차가 줄어들게 됩니다.
결국 양극화를 해소하자면 경제정책만이 아니라 사회정책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정책이 동원되어야 합니다. 지금부터 이들 정책을 하나하나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그리고 시간이 허락하는 범위 안에서 그 동안에 참여정부가 한 노력과 성과도 말씀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다만, 정책을 말씀드리기 전에, 민생문제와 관련하여 몇 가지 오해와 무리한 논리에 관한 의견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민생파탄'이라는 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지나친 표현입니다. 소득, 소비, 실업률 등 어느 지표를 보아도 지금은 97년 외환위기 때나 2003년 가계부도 때와는 비교할 수가 없습니다. 지금을 '파탄'이라고 말하면 그 당시의 상황은 표현할 말이 없게 됩니다. 정치적인 이유로 우리의 삶을 그렇게 깎아 내려 우리 모두의 기를 죽이는 것은 좋은 일이 아닐 것입니다. 그냥 민생이 어렵다는 표현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민생의 어려움이 오로지 참여정부의 책임이라는 주장을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에 그치지 않고 심판하자고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책임을 회피하지는 않겠습니다. 민생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책임은 통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거듭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한계는 분명히 하고 싶습니다. 민생문제를 만든 책임은 없습니다. 참여정부의 민생문제는 물려받은 것입니다. 문민정부 시절에 생긴 것을 물려받은 것입니다.
국민이 책임을 묻는다면 이것저것 따지지 않고 받아들이겠습니다. 그러나 스스로 원인을 만든 사람들이 '민생 파탄'이라는 말까지 동원하여 책임을 묻겠다고 하는 데는 승복할 수가 없습니다. 적반하장, 후안무치라고 대답하고 싶습니다.
경제만 좋아지면 민생문제는 모두 해결되는 것처럼 말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습니다. 양극화까지도 경제만 좋아지면 해결된다는 주장인 것 같습니다. 참 단순하고 속편한 논리입니다. 그렇게만 되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러나 그것은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 반대일 수도 있습니다.
대형 유통업이 발전할수록 재래시장이나 동네가게는 어려워집니다. 영세자영업자들의 민생문제가 발생하는 것입니다. 경제가 발전할수록 인건비가 올라갑니다. 인건비가 올라가면 기업들은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일자리를 줄이고 비정규직을 늘립니다. 그래도 버티지 못하면 해외로 나가거나 사업을 접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하여 실업자와 비정규직이 늘어나고 영세자영업도 늘어납니다. 세계화, 지식정보화가 빠르게 진행될수록 이런 현상이 빠르게 진행되고 소득의 차이도 더 커집니다. 이른바 양극화 현상이 생기는 것입니다.
전체 경제가 성장할수록, 어느 한 쪽의 소득이 늘어날수록, 생활수준, 소비수준은 높아지고 집값도 교육비도 통신비도 늘어납니다. 모든 소비가 늘어납니다. 그에 비해 보통사람들과 가난한 사람들의 소득은 늘어나지 않으니 민생은 더욱 어려워집니다.
이치가 이러하니 오로지 경제가 민생문제의 원인이고, 경제만 풀리면 민생문제도 다 풀릴 것처럼 말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양극화를 해소해야 합니다. 그래야 민생이 풀립니다.
민생문제를 너무 쉽게 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입만 열면 민생파탄을 외치면서 자기들이 집권만 하면 금방이라도 민생문제를 해결할 것처럼 말하고 다니는 사람들입니다. 당장 민생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고 국정실패로 몰아붙이는 언론들도 비슷한 사람들입니다.
옛날에도 많이 들어본 이야기들이지요. 그런데 언제 대통령이 바뀌어서 국민들의 민생이 금방 달라졌던 기억이 있습니까? 앞에서 말씀 드렸듯이 민생문제라는 것이 한두 개의 정책으로 간단하게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여러 정부의 정책이 쌓여서 오늘의 민생이 있는 것입니다.
더욱이 양극화 문제는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는 문제이고 미국도 일본도 아직 풀지 못하고 있는 문제입니다. 멀리 내다보고 여러 가지 정책을 종합하여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 차근차근 실천해 나가야 합니다. 그 동안 참여정부가 추진해 온 경제전반, 일자리, 동반성장, 균형발전, 사회안전망, 고용지원, 비정규직, 교육, 부동산, 이런 모든 정책이 성공해야 해결이 가능한 문제입니다. 참여정부는 이 모든 정책을 체계적으로 구성하여 '함께 가는 희망한국 비전 2030'으로 엮어서 국민 앞에 내놓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 정치도 언론도 달라져야 합니다. 대안도 없이 비방만 하고 정책도 없이 큰소리만 하는 풍토는 이제 달라져야 합니다. 대안을 말하고 이치를 따지고 합리적으로 토론하는 책임 있는 사회 풍토가 만들어져야 진정한 민생대책이 채택되고 실천될 수 있습니다.
이제 경제 문제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앞에서 경제만 잘된다고 민생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러나 경제는 기본입니다. 경제가 잘 되어야 나머지 정책도 성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경제는 민생문제 해결의 첫걸음입니다.
경제를 정확하게 이야기하려면 몇 가지 용어의 혼돈을 정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경기정책과 경제정책은 구별해서 사용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경기정책, 단기적인 거시경제의 운영은 경제정책의 중요한 부분이기는 하지만, 전부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중장기 경제정책입니다. 성장 잠재력을 높이고 경쟁력을 강화하는 정책입니다. 그리고 경제를 말할 때에는 경제뿐만 아니라 경제를 둘러싼 사회 환경도 아주 중요하므로 경제를 말할 때에는 정치, 사회, 문화정책도 함께 생각해야 합니다.
운동경기 팀이 좋은 기록을 내기 위해서는 당일의 컨디션도 좋아야 하지만, 그에 앞서 기술과 기초체력을 튼튼하게 길러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잠재적인 선수층, 훈련환경, 경기장 시설이나 경기 운영시스템, 수준 높은 관중 등의 주변 환경도 좋아야 한다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따라서 단기적인 경기만을 가지고 전체 경제를 말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멀리 보고 종합적인 전략을 고려하여 말해야 합니다.
누구나 아는 당연한 이치입니다. 그럼에도 굳이 이 말씀을 드리는 이유는, 많은 사람들이 단기적인 경기 상황을 마치 경제의 전부인 것으로 전제하고 경제를 단정적으로 평가하여 국민의 경제생활에 혼란을 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제 우리 경제를 거시경제, 성장 잠재력, 더 좋은 경제를 위한 사회적 환경으로 나누어 설명드리겠습니다.
경기관리, 거시경제 관리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참여정부의 경기정책만큼 국민들을 혼란스럽게 한 정책도 없을 것입니다. 언론 보도를 보고 있으면, 어느 때는 '인위적 경기부양 안 한다' 이런 제목으로 은근히 정부의 무성의를 비난하는 보도가 나오다가, 어느 때는 '선심성 경기부양'이런 제목으로 경기부양을 비난하는 보도가 나옵니다. 이런 헷갈리는 보도가 동시에 나오기도 합니다.
이것은 참여정부가 '무리한 경기부양은 하지 않겠다.'고 한 말에 대한 해석에 혼동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저는 이 '혼동'이 경제지식의 무지에서 비롯된 것인지 참여정부를 깎아내리기 위해 알면서 하는 것인지 알지 못합니다만, 어떻든 우리 국민에게 많은 혼란을 주고 경제에도 나쁜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참여정부도 경기의 활력을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경제이론이 허용하는 모든 경기 부양책을 다 동원하였습니다. 다만 후유증이 우려되는 '무리한 경기부양'은 하지 않았습니다. 무리한 경기부양을 하지 않았다는 말은 원칙에 맞지 않는 경기부양은 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이론적으로 검증된 거시경제 수단만을 사용하였다는 것입니다.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을 손상하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과거 우리 경제에서 여러 차례 그런 잘못된 경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노태우 대통령시절, 3저 호황과 신도시 건설로 인해 경기가 과열되고 있는 상황에서 여론에 떠밀려 증시부양과 제조업 경쟁력 강화대책을 무리하게 추진한 결과 땅값 폭등과 물가 불안으로 이어지며 92년 대규모 경기 불황을 야기한 바 있습니다.
이듬해 출범한 문민정부는 이러한 불황을 단기에 해결하기 위해 '신경제 100일 계획'이라는 이름으로 경제에 불을 붙였고 이에 따라 경상수지 적자가 사상 최대로 확대되었습니다. 그리고 4년 뒤 외환위기의 한 원인이 되고 말았습니다.
국민의 정부에서도 경기진작을 위해 부동산 규제를 풀고 가계대출을 방치했습니다. 덕분에 2002년 우리 경제는 7% 성장했지만, 다음해에는 성장률이 3.1%로 크게 떨어졌고 신용불량자 문제와 카드채 사태로 가계위기를 초래함으로써 우리 경제에 큰 부담을 주었습니다. 그래서 참여정부는 경기정책에 원칙을 지켰습니다.
원칙을 지킨다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었습니다. 국민들은 언제나 과열 수준의 활력을 요구합니다. 언론도 마찬가지입니다. 경기가 좋을 때에도 어려운 사람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저는 어려움을 무릅쓰고 이 원칙을 지켜냈습니다.
그로 인해 어려움도 많이 겪었습니다. 접대비 50만원이 넘는 접대비의 명세를 지출하게 한 정책은 저항도 많았고 야유도 많이 받았습니다. 성매매 단속 때에도 경제가 다 죽는다고 걱정하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도 건설경기의 위축을 들고 나와 반대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시도 때도 없이 경제 위기론을 들먹이며 대통령이 경제에 관심이 없다고 몰아붙이기도 했습니다. 아마추어 정부라는 말도 이때 생긴 것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나 저는 버티어 냈습니다. 후유증을 남기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그 결과는 다음 정부에서 나타날 것입니다. 다음 정부는 어떤 후유증도 물려받지 않을 것입니다.
참여정부는 넘겨받은 위기를 무난히 관리했습니다. 출범 당시 북핵위기는 폭발 직전이었습니다. 신용 불량자는 284만 명으로 정상수준을 훨씬 넘어선 상태에서, 어떤 달엔 20만 명씩 늘어나고 있었고, 소비는 이미 내리막을 걷고 있었습니다. 해외조달 자금의 가산금리가 외환위기 이후 최고수준으로 치솟고 우리 금융기관들의 해외차입이 사실상 중단 직전까지 몰렸습니다.
여기에 SK글로벌 사건이 터졌고 90조원에 이르는 카드채가 부도위기로 몰리고 있었습니다. 그 위에 6월에는 음식업, 숙박업에 대한 과잉대출 사태까지 터졌습니다. 은행들을 강제할 수단도, 더 투입할 공적자금도 없는 상태에서 이를 극복해야 했습니다. 결국 신용 불량자는 2004년 4월, 382만 명을 고비로 줄어들기 시작하여 2006년 말, 283만 명 수준까지 내려왔습니다. 소비도 그와 함께 움직였습니다.
아직도 민생의 어려움이 남아있지만, 위기는 넘어섰다고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위기요인이 생기지 않도록 위기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환율문제, 부동산 대출로 인한 금융위기의 가능성에 대한 경고가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일은 없을 것입니다. 부동산에서 금융, 물가까지 조기경보시스템과 위기관리 매뉴얼을 통해 철저히 대비하고 있습니다. 다음 정부가 아무런 부담 없이 출발할 수 있도록 튼튼한 경제를 물려줄 것입니다. 우리 경제를 '파탄'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과장도 너무 지나친 과장입니다.
