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도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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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시사항[편집]

[1] 협박죄의 기수에 이르기 위하여 상대방이 현실적으로 공포심을 일으킬 것을 요하는지 여부(소극)

[2] 정보보안과 소속 경찰관이 자신의 지위를 내세우면서 타인의 민사분쟁에 개입하여 빨리 채무를 변제하지 않으면 상부에 보고하여 문제를 삼겠다고 말한 사안에서, 객관적으로 상대방이 공포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정도의 해악의 고지에 해당하므로 현실적으로 피해자가 공포심을 일으키지 않았다 하더라도 협박죄의 기수에 이르렀다고 본 사례

[3] 권리행사나 직무집행의 일환으로 해악을 고지한 경우, 협박죄의 성립 여부

[4] 정보보안과 소속 경찰관이 자신의 지위를 내세우면서 타인의 민사분쟁에 개입하여 빨리 채무를 변제하지 않으면 상부에 보고하여 문제를 삼겠다고 말한 사안에서, 상대방이 채무를 변제하고 피해 변상을 하는지 여부에 따라 직무집행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취지이더라도 정당한 직무집행이라거나 목적 달성을 위한 상당한 수단으로 인정할 수 없어 정당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한 사례

[5] 구 형의 실효 등에 관한 법률 제6조 제2항 등에서 말하는 ‘수사자료표의 내용 누설’의 의미

판결요지[편집]

[1] [다수의견] (가) 협박죄가 성립하려면 고지된 해악의 내용이 행위자와 상대방의 성향, 고지 당시의 주변 상황, 행위자와 상대방 사이의 친숙의 정도 및 지위 등의 상호관계, 제3자에 의한 해악을 고지한 경우에는 그에 포함되거나 암시된 제3자와 행위자 사이의 관계 등 행위 전후의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에 일반적으로 사람으로 하여금 공포심을 일으키게 하기에 충분한 것이어야 하지만, 상대방이 그에 의하여 현실적으로 공포심을 일으킬 것까지 요구하는 것은 아니며, 그와 같은 정도의 해악을 고지함으로써 상대방이 그 의미를 인식한 이상, 상대방이 현실적으로 공포심을 일으켰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그로써 구성요건은 충족되어 협박죄의 기수에 이르는 것으로 해석하여야 한다.

(나) 결국, 협박죄는 사람의 의사결정의 자유를 보호법익으로 하는 위험범이라 봄이 상당하고, 협박죄의 미수범 처벌조항은 해악의 고지가 현실적으로 상대방에게 도달하지 아니한 경우나, 도달은 하였으나 상대방이 이를 지각하지 못하였거나 고지된 해악의 의미를 인식하지 못한 경우 등에 적용될 뿐이다.

[대법관 김영란, 박일환의 반대의견] (가) 해악의 고지에 의해 현실적으로 공포심을 일으켰는지 여부나 그 정도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판단할 수 없다거나 판단을 위한 객관적인 척도나 기준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단정할 것은 아니며, 사람이 현실적으로 공포심을 일으켰는지 여부를 판단할 만한 객관적인 기준 및 개별 사건에서 쌍방의 입증과 그에 의하여 인정되는 구체적인 사정 등을 모두 종합하여, 당해 협박행위로 상대방이 현실적으로 공포심을 일으켰다는 점이 증명된다면 협박죄의 기수에 이르렀다고 인정하고, 이에 대한 증명이 부족하거나 오히려 상대방이 현실적으로 공포심을 일으키지 않았다는 점이 증명된다면 협박죄의 미수에 그친 것으로 인정하면 될 것이다. 기수에 이르렀는지에 대한 의문을 해결하기 어렵다고 하여 모든 경우에 기수범으로 처벌하는 것은 오히려 “의심스러울 때는 피고인의 이익으로”라는 법원칙 등 형사법의 일반원칙과도 부합하지 아니하며 형벌과잉의 우려를 낳을 뿐이다.

(나) 결국, 현행 형법의 협박죄는 침해범으로서 일반적으로 사람으로 하여금 공포심을 일으킬 수 있는 정도의 해악의 고지가 상대방에게 도달하여 상대방이 그 의미를 인식하고 나아가 현실적으로 공포심을 일으켰을 때에 비로소 기수에 이르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2] 정보보안과 소속 경찰관이 자신의 지위를 내세우면서 타인의 민사분쟁에 개입하여 빨리 채무를 변제하지 않으면 상부에 보고하여 문제를 삼겠다고 말한 사안에서, 객관적으로 상대방이 공포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정도의 해악의 고지에 해당하므로 현실적으로 피해자가 공포심을 일으키지 않았다 하더라도 협박죄의 기수에 이르렀다고 본 사례.

