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다64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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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시사항】[편집]

[1]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 (나)목에서 정하는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하는지에 관한 판단 기준

[2] 문언의 객관적 의미가 명확하지 않은 경우 계약 내용의 해석 방법

[3] 상표권자에 대하여 상표권에 관한 이전약정에 기하여 이전등록을 청구할 권리를 가지는 사람이 이미 그 상표를 실제로 사용하고 있다는 것만으로 상표권 이전등록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진행되지 아니하는지 여부(소극)

【참조조문】[편집]

[1]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 (나)목 [2] 민법 제105조 [3] 상표법 제56조 제1항 제1호

【참조판례】[편집]

[1] 대법원 2011. 12. 22. 선고 2011다9822 판결(공2012상, 161)

[2] 대법원 1993. 10. 26. 선고 93다3103 판결(공1993하, 3167)

【전 문】[편집]

【원고, 상고인】주식회사 케이티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화우 담당변호사 변재승 외 6인)

【피고, 피상고인】주식회사 케이티로지스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한별 담당변호사 현인혁 외 3인)

【원심판결】서울고법 2011. 6. 22. 선고 2010나111898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경과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들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상고이유 제1점, 제2점에 대하여

가.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부정경쟁방지법’이라 한다) 제2조 제1호 (나)목은 ‘국내에 널리 인식된 타인의 성명·상호·표장(표장) 그 밖에 타인의 영업임을 표시하는 표지와 동일하거나 유사한 것을 사용하여 타인의 영업상의 시설 또는 활동과 혼동하게 하는 행위’를 부정경쟁행위의 하나로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국내에 널리 인식된 타인의 영업임을 표시하는 표지’는 국내 전역 또는 일정한 범위에서 거래자 또는 수요자들이 그것을 통하여 특정 영업을 다른 영업과 구별하여 널리 인식하는 경우를 말하는 것으로서 ‘국내에 널리 인식된 타인의 영업임을 표시하는 표지’인지는 사용 기간, 방법, 태양, 사용량, 거래범위 등과 거래실정 및 사회통념상 객관적으로 널리 알려졌는지가 우선의 기준이 되고, ‘영업표지의 유사’ 여부는 동종 영업에 사용되는 두 개의 영업표지를 외관, 호칭, 관념 등의 점에서 전체적·객관적·이격적으로 관찰하여 구체적인 거래실정상 일반 수요자나 거래자가 영업 출처에 대한 오인·혼동의 우려가 있는지에 의하여 판별되어야 한다. 한편 ‘타인의 영업상의 시설 또는 활동과 혼동하게 하는 행위’는 영업표지 자체가 동일하다고 오인하게 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국내에 널리 인식된 타인의 영업표지와 동일 또는 유사한 표지를 사용함으로써 일반 수요자나 거래자로 하여금 당해 영업표지의 주체와 동일·유사한 표지의 사용자 간에 자본, 조직 등에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잘못 믿게 하는 경우도 포함한다. 그리고 그와 같이 타인의 영업표지와 혼동을 하게 하는 행위에 해당하는지는 영업표지의 주지성, 식별력의 정도, 표지의 유사 정도, 영업 실태, 고객층의 중복 등으로 인한 경업·경합관계의 존부 그리고 모방자의 악의(사용의도) 유무 등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1. 12. 22. 선고 2011다9822 판결 등 참조).

또한 계약당사자 간에 어떠한 계약 내용을 처분문서인 서면으로 작성한 경우 그 문언의 객관적인 의미가 명확하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문언대로의 의사표시의 존재와 내용을 인정하여야 할 것이지만, 그 문언의 객관적인 의미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 경우에는 당사자의 내심적 의사가 어떠한지에 관계없이 그 문언의 내용과 그 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당사자가 그 계약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목적과 진정한 의사, 거래의 관행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 사회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맞도록 논리와 경험의 법칙, 그리고 사회일반의 상식과 거래의 통념에 따라 당사자 사이의 계약 내용을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할 것이고, 특히 당사자 일방이 주장하는 계약의 내용이 상대방에게 중대한 책임을 부과하게 되는 경우에는 그 문언의 내용을 더욱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한다(대법원 1993. 10. 26. 선고 93다3103 판결 등 참조).

