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도5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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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범죄의처벌및피해자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13세미만미성년자강간등)·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청소년강간등)[일부인정된죄명:성폭력범죄의처벌및피해자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13세미만미성년자강간등)]·업무상횡령·부착명령 [대법원 2010. 10. 14., 선고, 2010도5610,2010전도31, 판결] 【판시사항】 [1] 반의사불벌죄에서 ‘처벌불원의 의사표시’ 또는 ‘처벌희망 의사표시 철회’의 유무나 그 효력에 관한 사실이 엄격한 증명의 대상인지 여부(소극) [2] 피해자들과의 전화통화 내용을 기재한 검사 작성의 각 수사보고서는 그 증거능력이 없으나, 원심이 위 각 수사보고서를 피해자들의 처벌희망 의사표시 철회의 효력 여부를 판단하는 증거로 사용한 것 자체는 정당하다고 한 사례 [3] 구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16조에 규정된 반의사불벌죄의 경우 의사능력 있는 피해 청소년이 단독으로 처벌불원의 의사표시 등을 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및 그 의사능력의 의미와 의사표시의 요건

[4] 피고인의 증인신청을 불허하고 검사 작성의 각 수사보고서의 기재를 주요 근거로 삼아 피해자들의 처벌희망 의사표시의 철회를 무효로 판단한 원심판결에 법리오해 또는 심리미진의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1] 형사소송법 제307조 [2] 형사소송법 제307조, 제313조 제1항 [3] 구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2009. 6. 9. 법률 제9765호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16조 [4] 구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2009. 6. 9. 법률 제9765호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7조 제1항, 제2항, 제4항(현행 제7조 제1항, 제3항, 제5항 참조), 제16조, 형법 제297조, 제298조, 형사소송법 제307조, 제232조 제3항

【참조판례】 [1][3] 대법원 1999. 2. 9. 선고 98도2074 판결(공1999상, 510) [1] 대법원 1999. 5. 14. 선고 99도947 판결 / [2] 대법원 1999. 2. 26. 선고 98도2742 판결(공1999상, 692), 대법원 2007. 9. 20. 선고 2007도4105 판결 / [3] 대법원 2007. 10. 11. 선고 2007도4962 판결(공2007하, 1790), 대법원 2009. 11. 19. 선고 2009도6058 전원합의체 판결(공2009하, 2129), 대법원 2010. 5. 27. 선고 2010도2680 판결