[3] 권리행사나 직무집행의 일환으로 상대방에게 일정한 해악을 고지한 경우, 그 해악의 고지가 정당한 권리행사나 직무집행으로서 사회상규에 반하지 아니하는 때에는 협박죄가 성립하지 아니하나, 외관상 권리행사나 직무집행으로 보이더라도 실질적으로 권리나 직무권한의 남용이 되어 사회상규에 반하는 때에는 협박죄가 성립한다고 보아야 할 것인바, 구체적으로는 그 해악의 고지가 정당한 목적을 위한 상당한 수단이라고 볼 수 있으면 위법성이 조각되지만, 위와 같은 관련성이 인정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그 위법성이 조각되지 아니한다.

[4] 정보보안과 소속 경찰관이 자신의 지위를 내세우면서 타인의 민사분쟁에 개입하여 빨리 채무를 변제하지 않으면 상부에 보고하여 문제를 삼겠다고 말한 사안에서, 상대방이 채무를 변제하고 피해 변상을 하는지 여부에 따라 직무집행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취지이더라도 정당한 직무집행이라거나 목적 달성을 위한 상당한 수단으로 인정할 수 없어 정당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한 사례.

[5] 구 형의 실효 등에 관한 법률(2005. 7. 29. 법률 제762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이 전과기록 및 수사자료의 관리와 형의 실효에 관한 기준을 정함으로써 전과자의 정상적인 사회복귀를 보장하고자 함을 입법목적으로 하고 있는 점, 전과자는 주위에 자신의 구체적인 전과 내용이 아닌 전과자라는 사실이 알려지는 것만으로도 정상적인 사회복귀에 커다란 지장을 받게 되는 점과 위 법 제6조 제2항, 제10조 제1항의 규정 형식 및 내용에 비추어 보면 위 조항에서 말하는 ‘수사자료표의 내용 누설’은 수사자료표에 나타난 전과자의 죄명·형종·형기 등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적시하여 누설하는 행위뿐만 아니라, 단순히 특정인에게 전과경력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누설하는 행위도 포함한다.

참조조문[편집]

[1] 형법 제283조 제1항, 제286조 / [2] 형법 제283조 제1항, 제286조 / [3] 형법 제20조, 제283조 / [4] 형법 제20조, 제283조 / [5] 구 형의 실효 등에 관한 법률(2005. 7. 29. 법률 제762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조 제2항, 제10조 제1항

전문[편집]

  • 피고인: 피고인
  • 상고인: 피고인
  • 변호인: 변호사 김병익

원심판결[편집]

  1. 대구지법 2006. 12. 28. 선고 2006노2627 판결

주문[편집]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편집]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협박죄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채증법칙 위반 주장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와 원심이 인용한 제1심법원의 채택 증거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 공소외 1이 대학설립 추진을 빙자하여 대학부지 내 택지 및 상가지역 분양 명목으로 공소외 2로부터 받은 돈을 변제하지 못하여 독촉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이름 생략)경찰서 정보보안과 소속 경찰공무원인 피고인이 2003. 5. 30. 12:30경 피해자에게 전화를 걸어 “나는 (이름 생략)경찰서 정보과에 근무하는 (이름 생략) 형사다. 공소외 2가 집안 동생인데 돈을 언제까지 해 줄 것이냐. 빨리 안 해주면 상부에 보고하여 문제를 삼겠다.”라고 말함으로써 해악을 고지하였다고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을 위배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나. 협박죄의 성립요건에 관한 주장에 대하여

협박죄에서 협박이라 함은 일반적으로 보아 사람으로 하여금 공포심을 일으킬 수 있는 정도의 해악을 고지하는 것을 의미하고, 그 주관적 구성요건으로서의 고의는 행위자가 그러한 정도의 해악을 고지한다는 것을 인식·인용하는 것을 그 내용으로 하는바( 대법원 1991. 5. 10. 선고 90도2102 판결, 대법원 2006. 6. 15. 선고 2006도2311 판결 등 참조), 협박죄가 성립되려면 고지된 해악의 내용이 행위자와 상대방의 성향, 고지 당시의 주변 상황, 행위자와 상대방 사이의 친숙의 정도 및 지위 등의 상호관계, 제3자에 의한 해악을 고지한 경우에는 그에 포함되거나 암시된 제3자와 행위자 사이의 관계 등 행위 전후의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에 일반적으로 사람으로 하여금 공포심을 일으키게 하기에 충분한 것이어야 할 것이지만, 상대방이 그에 의하여 현실적으로 공포심을 일으킬 것까지 요구되는 것은 아니며, 그와 같은 정도의 해악을 고지함으로써 상대방이 그 의미를 인식한 이상, 상대방이 현실적으로 공포심을 일으켰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그로써 구성요건은 충족되어 협박죄의 기수에 이르는 것으로 해석하여야 할 것이다.