나. 원심판결 이유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 및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1) 원고는 1997. 1. 22.경 ‘www.kt.co.kr’이라는 도메인으로 인터넷 홈페이지를 개설하여 운영하였고, 2000년경부터 ‘KT’라는 명칭을 ‘한국통신’이라는 상호와 함께 사용하였으며, 2001. 5.경부터 “Let’s KT”라는 문구로 널리 원고 회사를 홍보하여 원고의 영업표지인 ‘KT’ 내지 ‘케이티’(이하 ‘이 사건 영업표지‘라 한다)는 피고가 설립될 무렵에는 이미 통신사업 관련 종사자들은 물론 일반 소비자나 거래자에게도 널리 알려진 상태였다.

(2) 원고는 전기통신사업법에 의한 전기통신사업자로서, 1996. 4. 19. 당시 건설교통부장관으로부터 구 화물유통촉진법(2007. 8. 3. 법률 제8617호 물류정책기본법으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화물유통촉진법’이라 한다)에서 정한 종합물류정보전산망 전담사업자(이하 ‘이 사건 전담사업자’라 한다)로 지정받아 1997. 12.경 종합물류정보전산망 시스템을 구축한 후 1998. 12.경부터 종합물류정보전산망 상용서비스를 제공하면서 ‘KT로지스’ 및 ‘KTLOGIS’라는 영업표지를 사용하였다.

(3) 원고는 1999년경 상표 및 서비스표로 ‘KT로지스’ 및 ‘KTLOGIS’에 관하여 지정상품 또는 지정서비스업을 제9류와 제42류로 정하여 상표 및 서비스표 등록출원을 하여 그 무렵 등록받았다(이하 ‘이 사건 상표권 등’이라 한다).

(4) 원고는 2002. 11. 2. 설립 중의 회사이던 피고와 사이에, 원고가 피고에게 이 사건 전담사업자의 업무를 위탁하고 원고가 수행하던 종합물류정보전산망 사업(이하 ‘이 사건 사업’이라 한다) 전반을 이관하되, 피고가 파산 등 경영상의 이유로 업무수행이 불가능한 경우에는 이 사건 협정을 해지할 수 있다는 내용의 협정(이하 ‘이 사건 협정’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는데, 이 사건 협정 제4조(업무위탁기간)는 ‘이 사건 전담사업자 업무위탁기간은 원고가 이 사건 전담사업자 지위를 유지하는 동안으로 한다’고 정하고 있고, 제12조(광고 및 홍보방법 등)는 ‘홍보 및 광고 시 피고가 이 사건 전담사업자 업무위탁에 의한 것임을 명기하여야 하고, 양사의 명의를 혼용하여 사용하며, 서비스 제공 홈페이지의 사용명의는 양사의 명의를 혼용하여 사용하고, 피고가 이 사건 전담사업자 업무위탁에 의한 것임을 명기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5) 원고는 같은 날 피고와 사이에 이 사건 협정에 관한 부속합의(이하 ‘이 사건 부속합의’라 한다)를 체결하였는데, 이 사건 부속합의의 표지에는 ‘원고와 피고는 이 사건 협정에 의거하여 이 사건 사업의 자산 이관에 관한 부속합의를 체결한다’고 명기되어 있고, 이 사건 부속합의 제1조(목적)는 ‘본 합의서는 원고가 피고에게 이 사건 사업을 이관하는 데 필요한 세부적인 사항을 정함에 있다’고 정하고 있으며, 제3조(일부 자산의 이관) 제1항 제2호는 ‘원고가 피고에게 KT로지스 상표권을 무상으로 이관한다’고 정하고 있다.

(6) 원고의 지적재산권 관리지침 제19조 제3항은 원고의 지적재산권을 제3자에게 양도할 경우 원고의 지적재산권 심의위원회의 의결을 거치도록 정하고 있는데, 이 사건 상표권 등을 피고에게 무상으로 이관하기로 하는 이 사건 부속합의에 관하여 지적재산권 심의위원회의 의결을 거치지 아니하였다.

(7) 피고는 택배업 등을 이 사건 사업과 함께 영위하면서 원고의 이 사건 영업표지와 유사한 ‘’, ‘’, ‘’, ‘’ 등(이하 ‘피고 영업표지’라 한다)을 피고의 영업표지로 사용하였고, 특히 원고의 영업표지인 ‘KT’와 택배업을 의미하는 ‘로지스’ 내지 ‘Logis’의 색상을 다르게 표기하여 오히려 ‘KT’가 부각되도록 사용하였다.

