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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다1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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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시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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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甲이 자신의 음악저작물에 관한 저작재산권을 신탁받은 乙 협회에 丙 등이 甲 동의 없이 甲의 음악저작물 중 일부를 변경하여 노래를 만들고 이를 수록한 음반과 뮤직비디오 등을 제작•발표한 것에 대하여 음악저작물 사용허락을 하지 말고 방송금지 등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을 요청하였는데도, 乙 협회가 법적 조치를 게을리하고 오히려 음악저작물 사용을 허락하자 신탁계약 해지청구를 한 사안에서, 신탁계약의 해지사유가 발생하였다고 본 원심판단을 정당하다고 한 사례
  2. 위탁자가 신탁이익 전부를 향수하는 신탁에서 상당한 이유 없이 위탁자의 해지권을 배제하는 약관 조항의 효력(=무효)
  3. 가수 겸 작곡가인 甲과 저작권신탁관리업체인 乙 협회가 甲의 음악저작물에 관한 저작권신탁관리계약을 약관에 의하여 체결하면서 ‘위탁자는 수탁자의 동의 없이 신탁계약을 해제할 수 없다’는 조항을 둔 사안에서, 위 조항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공정을 잃은 것으로서 무효라고 한 사례
  4. 저작권신탁관리계약에서 위탁자의 해지청구 등으로 신탁이 종료하더라도 신탁재산을 수익자나 위탁자 등에게 이전할 때까지는 수탁자가 신탁재산을 계속 관리할 권한과 의무를 갖는지 여부(원칙적 적극) 및 신탁 종료 시 수탁자가 청산의무를 부담하는지 여부(원칙적 소극)
  5. 甲이, 자신의 음악저작물에 관한 저작재산권을 신탁받은 乙 협회가 신탁계약 해지 후 음악저작물에 대한 관리 중단을 명하는 가처분결정이 있었는데도 乙 협회와 계약을 체결한 甲의 음악저작물 이용자들에게 甲의 음악저작물이 더 이상 乙 협회의 관리저작물이 아님을 통보하지 않아 이용자들로 하여금 甲 허락 없이 음악저작물을 사용하도록 방치하는 등 저작재산권을 침해하였다는 이유로 乙 협회를 상대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을 구한 사안에서, 불법행위가 성립하지 않는데도, 이와 달리 본 원심판결에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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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甲이 자신의 음악저작물에 관한 저작재산권을 신탁받은 乙 협회에 丙 등이 甲 동의 없이 甲의 음악저작물 중 일부를 변경하여 노래를 만들고 이를 수록한 음반과 뮤직비디오 등을 제작•발표한 것에 대하여 음악저작물 사용허락을 하지 말고 방송금지 등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을 요청하였는데도, 乙 협회가 법적 조치를 게을리한 채 오히려 음악저작물 사용을 허락하자 신탁계약 해지청구를 한 사안에서, 乙 협회의 행위는 저작권의 신탁관리에 따른 제반 의무를 다하지 못한 경우에 해당하거나 甲과 乙 협회 사이의 신뢰관계가 깨어져 더 이상 계약관계를 유지할 수 없는 경우에 해당하여 신탁계약의 해지사유가 발생하였다고 본 원심판단을 정당하다고 한 사례.
  2. 구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2010. 3. 22. 법률 제1016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조 제1항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공정을 잃은 약관조항은 무효이다.”라고 규정하고, 제9조는 “계약의 해제•해지에 관하여 정하고 있는 약관의 내용 중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되는 내용을 정하고 있는 조항은 이를 무효로 한다.”고 하면서 제1호에 ‘법률의 규정에 의한 고객의 해제권 또는 해지권을 배제하거나 그 행사를 제한하는 조항’을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구 신탁법(2011. 7. 25. 법률 제10924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56조는 “위탁자가 신탁이익의 전부를 향수하는 신탁은 위탁자 또는 그 상속인이 언제든지 해지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위탁자가 신탁이익 전부를 향수하는 신탁에서 위탁자에게 인정되는 해지권을 상당한 이유 없이 배제하는 약관 조항은 공평의 관점에서 보아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하고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공정을 잃은 것으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
  3. 가수 겸 작곡가인 甲과 저작권신탁관리업체인 乙 협회가 甲의 음악저작물에 관한 저작권신탁관리계약을 약관에 의하여 체결하면서 ‘위탁자는 수탁자의 동의 없이 신탁계약을 해제할 수 없다’는 조항을 둔 사안에서, 이는 위탁자가 신탁이익 전부를 향수하는 이른바 ‘자익신탁’에서 위탁자가 보유하는 해지의 자유를 상당한 이유 없이 제한하고 일방적으로 乙 협회에만 유리한 약관 조항으로서, 구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2010. 3. 22. 법률 제1016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조 제1항에서 정한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공정을 잃은 약관 조항’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한 사례.