우리 형법은 제286조에서 협박죄의 미수범을 처벌하는 조항을 두고 있으나 미수범 처벌조항이 있다 하여 반드시 침해범으로 해석할 것은 아니며, 지극히 주관적이고 복합적이며 종종 무의식의 영역에까지 걸쳐 있는 상대방의 정서적 반응을 객관적으로 심리·판단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고, 상대방이 과거 자신의 정서적 반응이나 감정상태를 회고하여 표현한다 하여도 공포심을 일으켰는지 여부의 의미나 판단 기준이 사람마다 다르며 그 정도를 측정할 객관적 척도도 존재하지 아니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상대방이 현실적으로 공포심을 일으켰는지 여부에 따라 기수 여부가 결정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은 적절치 아니하기 때문이다.

결국, 협박죄는 사람의 의사결정의 자유를 보호법익으로 하는 위험범이라 봄이 상당하고, 위 미수범 처벌조항은 해악의 고지가 현실적으로 상대방에게 도달하지 아니한 경우나, 도달은 하였으나 전혀 지각하지 못한 경우, 혹은 고지된 해악의 의미를 상대방이 인식하지 못한 경우 등에 적용될 뿐이라 할 것이다.

위 법리에 비추어 볼 때, 앞서 본 당시 상황에서 피고인이 정보과 소속 경찰관의 지위에 있음을 내세우면서 빨리 변제하지 않으면 상부에 보고하여 문제를 삼겠다고 이야기한 것은, 객관적으로 보아 사람으로 하여금 공포심을 일으키게 하기에 충분한 정도의 해악의 고지에 해당한다고 볼 것이므로, 피해자가 그 취지를 인식하였음이 명백한 이상 현실적으로 피해자가 공포심을 일으켰는지 여부와 무관하게 협박죄의 기수에 이르렀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같은 취지의 원심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협박죄의 성립요건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다. 정당행위에 해당한다는 주장에 대하여

권리행사나 직무집행의 일환으로 상대방에게 일정한 해악의 고지를 한 경우, 그 해악의 고지가 정당한 권리행사나 직무집행으로서 사회상규에 반하지 아니하는 때에는 협박죄가 성립하지 아니하나, 외관상 권리행사나 직무집행으로 보이는 경우에도 그것이 실질적으로 권리나 직무권한의 남용이 되어 사회상규에 반하는 때에는 협박죄가 성립한다고 보아야 할 것인바, 구체적으로는 그 해악의 고지가 정당한 목적을 위한 상당한 수단이라고 볼 수 있는 경우라면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할 것이지만, 위와 같은 관련성이 인정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그 위법성이 조각되지 아니한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피해자로부터 돈을 돌려받지 못해 걱정하고 있는 공소외 2를 친구의 부탁으로 상담차 만난 피고인은 공소외 2로부터 그가 처한 상황에 관한 설명을 듣고 그 자리에서 피해자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이 정보과 형사라고 신분을 밝힌 다음 공소외 2가 집안 동생이라고 거짓말을 하면서 공소외 2의 돈을 빨리 안 해 주면 상부에 보고하여 문제를 삼겠다고 말한 사실, 당시 피고인은 피해자와 공소외 2 사이의 금전거래로 인한 사건을 정식으로 수사하거나 내사하는 상황이 아니었을 뿐만 아니라 범죄 혐의에 대한 뚜렷한 의심도 갖기 이전이었던 사실을 알 수 있다.

이에 의하면, 우선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고지한 해악의 내용은 피고인이 경우에 따라 소속기관에 보고하여 문제삼을 수도 있다는 취지여서 외관상으로는 직무집행의 의사가 있음을 피력한 것에 지나지 아니하며, 그 목적 역시 피해자의 공소외 2에 대한 채무의 조속한 변제 혹은 피해 변상에 있었던 것으로 보여 그 자체로 위법하다거나 부당한 것이라고는 볼 수 없다 하더라도, 경찰공무원복무규정 제10조(민사분쟁에의 부당개입금지)에서 “경찰공무원은 직위 또는 직권을 이용하여 부당하게 타인의 민사분쟁에 개입하여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하고 있는 점과 피해자의 범죄혐의가 드러나기 이전이라는 당시의 상황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의 공소외 2에 대한 채무의 변제나 피해 변상 여부에 따라 직무집행 여부를 결정할 의사를 갖고 있다는 취지의 해악의 고지는, 정당한 직무집행의 일환으로 평가할 수 없을 뿐 아니라, 그 목적 달성을 위한 상당한 수단으로 인정할 수도 없다 할 것이다.

