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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도46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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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향정) [대법원 2010. 8. 26., 선고, 2010도4671, 판결] 【판시사항】 [1] 공소사실의 특정 정도 [2] 메스암페타민의 양성반응이 나온 소변감정결과에 의하여 그 투약일시를 ‘2009. 8. 10.부터 2009. 8. 19.까지 사이’로, 투약장소를 ‘서울 또는 부산 이하 불상’으로 공소장에 기재한 사안에서, 공소사실이 향정신성의약품투약 범죄의 특성을 고려하여 합리적인 정도로 특정된 것으로 볼 수 있음에도, 이와 달리 본 원심판단에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1] 형사소송법 제254조 제4항 [2] 형사소송법 제254조 제4항

【참조판례】 [1] 대법원 2006. 6. 2. 선고 2006도48 판결(공2006하, 1296), 대법원 2006. 9. 8. 선고 2006도388 판결(공2006하, 1703), 대법원 2007. 6. 14. 선고 2007도2694 판결, 대법원 2008. 7. 24. 선고 2008도4854 판결 / [2] 대법원 1994. 12. 9. 선고 94도1680 판결(공1995상, 531), 대법원 1998. 2. 24. 선고 97도1376 판결(공1998상, 945), 대법원 1999. 9. 3. 선고 99도2666 판결(공1999하, 2147)


【전문】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및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권오건

【원심판결】 서울서부지법 2010. 4. 6. 선고 2009노1534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서부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공소사실의 기재는 범죄의 시일, 장소와 방법을 명시하여 사실을 특정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하는데( 형사소송법 제254조 제4항), 이처럼 공소사실의 특정을 요구하는 법의 취지는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를 쉽게 해 주기 위한 데에 있으므로, 공소사실은 이러한 요소를 종합하여 구성요건 해당사실을 다른 사실과 식별할 수 있는 정도로 기재하면 족하고, 공소장에 범죄의 일시, 장소, 방법 등이 구체적으로 적시되지 않았더라도 공소사실을 특정하도록 한 법의 취지에 반하지 아니하고, 공소범죄의 성격에 비추어 그 개괄적 표시가 부득이하며 그에 대한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지장이 없다면 그 공소내용이 특정되지 않았다고 볼 수 없다 ( 대법원 2007. 6. 14. 선고 2007도2694 판결, 대법원 2008. 7. 24. 선고 2008도4854 판결 등 참조). 원심은, 투약시기가 피고인의 소변감정결과만에 기초하여 소변에서 필로폰이 검출되자 소변채취일로부터 그 투약 가능한 기간을 역으로 추산한 것이고, 투약장소도 범위가 광범위하여 구체적이라고 보기 어려우며, 투약량이나 투약방법도 불상으로 기재하고 횟수도 기재하지 않아서 그 정도의 기재만으로는 심판대상이 한정되었다고 보기 어려워,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지장을 초래할 위험이 크다고 할 것이므로 공소사실이 특정되었다고 할 수 없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를 기각하였다. 그러나 기록에 의하면, 검사는 향정신성의약품인 메스암페타민의 양성반응이 나온 소변의 채취일시, 메스암페타민의 투약 후 소변으로 배출되는 기간에 관한 자료와 피고인이 체포될 당시까지 거주 또는 왕래한 장소에 대한 피고인의 진술 등 기소 당시의 증거들에 의하여 범죄일시를 ‘2009. 8. 10.부터 2009. 8. 19.까지 사이’로 열흘의 기간 내로 표시하고, 장소를 ‘서울 또는 부산 이하 불상’으로 표시하여 가능한 한 이를 구체적으로 특정하였으며, 나아가 피고인이 자신의 체내에 메스암페타민이 투약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위 투약은 공소외인이 위 범죄일시로 기재된 기간에 해당하는 2009. 8. 19. 피고인 몰래 피고인의 음료에 메스암페타민을 넣어서 생긴 것이므로 위 투약에 관한 정을 몰랐다는 취지로 변소하자 이에 대응하여 위 공소외인에 대한 수사기관의 수사와 제1심의 증거조사까지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다. 위와 같은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의 경위 및 피고인의 변소와 그에 대한 증거조사 내용에다가 앞서 본 향정신성의약품투약 범죄의 특성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부분 공소사실은 피고인의 방어권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범죄의 특성을 고려하여 합리적인 정도로 특정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와 달리 이 부분 공소사실이 특정되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이 부분 공소를 기각한 원심에는 향정신성의약품 관련 공소사실의 특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고 이를 지적하는 검사의 상고이유는 이유 있다.

2. 피고인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가. 함정수사와 관련한 법리오해 내지 심리미진 주장에 대하여 피고인은 향정신성의약품 수수의 각 부분에 관한 상고이유로 이 사건 메스암페타민 수수가 수사기관의 위헌·위법한 ‘범의유발형’ 함정수사에 의한 것으로 이러한 위법수사로 인하여 획득한 증거는 증거로 사용할 수 없는데도 이를 유죄 증거로 사용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기록상 피고인 주장과 같은 함정수사가 있었음을 알 수 있는 자료가 전혀 없고 오히려 이 사건 범행에 관한 제보자인 공소외인이 수사기관 이래 제1심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이 사건 범행이 피고인의 제의에 의한 것이라고 진술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의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채증법칙 위배 내지 그에 따른 사실오인 주장에 대하여 이는 결국 사실심인 원심의 전권에 해당하는 증거의 취사선택과 사실의 인정을 탓하는 것에 불과하여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다. 양형과 관련한 주장에 대하여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에 의하면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서만 양형부당을 사유로 한 상고가 허용되는 것이므로, 피고인에 대하여 그보다 가벼운 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는 형의 양정이 부당하다는 취지의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될 수 없다. 나아가 살펴보더라도 기록에 나타난 피고인의 전력, 범행의 동기, 경위, 범행의 태양 및 내용, 범행 후 정황 등 제반 양형조건에 비추어 볼 때 원심의 이 사건 메스암페타민 수수 부분에 관한 형의 양정이 그 재량권을 일탈한 것이라고 할 수 없으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없다.

3. 파기의 범위 그렇다면 원심판결 중 향정신성의약품 투약으로 인한 부분은 이를 파기하여야 할 것인바, 경합범 중 일부에 대하여 유죄, 일부에 대하여 공소기각을 선고한 원심판결에 대하여 검사가 상고를 제기한 부분에만 파기사유가 있는 경우, 피고인의 유죄 부분에 대한 상고는 이유가 없는 것이지만 원심이 피고인에 대하여 유죄로 인정한 죄와 공소기각을 선고한 위 죄가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으로 공소가 제기된 것이므로 원심판결의 유죄 부분도 함께 파기하여야 한다.

4.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이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차한성(재판장) 박시환(주심) 안대희 신영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