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다956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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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배상(기) [대법원 2012. 7. 26., 선고, 2010다95666, 판결] 【판시사항】 [1] 관련 공무원에게 작위의무를 명하는 법령 규정이 없는 경우 공무원의 부작위로 인한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하기 위한 요건 및 그 판단 기준 [2] 甲이 경주보훈지청에 국가유공자에 대한 주택구입대부제도에 관하여 전화로 문의하고 대부신청서까지 제출하였으나, 담당 공무원에게서 지급보증서제도에 관한 안내를 받지 못하여 대부제도 이용을 포기하고 시중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주택을 구입함으로써 결과적으로 더 많은 이자를 부담하게 되었다고 주장하며 국가를 상대로 정신적 손해의 배상을 구한 사안에서, 담당 공무원에게 지급보증서제도를 안내하거나 설명할 의무가 있음을 전제로 그 위반에 대한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한 원심판결에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공무원의 부작위로 인한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하기 위하여는 공무원의 작위로 인한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하는 경우와 마찬가지로 “공무원이 그 직무를 집행함에 당하여 고의 또는 과실로 법령에 위반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라고 하는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의 요건이 충족되어야 할 것이다. 여기서 ‘법령에 위반하여’라고 함은 엄격하게 형식적 의미의 법령에 명시적으로 공무원의 작위의무가 정하여져 있음에도 이를 위반하는 경우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인권존중·권력남용금지·신의성실과 같이 공무원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준칙이나 규범을 지키지 아니하고 위반한 경우를 포함하여 널리 그 행위가 객관적인 정당성을 결여하고 있는 경우도 포함한다. 따라서 국민의 생명·신체·재산 등에 대하여 절박하고 중대한 위험상태가 발생하였거나 발생할 상당한 우려가 있어서 국민의 생명 등을 보호하는 것을 본래적 사명으로 하는 국가가 초법규적·일차적으로 그 위험의 배제에 나서지 아니하면 국민의 생명 등을 보호할 수 없는 경우에는 형식적 의미의 법령에 근거가 없더라도 국가나 관련 공무원에 대하여 그러한 위험을 배제할 작위의무를 인정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와 같은 절박하고 중대한 위험상태가 발생하였거나 발생할 상당한 우려가 있는 경우가 아닌 한, 원칙적으로 공무원이 관련 법령에서 정하여진 대로 직무를 수행하였다면 그와 같은 공무원의 부작위를 가지고 ‘고의 또는 과실로 법령에 위반’하였다고 할 수는 없다. 따라서 공무원의 부작위로 인한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할 것인지 여부가 문제되는 경우에 관련 공무원에 대하여 작위의무를 명하는 법령의 규정이 없는 때라면 공무원의 부작위로 인하여 침해되는 국민의 법익 또는 국민에게 발생하는 손해가 어느 정도 심각하고 절박한 것인지, 관련 공무원이 그와 같은 결과를 예견하여 그 결과를 회피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2] 甲이 경주보훈지청에 국가유공자에 대한 주택구입대부제도에 관하여 전화로 문의하고 대부신청서까지 제출하였으나, 담당 공무원에게서 주택구입대부금 지급을 보증하는 지급보증서제도에 관한 안내를 받지 못하여 대부제도 이용을 포기하고 시중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주택을 구입함으로써 결과적으로 더 많은 이자를 부담하게 되었다고 주장하며 국가를 상대로 정신적 손해의 배상을 구한 사안에서, 주택구입대부제도에 있어서 지급보증서를 교부하는 취지와 성격, 관련 법령 등의 규정 내용, 지급보증서제도를 안내받지 못함으로 인하여 침해된 甲의 법익 내지 甲이 입은 손해의 내용과 정도, 관련 공무원이 甲이 입은 손해를 예견하거나 그 결과를 회피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가능성의 