2002년 1,600억 달러였던 수출이 지난해에는 3천억 달러를 넘어섰습니다. 지난 4년 경상수지 흑자 합계가 6백억 달러를 넘습니다. 외환보유액도 1,200억 달러에서 2, 400억 달러로 4년 동안 두 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종합주가지수는 600선에서 두 배 이상 높아졌습니다. 소비자 물가도 3.6%에서 3% 수준으로 안정돼 있고, 실업률도 3.7%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외환위기로 무너졌던 현대건설, 하이닉스, LG카드, 대우건설 등 부실기업도 정상화되었습니다.
그 동안 수입원유 가격은 배럴당 24달러에서 60달러 선으로 2.5배 가까이 급등했고, 환율은 달러당 1,200원 선에서 평균 940원 선으로 떨어졌습니다. 악조건을 딛고, 경제위기를 극복하면서 이룬 성과입니다. 야당과 언론들이 끊임없이 우리 경제를 위기니 파탄이니 하면서 저주하는 가운데 이룬 성과입니다.
정상적인 판단력을 가진 사람이라면 이런 경제를 두고 '경제파탄'이라는 말을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참여정부를 빗대어 '차라리 무능한 정부보다 부패한 정권이 낫다'는 말까지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참으로 무책임한 사람들입니다.
이제 우리 경제의 성장률에 대한 인식은 바꿀 때가 되었습니다. 2003년 GDP 성장률은 3.1%입니다. 그 이후는 4.7, 4.0, 5.0이고, 4년간 평균은 4.2%입니다. 평균 4.2% 성장은 선진국 클럽인 OECD 30개 회원국 중 7위 정도의 성적입니다. 지난해 성장률 전망치인 5%는 OECD 국가 중에서 최상위권입니다. 이제 한국경제도 곧 2만 달러 시대로 들어갑니다. 선진 7개국인 G7이 우리와 비슷한 국민소득 수준에서 기록한 성장률은 3.2% 정도입니다. 한국은 이상 더 개발도상국이 아닙니다. 성장률을 가지고 한국 경제를 파탄이라고 말한다면 한국경제는 영영 파탄상태를 벗어날 수 없다는 결론이 될 것입니다.
여론조사를 보면 우리 국민들은 경제를 아는 대통령을 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경제를 아는 어떤 대통령도 5%를 훌쩍 넘는 성장을 이루지는 못할 것입니다. 저는 지금의 경제를 파탄이라고 말하는 차기 주자들이 성장률을 얼마로 공약하는지 지켜 볼 것입니다.
정치인이든 언론인이든 '위기'라거나 '파탄'이라는 말은 조심스럽게 그리고 책임 있게 사용해야 합니다. 위기니 파탄이니 하는 과장된 말이 우리 경제를 더 어렵게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2004년 저는 우리 정치권과 언론에 맞서 당시의 경제가 '위기'가 아니라고 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은 일이 있습니다. 지금 와서 보면, 당시 경제가 '위기'라는 말은 사실에 맞지 않는 평가입니다. 못들은 척하고 넘어갈 수도 있는 일이었으나, 굳이 해명하고 반론한 것은 경제에 미치는 심리적 영향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결과는 언론만이 아니라 국민들로부터도 뭇매를 맞는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경제는 심리라고 합니다. 경제심리는 소비와 투자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고 합니다. 저는 이런 과장된 평가가 실제 경제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경제의 회복을 더디게 하는데 일조를 하였을 것입니다.
저는 국민의 정부 이래 일부 정치인들과 유력 언론이 우리 경제에 끝없는 저주를 퍼부었는데도 불구하고 우리 경제가 꾸역꾸역 깨어나는 모습을 보면서 신비로움을 느낍니다. 그리고 우리 경제에 자신감을 가집니다.
그러나 한편 그야말로 97년 우리 경제를 파탄 낸 사람들이 정치적인 이해관계에 매몰되어 무책임하게 우리 경제를 흔드는 것은 참으로 개탄할 일입니다. 참으로 염치도 없는 일입니다.
경제위기론이 가장 심했던 2003년과 2004년에 외국인들은 우리 주식을 대거 사들였습니다. 시중에는 '영자신문 읽는 사람은 한국 주식에 투자하고, 한글신문 읽는 사람은 투자하지 않는다'는 말이 나돌기도 했습니다. 그 결과 외국인들은 한국의 증권시장에서 차익을 얻고 한국인들은 별 재미를 보지 못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우리 경제를 위기니, 파탄이니 하면서 끊임없이 저주를 퍼부은 사람들은 우리 투자자들에게 손해를 입힌 것입니다.
우리 경제의 성장 잠재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을 말씀드리겠습니다.
핵심은 우리 기업의 경쟁력입니다. 경쟁의 마당에서 뛰는 선수는 기업입니다. 기업의 경쟁력을 키워야 합니다. 기업 경쟁력의 핵심은 기술혁신과 인재양성입니다. 기술 혁신을 위해서는 혁신 주도형 경제정책이 필요합니다. 혁신 주도형 산업정책, 과학기술 혁신체계, 과학기술 투자, 과학기술 혁신에 적합한 행정체계를 수립해야 합니다. 사람이 경쟁력의 원천입니다. 세계일류의 인재를 양성해야 합니다. 대학교육의 혁신이 필요합니다. 인재가 유출되는 환경이 아니라 인재가 모여드는 환경을 만들어야 합니다. 모든 국민의 직업능력을 높여야 합니다. 직업교육과 훈련, 평생교육 체계를 세워야 합니다.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이 자유로운 시장입니다. 관치경제에서 시장경제로 가야합니다. 관료적 규제를 철폐하고 완화하고, 각종 보조와 지원정책에 있어서 시장친화적인 방법을 채택해야 합니다. 모두에게 자유로운 시장이 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시장을 투명하고 공정하게 관리해야 합니다. 그래야 창의와 노력으로 성실히 하는 기업이 성공하고 경쟁력이 높아집니다.
소비와 투자가 활발한 시장을 만들어 주어야 합니다. 소득의 격차를 줄여주면 서민들의 소비가 늘어날 수 있습니다. 우리 국민들의 소비생활에 대한 인식도 달라져야 합니다. 고급의 소비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옛날의 기준으로는 사치스럽게 생각되던 소비도 이제는 소비시장의 활력을 위해 당연한 일로 수용하는 사고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골프장에 대한 인식도 그 중의 하나일 것입니다. 해외소비가 늘어나면 국내소비가 위축됩니다. 국내소비의 확대를 위해 교육, 의료 등 소비가 해외로 몰리고 있는 고급 서비스 시장도 과감하게 개방할 필요가 있습니다. 정부가 이런 모든 일을 다할 수는 없습니다. 국민이 함께 해야 합니다.
보다 넓은 시장을 열어야 합니다. 경제 자유구역, 금융, 물류 등의 동북아 허브 전략이 그 하나입니다. 지구경제의 시대입니다. 전 세계를 향해 뻗어나가야 합니다. 그러자면 우리의 시장도 전 세계를 향해 활짝 열어야 합니다.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가 우리시장은 닫아놓고 남의 시장만 열라고 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서비스 산업의 경쟁력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 분야는 개방을 통해 경쟁력을 키워 전략산업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서비스 수지 적자에 대응하기 위해서도 필요한 일이지만, 모두가 대학을 가는 우리 사회에서 고학력 일자리를 위해 꼭 필요한 전략입니다. 보호만 해서는 경쟁력을 키울 수가 없습니다.
그 동안의 개방의 경험을 통해 우리 국민의 역량과 경쟁력은 이미 충분히 증명이 되었습니다. 우리 국민은 그 동안의 개방에서 모두 승리하였습니다. 이제 우리 경제의 수준이 개방을 할 수 없이 하는 수준이 아니라 더 크게 성공하기 위해 능동적으로 개방을 해나가야 하는 수준이 된 것입니다.
나아가서는 개방의 문제를 넘어서, 우리나라는 이제 상품수출 국가에서 만족할 것이 아니라 자본투자 국가로 나아가야 합니다. 환율 관리를 위해서도 필요한 일입니다.
노사관계가 안정되어야 합니다. 안정된 에너지 자원을 비롯한 자원의 확보, 안정된 땅값 등도 필수적입니다.
장기적인 인적자원의 공급 확대도 준비해야 합니다. 여성인력의 경제활동을 돕기 위한 보육정책, 병역자원 합리적인 이용, 정년연장, 출산율 높이기 등의 정책이 필요합니다. 나아가서는 외국인의 영주권, 시민권 정책도 다시 검토해 보아야 합니다.
참여정부 경제정책은 잘 가고 있습니다.
혁신 주도형 경제정책은 국민의 정부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참여정부는 이를 완성해 나가고 있습니다. 이제는 정부의 모든 경제정책이 양적 성장이 아니라 기술과 인재 중심의 질적 발전전략, 따라가는 경제가 아니라 앞서가는 경제를 위한 정책으로 전환되었습니다.
연구개발 예산은 2002년 6조원에서 올해 10조원 규모로 60%가 늘어났습니다. 과학기술부장관을 부총리로 승격하고 과학기술혁신본부와 정보과학기술보좌관을 신설했습니다. 지역별 전략산업을 중심으로 한 산·학·연·관 혁신체계 구축하고, 대덕연구개발특구를 비롯한 7개 혁신클러스터 조성하고, R&D 투자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과학기술 평가시스템을 전면적으로 혁신했습니다. 효율이 10% 높아지면 예산을 10% 늘이는 효과가 있을 것입니다.
또한 과학기술인재를 양성화하기 위해 이공계지원특별법을 제정하고, 이공계 전공자 공직 채용목표제 등을 도입하여 이공계 출신 우대 정책을 추진해 왔습니다. 정부의 5급 기술직 채용 비율이 2002년 23.5%에서 2005년 50.4%로 두 배 이상 확대되고, 기업의 박사급 연구원 비중이 크게 늘어나는 등 고급 연구 인력의 산업계 진출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유럽 선진국에서도 우리의 국가기술혁신 정책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은 우리의 기술경쟁력을 2003년 27위에서 지난해에는 6위로 평가했습니다. 국제특허출원 건수도 세계 6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10대 성장동력산업과 부품·소재산업 등 첨단기술 분야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고 있습니다.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인 와이브로, 제2의 CDMA 신화로 불리는 DMB가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한국의 정보통신 수준은 이제 세계 최고의 수준에 도달하고 있습니다. 부의 미래 429페이지에는 김대중 전대통령의 나노, 광대역 통신 투자에 대한 언급이 있습니다. 하이브리드카와 지능형로봇도 상용화 단계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부품·소재 산업의 경쟁력도 크게 높아졌습니다. 2002년 29억 달러에 불과하던 부품·소재 흑자규모가 지난해에는 열 배가 넘는 300억 달러 이상으로 확대되었습니다. 세계시장에서 조선 1위, 반도체 3위, 전자 4위, 자동차 철강 5위를 점유하는 등 우리 주력산업이 세계시장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수출 3천억 달러는 우리 경제의 경쟁력을 말하고 있습니다.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원칙은 국민의 정부에서 토대를 놓았습니다. 참여정부에서는 투명하고 공정한 시장이 뿌리를 내려가고 있습니다. 이상 더 정경유착도 없고, 관치경제도 관치금융도 없습니다. 기업들은 이상 더 청와대의 눈치를 보지 않습니다. 이제 청와대에 대출 청탁을 하는 기업도 없습니다.
반면 자기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서는 책임을 져야 합니다. 분식회계, 부당한 내부거래 등은 더 이상 용납될 수 없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역할이 너무 커진다고 불만을 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만, 투명하고 공정한 시장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일입니다.