  4. 저작권신탁관리업은 저작권법에 근거하는 것으로서 법적 성질은 신탁법상 신탁에 해당하는데, 구 신탁법(2011. 7. 25. 법률 제10924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신탁법’이라 한다) 제59조는 “ 제56조 또는 제57조의 규정에 의하여 신탁이 해지된 때에는 신탁재산은 수익자에게 귀속한다.”고 규정하고, 제61조는 “신탁이 종료된 경우에 신탁재산이 그 귀속권리자에게 이전할 때까지는 신탁은 존속하는 것으로 간주한다. 이 경우에는 귀속권리자를 수익자로 간주한다.”고 규정하고, 제63조는 “신탁이 종료한 경우에는 수탁자는 신탁사무의 최종의 계산을 하여 수익자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이 경우에는 제50조 제2항의 규정을 준용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신탁행위로 달리 정하였다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탁자의 해지청구 등으로 신탁이 종료하더라도 수탁자가 신탁재산의 귀속권리자인 수익자나 위탁자 등에게 저작재산권 등 신탁재산을 이전할 의무를 부담하게 될 뿐 신탁재산이 수익자나 위탁자 등에게 당연히 복귀되거나 승계되는 것은 아니고, 신탁재산을 이전할 때까지는 수탁자는 신탁사무의 종결과 최종 계산을 목적으로 하는 귀속권리자를 위한 법정신탁의 수탁자로서 그와 같은 목적 범위 내에서 신탁재산을 계속 관리할 권한과 의무를 부담하며, 귀속권리자는 신탁수익권 형태로서 신탁재산 등 잔여재산에 대한 권리를 보유하게 될 뿐이다. 나아가 구 신탁법에는 신탁 종료 시 수탁자의 청산의무에 관하여 아무런 규정이 없으므로, 신탁행위로 달리 정하였거나 해당 신탁 취지 등에 의하여 달리 볼 수 없는 한 수탁자는 청산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데, 수탁자가 신탁재산에 관하여 체결한 쌍무계약에 관하여 아직 이행을 완료하지 아니한 때에는 계약을 귀속권리자에게 인수시킬 수도 있는 것이고, 신탁이 종료하였다고 하여 반드시 계약을 해지하는 등으로 이를 청산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
  5. 甲이, 자신의 음악저작물에 관한 저작재산권을 신탁받은 乙 협회가 신탁계약 해지 후 음악저작물에 대한 관리 중단을 명하는 가처분결정이 있었는데도 乙 협회와 계약을 체결한 甲의 음악저작물 이용자들에게 甲의 음악저작물이 더 이상 乙 협회의 관리저작물이 아님을 통보하지 않아 이용자들로 하여금 甲 허락 없이 음악저작물을 사용하도록 방치하는 등 저작재산권을 침해하였다는 이유로 乙 협회를 상대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을 구한 사안에서, 乙 협회는 신탁 종료 시 청산의무를 부담하지 않으므로 甲의 음악저작물 이용자들에게 위와 같은 통보를 하여 甲 허락 없이 음악저작물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할 주의의무를 부담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乙 협회가 그와 같은 통보를 하지 아니함으로써 이용자들이 甲 허락을 받지 않고 음악저작물을 이용하였다고 하더라도 저작재산권을 이전받을 때까지는 단순한 채권자에 불과한 甲에게 침해될 저작재산권도 없으므로, 甲의 저작재산권 침해를 이유로 한 불법행위가 성립할 여지가 없는데도, 이와 달리 본 원심판결에 신탁 종료 시 법률관계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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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구 신탁법(2011. 7. 25. 법률 제10924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28조(현행 제32조 참조), 제56조(현행 제99조 제2항 참조), 제58조(현행 제99조 제4항 참조), 민법 제543조
  2. 구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2010. 3. 22. 법률 제1016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조 제1항, 제9조 제1호, 구 신탁법(2011. 7. 25. 법률 제10924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56조(현행 제99조 제2항 참조)
  3. 구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2010. 3. 22. 법률 제1016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조 제1항, 구 신탁법(2011. 7. 25. 법률 제10924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56조(현행 제99조 제2항 참조)
  4. 구 신탁법(2011. 7. 25. 법률 제10924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59조(현행 제101조 제1항 참조), 제61조(현행 제101조 제4항 참조), 제63조(현행 제103조 참조)
  5. 민법 제750조, 구 신탁법(2011. 7. 25. 법률 제10924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59조(현행 제101조 제1항 참조), 제61조(현행 제101조 제4항 참조), 제63조(현행 제103조 참조)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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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고, 피상고인
  • 피고, 상고인: 사단법인 한국음악저작권협회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신우 외 1인)
  • 원심판결: 서울고법 2009. 12. 10. 선고 2008나66254 판결