정도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담당 공무원이 甲에게 주택구입대부제도에 관한 전화상 문의에 응답하거나 대부신청서의 제출에 따른 대부금지급신청안내문을 통지하면서 지급보증서제도에 관하여 알려주지 아니한 조치가 객관적 정당성을 결여하여 현저하게 불합리한 것으로서 고의 또는 과실로 법령을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음에도, 담당 공무원에게 지급보증서제도를 안내하거나 설명할 의무가 있음을 전제로 그 위반에 대한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한 원심판결에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1]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2]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구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2008. 3. 28. 법률 제907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2조 제1항, 제2항, 제56조 제1항, 구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령(2007. 3. 27. 대통령령 제1997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9조 제2항, 제3항, 구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2006. 6. 30. 총리령 제81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2조 제2호( 현행 제12조 제2항 제2호 참조)


【참조판례】 [1] 대법원 2005. 6. 10. 선고 2002다53995 판결, 대법원 2008. 6. 12. 선고 2007다64365 판결


【전문】 【원고, 피상고인】 【피고, 상고인】 대한민국 (소관: 경주보훈지청)

【원심판결】 대구지법 2010. 10. 28. 선고 2009나16337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은 구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2008. 3. 28. 법률 제907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국가유공자법’이라고 한다) 소정의 주택구입대부업무를 처리하는 피고의 담당 공무원에 대하여 아래와 같은 이유로 원고에게 대부금의 지급에 관한 지급보증서제도를 설명하거나 안내할 신의칙상의 의무가 있다고 보고 이를 게을리함으로 인한 피고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여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위자료의 지급을 명하였다. 즉, 피고의 담당 공무원은 원고가 국가유공자에 대한 주택구입대부제도에 관하여 전화로 문의하고 대부신청서까지 제출하였으므로 위 대부제도의 전반적인 내용에 관하여 충분한 설명을 하여 주고, 특히 원고와 같이 자력이 부족하여 대부금을 지급받기 전에 매도인으로부터 구입 대상인 주택의 소유권이전등기를 먼저 경료받기 어려운 사정에 있는 대부신청인들이 유용하게 이용할 수 있는 지급보증서제도(주택구입대부에 있어서 그 대부금은 구입 대상인 주택에 관하여 대부를 받는 사람 앞으로의 소유권이전등기와 대부금을 담보하기 위한 피고 앞으로의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마친 후에 지급된다. 이에 따라 대부금을 지급하기 전이라도 대부를 받을 이에게 주택의 매수를 쉽게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국가가 대부금의 지급에 관한 지급보증으로써 그의 인적사항, 대부의 종류, 지급보증금액 및 기간 등과 함께 대부에 필요한 모든 절차를 완료할 경우에 지급보증금액을 지급한다는 취지가 기재된 지급보증서를 교부하는 제도를 말한다)에 관하여도 함께 설명하여 줄 신의칙상의 의무가 있다. 그리고 원고는 위 대부제도를 이용하고자 하는 의사가 확고하였음에도 구입 대상인 주택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가 먼저 경료되고 이를 담보로 제공한 후에야 대부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는 제도적 어려움 때문에 위 대부제도의 이용을 포기한 것으로 보이고, 뿐만 아니라 원고가 피고의 담당 공무원에게 주택구입자금의 사전지원방안이 있는지 여부에 관한 문의도 함께 하였을 개연성이 높다는 것이다.