중소기업 지원 등 정부 보조와 지원정책도 시장친화적인 방식으로 바꿨습니다.
시장을 넓히기 위해 한·칠레 FTA에 이어, 한·싱가포르 FTA를 체결하였고, 한·아세안, 한·캐나다 FTA는 협상이 진행 중입니다. 한미 FTA는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이어서 중국과도 FTA 공동 연구를 개시하고, 3월경부터는 EU와 협상을 시작할 계획입니다. 농업에 대해서는 119조 원을 투입하는 특단의 대책을 이미 준비해 놓았고 시장의 변화를 보면서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갈 것입니다.
앞으로 우리 기업의 해외투자를 지원하기 위해 해외투자 지원을 위한 범정부 기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노사관계도 점차 개선되어가고 있습니다. 참여정부가 출범하기 직전인 2002년 111일이던 파업으로 인한 근로손실일수가 지난해 77일로 줄어들었습니다. 아직 완전한 노사정 대타협이라는 사회적 합의는 어려운 상황입니다만, 지난해 노사정 합의로 노동관계법이 개정되고 항만인력공급체제 개편이 이루어진 것은 노사관계의 미래에 대해 희망을 보여주는 좋은 신호라고 보아도 좋을 것입니다. 나는 노동조직의 사회적 교섭력이 약화되어 간다면, 장차의 일이 걱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장기적인 인적자원의 공급 확대도 착실히 추진하고 있습니다. 여성인력개발을 위한 보육지원에 집중 투자하여 왔습니다. 그 결과 2005년 처음으로 여성경제활동참가율이 50%를 넘어섰습니다. 또한 고용허가제를 시행함으로써 외국인 근로자를 합법적으로 고용할 수 있는 길도 열었습니다. 해외동포에 대한 방문취업의 길도 열었습니다. 장기적으로 인적자원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학제개편, 병역제도 개편, 정년연장 등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저출산·고령화 시대에 대한 대비도 착실히 하고 있습니다.
참여정부는 자원정책의 패러다임을 '안정적 도입'에서 '자주 개발'로 확대하고, 대통령이 직접 뛰었습니다. 17개국을 대상으로 자원 정상외교를 펼쳐 우리가 투자한 석유·가스 자원의 확보량을 52억 배럴에서 140억 배럴로 2.7배 확대시켰습니다. 해외자원개발 예산도 2002년 2,800억 원에서 올해 9,200억 원으로 3배 이상 확대했습니다.
아직도 규제가 많다고 아우성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규제의 숫자를 가지고 규제가 늘었다는 지적을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지나친 규제철폐가 우리 경제에 많은 부작용을 초래한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환경을 위한 규제, 노동보호를 위한 규제, 안전을 위한 규제, 공정한 시장을 위한 규제는 늘린 것도 있지만, 관료적 규제는 많이 줄였습니다.
중요한 것은 건수가 아니라 규제로 인한 시간과 비용입니다. 건수 위주의 규제개혁이 아니라 질적인 규제완화가 중요한 것입니다. 단편적인 규제 건수의 감축이 아니라 규제를 통과하는데 드는 시간과 비용을 줄이고, 여러 부처와 법령에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규제를 개선하는 데 중점을 두어 왔습니다. 한국행정연구원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27개의 덩어리 규제 개혁으로 총 2조 216억 원의 비용 절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규제를 통과하는데 드는 시간과 비용을 줄이고 있습니다.
다음, 지속적인 경제발전을 위한 사회적 환경에 관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경제는 경제 원리로만 되는 것은 아닙니다. 경제가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이를 뒷받침하는 사회적 환경이 필요합니다. 넓게 보고 멀리 보면 정치 사회 문화 모든 영역이 경제가 아닌 것이 없습니다.
지금부터는 지속적인 경제를 위한 사회적 투자, 사회적 자본과 민주주의, 안보환경에 관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국민 생활이 안정된 나라라야 활력 있는 경제가 가능합니다. 국민이 건강하고 의욕이 넘쳐야 나라의 생산성이 높아집니다. 국민이 쾌적한 환경, 안정된 주택에서 문화와 여유를 누리고, 질병과 노후, 자녀교육에 대한 불안이 없고, 성취의 기회가 열려 있어야 창의와 활력이 넘치는 경제를 만들 수 있습니다.
사회투자가 중요한 이유입니다. 사회적 자본이 충실한 사회라야 경쟁력이 높아집니다. 신뢰가 바로 선 사회, 통합이 잘 되는 사회가 그런 사회입니다. 투명하고 공정한 사회, 원칙이 있는 사회, 상식이 통하는 사회가 신뢰의 수준과 예측 가능성이 높은 사회입니다. 균형 잡힌 사회, 대화와 타협이 가능한 사회가 갈등이 적고 통합성이 높은 사회입니다. 동반성장, 상생협력, 균형발전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성숙한 민주주의는 지속적인 경제를 위한 필수적인 기반입니다. 성숙한 민주주의 사회라야 사회적 투자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사회적 자본이 충실하게 됩니다. 지식과 문화가 경제의 핵심요소가 되는 시대에는 자유와 창의가 경제발전의 필수적인 조건입니다. 자유와 창의는 민주주의가 발달한 곳에서 꽃이 핍니다. 자유롭고 공정한 경쟁 또한 민주주의의 속성입니다.
안보와 안전은 활력 있는 경제의 토대입니다. 평화가 위협을 받고 안보가 불안한 나라는 경제에 성공할 수가 없습니다. 국방비 또한 투자입니다. 경제를 생각하는 안보정책과 믿음직한 치안과 위기관리가 필요합니다. 국민을 불안하게 하지 않는 조용하지만 실속이 있는 안보가 필요합니다.
이 모든 일을 하는데 정부가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일 잘하는 정부, 책임 있는 정부를 만들어야 합니다. 참여정부가 정부혁신에 매달려온 이유입니다.
참여정부는 이 모든 정책을 경제를 위한 정책으로 보고 정성을 들여왔습니다.
일부 야당과 언론은 성장과 복지를 별개의 가치로 전제하고, 참여정부의 사회정책, 복지정책을 분배정책, 좌파정책이라 이름 붙이고 끊임없이 비난을 퍼붓고 있습니다. 성장과 분배를 둘로 나누는 사고는 낡은 생각입니다. 멀리보지 않고 당장의 이익만 생각하는 기업만을 대변하는 주장입니다. 사회지출과 복지지출은 더 이상 소비적인 지출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경제를 위한 투자라는 생각을 가져야 합니다. 조금만 멀리 보면, 편안하게 쉴 수 있는 집이 없고, 끼니를 걱정하고, 건강하지 않은 사람들, 안정된 직장이 없고, 직업능력의 향상을 위한 교육 연수의 기회도 없는 사람들이 넘치는 나라의 경제가 경쟁력 있는 경제가 될 수가 없다는 것은 금방 알 수 있는 이치입니다.
민주주의 발전에 대한 참여정부의 실적은 인정하면서도 참여정부가 경제에는 아무 것도 한 것이 없다는 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민주주의가 경제와는 별개라는 생각은 전제 자체가 옳지 않습니다. 물론 경제정책만 가지고 보아도 맞지 않는 말입니다. 지금도 정부가 안보 문제를 가지고 야단법석을 하지 않았다고 비난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지난날 안보를 정권안보에 이용하기 위해 위험을 부풀리고 불안을 부추겼던 시대의 생각을 버리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국민을 불안하게 하는 것은 안보가 아닙니다. 경제에도 결코 이롭지 않습니다.
앞으로 사회투자정책, 사회적 자본과 민주주의, 안보정책, 정부혁신에 관해 말씀드릴 것입니다만, 이 모든 정책이 경제와 별개가 아니라는 생각을 가지고 들어주시기 바랍니다.
이하에서는 참여정부가 한 사회투자의 실적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사회정책을 사회투자라고 하는 이유는 사람에 대한 투자를 통해 성장과 복지가 함께 가도록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사회투자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앞서도 말씀드렸지만 중요하기 때문에 한번 더 말씀드리겠습니다. 사람에 대한 투자를 지출로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투자로 생각해야 합니다. 그래야 지속적인 경제발전과 양극화 해소가 가능하고 사회통합도 이룰 수 있습니다.
참여정부 들어 2006년까지 복지 분야 예산이 연간 20%씩 증가했습니다. 정부예산 평균증가율 11%의 두 배에 달합니다. 예산의 구조조정을 통해 복지 분야 예산을 확충하였습니다. 기초생활보장 지출이 2002년 2조 8천억 원에서 2007년, 7조 3천억 원으로 늘어났습니다. 절대 빈곤층이 늘어난 것이 아니라 최저 생계비를 인상하여 수혜범위를 대폭 늘리고 지원수준을 높인 결과입니다.
보육예산이 다섯 배 증가했습니다. 혜택을 받는 아동 수가 2002년 19만 명에서 올해 77만 명으로 확대됩니다. 지난해 출산율이 상승세로 반전된 것도 이와 관계가 있을 것입니다.
장애인 예산은 2002년도 3,200억에서 2007년 6,700억으로 늘어 났습니다. 장애인지원종합대책을 만들어 장애인 수당을 월 7만원에서 올해 13만원까지 늘리고, 장애아동부양수당도 매월 20만원씩 확대지급합니다. 또 장애인 2만 2천명에 대한 활동보조인 제도를 도입하였습니다.
치매, 중풍 노인을 돌보는 노인수발보험제도가 내년부터 본격 실시됩니다. 이와 함께 참여정부 초에는 수요에 비해 38%에 불과하던 노인 요양시설을 내년까지 100% 확보합니다. 현재 국회에 상정된 기초노령연금제도가 통과되면 내년부터는 전체 노인의 60%에 해당하는 300만명에게 매월 8만 9천 원씩의 기초노령연금이 지급될 예정입니다.
건강한 국민은 우리 사회의 가장 중요한 자산이자 핵심적인 성장 동력입니다. 참여정부는 아동에서 노년까지 전 생애에 걸친 평생건강관리 전략을 구체화했습니다. 보건의료 정책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전환하는 것입니다.
특히 서민의 의료비 부담을 크게 줄였습니다. 작은 부담은 본인이 하더라도 스스로 감당하기 어려운 질병에 대해서는 국가가 책임짐으로써 가정이 파탄에 빠지는 일이 없도록 하고 있습니다. 암환자에 대한 진료비 지원이 2004년 49%에서 2005년 66%까지 증가했고, 백혈병환자의 진료비 부담은 1/3로 줄어들었습니다.
그동안 체계적인 고용지원서비스와 직업훈련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집중적인 투자와 노력을 해왔습니다. 고용지원센터 상담원도 공무원 신분으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과거 '실업급여 사무소' 수준에 머물렀던 고용지원센터가 '고용지원서비스 기관'으로 거듭났습니다. 지난 2년 사이에 고용지원센터를 이용하는 구직자가 45%, 이를 통해 취업한 사람이 78%나 증가했습니다. 직업능력개발 프로그램을 혁신하고 예산을 두 배 가까이 늘려 여기에 참여한 중소기업 근로자가 지난해 84만 명에 이르렀습니다. 2002년에 비해 두 배 이상 증가한 수치입니다.
참여정부는 일을 통한 빈곤탈출과 예방에 주력했습니다. 국민의 정부 때부터 시행된 자활지원제도를 강화하고 사회서비스 일자리를 실질적 성과로 정착시켰습니다. 이와 함께 차상위 근로빈곤층의 근로의욕을 높이고 생계지원을 확대하기 위해 근로장려세제도를 2009년부터 시행토록 제도화했습니다. 한나라당이 대선을 의식한 선심성 정책이라고 발목을 잡는 바람에 시행시기가 1년 늦춰졌지만, 이미 선진국들은 90년대부터 실시하고 있는 제도입니다.