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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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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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 경과 후에 제출된 각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이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살펴본다.

1. 상고이유 제1점에 관하여

원심은 그 채택 증거를 종합하여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소외인 등이 원고의 동의 없이 원고의 ‘ (음악저작물 1 생략)’이라는 음악저작물 중 일부를 변경하여 ‘ (음악저작물 2 생략)’이라는 노래를 만들고 이를 수록한 음반과 뮤직비디오 등을 제작•발표한 것에 대하여, 원고가 원고의 음악저작물에 관한 저작재산권을 신탁받은 피고에게 그에 관한 사용허락을 하지 말고 소외인 등에 대하여 방송금지 등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을 요청하였음에도, 피고는 소외인 등에 대한 법적 조치를 게을리하고 오히려 위 음악저작물에 대한 사용도 허락하였으므로, 피고의 이러한 행위는 저작권의 신탁관리에 따른 제반 의무를 다하지 못한 경우에 해당하거나 그로써 원•피고 사이의 신뢰관계가 깨어져 더 이상 계약관계를 유지할 수 없는 경우에 해당하여 신탁계약의 해지사유가 발생하였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이러한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저작인격권과 저작재산권의 혼동으로 인한 계약해지권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2. 상고이유 제2점에 관하여

가. 구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2010. 3. 22. 법률 제1016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약관규제법’이라 한다) 제6조 제1항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공정을 잃은 약관조항은 무효이다.”라고 규정하고, 제9조는 “계약의 해제•해지에 관하여 정하고 있는 약관의 내용 중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되는 내용을 정하고 있는 조항은 이를 무효로 한다.”고 하면서 그 제1호에 ‘법률의 규정에 의한 고객의 해제권 또는 해지권을 배제하거나 그 행사를 제한하는 조항’을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구 신탁법(2011. 7. 25. 법률 제10924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56조는 “위탁자가 신탁이익의 전부를 향수하는 신탁은 위탁자 또는 그 상속인이 언제든지 해지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위탁자가 신탁이익의 전부를 향수하는 신탁에서 위탁자에게 인정되는 해지권을 상당한 이유 없이 배제하는 약관 조항은 공평의 관점에서 보아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하고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공정을 잃은 것으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