2. 그러나 피고의 담당 공무원에게 지급보증서제도에 관하여 설명하거나 안내할 의무가 있음을 전제로 그 위반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수긍할 수 없다. 가. 구 국가유공자법 소정의 주택구입대부제도는 국가유공자와 그 유족의 주거안정과 자립기반 등의 생활보호를 위하여 장기저리로 주택의 구입자금을 일정한 한도에서 대부 지원하는 제도로서 국가유공자의 특별한 희생에 대하여 국가보상적 내지 국가보훈적 성격을 띠고 있다. 따라서 위 대부제도의 이용을 둘러싼 구체적인 권리와 의무의 내용이나 범위, 그 방법·시기 등은 국가의 재정부담능력과 국가유공자에 대한 평가기준 등에 따라 정하여지는 입법자의 광범위한 입법형성의 자유영역에 속하여 다른 국가보상적 내지 국가보훈적 수급권과 마찬가지로 구체적인 법률에 의하여 비로소 부여되거나 정하여지며, 이는 위 대부제도의 일환으로 주택구입대부금의 지급을 보증하는 지급보증서에 관하여도 마찬가지라고 할 것이다. 한편 공무원의 부작위로 인한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하기 위하여는 공무원의 작위로 인한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하는 경우와 마찬가지로 “공무원이 그 직무를 집행함에 당하여 고의 또는 과실로 법령에 위반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라고 하는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의 요건이 충족되어야 할 것이다. 여기서 ‘법령에 위반하여’라고 함은 엄격하게 형식적 의미의 법령에 명시적으로 공무원의 작위의무가 정하여져 있음에도 이를 위반하는 경우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인권존중·권력남용금지·신의성실과 같이 공무원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준칙이나 규범을 지키지 아니하고 위반한 경우를 포함하여 널리 그 행위가 객관적인 정당성을 결여하고 있는 경우도 포함한다 ( 대법원 2008. 6. 12. 선고 2007다64365 판결 등 참조). 따라서 국민의 생명·신체·재산 등에 대하여 절박하고 중대한 위험상태가 발생하였거나 발생할 상당한 우려가 있어서 국민의 생명 등을 보호하는 것을 본래적 사명으로 하는 국가가 초법규적·일차적으로 그 위험의 배제에 나서지 아니하면 국민의 생명 등을 보호할 수 없는 경우에는 형식적 의미의 법령에 근거가 없더라도 국가나 관련 공무원에 대하여 그러한 위험을 배제할 작위의무를 인정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와 같은 절박하고 중대한 위험상태가 발생하였거나 발생할 상당한 우려가 있는 경우가 아닌 한, 원칙적으로 공무원이 관련 법령에서 정하여진 대로 직무를 수행하였다면 그와 같은 공무원의 부작위를 가지고 ‘고의 또는 과실로 법령에 위반’하였다고 할 수는 없다. 따라서 공무원의 부작위로 인한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할 것인지 여부가 문제되는 경우에 관련 공무원에 대하여 작위의무를 명하는 법령의 규정이 없는 때라면 공무원의 부작위로 인하여 침해되는 국민의 법익 또는 국민에게 발생하는 손해가 어느 정도 심각하고 절박한 것인지, 관련 공무원이 그와 같은 결과를 예견하여 그 결과를 회피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대법원 2005. 6. 10. 선고 2002다53995 판결 등 참조).