복지 예산을 늘리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필요한 사람에게 가장 효율적으로 집행되는 복지전달체계도 효율적으로 정비하고 있습니다. 읍면동 사무소가 과거의 동사무소가 아닙니다. 복지상담실을 만들었고, 행정인력을 대거 복지담당으로 전환배치했습니다. 현재 추진하고 있는 4대 사회보험 징수 일원화도 인력의 효율적 재배치를 통해 서비스를 향상시키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그러나 꼭 필요한 공공인력은 확충해왔습니다. 사회복지전담공무원을 1,800명 늘렸고, 소방인력도 17% 확대했습니다.
그 밖에 교육, 환경, 문화, 체육 이 모든 것이 투자입니다.
한국의 사회투자는 아직 갈 길이 멉니다. GDP 대비 공공사회지출이 문민정부 3.2%, 국민의 정부 5.6%에서 2005년에는 8.6%로 늘어났지만, 선진국과 비교하면 아직 한심한 수준에 있습니다. 미국, 일본의 2분의 1, 북구의 3분의 1 수준입니다. 특히 고용지원 예산은 북구의 10분의 1에 불과합니다. 2030년까지 지금의 OECD 평균 수준까지는 가자는 것이 비전 2030의 계획입니다.
언제부터인가 작은 정부론이 우리사회에서 진리처럼 통하고 있습니다. 아무도 다른 말을 할 수가 없을 정도입니다. 그러나 우리에게 작은 정부론은 맞지 않습니다. 할 일 하는 정부, 책임을 다하는 정부, 효율적인 정부가 필요합니다. 할 일을 하는 정부는 국민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정부를 말합니다. 작은 정부론은 과거 서구의 여러 나라에 해당하는 이야기이지 한국에는 맞지 않는 이론입니다.
물론 작은 정부라는 말을 효율적인 정부라는 뜻으로 쓰는 사람들이 있을 것입니다만, 복지지출의 크기를 줄여야 한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질 우려가 있기 때문에 효율적인 정부는 효율적인 정부라는 용어로 쓰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정부의 복지 부담이 경제의 성장에 부담을 주고 있는 나라에서는 작은 정부가 타당할 수 있으나, 복지지출이 서구의 3분의 1수준인 한국이 작은 정부로 갈 경우 국가가 국민에 대한 책임을 다하지 못하게 하는 위험한 논리가 될 수가 있습니다.
복지지출 뿐만 아니라 공공서비스 전반을 보더라도 국가와 지방공무원, 공공기관 인력을 포함한 인구 천명당 공무원 수를 비교해보면, 한국은 24.1명에 불과하여, 미국, 프랑스, 독일 등 선진국의 1/3 수준, 일본의 32.9명에도 훨씬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한국의 지도자들은 작은 정부를 말할 것이 아니라 책임을 다하는 정부, 효율적인 정부를 말해야 합니다.
이상에서 민생, 경제, 사회정책까지 말씀드렸습니다.
이들 주제와 관련해서는 한미 FTA 문제, 양극화의 해소, 동반성장, 균형발전, 일자리 경제, 비정규직, 영세 자영업의 문제, 부동산과 주택 문제, 교육문제 등의 개별적 과제를 하나하나 말씀드릴 차례입니다.
다음에는 안보, 사회적 자본과 민주주의, 정부혁신, 2만 달러 시대의 국가발전전략과 비전 2030, 참여정부의 실적 순으로 말씀을 드릴 예정입니다.
그 동안 수십 번 말했던 내용들, 들은 사람들은 맞는 말이라고 하는 것 같은데, 여론조사를 해보면 아주 다른 답이 나옵니다. 제대로 전달이 안 된 것인지, 이유를 알 수가 없어 답답합니다.
한미 FTA와 관련해서는 몇 가지만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개방은 대세입니다. 대세는 막을 수 없습니다. 산업혁명 때는 기계파괴운동이 있었지만 맞지 않다는 것이 이미 오래 전에 증명되었습니다. 정보화시대에도 컴퓨터 반대운동이 있었지만 이 또한 맞지 않았듯이 세계화시대에 개방을 반대하는 것은 맞지 않는 일입니다.
우리 사회의 진보개혁 세력이 앞으로 정치적·사회적으로 주도적인 세력이 되기 위해서는 개방에 대한 인식을 바꾸지 않으면 안 됩니다. 역사의 대세를 수용해야 합니다. 그래야 역사의 주류 세력이 될 수 있습니다. 초기에 FTA와 관련하여 여러 비판론이 무성했지만 결국 지금은 아무 근거도 없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역시 남은 것은 농업 문제인데 이 문제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1/3은 교역가능성이 낮거나 우리가 우위에 있고, 1/3은 경쟁 대상입니다. 나머지 1/3이 취약한 부분인데 그 대부분이 쌀에 관한 것입니다. 그런데 이미 쌀은 WTO에서 합의가 되어 있는 것이고 FTA 문제가 아닙니다. 이에 관해서도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 놓았고 앞으로도 계속 보완해 나갈 것입니다.
94년 WTO 가입문제로 온 나라가 발칵 뒤집혀 졌습니다. 그런데 만일 당시 WTO에 가입하지 않았다면 지금은 어떤 나라가 되어 있겠습니까? 당시 반대자들은 '다죽는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 예언은 맞지 않았습니다. 그 후에도 개방을 할 때마다 절망적인 예언이 나왔으나 한 번도 맞지 않았습니다.
FTA 문제는 이상 더 이념의 문제가 아닙니다. 먹고 사는 문제입니다. 어제 아침, K-TV를 보았더니 나프타가 멕시코 경제와 국민생활에 미친 영향에 대해, 이전에 MBC, KBS에서 본 것과는 아주 다른 내용이 나왔습니다.
양극화 문제의 원인과 대책은 민생문제에서 설명드린 것과 거의 같습니다.
양극화는 광의로 말하면, 소득의 양극화만이 아니라 대 중소기업간, 수출기업과 내수기업 간, 제조업과 서비스업 간, 도시와 농촌 간, 수도권과 지방 간, 노사 간,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양극화를 모두 포함할 수 있고, 이들 양극화는 궁극적으로는 소득의 양극화로 이어지는 것이어서, 양극화 정책은 이 모두를 말해야 할 것입니다.
양극화가 포퓰리즘의 결과이고, 양극화 해소를 위해서는 작은 정부와 감세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하는 신문이 있습니다. 참으로 해괴한 논리입니다.
균형발전
서울이나 수도권 사람들을 위해서도 균형발전은 꼭 필요한 정책입니다. 행정도시가 건설되면 한국의 명물이 될 것입니다. 21세기 첨단의 과학 기술과 문화가 어우러진 세계 최고의 도시가 될 것입니다. 다만 행정수도가 반쪽이 되어버린 것이 유감이고, 그렇게 만든 사람들이 공치사하는 모습이 씁쓸합니다.
10개의 혁신도시, 6개의 기업도시, 각 지방의 혁신 클러스터는 우리 국민에게 아름답고 쾌적한 새로운 생활공간을 제공할 것입니다. 생활공간의 수준을 바꾸는 것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새로운 지도를 그리게 될 것입니다.
일자리 경제
- 일자리가 중요 : 생활의 수단이자 그 자체가 자아 실현 - 문제점 : 고용 없는 성장 - 취업계수 90년 56명, 2005년 32명 일자리의 양극화 - 고학력 실업, 중소기업의 인력난
일자리를 늘리자. 경제 활성화, 일자리 경제를 만들자. 중소기업- 일자리의 87%, 97년 이후 대기업 일자리는 122만개 감소, 중소기업은 216만개 증가 서비스업-지난 15년간 제조업 일자리는 매년 4만개 감소, 서비스는 40만개 이상 증가 공공서비스, 사회서비스를 늘리자-보육, 간병, 식품안전, 치안, 재해예방, 환경관리-국민복지 향상에 직결 사회적일자리-정부는 지난 4년간 사회서비스 일자리 사업 예산을 네 배 가까이 늘려왔습니다. 올해에도 1조 3천억 원을 투입해서 지속적인 일자리 20만개를 만들어낼 계획입니다. 또한 지난해 제정된 사회적기업육성법에 따라 사회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에 대한 세제지원 등을 적극 시행해 나가고 있습니다.
현재 이 분야 취업자 수는 약 300만 명으로 전체 취업자의 13% 수준입니다. 선진국들이 우리와 소득수준이 비슷했을 때 20% 내외였던 점을 고려하면 많이 부족합니다. 지난해 수급조사에서도 90만 명 정도가 더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가운데 절반 정도는 정부가 공급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안타까운 것은 새해 예산안에서 사회서비스 일자리 예산이 야당의 요구로 대폭 삭감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독거노인과 장애인 활동보조인, 아동복지교사 등 9천여 개의 일자리 축소가 불가피해졌습니다. 앞으로 사회서비스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관심이 확대되기를 바랍니다.
고학력사회에 맞는 고급의 일자리를 만들어야 합니다.-금융, 물류, 법률, 회계, 디자인, 컨설팅과 같은 지식기반서비스, 보건의료, 교육산업, 문화산업 등 고급 서비스업의 산업화-금융허브전략, 물류허브, 직업능력의 향상, 고용지원 서비스 확충, 평생교육
비정규직
비정규직의 실태- 2006년 전체 비정규직 근로자수는 546만명, 임금근로자의 35.5%로 2001년 조사개시 이래 지난해 처음으로 비정규직 규모가 감소(전체 임금근로자에서 차지하는 비정규직 비중도 2년 연속 감소)
전체 비정규직 중 자발적 취업 규모는 51.5%, 비자발적 규모는 48.5%, 임금수준은 자발적 비정규직은 정규직의 87.1%, 비자발적 비정규직은 정규직의 54%, 결국 비자발적 비정규직의 문제. 81.2%가 30인 미만 사업장에 종사
비정규직의 쟁점
경제만 좋아지면 좋아진다? 해고의 유연성만 보장되면? 차별금지의 효과는? 전체 비자발적 비정규직의 80%가 30인 이하 직장 - 근무실태를 알아야 이해가 가능할 것
비정규직 정책의 성공적인 사례
덴마크의 정책-고용의 유연성과 안정성, 실업급여, 강력한 고용지원 참여정부의 정책 :
비정규직 입법- 7월부터 발효 -법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 긍정적 효과가 더 클 것. 공공부문 비정규직 보호를 위한 특단의 조치, 일자리 지원사업, 직업훈련제도의 강화
0 영세자영업 0 중소기업 0 서비스업 0 부동산과 주택 부동산의 중요성- 가계는 물론 기업 경쟁력에도 중요 단번에 잡지 못해서 죄송, 혼란을 드려서 죄송. 이번에는 반드시 잡힐 것
이상 더 부동산 투기로 이익을 얻기는 불가능하게 되었습니다. 그 동안에 나왔던 모든 투기 억제정책이 전부 채택되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보유세, 거래가격의 공시제도는 가장 오랫동안 주장되어 온 정석적인 정책, 강력한 수단- 전체 주택소유자의 2.4%인 23만여 세대에게만 해당되는 세금이니 뒤집지는 못할 것입니다. , 통계가 투명하니 억지는 할 수 없을 것입니다.