(8) 원고는 2004. 2. 6. 피고로부터 이 사건 상표권 등에 관한 이전등록절차의 이행을 요구받자, 2004. 2. 9. 상표 ‘KTLOGIS’에 관하여 지정서비스업을 운송정보제공업, 운송주선업, 이사대행서비스업, 자동차운송업, 택배업, 물품보관업, 상품포장업, 여행예약업 등 제39류로 정하여 서비스표 등록출원을 하여 2005. 2. 16. 등록번호 (생략)로 등록받은 다음(이하 ‘이 사건 서비스표권’이라 한다), 피고에게 이 사건 상표권 등에 관한 이전등록절차를 이행하지 않았다.

(9) 구 화물유통촉진법이 2007. 8. 3. 물류정책기본법으로 전부 개정되면서 이 사건 전담사업자 제도가 폐지되었는데, 물류정책기본법 부칙 제6조에 따라 원고를 종합물류정보망사업자로 볼 수 있는지가 문제되었으나, 국토해양부는 원고의 2010. 5. 28.자 민원에 대한 회신에서 ‘원고를 물류정책기본법 부칙 제6조에 의한 종합물류정보망사업자로 볼 수 없다’고 회신하였다.

(10) 피고는 이 사건 사업이나 택배업 등 구체적인 사업을 진행하면서 이 사건 전담사업자의 업무위탁에 의하여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는 표시를 명시하지 아니하여 이 사건 협정 제12조를 위반하였고, 이 사건 협정 제3조 제2항에서 정한 물류전산망 사업계획서를 2007년 이후 제출하지 아니하였다.

(11) 피고는 원심 변론종결 당시 이 사건 사업이나 택배업은 더 이상 영위하지 않는 대신 차량용 블랙박스를 판매하면서 제품 표면과 피고의 홈페이지에 피고 영업표지를 함께 표기하였고, 위 제품을 인터넷 쇼핑몰에서 판매하면서 자신의 상호를 사용하였는데, 이 사건 상표권 등에 관하여 등록된 지정상품이나 지정서비스업에는 차량용 블랙박스나 그 제조·판매업은 포함되어 있지 않았고, 원고도 피고의 위와 같은 사용을 명시적으로 허락한 사실이 없다.

(12) 피고는 이 사건 부속합의일인 2002. 11. 12.부터 5년이 지난 2009. 12. 30.에야 원고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이 사건 상표권 등에 관한 이전등록절차의 이행을 구하는 소(서울중앙지방법원 2009가합147337호)를 제기하였고, 이 사건 협정 및 부속합의가 그 기초가 되는 신뢰관계가 파괴되어 계약관계를 그대로 유지하기 어려운 정도에 이르렀다는 것을 이유로 한 원고의 해지 의사표시가 기재된 서울중앙지방법원 2009가합147337호 사건의 2010. 5. 6.자 준비서면이 2010. 5. 7. 피고에게 송달되었다.