나. (1) 구 국가유공자법과 같은 법 시행령(2007. 3. 27. 대통령령 제1997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시행령’이라고 한다) 및 시행규칙(2006. 6. 30. 총리령 제81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시행규칙’이라고 한다), 그리고 국가유공자법령이 위임한 사항과 그 시행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을 정한 피고 산하 국가보훈처의 ‘대부업무 처리지침’(2005. 11. 25. 개정 국가보훈처 훈령 제778호. 이하 ‘처리지침’이라고 한다)에 의하면, 농토구입대부나 주택대부(주택개량대부 및 주택임차대부는 제외한다)를 받을 사람에 대하여 그 농지나 주택의 매수 등을 쉽게 할 수 있도록 해당 대부금의 지급에 관한 지급보증을 할 수 있다고 정하여 지급보증서의 교부에 관한 근거를 마련하고 그 교부권자나 절차, 방식 등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으나, 위 대부업무를 처리함에 있어서 관련 공무원에 대하여 지급보증서제도를 사전에 안내하거나 설명하여야 할 적극적인 작위의무를 명하는 규정은 전혀 두고 있지 아니하다(이는 현행 국가유공자법령이나 처리지침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2) 오히려 국가유공자법령과 처리지침에 의하면, 주택구입대부를 받으려는 사람은 대부신청을 하여야 하고( 구 국가유공자법 제52조 제1항), 그 신청자들 중에서 국가보훈처장이 마련한 대부결정기준에 따라 당해 연도에 집행 가능한 예산의 범위 내에서 대부가 가능한 사람에 대하여 대부예정통지서나 이에 갈음한 대부금지급신청통지서가 발송된다( 구 국가유공자법 제52조 제2항, 구 시행령 제69조 제2항, 처리지침 제22조 제1항, 제24조 제1항, 제2항). 이 경우 대부신청인이 대부예정자로 통지를 받은 때에는 구입하고자 하는 주택의 토지 및 건물 등기부등본, 건축물대장등본, 토지이용계획확인서 등 소정의 서류를 첨부하여 대부금지급신청서를 제출하여야 한다( 구 시행령 제69조 제3항, 구 시행규칙 제12조 제2호). 그리고 구입대상주택에 관한 감정(대부금으로 취득하는 대부재산은 원칙적으로 대부금의 담보로 제공하도록 되어 있다)과 대부적격 여부의 심사를 거쳐 대부적격자로 인정되는 주택대부대상자에 대하여는 대부금이 지급되기 전이라도 주택의 매수를 쉽게 할 수 있도록 해당 대부금의 지급에 관한 지급보증서를 교부할 수 있다( 구 국가유공자법 제56조 제1항, 처리지침 제29조 제1항, 제2항). 위와 같은 관계 법령 등의 규정 내용에 의하면, 주택구입대부금의 지급에 관한 지급보증서는 대부신청서를 제출한 후 당해 연도에 대부를 받을 수 있는 자로 결정되어 대부금지급신청통지서 등을 받고 이에 따른 대부금지급신청서를 제출하면 그 중 대부적격자로 인정된 사람들 중에서 이를 필요로 하는 경우에 교부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한편 국가유공자법령에 지급보증제도에 관한 근거규정과 함께 지급보증서의 서식 등이 이미 마련되어 있었던 만큼(지급보증제도는 국가유공자법의 전신인 ‘국가유공자 예우 등에 관한 법률’이 1984년에 제정될 당시부터 이미 같은 법률에 규정되어 있었다), 비록 원고가 피고의 담당 공무원으로부터 지급보증서에 관하여 구체적인 안내나 설명을 직접 받지는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위 제도를 알 수 있는 가능성이나 기회가 전혀 없었다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주택구입대부업무를 처리하는 평균적인 공무원의 입장에서 볼 때 달리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주택구입대부제도에 관하여 전화로 문의하거나 대부신청서를 제출하여 대부금지급신청안내문을 받았을 뿐이고, 그에 따른 대부금지급신청서를 제출하여 대부적격 여부의 심사를 받지도 아니한 상태에 있었던 원고에게 장차 대부적격자로 인정될 경우까지도 염두에 두고 그러한 경우에 교부받을 수 있는 지급보증서제도에 관하여도 이를 미리 안내하거나 알려주어야 할 작위의무가 있다고 볼 수 없고, 또한 이를 알려주지 아니하는 경우에 그로 인하여 원고가 주택구입대부금의 지급신청 자체를 포기하거나 그 주장하는 바와 같은 손해를 입을 것이라는 사정을 쉽사리 예견할 수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다. (3) 기록에 의하면, 원고가 관련 공무원에게 주택구입대부제도에 관하여 문의하거나 그 후 대부신청서를 제출하여 대부금지급신청안내문을 받을 당시에 그의 생명·신체·재산 등에 대하여 절박하고 중대한 위험상태가 발생하였거나 발생할 상당한 우려가 있음을 인정할 만한 사정을 찾아볼 수 없다. 