원심이 적법하게 인정한 사실관계와 기록에 의하면, 원고는 1992. 5. 15. 저작권신탁관리업체인 피고와 “원고는 현재 소유하고 있는 저작권 및 장차 취득하게 되는 저작권을 계약기간 중 신탁재산으로 피고에게 관리를 이전하고, 피고는 원고를 위하여 저작권을 관리하고 이로 인하여 얻어진 저작물 사용료 등을 원고에게 분배한다.”는 등의 내용으로 저작권신탁관리계약(이하 ‘이 사건 신탁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한 사실, 피고는 이 사건 신탁계약을 약관에 의하여 체결하였는데, 그 약관 제18조 제2항(이하 ‘이 사건 조항’이라 한다)은 “위탁자는 수탁자의 동의 없이 신탁계약을 해제할 수 없다.”라고 되어 있는 사실을 알 수 있는바, 이 사건 조항에서 해지요건을 더욱 가중하는 이유는 저작권신탁관리업체인 피고의 우월적•독점적 지위를 보장받기 위한 것으로 보일 뿐 달리 ‘상당한 이유’를 발견하기 어렵다.

위와 같은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조항은 위탁자가 신탁이익의 전부를 향수하는 이른바 ‘자익신탁’에서 공평의 관점에서 보아 위탁자가 보유하는 해지의 자유를 상당한 이유 없이 제한하고 일방적으로 저작권신탁관리업체인 피고에게만 유리하게 한 약관 조항으로서, 구 약관규제법 제6조 제1항 소정의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공정을 잃은 약관조항’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할 것이다.

나. 한편 구 신탁법 제58조는 “신탁의 해지에 관하여 신탁행위에 특별한 정함이 있는 경우에는 전 제2조의 규정에 불구하고 그 정함에 의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바, 같은 법 제56조와는 다른 내용으로 당사자가 특약을 한 경우 그 약관 조항은 같은 법 제58조에 따른 것으로서 구 약관규제법 제9조 제1호 소정의 ‘법률의 규정에 의한 고객의 해지권을 배제하거나 그 행사를 제한하는 조항’에 바로 해당하는 것이 아니므로, 원심이 이 사건 조항이 구 약관규제법 제9조 제1호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판단한 것은 잘못이지만,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조항이 구 약관규제법 제6조 제1항에 해당하여 무효인 이상 원심의 위 잘못은 판결 결과에 영향이 없다.

그리고 피고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1999. 1. 20. 이 사건 조항을 “위탁자는 수탁자가 저작권 신탁관리에 따른 제반 의무를 다하지 못하거나 위탁자의 개인적인 부득이한 사유로 인하여 더 이상 계약관계를 유지할 수 없을 경우 본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제18조 제3항)라는 내용으로 변경하는 약관(이하 ‘변경된 약관’이라 한다)을 주무관청의 허가를 얻어 공고함으로써 그 효력이 발생하였다는 것인바, 사정이 그러하다면 이 사건 신탁계약의 해지에 관하여는 변경된 약관 제18조 제3항이 적용되어야 하는데, 원심이 이 사건 조항이 무효라고 하면서 “위탁자인 저작권자는 적어도 수탁자가 저작권 신탁관리에 따른 제반의무를 다하지 못하거나 부득이한 사유로 인하여 더 이상 계약관계를 유지할 수 없을 경우 신탁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라고 하여 변경된 약관 제18조 제3항과 동일한 내용으로 해지요건을 해석하였으므로, 그 점에서도 원심의 위 잘못은 판결 결과에 영향이 없다.