따라서 위와 같은 해악의 고지가 경찰관으로서의 정당한 업무상의 행위라거나 사회상규에 반하지 아니하는 행위라고 볼 수는 없으므로, 같은 취지의 원심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정당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2. 형의 실효 등에 관한 법률 위반죄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구 형의 실효 등에 관한 법률(2005. 7. 29. 법률 제762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은 제6조 제2항에서 “수사자료표를 관리하는 자 또는 직무상 수사자료표에 의한 범죄경력조회 또는 수사경력조회를 하는 자는 그 수사자료표의 내용을 누설하여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하면서, 제10조 제1항에서 이를 위반하여 수사자료표의 내용을 누설한 자를 처벌하고 있는바, 위 법이 전과기록 및 수사자료의 관리와 형의 실효에 관한 기준을 정함으로써 전과자의 정상적인 사회복귀를 보장하고자 함을 입법목적으로 하고 있는 점, 전과자는 주위에 자신의 구체적인 전과 내용이 아닌 전과자라는 사실이 알려지는 것만으로도 정상적인 사회복귀에 커다란 지장을 받게 되는 점과 위 처벌법규의 규정 형식 및 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같은 법 제10조 제1항에서 말하는 ‘수사자료표의 내용 누설’이란 수사자료표에 나타난 전과자의 죄명이나 형종 및 형기 등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적시하여 누설하는 행위뿐만 아니라, 단순히 특정인에게 전과경력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누설하는 행위도 포함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그렇다면 (이름 생략)경찰서에서 위 공소외 1에 대해 수사자료표에 의한 범죄경력조회를 한 피고인이 그 내용을 근거로 경상북도 고령군의 전·현직 공무원 등에게 피해자를 전과자라고 말한 행위들은 모두 ‘수사자료표의 내용 누설’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고, 피고인이 위 행위들을 하게 된 동기와 행위 내용, 피고인의 지위 등 원심판결 이유에 나타난 여러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에 대한 피고인의 고의 또한 인정된다고 할 것인바, 같은 취지의 원심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같은 법 제10조 제1항 위반죄의 성립요건에 관한 법리오해나 채증법칙 위배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결 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이 판결에는 협박죄의 성립요건에 관한 판단에 대하여 대법관 김영란, 대법관 박일환의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는 관여 법관들의 의견이 일치되었다.

4. 대법관 김영란, 대법관 박일환의 반대의견은 다음과 같다.

가. 다수의견은, 협박죄는 사람의 의사결정의 자유를 보호법익으로 하는 위험범으로서, 일반적으로 보아 사람으로 하여금 공포심을 일으킬 수 있는 정도의 해악의 고지가 상대방에게 도달하여 상대방이 그 의미를 인식한 이상 상대방이 현실적으로 공포심을 일으켰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그로써 구성요건은 충족되며 기수에 이르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나. 그러나 위와 같은 다수의견에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찬성할 수 없다.

(1) 협박죄의 미수범을 처벌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은 구 형법(1953. 9. 18. 우리 형법 제정 이전의 의용형법), 독일 형법, 일본 형법 등에 있어서는, 비록 협박행위로 인하여 피해자가 현실적으로 공포심을 일으키지는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에 대한 처벌의 필요성은 있는 점 등을 고려하여, 협박죄의 기수시기에 관하여 다수의견과 같은 입장을 취할 여지도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현행 형법은 협박죄의 미수범을 처벌하는 규정을 두고 있는바, 그 입법 취지는 협박죄를 침해범으로 보고, 해악의 고지가 상대방에게 도달하여 상대방이 그 의미를 인식하였으나 현실적으로 공포심을 일으키지는 아니한 경우에는 이를 미수범으로 처벌하도록 함으로써 피해자의 피해 정도 등을 고려한 적정한 양형을 도출하고자 하는 의도라고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할 것이다.

어떤 범죄를 위험범으로 볼 것인지 침해범으로 볼 것인지 여부는 범죄의 형태상 당연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실정법의 해석 문제라고 할 수 있다.

협박죄는 상대방에게 공포심을 일으킬 수 있는 해악을 고지하는 행위를 구성요건으로 하는 범죄로 범죄의 형태상 당연히 침해범 또는 위험범이라고 확정할 수는 없지만 일반적인 사회적 인식에 비추어 볼 때 상대방에게 공포심을 일으키지 못하였다면 이를 미수범으로 이해하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할 것이다. 왜냐하면 미수범은 통상 구성요건적 행위를 미처 마치지 못한 착수미수와 구성요건적 행위를 마쳤으나 결과가 발생하지 못한 실행미수의 두 가지 모습으로 나타나는바, 본건과 같이 상대방에게 공포심을 일으키지 못한 경우는 실행미수의 전형적인 모습이기 때문이다.