공급가격의 직접 통제 확실한 공급정책
그동안 국민임대주택을 매년 9만호씩 건립해서 서민들을 위한 주택은 착실히 공급해 왔습니다. 올해부터 2010년까지 수요가 많은 수도권에 연평균 36만 호 이상을 공급할 계획입니다. 민간 부문의 위축에 대비해 공공부문의 공급정책을 준비중, 곧 발표할 것입니다. 서민들의 주거복지를 위해-참여정부에 와서 임대주택 사업을 대폭 확대하였습니다. 임대주택은 10년 이내에 주거복지 선진국 수준으로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시행착오가 있었습니다.
유동성 증가를 간과-과거에도 유동성이 증가했을 때 가격이 상승- 70년대 말 중동특수, 80년대 말 3저효과 등 국내 유동성이 풍부해졌을 때 우리나라 집값이 크게 상승
노태우정부 시절에는 전국의 주택가격 상승률이 43.4%에 달했으며, 89년 발표한 주택 200만호 공급정책으로 김영삼정부 시절에는 전체적으로 주택가격이 -2.0%로 안정되었습니다. 김대중정부 시절에는 98년도 외환위기로 인한 일시적 주택가격 하락요인을 제외하면 33.8% 상승했습니다. 참여정부 들어 2003년부터 2006년까지 집값은 19.7% 상승했습니다.
한 번에 잡지 못한 이유-반대와 흔들기 때문이다. 반대가 있으니 처음부터 강력한 정책을 통과시킬 수가 없었다. 그래도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만한 정책이었는데 일부 부동산 언론은 효과 없을 것이라고 흔들고, 야당은 장차 제도를 뒤집을 듯이 흔들었다. 그러다 보니 다시 오르고 다시 강력한 정책을 채택하는 결과가 된 것, 흔들어서 더 강력한 정책이 만들어진 셈이니 부동산 신문으로서는 결과적으로는 자승자박이 되었다.
장기적으로는 균형발전, 교육정책으로 보완해야
교육
교육의 목표-경쟁력 있는 사람, 창의적인 사람, 사람다운 사람, 훌륭한 공동체 시민,
한국교육의 현실적인 문제들
초중등교육 아이들은 과중한 입시부담, 성적부담 학부모는 과중한 사교육비, 그로인한 기회의 불균형-계층이동의 기회상실 초중등학교선생은 교단붕괴, 공교육의 부실 대학교육의 문제 수요자를 만족시키기 못하는 대학교육, 경쟁력 없는 대학교육 참여정부의 교육 정책의 기조 교개위 교육혁신안의 기조를 존중, 지방교육의 육성-1조 2천억 원이 투입되는 누리사업, 연구개발비 지방배정 초중등교육은 공교육의 정상화로 풀어야- 대학입시가 문제-대학입시제도의 개혁-대학은 뽑기 경쟁에서 가르치기 경쟁으로, 한 줄이 아니라 여러 줄로 경쟁하는 사회, 서열화가 아니라 적적한 차별화, 학연사회의 해소, 내신과 교단의 신뢰 회복. 교사의 자질향상-경쟁과 평가를 받아들여야, 학교의 개방-다양화 시대의 교육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방과후 학교-대통령 프로잭트-일차적으로 사교육을 학교 안으로 끌어들이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러나 좀더 크게 보면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기회를 제공하고 생활을 보호하고, 학교가 지역사회의 구심 역할을 함으로써 지역공동체를 복원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교육부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98.7%의 학교가 방과후 학교에 참여했고, 280개 시범학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로 인한 사교육비 경감 효과가 1인당 월평균 6만 2천원으로 나타났습니다. 영어교육의 확대 통신교육등 다양한 교육매체의 개발 다양한 교육기회, 균등한 교육의 기회를 위해 대학교는 대학교육을 수요자 중심 교육, 경쟁력 있는 교육 경쟁과 평가의 수용 개방을 통한 경쟁력 향상, 유학수요의 흡수 교육에 대한 오해와 진실-정책을 말하기 전에 말할까? 이랬다 저랬다, 조령모개 하는가? 교육당국이 교육을 망치고 있는가? 한국교육 품질은 정말 엉망인가?
'더 타임즈'가 매긴 경쟁력 평가를 보면 2004년까지 100위권 밖이었던 서울대가 2005년에는 93위, 작년에는 63위로 뛰어올랐습니다.
중등교육의 평가 결과-PISA(국제학업성취도 평가)가 OECD, 30개국을 대상으로 중등학생까지의 학력을 비교한 결과 한국 학생들이 문제해결력, 읽기, 수학, 과학 등 전 분야에서 1위에서 4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역시 수학과 과학 학력의 세계적 평가인 팀스(TIMSS)의 결과에서도 한국이 수학 2위, 과학 3위를 기록했습니다.
안보정책에 관하여 말씀 드리겠습니다.
참여정부의 안보정책에 관해서는 하나하나의 정책을 일일이 설명하는 대신에 그 동안 참여정부가 지켜온 몇 가지 원칙만 설명 드리겠습니다. 원칙을 알면 참여정부의 모든 정책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대북정책의 핵심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전입니다. 통일은 그 다음입니다. 통일을 위해 평화를 깨뜨리는 일을 해서는 안 됩니다. 전쟁이 없도록 하는 것이 최상의 안보입니다.
평화를 위한 전략의 핵심은 공존의 지혜입니다. 화해와 협력, 공존을 위한 지혜의 요체는 신뢰와 포용입니다. 끊임없이 상대를 적대하고, 의심하고, 상대의 허물을 들추어 상대의 자존심과 불안을 자극하고, 사사건건 시비를 따지고 자존심을 세우려고 해서는 신뢰를 쌓을 수도 없고, 화해와 협력의 대화를 이어갈 수도 없습니다. 자신감을 가지고 대범한 자세로 상대를 포용해야 합니다. 대결주의로는 아무 것도 이룰 수 없습니다.
혹시라도 속지 않기 위해 온갖 나쁜 상황을 가정하여 불신과 적대감을 자극하는 일보다 혹시라도 오해가 생기고 싸움이 벌어지지 않도록 세심하게 주의하는 것이 신뢰를 쌓는 길입니다.
물론 군사적인 대비는 확실하게 해야 합니다. 포용은 설사 상대가 속이는 일이 있더라도 낭패를 보지 않을만한 힘을 가진 강자만이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우리는 어떤 경우에도 대비할 수 있는 적절한 억지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철저하게 대비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우리의 포용정책입니다.
한미관계는 일방적인 의존관계를 상호관계로 점진적으로 변화시켜 가는 것입니다.
우리의 안보는 우리의 힘으로 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안보는 미국에 의존하면서, 미국과의 관계에서 사사건건 시비를 따지고, 손해도 안보고, 자존심도 세우겠다고 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 태도입니다. 남의 나라 군대를 최전방에 배치해놓고 '인계철선' 이라고 부르는 것은 자주국가의 자세도 아니고 우방에 대한 도리도 아닙니다. 현실의 의존보다 심리적 의존이 더 큰 문제입니다. 미국이 없으면 스스로를 지킬 수 없다는 생각이 지배하니 주한미군 철수 말만 나오면 온 나라가 혼란에 빠지고 정쟁이 생기고, 주한미군 사령관의 한마디가 온 나라 언론을 장식하는 사태가 생기는 것입니다. 미 2사단의 후방 배치, 주한미군의 일부 감축을 이의 없이 받아들이고 작전 통제권을 돌려받기로 한 것은 이러한 의존상태를 조금씩 줄여나가자는 뜻입니다.
주도적인 작전통제권은 자주국가의 당연한 권리입니다. 그러나 자주국가로서의 체면문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안전과 미래의 대북관계, 동북아 외교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실질적인 문제이기도 합니다. 평시작전 통제권은 돌려받았다고 하나 실제 내용을 보면 껍데기에 불과합니다.
참여정부의 안보정책은 미래를 내다보고 가고 있습니다. 남북관계와 한미동맹이라는 현재의 좁은 틀이 아니라, 중일 관계의 변화를 포함한 미래의 동북아 질서를 내다보면서, 현재와 미래의 안보를 조화롭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러자면 이른바 균형외교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동북아의 다자간 안보체제라는 비전을 가지고 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9.19선언과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 원칙을 확인한 바 있습니다. 지금 당장은 아무 것도 보이는 것이 없는 것 같지만 이러한 노력은 장차 우리의 운명에 큰 영향을 미칠 수도 있습니다.
경제와 안보의 현실을 고려한 실용주의 외교를 하고 있습니다.
제가 대통령에 당선되었을 때 우리 경제에 위기상황이 발생했습니다. 이미 외국자본이 우리 경제에 깊숙이 들어와 있는 상황이라 우선 외국 투자자들을 만났습니다. 물론 그들은 전쟁이나 북한의 붕괴 가능성에도 관심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한미동맹의 장래에는 더 큰 관심을 보였습니다. 미국의 신용 평가기관이 왔을 때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평시에 발생하는 안보상황의 안보적 영향은 대부분 장래의 일입니다. 그러나 경제에는 당장에 영향을 미칩니다. 현재의 고려사항인 것입니다.
큰 틀의 원칙을 지키되 구체적인 외교행위는 융통성을 가져야 합니다. 외교는 현실입니다. 외교는 일방적인 행위가 아니라 쌍방적인 행위입니다. 따질 것은 따지더라도 상대를 존중할 것은 존중해야 합니다. 균형외교이든 자주국방이든 점진적으로 해나가야 합니다. 기존의 관계를 갑자기 바꾸려고 하면 마음이 상하기 쉽습니다. 더 많은 것을 잃게 됩니다. 한미관계를 비롯한 주변국과의 외교관계를 옛날대로 가자고 하는 주장은 원칙에 맞지 않고 일거에 바꾸자고 하는 것은 현실에 맞지 않습니다.
되도록 국민을 불안하게 하지 않는 조용한 안보를 위해 노력했습니다. 안보를 내세워 국민들을 겁주고 불안하게 하는 것은 독재 시대의 나쁜 버릇입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장래의 안보에는 영향을 미칠지언정 당장의 위기는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비상도 걸지 않고 차분하게 대응했습니다. 이런 저런 부산한 행동을 하지 않으면 야당과 언론으로부터 공격을 받을 것이라는 참모들의 걱정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정치적 이유로 국민들을 불안하게 하는 나쁜 관행의 고리를 끊고 싶었습니다. 결과는 야당과 언론으로부터 엄청나게 당했습니다. 그래서 핵실험 때에는 다르게 대처했습니다. 과연 국민들에게 정직하게 하고 있는 것인가 하는 생각 때문에 마음은 편하지 않았습니다. 다음에 또 같은 일이 발생하면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는 아직 마음을 정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차분하게 대응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만, 과연 그렇게 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나는 안보를 정략에 이용한 일이 없습니다.
반기문 총장 당선에 나도 생색을 좀 내고 싶었으나, 대통령이 노벨상을 받아도 돈주고 샀느냐고 헐뜯는 나라에서 본전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어서 덮어버렸습니다.
정치에서 국민의 불신과 적대감을 모으는 것만큼 수지맞는 수단은 없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해서 정치인은 성공하더라도 나라는 엄청난 비용을 치러야 합니다. 그 동안 일부 정치인들이 지역감정을 부추겨 재미를 보았습니다. 그러나 남북관계에서는 결코 그런 일을 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대북 퍼주기, 친북 정권, 이런 말은 결코 이성적인 비판이 아닙니다.