한편 원고는 주택구입대부금이 구입 대상인 주택에 관한 소유권이전 및 근저당권을 설정한 후에 지급된다는 안내를 받으면서 대부금이 지급되기 전이라도 지급보증서를 발급받을 수 있다는 안내를 함께 받지 못한 결과 구입대상주택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가 선행되지 아니하면 대부금을 지급받을 수 없다고 생각하고 위 대부제도의 이용을 포기한 채 시중은행을 통하여 주택을 담보로 한 이른바 모기지론을 받아 주택을 구입함으로써 주택구입대부제도를 이용하는 경우보다 더 많은 이자를 부담하게 되었다고 주장하면서(즉, 주택구입대부금의 연리가 3%인 데 반하여 모기지론의 연리가 6.6%인 데 따른 이율의 차이만큼 만기상환시점까지 납부하여야 할 이자가 늘어났다는 것이다) 그로 인한 정신적 손해의 배상을 구하고 있다. 그렇다면 결국 이 사건에서 원고가 관련 공무원으로부터 지급보증서제도를 안내받지 못하여 침해된 법익 내지 손해는 순수재산적 이익에 관한 것으로서 그 주장과 같은 사정만으로는 이에 관하여 절박하고 중대한 위험상태가 발생하였거나 발생할 상당한 우려가 야기되었다고 쉽사리 단정할 수 없다. (4) 나아가 원심은 원고가 피고의 담당 공무원에게 주택구입자금의 사전지원방안이 있는지 여부에 관한 문의도 함께 하였을 개연성이 높다고 보았다. 그러나 그 근거로 든 사정들은 모두 원고가 주택구입대부제도를 이용하고자 하는 의사가 강하였다거나 대부금의 지급시기에 관한 제한 때문에 주택구입대부제도의 이용을 포기하였다고 추단할 수 있는 정도의 사정들에 불과하다. 이와 달리 국가유공자법에 주택구입대부금의 지급에 관한 지급보증제도가 오래 전부터 이미 규정되어 있었고, 기록에 의하면 피고의 담당 공무원인 소외인이 2005년 이전부터 대부업무를 처리하여 왔던 관계로 지급보증제도를 잘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데다가 대부금지급신청통지서를 받은 원고가 이에 따른 대부금지급신청을 하지 아니하자 직접 원고에게 전화하여 원고로부터 주택구입대부신청을 하지 아니하고 금융기관 대출을 받아 주택을 구입하기로 한 사실까지 확인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위 담당 공무원 소외인이 원고로부터 지급보증서제도 등 주택구입대부의 사전지원방안이 있는지 여부에 관한 구체적인 문의를 받고서도 이를 알려주지 아니하는 등으로 원고에게 구입대상주택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먼저 마치고 이를 담보로 제공하지 아니하면 주택구입대부제도를 전혀 이용할 수 없는 것처럼 적극적으로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5) 그렇다면 위와 같이 주택구입대부에 있어서 지급보증서를 교부하는 취지와 성격, 관련 법령 등의 규정내용, 지급보증서제도를 안내받지 못함으로 인하여 침해된 원고의 법익 내지 원고가 입은 손해의 내용과 정도, 관련 담당 공무원이 원고가 입은 손해를 예견하거나 그 결과를 회피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가능성의 정도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피고의 담당 공무원이 원고에게 주택구입대부제도에 관한 전화상 문의에 응답하거나 대부신청서의 제출에 따른 대부금지급신청안내문을 통지함에 있어서 지급보증서제도에 관하여 알려주지 아니한 조치가 객관적 정당성을 결여하여 현저하게 불합리한 것으로서 고의 또는 과실로 법령에 위반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다. 따라서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에 대하여 주택구입대부금의 지급에 관한 지급보증서제도를 안내하거나 설명하지 아니함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것은 공무원의 부작위로 인한 국가배상법상 손해배상책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나머지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상훈(재판장) 양창수(주심) 김용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