다만, 구 형법 시절에는 미수범의 처벌규정이 없었기 때문에 일반적인 처벌의 필요성을 고려하여 위험범으로 해석할 여지도 있었지만, 현행 형법 아래에서는 그와 같이 해석할 필요성도 없다. 학설을 보더라도 현행 형법 아래에서는 협박죄를 침해범으로 해석하여야 한다는 견해가 압도적인 다수설의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미수범의 일반적인 모습을 고려할 때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할 것이다.

(2) 다수의견은, 사람이 공포심을 일으켰는지 여부의 의미나 판단 기준이 사람마다 다르며 그 정도를 측정할 객관적 척도도 존재하지 아니하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상대방이 현실적으로 공포심을 일으켰는지 여부에 의하여 협박죄의 기수 여부가 좌우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협박죄에 있어서 해악의 고지는 ‘일반적으로 보아 사람으로 하여금 공포심을 일으킬 수 있는 정도’의 해악을 고지하는 것을 의미하는바, 협박죄의 구성요건을 갖추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위와 같은 정도의 해악의 고지가 있었는지 여부를 살펴봄으로써 족하다고 할 것이나, 나아가 협박죄가 기수에 이르렀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상대방이 현실적으로 공포심을 일으켰는지 여부, 즉 협박죄의 보호법익인 상대방의 의사결정의 자유가 현실적으로 침해되었는지 여부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할 것이다.

그리고 현실적으로 사람이 공포심을 일으켰는지 여부나 그 정도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현실적으로 사람이 공포심을 일으켰는지 여부나 그 정도를 판단할 수 없다거나 이를 판단할 만한 객관적인 척도나 기준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단정할 것은 아니며, 사람이 현실적으로 공포심을 일으켰는지 여부를 판단할 만한 객관적인 기준 및 개별 사건에서의 검사 또는 피고인의 입증과 그에 의하여 인정되는 구체적인 사정 등을 모두 종합하여, 당해 협박행위로 인하여 상대방이 현실적으로 공포심을 일으켰다는 점이 증명된다면 협박죄의 기수에 이르렀다고 인정하고, 이에 대한 증명이 부족하거나 오히려 상대방이 현실적으로 공포심을 일으키지 않았다는 점이 증명된다면 협박죄의 미수에 그친 것으로 인정하면 될 것이고, 이러한 결과가 결코 부적절하다고 볼 것은 아니다.

“의심스러울 때는 피고인의 이익으로”라는 법원칙은 이와 같은 경우에도 적용되어야 하고, 기수에 이르렀는지 의문이 있다면 미수범으로 처벌하면 되지 그와 같은 의문을 해결하기 어렵다고 하여 모든 경우에 기수범으로 처벌하는 것은 이러한 형사법의 일반원칙과도 부합되지 아니하며 형벌과잉의 우려를 낳게 될 뿐이다.

(3) 그렇다면 현행 형법에서의 협박죄는 침해범으로서, 일반적으로 보아 사람으로 하여금 공포심을 일으킬 수 있는 정도의 해악의 고지가 상대방에게 도달하여 상대방이 그 의미를 인식하고 나아가 현실적으로 공포심을 일으켰을 때에 비로소 기수에 이르는 것으로 봄이 타당하고, 기존의 대법원판결들도 협박죄의 기수시기에 관한 이러한 견해에 명백히 저촉되는 것으로 보이지는 아니한다.

(4) 위와 같은 법리 및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협박행위와 관련하여 피해자가 수사기관에서 공포심을 일으켰다고 진술한 바 없고 오히려 원심법정에서는 전혀 두렵지 않았다고 증언하였으며, 달리 피고인의 협박행위로 인하여 피해자가 현실적으로 공포심을 일으켰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이 사건 협박죄는 미수에 그친 것으로 봄이 타당하고, 이와 달리 이 사건 협박죄가 기수에 이른 것으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협박죄의 기수에 관한 법리오해로 인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다. 따라서 원심판결은 이러한 위법 때문에 파기되어야 할 것인데, 다수의견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므로 반대의견으로 위와 같이 견해를 밝힌다.



대법원장 이용훈(재판장) 고현철 김영란 양승태(주심) 김황식 박시환 김지형 이홍훈 박일환 김능환 전수안 안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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