작전 통제권은 20년 전부터 한나라당 정부가 공약하고 추진하던 것입니다. 일부 보수 언론들도 쌍수를 들어 찬양했습니다. 그런데 참여정부가 하자고 하니까 돌변하여 반대하고 나섰습니다. 우리의 안보상황이 더 나빠졌다는 말인지 모르겠습니다만, 이런 것이 바로 정략적 행동입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야당과 언론이 몰아치니 여론마저 돌아서는 것을 보고 대한민국 대통령 자리가 자랑스럽지 않았습니다.
남북 정상회담은 6자 회담이 어떤 결론이 나기 전에는 이루어지기 어렵다고 보는 것이 저의 입장입니다. 그래서 저는 일관되게 그렇게 말해왔습니다. 그러나 문은 항상 열어놓고 있습니다.
정상회담이 어느 당에 유리하고 불리한 일이 아니라는 것은 2000년 총선에서 입증된 바 있습니다. 정상회담이 어느 정당에 불리할 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생각만으로 아직 아무 교섭도 실체도 없는 정상회담을 가지고 정상회담을 구걸하지 마라, 정상회담을 하면 안 된다, 하고 왈가왈부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그야말로 당리당략을 위한 소모적인 정치공세일 뿐입니다.
더욱이 다음 대통령 임기가 시작되려면 1년을 넘게 기다려야 하는 시점에서, 대통령이 될지 안 될지도 알 수 없는 차기주자라는 사람들까지 나서서 현직 대통령의 권한을 놓고 되느니 안 되느니 하는 것이 적절한 태도는 아닌 것 같습니다. 오만하게 보입니다. 현직 대통령의 발목을 잡을 것이 아니라 정상회담이 열린다면 어떤 논의를 하는 것이 좋겠다는 정책을 말하는 것이 오히려 합당할 것입니다. 국민들에게는 자기가 대통령이 되면 지금의 대통령과 무엇을 같게 하고 무엇을 다르게 할 것인지를 말하는 것이 도리일 것입니다.
내가 물어보고 싶은 것은 당신의 안보정책은 무엇인가? 하는 것입니다. 개성공단, 금강산에 대한 생각은? 작통권에 대한 생각은 무엇인가?
그동안 참여정부의 모든 안보 정책은 이상과 같은 몇 가지 원칙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입니다.
정부혁신에 관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정부의 역할은 중요합니다. 경제도 안보도 성공하려면 공직사회가 일을 잘해야 합니다.
정부 개혁은 문민정부에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국민의 정부에서는 기업, 금융, 노사, 공공, 4대 부문의 개혁으로 정부개혁이 본격화 되었습니다. 참여정부에서는 개혁을 새로운 단계로 발전시키고 있습니다.
질적 혁신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일회적인 조직의 개혁이나 제도의 개혁으로 끝나는 개혁이 아니라, 그와 함께 공직사회의 질적 혁신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공무원이 개혁의 대상이 아니라 스스로 혁신의 주체가 되어서 조직과 제도의 개혁은 물론, 일하는 자세와 방식, 공직사회의 문화를 혁신하고 있습니다.
대통령 직속의 정부혁신 위원회와 실무기구를 두고, 그동안 학계에서 제안되었던 모든 이론을 집대성하여 체계적인 로드맵을 만들고, 직접 행정각부와 협력하여 실행 가능한 개혁안을 만들고, 대통령이 주재하고 행정각부 장관이 참석한 회의에서 결정하고, 그에 따라 혁신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종합적이고 체계적입니다.
이와 함께 청와대에 혁신수석실을 두고, 혁신관리기법을 도입하여, 정부의 모든 공무원을 혁신과정에 참여하게 하고, 성공사례를 확산하고, 진단과 평가를 통해 혁신의 수준을 높여가고 있습니다.
그 결과 많은 개혁이 이루어졌고, 많은 성과가 나왔습니다. 그리고 공직사회의 문화도 바뀌어가고 있습니다.
오늘 아침 K-TV를 보니까 특허청이 지난 4년 동안 혁신을 통해 심사기간을 22개월에서 10개월로 줄였다는 내용이 나오고 있었습니다. 국가적으로 연간 1조 5천억 원 이상의 비용을 절감하고, 세계 최고의 효율을 자랑하는 특허청이 된 것입니다. 변리사도 나와서 그렇다고 확인을 해주었습니다. 이거 제가 공약했던 것입니다.
특허청뿐만 아니라 국세청, 관세청, 조달청, 모두가 세계 최고의 서비스를 자랑합니다. 이미 오래전에 포상을 받아서 내부에서 기관장 승진이 되기도 하고 승진발탁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이제 한국의 정부혁신은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여러 개의 혁신성과가 각 부처의 혁신브랜드로 국제적인 공인을 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정부혁신은 지방자치단체와 공기업, 정부 산하 기관으로 확산되어 기관 단체 간에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저는 이 같은 정부혁신이 좀 더 지속되면, 우리 공직사회의 문화와 정부의 역량이 한 단계 높아질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남은 기간 동안 혁신에 박차를 가할 것입니다.
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의 국가발전전략과 비전 2030에 관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빠르면 올해 안에 우리나라가 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에 들어갑니다. 95년 처음으로 1만 달러를 넘어선 지 12년만의 일이고, 외환위기를 겪고 다시 1만 달러에 진입한 지 7년만입니다.
좀 깎아서 말하면 원화 가치 덕분입니다. 다만, 저는 환율을 조작하지 않았습니다. 수출이 늘어나서 외환보유액이 두 배 이상 늘어나고, 외국인투자가 들어오다 보니 원화가치가 상승하고 환율이 하락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보면 2만 달러 달성은 단지 환율 덕분이 아니라 우리 기업과 국민들의 피땀 어린 노력의 결과라고 해야 할 것입니다.
1만 달러에서 2만 달러로 가는 데, 미국은 10년, 독일은 13년 걸렸고, 영국과 네덜란드는 그 과정에서 경제위기를 맞기도 했습니다. 싱가포르 같은 도시형 국가를 제외하고는 2차대전 이후 해방된 나라 중에서 2만 달러에 들어선 나라는 아직 없는 실정입니다.
이제는 3만 달러 시대로 가는 일이 남았습니다. 3만 달러 사회로 가려면 그에 맞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전략, 한국의 약점을 극복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변화의 시대에 맞는 새로운 전략으로 무장해야 합니다. 변화의 속도가 이전과 다르고, 경쟁자가 이전과 다릅니다. 변화는 빠르게 진행되고 치열한 경쟁에서 이겨야 합니다.
한국이 가지고 있는 몇 가지 불리한 문제를 해결하고 극복해야 합니다. 소득 2만 달러가 되는 나라는 선진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은 소득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지표에서 선진국의 기준을 충족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복지재정이 선진국의 평균에 현저히 미달하고, 법질서 준수, 사회응집력 등의 사회적 자본의 지표도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IMD 발표에 따르면 2006년 우리의 사회응집력은 세계 48위입니다.
강력한 불안요소가 있습니다. 양극화, 저출산·고령화 사회의 빠른 진행, 남북의 대결상황, 동북아 질서의 불안정 등입니다.
0. 이러한 도전을 극복하고, 선진국으로 가기 위한 국가발전전략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혁신, 능동적 개방, 동반성장, 균형발전, 사회투자, 사회적 자본, 평화의 동북아 등입니다.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는 기본입니다. 너무 당연한 것을 전략으로 다시 말하는 이유는 말로는 이의가 없는 것 같은데 실제로 강력한 저항이 있기 때문입니다.
기업의 지배구조, 내부거래, 불공정 거래를 제한하는 투명하고 공정한 시장질서에 대한 재계의 저항이 있고, 선생님, 노동자, 농민, 일부 중소기업들의 개방과 경쟁에 대한 거부가 있습니다.
혁신은-혁신주도형경제와 정부혁신을 포함한 의미입니다. 이미 위에서 말씀 드렸습니다. 능동적 개방-이미 말씀을 드렸습니다. 동반성장은 경제발전, 양극화 해소와 사회통합 모두에 필요한 전략입니다. 광의의 동반성장은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수출기업과 내수기업 간, 제조업과 서비스업 간, 도시와 농촌 간, 수도권과 지방 간, 노사 간,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양극화를 모두 포함하는 것입니다. 균형발전-수도권과 지방의 균형발전 사회투자 사회적 자본-신뢰와 통합을 말합니다. 민주주의와 국민통합이 필요합니다. 동북아 평화-한반도와 동북아의 대결의 질서 해소, 동북아 평화와 번영의 공동체
세계일류국가, 선진한국의 비전과 국가발전 전략을 종합하여 전략적 체계로 재구성한 것이 비전 2030입니다.
이름은 '함께가는 희망한국 비전 2030'입니다. 비전은 '혁신적이고 활력있는 경제' '안전하고 기회가 보장되는 사회' '안정되고 품격있는 국가'입니다.
구체적인 목표는 2030년에 GDP는 4만 9천 불로, 국가경쟁력은 29위에서 10위로, 삶의 질은 41위에서 10위로, 공공사회 지출 8.6%에서 21%로 끌어 올리는 것입니다.
전략적 방향의 특징은 사회투자와 사회적 자본입니다. 전략의 핵심적 수단은 '제도 혁신'과 '선제 투자'입니다. 그 안에 50개의 정책과제가 있습니다. 이 과제와 숫자는 융통성 있게 넣고 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25년을 내다보고 만든 장기 계획입니다. 과제만 늘어놓은 종이계획이 아니라 구체적인 재정계획입니다.
장밋빛 청사진이 아니라 해결하지 않으면 미래로 갈 수 없는, 선진한국의 필수과제입니다. 그런데도 일부 야당과 언론은 세금 더 내라는 이야기냐고 시비만 하고 내용은 들여다보지도 않고 오히려 감세타령만 하고 있습니다.
물론 돈이 들어가는 일입니다. 그러나 당장 세금을 더 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당장 필요한 돈은 예산의 절약과 구조조정, 투명성 확대를 통한 세원의 확보, 불합리한 감면의 축소 등을 통해 조달하고 있습니다. 장차는 부족한 재원을 세금으로 충당할 것인지, 국채로 조달할 것인지, 보험료로 부담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할 것입니다. 다만 다음 정부에서 논의를 시작하고 그 다음 정부에서는 시행을 해야 할 것입니다.
이 문제는 앞으로 20년 또는 30년간 우리 사회의 가장 중요한 의제가 되고 활발한 토론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래야 대한민국이 선진국으로 갈 수 있습니다. 이 일을 회피하고는 결코 선진국으로 갈 수 없을 것입니다. 앞으로 대한민국에 필요한 지도자는 경제만 말하는 지도자가 아니라, 동반성장과 사회투자와 사회적 자본과 같은 새로운 전략을 포괄적으로 이해하고 추진할 수 있는 지도자입니다. 그래야 대한민국을 세계일류국가로 이끌고 갈 수 있습니다.
선진 경제는 이상 더 산업화 시대가 아닙니다.
성공의 관건은 개혁의 속도입니다.
세계적 경쟁에서 승패의 관건은 변화의 속도입니다. 변화의 속도는 개혁의 속도입니다. 뒤지지 않으려면 미리 준비하고 필요한 개혁은 제 때에 하는 것입니다.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지 않는 것입니다.
출산율은 84년에 이미 한계선을 넘어섰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았습니다. 종전의 산아제한 시절에 만든 여러 제도가 최근까지 곳곳에 남아 있었습니다. 그 결과 지금은 저출산 문제가 다급한 사회문제가 되었습니다.
국민연금 제도도 즉시 개혁이 필요한 제도혁신 과제입니다. 시간이 갈수록 개혁은 어려워집니다. 개혁을 하지 않으면 후손들에게 엄청난 짐을 넘겨주게 됩니다. 그런데 3년이 넘도록 국회에서 발목이 잡혀 있습니다. 처음에는 기초연금에 발목이 잡혀 있다가 지금은 사학법에 발목이 잡혀 있습니다. 국민연금 개혁이 끝나야 공무원연금 개혁도 가능할 것입니다.