3. 상고이유 제4, 5, 8점에 관하여

가. 원심의 판단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피고가 관리하는 음악저작물에 대하여 저작물사용계약 후 저작권신탁관리계약을 해지한 위탁자나 신탁관리가 종료된 음악저작물이 있는 경우, 해당 위탁자의 허락 없는 음악저작물 사용을 방지하기 위하여 피고는 사용자에게 그 위탁자나 그 음악저작물을 적어도 분기별로 통보할 의무가 있고, 피고가 이 사건 신탁계약 해지의 효력을 다투며 관리저작물 변동에 따른 통보를 게을리하고 있는 이상 피고는 원고의 음악저작물 사용에 따른 사용료 상당액을 유보하는 등의 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고, 원고의 음악저작물에 대한 관리의 중단을 명하는 가처분결정이 있었음에도, 가처분결정 및 앞에서 본 주의의무를 위반하여 원고의 음악저작물에 대한 관리를 실질적으로 중단하지 아니하였을 뿐만 아니라, 원고가 피고의 회원이므로 원고의 음악저작물을 사용하여도 무방하다는 태도를 보여, 원고가 자신의 저작재산권을 행사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음악저작물 사용자들이 원고의 허락 없이 그 음악저작물을 사용하도록 방치하였으므로, 피고는 위와 같은 불법행위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나. 그러나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이를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1) 피고가 영위하는 신탁관리업은 저작권법에 근거하는 것으로서 그 법적 성질은 신탁법상의 신탁에 해당하는바, 구 신탁법 제59조는 “ 제56조 또는 제57조의 규정에 의하여 신탁이 해지된 때에는 신탁재산은 수익자에게 귀속한다.”라고 규정하고, 제61조는 “신탁이 종료된 경우에 신탁재산이 그 귀속권리자에게 이전할 때까지는 신탁은 존속하는 것으로 간주한다. 이 경우에는 귀속권리자를 수익자로 간주한다.”라고 규정하고, 제63조는 “신탁이 종료한 경우에는 수탁자는 신탁사무의 최종의 계산을 하여 수익자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이 경우에는 제50조 제2항의 규정을 준용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신탁행위로 달리 정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탁자의 해지청구 등으로 신탁이 종료하더라도 수탁자가 신탁재산의 귀속권리자인 수익자나 위탁자 등에게 저작재산권 등 신탁재산을 이전할 의무를 부담하게 될 뿐 신탁재산이 수익자나 위탁자 등에게 당연히 복귀되거나 승계되는 것은 아니고, 신탁재산을 이전할 때까지는 수탁자는 신탁사무의 종결과 최종의 계산을 목적으로 하는 귀속권리자를 위한 법정신탁의 수탁자로서 그와 같은 목적 범위 내에서 신탁재산을 계속 관리할 권한과 의무를 부담하며, 귀속권리자는 신탁수익권의 형태로서 신탁재산 등 잔여재산에 대한 권리를 보유하게 될 뿐이다.

나아가 구 신탁법에는 신탁종료 시의 수탁자의 청산의무에 관하여 아무런 규정이 없으므로, 신탁행위로 달리 정하였거나 해당 신탁의 취지 등에 의하여 달리 볼 수 없는 한 수탁자는 청산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고 할 것인바, 수탁자가 신탁재산에 관하여 체결한 쌍무계약에 관하여 아직 이행을 완료하지 아니한 때에는 그 계약을 귀속권리자에게 인수시킬 수도 있는 것이고, 신탁이 종료하였다고 하여 반드시 계약을 해지하는 등으로 이를 청산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

(2)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 및 기록에 의하면, 원고와 피고는 이 사건 신탁계약에서 “위탁자는 신탁계약이 종료되었을 때는 지체 없이 신탁증서를 반환하고 저작권의 이전을 받아야 한다.”라고만 약정하였을 뿐, 신탁종료 시에 수탁자가 청산의무를 부담한다고 달리 약정한바 없음을 알 수 있고, 그 신탁 취지상으로 신탁종료 시 수탁자는 신탁사무의 처리로 인하여 제3자에게 가지거나 부담하게 된 채권•채무를 청산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이와 같은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의 해지청구로 이 사건 신탁계약이 해지되었다고 하더라도 피고로서는 원고에게 원고의 음악저작물에 대한 저작재산권 등 신탁재산을 이전할 의무를 부담하게 될 뿐 신탁재산이 원고에게 당연히 복귀되거나 승계되는 것은 아니고, 저작권을 이전할 때까지는 수탁자인 피고가 원고를 위한 법정신탁의 수탁자로서 신탁사무의 종결과 최종의 계산의 목적 범위 내에서 원고 음악저작물에 관한 저작재산권을 계속 관리할 권한과 의무를 부담하며, 원고는 신탁수익권의 형태로서 잔여재산에 대한 권리를 보유하게 될 뿐이다. 따라서 이처럼 청산의무를 부담하지 않는 이상 피고는 방송사 등 제3자와 체결한 원고 음악저작물의 저작물사용계약에 관하여 아직 이행을 완료하지 아니한 때에는 그 계약을 원고에게 인수시킬 수도 있는 것이고, 반드시 계약을 해지하는 등으로 이를 청산하여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피고에게 자신과 계약을 체결한 원고 음악저작물 이용자들에 대하여 원고 음악저작물은 더 이상 피고의 관리저작물이 아님을 통보하여 원고의 허락 없이는 원고 음악저작물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여야 할 주의의무가 있다고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피고가 그와 같은 통보를 하지 아니함으로써 방송사 등 이용자들이 원고의 허락을 받지 않고 원고의 음악저작물을 이용하였다고 하더라도 저작재산권을 이전받을 때까지는 단순한 채권자에 불과한 원고에게는 침해될 저작재산권도 없으므로, 원고의 저작재산권 침해를 이유로 한 불법행위가 성립할 여지가 없다.