【전문】 【피고인 겸 피부착명령청구자】 【상 고 인】 피고인 겸 피부착명령청구자

【변 호 인】 변호사 김원종 외 1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0. 4. 22. 선고 2010노358, 2010전노17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사건 부분 이 사건 각 수사보고서는 검사가 참고인인 피해자 공소외 1, 2와의 전화통화 내용을 기재한 서류로서 형사소송법 제313조 제1항 본문에 정한 ‘피고인 아닌 자의 진술을 기재한 서류’인 전문증거에 해당하나, 그 진술자의 서명 또는 날인이 없을 뿐만 아니라 공판준비기일이나 공판기일에서 진술자의 진술에 의해 성립의 진정함이 증명되지도 않았으므로 증거능력이 없다( 대법원 1999. 2. 26. 선고 98도2742 판결, 대법원 2007. 9. 20. 선고 2007도4105 판결 등 참조). 그러나 반의사불벌죄에서 피고인 또는 피의자의 처벌을 희망하지 않는다는 의사표시 또는 처벌희망 의사표시 철회의 유무나 그 효력 여부에 관한 사실은 엄격한 증명의 대상이 아니라 증거능력이 없는 증거나 법률이 규정한 증거조사방법을 거치지 아니한 증거에 의한 증명, 이른바 자유로운 증명의 대상이다( 대법원 1999. 2. 9. 선고 98도2074 판결, 대법원 1999. 5. 14. 선고 99도947 판결 등 참조). 원심이 증거능력이 없는 이 사건 각 수사보고서를 피해자들의 처벌희망 의사표시 철회의 효력 여부를 판단하는 증거로 사용한 것 자체는 위와 같은 법리에 따른 것으로서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수사보고서의 증거능력 등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은 없다. 한편, 다른 반의사불벌죄와 마찬가지로 구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2009. 6. 9. 법률 제9765호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16조에 규정된 반의사불벌죄의 경우에도 피해자인 청소년에게 의사능력이 있는 이상 단독으로 피고인 또는 피의자의 처벌을 희망하지 않는다는 의사표시 또는 처벌희망 의사표시의 철회를 할 수 있고, 법정대리인의 동의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피해자인 청소년의 의사능력은 그 나이, 지능, 지적 수준, 발달성숙도 및 사회적응력 등에 비추어 그 범죄의 의미, 피해를 당한 정황, 처벌을 희망하지 않는다는 의사표시 또는 처벌희망 의사표시의 철회가 가지는 의미·내용·효과를 이해하고 알아차릴 수 있는 능력을 말하고, 그 의사표시는 흠이 없는 진실한 것이어야 하므로, 법원으로서는 위와 같은 의미에서 피해자인 청소년에게 의사능력이 있는지 여부 및 그러한 의사표시가 진실한 것인지 여부를 세밀하고 신중하게 조사·판단하여야 한다 ( 대법원 2009. 11. 19. 선고 2009도6058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원심판결 이유 및 원심이 유지한 제1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채용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피해자 공소외 2는 1994. 12. 29.생으로 만13세인 2008년 겨울과 만 14세인 2009년 봄경에 피고인으로부터 강간을 당하였고, 피해자 공소외 1은 1995. 3. 25.생으로 만 14세인 2009년 여름과 2009. 8.경 피고인으로부터 강제추행을 당하였는데, 같이 생활하던 원생들이 피고인으로부터 강간 내지 강제추행을 당하였다는 것을 ‘창 길잡이의 집’의 사회복지사에게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사건화되어 공소외 1은 2009. 9. 15.경 경찰조사를 받으면서 피고인의 처벌을 원한다고 진술하였고, 위 피해자들은 2009. 9. 26.경 피고인의 처벌을 원한다는 내용의 고소장을 경찰에 각 제출한 점, 공소외 1의 어머니는 공소외 1을 위 복지시설에 맡긴 후부터 현재까지 그 소재를 알 수 없고, 공소외 2 역시 현재 연락되는 가족이 없는 점, 공소외 1은 위 고소장을 제출한 후 불과 2개월 만에 아무런 사정변경이 없음에도 2009. 11. 26. 합의 및 탄원서를 작성해 주었는데, 피고인 측의 성인여자 2명(피고인의 여동생과 제수)이 학교 앞에서 하교하는 공소외 1을 기다렸다가 음식점으로 데리고 가 위 합의 및 탄원서를 작성하도록 유도한 것으로 보이고, 그 문구도 위 2명이 불러주는 대로 작성한 것인 점, 공소외 1은 제1심판결 선고일 무렵에도 여전히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고 있다고 한 점, 공소외 2는 2009. 12. 31. 합의 및 탄원서를 작성해 주었는데, 피고인 측에서 공소외 2에게 위 합의 및 탄원서를 작성해 줄 것을 요구하면서 그 내용을 먼저 적어주고 이를 따라 적게 한 것인 점, 공소외 2는 위 합의 및 탄원서를 작성할 때 여전히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여 자신의 주민등록번호를 적으면서 뒷자리 숫자 7개를 일부러 허위로 적었고, 제1심판결 선고일 무렵에도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고 있다고 한 점, 공소외 1과 공소외 2는 모두 위 합의 및 탄원서의 작성과 관련하여 아무런 경제적 보상을 받지 아니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공소외 1과 공소외 2가 피고인에 대한 처벌희망 의사표시를 철회할 당시 진실한 의사표시로서 위와 같은 처벌희망 의사표시를 철회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이 사건 기록에 나타난 위 피해자들의 나이, 지능, 지적 수준, 발달성숙도 및 사회적응력 등에 비추어 위 피해자들은 처벌희망 의사표시의 철회가 가지는 의미나 효과 등을 잘 이해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적어도 이 사건 합의 및 탄원서 작성 당시 피고인 측으로부터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불가능하게 할 정도의 폭행, 협박이나 강압 등이 있었다고는 보기 어려운 점 등의 사정을 종합하면, 원심이 든 앞서 본 여러 사정을 고려하더라도, 위 피해자들의 처벌희망 의사표시의 철회를 무효라고 쉽사리 단정하기는 어렵다. 더구나 처벌희망 의사표시의 철회의 효력 여부는 형벌권의 존부를 심판하는 데 구비되어야 할 소송조건에 관한 것이어서 피고인이 증인신청 등의 방법으로 처벌희망 의사표시의 철회가 유효하다고 다투는 경우에는 원심으로서는 검사가 일방적으로 작성한 수사보고서의 기재만으로 그 철회가 효력이 없다고 섣불리 인정할 것이 아니라 직접 위 피해자들을 증인으로 심문하는 등의 방법을 통해 처벌희망 의사표시 철회의 효력 여부를 세밀하고 신중하게 조사·판단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이러한 조치에 이르지 않은 채 피고인의 증인신청을 불허하고 이 사건 각 수사보고서의 기재를 주요한 근거로 삼아 위 피해자들의 처벌희망 의사표시의 철회를 무효로 판단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처벌희망 의사표시의 철회의 효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였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아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2. 부착명령사건 부분 특정 성폭력범죄자에 대한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에 관한 법률 제9조 제6항은 성폭력범죄의 피고사건의 판결에 대하여 상소가 있는 때에는 부착명령사건의 판결에 대하여도 상소가 있는 것으로 보도록 규정하고, 같은 조 제2항 제2호는 피고사건에 대하여 무죄, 면소, 공소기각의 판결 또는 결정을 하는 때에는 판결로 부착명령 청구를 기각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앞서 본 원심의 피고사건 중 위 제1항에서 문제된 부분에 관한 위법사유는 부착명령사건의 부착명령 원인사실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의 피고인에 대한 피고사건 중 피해자 공소외 2에 대한 2008년 겨울경 및 2009년 봄경의 각 강간의 점과 피해자 공소외 1에 대한 2009년 여름경 및 2009년 8월경의 각 강제추행의 점을 유죄로 인정한 부분은 모두 파기되어야 할 것인바, 원심은 이 부분을 피고인에 대한 나머지 각 죄와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으로 처단하여 하나의 형을 선고하였으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피고사건 전부를 파기하여야 하고, 피고인에 대한 부착명령사건 부분도 파기하여야 한다. 따라서 피고인의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차한성(재판장) 박시환(주심) 안대희 신영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