4대 보험 징수업무의 통합은 뒤로 미루고 싶었습니다. 한미 FTA가 부담이 되는 마당에 한꺼번에 여러 개의 개혁을 추진한다는 것은, 반대전선의 확대로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갈등이 증폭되고 세상이 시끄러워지면 국민들도 피곤해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개혁의 속도를 늦출 수가 없습니다. 세계와의 경쟁에서 낙오하지 않기 위해 강행하고 있는 것입니다.
헌법 개정도 같은 것입니다. 우리 헌법에는 고쳐야 할 조항이 많이 있습니다. 지난날 독재 헌법을 직선 헌법으로 만들면서 대충 손질한 불완전한 헌법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1단계 개헌을 하지 못하면, 앞으로 20년간 개헌은 불가능합니다.
여야의 지도자들과 모든 언론들이 하자고 하던 것입니다. 그런데 대통령이 꺼내 놓으니 모두들 입을 다물어 버렸습니다. 무엇이 대통령과 여당에게 유리하고 야당에게 불리한지 아무리 물어도 대답이 없습니다. 장차라도 개헌이 필요한 것인지 아닌지, 해야 한다면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말이 없습니다.
아무 논리도 근거도 없이 그저 정략이라 안 된다고만 말합니다. 함구령까지 내렸습니다. 대통령이 국민 앞에 내놓은 개헌안입니다. 누가하면 되고 누가하면 안 된다는 이런 정략적인 계산으로 논의조차 봉쇄하는 것은 공당이 할 일이 아닙니다. 국민의 지지가 높으니 오만해 진 것입니다. 부자 몸조심하는 모양입니다. 꾸벅 꾸벅 따라만 가는 것은 국회의원이 할 도리가 아닙니다.
지도자가 되려고 하는 사람은 그렇게 해서는 안 됩니다. 자기에게 유리 불리를 생각하기 전에 중요한 국가적 의제에 관하여 국민 앞에 의견을 밝히는 것이 지도자의 도리입니다. 이해관계를 셈하고 눈치만 보는 것은 지도자가 되려는 사람들의 태도가 아닙니다.
만일 제가 개헌을 제안하지 않았다면, 이후에 개헌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일부 언론은 20년 만에 한번 오는 좋은 기회에 노 정권이 직무를 방기한 것이라는 비방을 할 것입니다.
참여정부는 해야 할 일을 성실히 하고 있습니다.
그 동안 참여정부는 로드맵 정부, 나토정부, 아마추어 정부, 국정실패, 국정파탄, 총체적 파탄, 온갖 야유를 다 받았습니다. 그러나 4년이 지난 지금 그 동안의 변화를 돌아보면 참여정부는 참으로 많은 일을 했습니다. 확신을 가지고 말씀을 드릴 수 있습니다.
경제, 사회정책과 성과에 관하여는 앞에서 말씀 드렸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역사적 과제입니다. 참여정부는 역사적 과제를 착실히 수행하고 있습니다.
역사를 돌이켜보면, 국민에게 행복과 영광을 가져다 준 지도자는 단지 경제만 하는 기술자가 아니었습니다. 거시적 관점에서 철학과 통찰력을 가지고 그 시대가 요구하는 역사적 과제를 착실히 수행한 지도자입니다. 그리고 미래를 준비한 지도자입니다.
참여정부는 한 시대를 정리하고 새로운 시대로 넘어가는 다리를 놓고, 새로운 시대의 기반을 다지는 일을 착실히 수행하고 있습니다.
150년 전, 우리는 근대화의 흐름을 놓쳐버렸습니다. 그 결과 참혹한 식민지 시대를 겪었습니다. 해방이후시대, 우리에게 부여된 역사적 과제는 민족의 통합과 자주독립 국가의 건설, 그리고 민주주의와 경제건설입니다. 경제의 건설은 일찍 시작되었으나 민주주의는 여러 차례 좌절하고 독재에 짓밟혔습니다. 독재시대의 과제는 반독재 투쟁이었습니다.
87년 6월 항쟁으로 우리 국민들은 독재정권을 무너뜨렸습니다. 6월항쟁 이후 시대의 과제는 독재체제에서 구축된 특권과 반칙, 부정과 부패의 유착구조를 해체하고, 권위주의 문화를 청산하고, 투명하고 공정한 사회를 만드는 것입니다. 그리고 독재정권이 만들어 놓은 지역 간의 분열구도를 통합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이것을 민주주의의 2단계 과제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그 다음 시대의 과제는 관용의 정신을 바탕으로 하는 대화와 타협의 민주주의로 가는 것입니다. 정책을 중심으로 토론과 타협이 일상화되고, 연정, 연합정부가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수준의 민주주의를 하는 것입니다.
저는 87년 이후시대의 역사적 과제를 공약했습니다.
후보가 되기 전, '노무현이 만난 링컨'이라는 책에서 '낮은 사람, 겸손한 권력, 강한 정부'라는 말을 썼습니다. 선거 과정에서는 '친구 같은 대통령' '상식이 통하는 사회' '특권과 반칙이 없는 사회' '투명하고 공정한 사회', '국민이 떳떳한 사회' 그리고 '개혁과 통합' '새로운 정치' 이런 공약을 했습니다. 당선 후 인수위 시절에는 '원칙과 신뢰, 투명과 공정, 대화와 타협, 분권과 자율'을 국정 원리로 정하고, '국민이 대통령입니다.'라는 구호를 걸었습니다.
그리고 대통령이 된 후, 저는 이 공약을 충실히 이행했습니다. 그리고 거의 성취가 되었습니다.
지난번 대통령 선거는 그 자체가 개혁이고 새로운 정치의 출발이었습니다. 노사모의 참여운동은 돈 선거, 부정선거라는 악습의 고리를 끊을 수 있게 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시민주권 시대의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그 이후 대선자금의 수사로 부정한 정치자금의 고리를 철저히 파헤쳐 돈 선거의 뿌리를 끊었습니다. 이제 다시는 차떼기 같은 일은 하지 못할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저 스스로도 부끄럽고 견디기 힘들었지만, 참고 해냈습니다.
그 결과 2004년 총선은 사상 유례가 없는 투명한 선거를 치를 수가 있었습니다. 2006년 11월 영국의 이코노미스트가 발표한 선거 관련 민주주의 지수 평가에서, 우리나라가 독일, 영국, 프랑스 등과 함께 최고 수준의 평점을 받을 만큼 선거문화가 획기적으로 달라졌습니다.
지난해 지자체 선거에서는 공천장사라는 부정이 다시 부활했습니다. 참으로 유감스러운 일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지역구도와 기초단체장 공천제도가 결합해서 경쟁 없는 선거를 낳고, 경쟁 없는 선거가 공천 장사를 낳은 것입니다. 철저한 단속도 필요한 일이지만, 제도개선이 필요한 일입니다.
권력기관이 제자리로 돌아갔습니다. 정권에 봉사하던 권력기관이 국민을 위한 봉사기관으로 다시 태어나고 있습니다. 이제 국정원은 본연의 국가안보와 산업기술의 보호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이상 더 국정원의 정치사찰, 뒷조사, 도청은 없을 것입니다. 국세청이 나서서 정치자금을 거두는 일도 없을 것입니다. 국정원, 군, 경찰은 스스로 과거의 잘못을 조사해서 공개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선량한 국민들이 권력기관에 끌려가서 고문을 당하고 억울한 죽음을 당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대통령이 낮은 자리로 내려왔습니다. 권력도 줄였습니다. 당의 인사나 공천에 대해 어떠한 권한도 갖고 있지 않습니다. 이상 더 당도 국회도 지배할 수가 없습니다. 더 이상 대권은 없습니다.
이제 정경유착은 해체된 것 같습니다. 다시 살아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오히려 기업들이 아주 좋아한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돈 달라 안하고, 청탁도 없어서 속이 편하다는 말을 듣고 있습니다.
권력과 언론의 유착은 국민의 정부에서 이미 해소되었습니다.
참여정부는 한발 더 나아가서 언론의 특권과 횡포에 대항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견제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이루 말할 수 없이 힘이 들고 고통스럽습니다. 공무원들도 고생하고 있습니다.
국민이 피곤하니 그만 두라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그러나 어떤 특권도 용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진정한 민주주의의 정신입니다. 그런데 군사독재가 무너진 이후에는 언론이 새로운 권력으로 등장하여 시민과 정부 위에 군림하고 있습니다. 특권과 반칙의 구조를 해소하는 것은 이 시대의 역사적인 과제입니다. 누군가는 해야 할 일입니다. 정통성 있는 정부라면 사명감을 가지고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저는 우리 언론이 정확하고 공정한 언론, 책임 있게 대안을 말하는 언론, 보도에 책임을 지는 언론이 될 때까지, 그리고 스스로 정치를 지배하려는 정치권력이 아니라 견제와 균형을 위한 시민의 권력으로 돌아가고, 사주의 언론이 아니라 시민의 언론이 될 때까지 굴복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비싼 대가를 치르고 있습니다. 여러분, 내일 아침 일부 언론을 한 번 보십시오. 오늘 여러분이 이 자리에서 보고들은 것과는 사뭇 다른 기사가 나올 것입니다. 오늘은 여러분이 생방송으로 보신 내용이라서 많이는 왜곡하지 못할 것입니다. 그래도 내일 일부 신문을 보면, 오늘 제가 직접 말씀드리지 않고 자료로 배포한 내용이 얼마나 왜곡될 수 있을 것인지는 상상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밀실, 측근, 가신, 이런 말도 사라졌습니다.
그동안 무슨 사건이 나고 비자금이 나올 때마다 정관계 로비라는 말이 나오고 청와대 누구, 대통령 측근 누구라는 말이 언론에 오르내린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그 때마다 저는 설마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속담을 생각하며, 가슴을 조였습니다. 다행이 결과는 아무 것도 없었습니다.
썬앤문그룹, 행담도개발, 철도공사 유전개발, JU그룹 비리 의혹, 바다이야기 등 여러 사건들
지난번 1조 6천억 원 규모의 공중 조기경보 통제기를 도입할 때 또 무슨 잡음이 있을까 지켜보았으나 아무 시비도 없었습니다. 그 밖에 정부조달이나 입찰 등에도 권력형 부정이 있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게이트라는 말도 이제 사라지는 것 같고, 특검 하자는 말도 사라지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또 특검을 들고 나오고 있지요. 헌법 논의를 죽이려고 하는 것이겠지요?
인사 추천과 검증 시스템도 투명하게 제도화 했습니다. 대통령의 아들이나 한두 사람의 측근이 인사를 농단하는 일은 없습니다. 이른바 밀실인사, 비선인사도 없습니다. 아직도 정무직 인사에 대한 정치적 시비는 많지만 지난날 잡음이 많았던 장군인사 등 고위공직자의 인사에 뒷말이 없습니다.
권력사회 뿐만 아니라 공직사회의 투명성도 많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사회 전반의 투명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국제투명성기구가 발표한 국가투명성 순위에서 우리나라는 2002년 상위 39퍼센트 수준에서 2005년 상위 25퍼센트 수준으로 높아졌습니다.
2단계 민주주의는 87년 체제의 역사적인 과제였습니다. 이 과제는 문민정부, 국민의 정부를 거치면서 꾸준히 진전되어 온 것입니다. 저는 그 성과를 물려받아 마무리를 하고 있습니다.