(3) 또한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가 이 사건 신탁계약 해지 후 방송사 등 원고 음악저작물의 일부 사용자들로부터 그에 대한 사용료를 징수하였다는 취지로 판단한 것은 수긍할 수 있으나, 원고의 음악저작물에 대한 저작권이 원고에게 이전될 때까지는 피고는 원고의 음악저작물에 대한 저작재산권자 겸 원고를 위한 법정신탁의 수탁자로서 원고의 음악저작물을 계속 관리할 권한과 의무를 부담하고 거기에서 발생하는 신탁수익을 원고에게 반환할 채무를 부담하므로, 피고가 방송사 등 일부 사용자들로부터 징수한 사용료를 유보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는 원고에게 신탁수익을 반환하여 줄 채무를 이행하지 않은 것이 됨은 별론으로 하고, 저작재산권자도 아닌 원고의 저작재산권 행사를 방해하는 것으로 불법행위가 된다고 볼 수는 없고, 피고가 방송사 등 사용자들에게 원고가 피고의 회원이라는 태도를 보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피고가 저작재산권자 겸 법정신탁의 수탁자의 지위에서 행한 것에 불과할 뿐 불법행위가 되는 것은 아니다.

(4) 나아가 “피고는 원고의 음악저작물의 사용료를 징수하여서는 아니 되고, 회원 명부 및 피고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원고의 이름과 원고의 음악저작물을 수록하거나 게재하여서는 아니 되며, 공연•방송•유선방송•영상저작물에의 녹음•각종 음반 녹음•출판 및 음반대여의 범위에서 원고의 음악저작물을 관리하여서는 아니 된다.”라는 취지의 가처분결정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당시 원고에게 침해될 저작재산권이 없었던 이상 위 가처분결정을 위반하였다는 점만으로 곧바로 불법행위가 성립하는 것도 아니다.

다. 그럼에도 이 사건 신탁계약의 해지로써 곧바로 저작재산권이 원고에게 복귀됨을 전제로, 피고가 가처분결정이 있었음에도 사용자들에 대한 통지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거나 사용자들로부터 지급받은 사용료를 유보하지 않는 등으로 원고의 저작재산권 행사를 방해하여 원고에게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책임을 진다고 본 원심판결은 신탁종료 시의 법률관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단을 그르친 것이다. 상고이유로 이 점을 지적하는 피고의 주장은 이유 있다.

라. 다만 기록에 의하면, 원고는 주위적으로 피고가 법률상 원인 없이 원고의 음악저작물 이용자들로부터 사용료를 지급받았음을 이유로 부당이득의 반환을 구하고, 예비적으로 이 사건 신탁계약이 해지되지 않았음을 이유로 사용료의 분배를 구하고 있으며, 또한 위 주위적 청구와 선택적으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을 구하고 있으므로, 원고의 주위적 청구 중 원심이 일부 인용한 손해배상청구 부분을 파기하는 이상 이 부분과 선택적 청구의 관계에 있는 부당이득반환청구 부분과 예비적 청구의 관계에 있는 신탁관계에 기한 사용료 분배청구 부분도 함께 파기의 대상이 된다.

4. 결론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으로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보영(재판장) 신영철 민일영(주심)

라이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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