저는 87년 6월항쟁 20주년이라는 뜻 깊은 해에 이 역사적인 과제의 마무리를 그런대로 잘 했다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저는 그렇게 말해도 부끄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민주주의의 진보는 단지 정치발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경제와 사회, 문화 발전의 핵심적인 토대입니다. 근래에 와서 사회적 자본은 기업과 국가경제가 성공하기 위한 조건으로 매우 중요시 되고 있습니다. 참여정부에서 이 사회적 자본은 크게 성장했습니다. 우리나라의 사회적 자본이 OECD평균이 되면 성장률을 1퍼센트 끌어 올리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한국개발연구원의 연구결과를 본 일이 있습니다. 연구결과를 그대로 믿는다면, 참여정부는 경제발전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이것은 결과적으로 그렇게 된 것이 아니라 참여정부의 국가발전 전략입니다.
국민통합, 특히 지역주의의 청산은 아직 성공하지 못하였습니다. 참여정부와 국민의 정부는 계승과 극복의 관계입니다. 참여정부는 국민의 정부를 계승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역주의는 극복의 과제입니다. 열린우리당의 창당은 분당이 아닙니다. 87년 지역구도로 가기 전의 여야 구도로 돌아가서 다시 시작하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열린우리당이 다시 흔들리고 있습니다. 지역주의의 원심력이 작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상당한 진보도 있습니다. 지난 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이 기록한 영남권 득표율 32%는 16대 총선 당시 민주당이 얻은 13%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입니다. 요즈음은 인사에서 지역 문제가 큰 부담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어디가 다 해먹는다는 말도 없어진 것 같습니다.
대화와 타협의 민주주의는 아직 성공하지 못하였습니다. 연정, 대연정을 제안했다가 안팎에서 타박만 당했습니다. 너무 시대를 앞선 성급한 제안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것은 다음 시대의 과제로 넘겨야 할 것 같습니다.
참여정부는 미래를 착실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출산율이 2.0이 된 84년 이후 최근까지 아무런 준비를 하지 않았던 결과가 오늘날 다급해진 저출산‧고령화의 문제입니다. 94년 WTO에 가입할 당시 우리는 아무 준비가 없었습니다. 그 결과 엄청난 홍역을 치렀습니다. 미래의 변화를 미리 내다보고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다음 세대가 엄청난 부담을 안아야 합니다.
참여정부는 일찍부터 미래의 과제를 꺼내어 준비를 했습니다. 혁신 주도형 정책, FTA, 동반성장, 균형발전, 정부혁신, 모두가 미래를 내다보는 정책입니다. 그러나 본격적인 미래과제는 저출산‧고령화 대책으로 시작하였습니다.
이런 대책을 모두 모아 정리한 것이 앞서 말씀드린 2만달러 시대의 국가발전 전략, '비전 2030'입니다. 정부가 이런 전략을 마련한 것은 전에 없던 일입니다.
과거사 정리 또한 미래 지향적인 방향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습니다.
오늘 마침 사법부가 인혁당 사건 재심재판에서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이 사건은 유신 독재가 자신들의 권력유지를 위해 무고한 사람들을 고문해 사건을 조작하고 사형선고가 내려진 뒤 불과 18시간 만에 형을 집행한 사건입니다. 이처럼 과거 국가권력이 인권을 유린했던 일들에 대해서는 반드시 진실을 규명하고, 억울하게 고통받아온 분들의 맺힌 한을 풀고, 국가 권력의 도덕성과 신뢰를 회복해야 함께 미래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참여정부는 할 일을 책임있게 했습니다.
행정수도는 30년 전부터 추진되던 것입니다. 균형발전도 같은 논리의 연장선상에 있는 미래과제입니다. 공공기관 이전도 어려운 일이었지만, 뒤로 미루지 않았습니다. 용산기지 이전은 20년 전에 공약만 하고 미루어 온 것입니다. 국방개혁도 20년 전부터 거론되고, 이후 시도되던 것이었습니다. 이제 법을 만들어서 가고 있습니다.
전시작전권의 이관도 20년 전에 한나라당 정권이 공약하고 추진하던 것입니다. 방폐장 부지 선정은 19년간 끌어오면서 여러 차례 홍역을 치르고 좌절되었던 과제였습니다. 100년을 넘게 끌어온 항만노무 공급체계도 해결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철도공사의 적자문제, 항공우주 산업의 재무구조 문제도 개선했습니다. 보이지 않는 문제까지 끄집어내어 알뜰히 정리하고 있습니다. 20년, 30년 밀려온 과제를 다 정리했습니다.
사법개혁은 문민정부에서부터 시도한 것입니다. 참여정부에서도 3년간 논의를 거쳐 국회에 제출한 것입니다. 사법개혁 추진위원들의 노력으로 관련 이해집단 대표들 간에 합의가 이루어졌습니다. 참으로 어려운 일을 해낸 것입니다. 법조 교육 선진화, 법률 서비스의 선진화와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하루속히 입법이 되기를 바랍니다. 사학법을 가지고 발목을 잡을 일이 아닙니다.
연금개혁과 함께 하루속히 처리해 주시기 바랍니다. 다음 대통령이 되어서 무엇을 잘 하겠다고 할 것이 아니라 지금 처리할 일을 제대로 처리해 주는 것이 가장 좋은 선거운동일 것입니다.
디지털 방송방식에 관한 싸움도 해결이 되었습니다. 방통융합의 문제는 좀 늦었습니다. 방송 통신 산업의 발전을 위해 하루라도 속히 정리가 되기를 바랍니다. 대통령의 방통위원 임명권이 문제라면, 그 부분은 국회에서 시행시기를 다음 정권부터 적용하도록 해도 좋을 것입니다. 방통융합 자체는 하루 속히 정리가 되어야 합니다.
한미 FTA, 4대보험 징수통합, 다 갈등이 많은 문제입니다. 그러나 해야 할 일입니다. 갈등이 있더라도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정부혁신도 잘 가고 있습니다. 정부혁신 과정에서 그동안 밀려왔던 수많은 개혁과제를 정리하고 있습니다. 과거사 문제도 참여정부에서 종합 정리할 수 있는 체계와 기틀을 마련했습니다.
헌법개정의 발의도 이런 자세에서 참여정부가 할 일을 하는 것입니다. 정략은 없습니다.
참여정부는 해야 할 일을 미루지 않았습니다. 눈에 띄지 않는 것까지 다 끄집어내서 정리를 하고 있습니다.
참여정부에서 나라가 시끄러웠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실제로 시끄러운 것은 야당과 언론의 시비와 대통령의 반론이 시끄러웠을 뿐입니다. 그러나 일을 욕심내지 않았다면 좀 덜 시끄러웠을 것입니다.
참여정부는 강력하고 효율적인 정부입니다.
'너무 힘이 없다. 강력하게 좀 하라'는 주문을 하는 분들이 있었습니다. 힘이 없어 보였던 모양입니다. 당연한 일입니다. 출발 첫해 여당의 의석이 4분의 1이 안될 때가 있었습니다. 여대의 국회는 1년이 채 못 되었습니다. 야당과 언론이 끊임없이 흔들고 있습니다. 여론도 하는 일마다 역풍이었습니다. 힘이 있을 리가 없습니다.
그러나 지금 와서 보면 어느 정부도 해결하지 못했던 많은 일들을 해결했습니다. 국회에 걸려 있는 몇 가지를 제외하고는 밀려 있던 개혁 과제는 거의 해결이 되었습니다. 한 미 FTA를 시작했을 때, 4대 보험 징수통합을 시작할 때, 너무 욕심을 부린다는 말을 하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회피하지 않고 할 일은 하고 있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강력하고 효율적인 정부인 것 같습니다. 개헌 제안을 한다고 했을 때도 같은 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법질서, 법치질서가 어느 때보다 안정되어 있습니다. 공권력도 어느 때보다 원칙대로 할 일을 하고 있습니다. 공포분위기를 조성하지도 않았고, 사람을 잡아넣지도 않았고, 고문하고 죽이지도 않았습니다. 법에 정해진 대통령의 권한을 원칙대로 집행했을 뿐입니다. 원칙의 힘입니다. 그리고 국민의 힘입니다.
아직 완료하지 못한 일도 있습니다. 방통융합은 진행 중입니다. 자치경찰은 국회에 걸려 있습니다. 수사권 조정은 아직 합의를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무리하게 밀어붙일 일이 아니라 생각하여 보류하고 있습니다.
공무원 연금-국민연금, 지역구도 극복과 국민통합-현재 진행형이다. 대화와 타협의 정치-17대 국회 전반기 개회 일수 470일 동안 파행 일수가 무려 40%인 190일에 이르고 있는 현실/노사정 대타협/헌법 개정
책임 있는 사회의 제안
신문, 방송을 보고 있으면, 정말 정부가 막강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무슨 일이든 정부가 다해야 하고, 무슨 일만 있으면 모두 정부의 책임으로 돌립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정부가 무슨 일이든 다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혼자서 모든 것을 다하는 것도 아닙니다.
나라가 잘 되려면, 모두가 각자 맡은 일을 성실히 잘해야 합니다. 여당도, 야당도, 언론도, 국민도, 각기 할 일을 잘해야 합니다.
성숙한 민주주의 사회, 국민이 주인인 사회로 가자면, - 책임 있는 정부, 책임 있는 언론 - 책임 있는 국민-시민 주권의 시대, 소비자 주권의 시대-주권을 행사할만한 의지와 역량 있는 시민
'성공한 대통령'에 매달리지 않고, 남은 기간 책임을 다하겠습니다.
제가 처음 대통령에 당선되었을 때, 저를 만나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성공한 대통령이 되라'는 당부를 했습니다. 그런데 요즈음은 인사가 달라졌습니다. '너무 실망하지 마라. 역사의 평가에는 훌륭한 대통령으로 남을 것이다.' 이런 인사입니다. 위로의 인사인지, 진심인지는 알 수 없지만, 지금 제가 '성공한 대통령'은 아니라는 뜻인 것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저는 처음 성공한 대통령이 되라는 인사를 받았을 때, 그저 감사하다는 대답을 했을 뿐 '성공한 대통령이 되겠다.'는 대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전임 대통령들의 말년이 반드시 그 분들의 무능에서 비롯된 것은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있었고, 참여정부도 성공하기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조언들이 그럴만한 근거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여러 가지 상황에 대비할 방안을 마음속으로 준비해 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불안했던 예측은 현실이 되고 말았습니다.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남은 1년을 성공적으로 관리하라는 조언들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남은 1년에 상황을 바꿀만한 무슨 전략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그리고 무슨 기적이 일어날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지도 않습니다.
지금 저의 관심은 성공한 대통령이나 역사의 평가가 아닙니다. 남은 기간 맡은 바 책임을 다하는 것입니다. 이 시대가 반드시 정리하고 넘어가야 할 국가적 과제를 뒤로 넘기지 않는 것입니다. 그리고 국민과 다음 정부에 큰 부담과 숙제를 남기지 않는 대통령이 되고 싶다는 것입니다.
제 자신의 성공이나 평가에 급급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무엇이 성공이고, 무엇이 역사의 평가인지를 생각하기 전에, 저는 제가 국민 여러분에게 한 약속, 그리고 이 시대가 제게 부여한 사명을 다하기 위해 열과 성을 다할 것입니다. 열정과 성의, 모든 것을 다 쏟아 부어 제게 주어진 책임을 다할 것입니다.
늦은 밤까지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2007년 신년연설문 | ||
제16대 대통령 노무현 |
2007년 1월 23일 화요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