다. 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비롯하여, ① 원고가 피고에게 이 사건 사업을 위탁한 것은 이 사건 사업 부분을 분사(분사)시키는 것이 이 사건 사업 자체의 손익과 경영효율 측면에서 가장 낫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었고, 원고가 분사를 통하여 기존 채무를 피고에게 승계시킨 것도 아니므로 원고가 피고에게 이 사건 사업을 위탁하면서 피고로 하여금 이 사건 영업표지를 이 사건 사업과 상관없는 목적에 아무런 제한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포괄적으로 허락하였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② 이 사건 부속합의는 이 사건 협정에 관한 세부적인 일부 사항만 규정하고 있어 그 자체로 완결적인 이 사건 협정과 달리 그 내용상 완결적인 것으로 보기 어렵고, 이 사건 부속합의의 제목과 표지의 기재사항, 제1조(목적)의 규정 내용을 보태어 볼 때 이 사건 부속합의는 이 사건 협정의 존속을 전제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③ 따라서 이 사건 협정에서 업무위탁기간을 한정하였으면 이 사건 부속합의의 기간도 그 업무위탁기간에 한정된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인 점, ④ 원고가 이 사건 부속합의를 통하여 이 사건 상표권 등을 피고에게 이관할 것을 약정하면서 원고의 지적재산권을 제3자에게 양도할 경우 거쳐야 하는 원고의 지적재산권 심의위원회의 의결을 거치지 아니한 채 이 사건 영업표지가 포함된 이 사건 상표권 등의 실제 가치와 상관없이 이를 무상으로 이관하기로 약정하였으므로, 원고는 자신이 이 사건 전담사업자의 지위를 유지한 채 이 사건 협정과 부속합의서의 효력이 존속하는 동안에만 이 사건 상표권 등을 피고에게 이관하려 한 것으로 볼 여지가 많은 점, ⑤ 원고가 피고에게 이 사건 전담사업자 업무를 위탁하는 동안에도 이 사건 사업의 시행주체는 원고였고, 이 사건 협정 제12조에 따라 피고의 홍보 및 광고에 원고의 위탁에 의한 것임을 명기하도록 되어 있어 피고가 원고로부터 독립하여 독자적인 신뢰를 쌓았다고 보기도 어렵고, 오히려 원고는 자신이 이 사건 전담사업자의 지위를 유지한 채 이 사건 협정과 부속합의서의 효력이 존속하는 동안에만 피고 영업표지에 관한 피고의 사용을 허락하려 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⑥ 원고가 2007. 8. 3. 물류정책기본법의 개정으로 인하여 이 사건 전담사업자 지위를 계속 유지하는지 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피고의 피고 영업표지 사용을 즉각 제지하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원고가 해당 표장에 포함된 이 사건 영업표지 부분에 대하여 포괄적으로 사용을 허락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⑦ 피고의 대표이사 소외인은 제1심 당사자본인신문에서 ‘만약 피고가 원고로부터 케이티로지스 상표를 이전받을 권리가 있고 그러한 영업표지를 사용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피고는 당해 지정상품(서비스업)에 한하여 위 영업표지를 사용할 권리가 있을 뿐이지 다른 지정상품(서비스업) 및 일반적인 상호에는 그 영업표지를 사용할 권리가 있는 것은 아닌데, 피고 본인도 이를 알고 있다’고 진술한 점, ⑧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피고의 이 사건 부속합의에 기한 이 사건 상표권 등에 관한 이전등록절차 이행청구권은 그 소멸시효가 이미 완성된 것으로 볼 여지가 많은 점 등의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부속합의는 이 사건 협정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으므로, 원고의 해지 의사표시에 의하여 함께 해지되었다고 보아야 할 뿐만 아니라, 원고가 이 사건 협정 및 부속합의 등을 통하여 피고로 하여금 원고의 이 사건 영업표지와 유사한 피고 영업표지를 이 사건 사업과 전혀 무관한 차량용 블랙박스 판매업 등에 사용할 것을 허락하였다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의 사용허락 없이 국내에 널리 인식된 원고의 이 사건 영업표지와 유사한 피고 영업표지를 사용하여 차량용 블랙박스 판매업을 영위하는 등 원고의 영업활동과 혼동을 하게 하는 행위를 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는 피고의 이러한 사용행위에 대하여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나)목이 정한 ‘영업주체 혼동행위’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그 사용금지를 청구할 수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라. 그럼에도 원심은, 이 사건 협정이나 부속합의에는 자산이관이 업무위탁과 운명을 같이 하는지에 관하여 아무런 약정이 없다는 등 그 판시와 같은 사정만을 들어 이 사건 부속합의에서 이 사건 상표권 등을 이관하기로 한 약정은 이 사건 협정의 효력 여하에 영향을 받지 아니하는 독립된 약정이라고 판단하여 이 사건 협정과 부속합의가 서로 불가분의 관계에 있음을 전제로 한 원고의 해지 주장을 배척하였고, 나아가 이 사건 협정과 부속합의 당시 원고가 피고에게 그 약정의 상대방 명의로 ‘케이티로지스’를 사용하도록 허용하였고 그 후에도 이 사건 소송이 제기되기 전까지 원고와 피고의 거래관계 등에서 피고의 위 영업표지의 사용을 문제 삼지 아니하였다는 등 그 판시와 같은 사정만을 들어 원고가 이 사건 부속합의에 따라 피고에게 이 사건 영업표지가 포함된 피고 영업표지를 차량용 블랙박스 판매업에 사용하는 것을 허락하였다는 취지로 판단한 다음,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원고에게 별다른 이익이 없음에도 피고에게 고통을 주고자 하는 것으로서 사회질서에 반하는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보아 이를 모두 배척하였으니, 이러한 원심의 조치에는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고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사실을 잘못 인정하거나 처분문서의 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2. 상고이유 제3점에 대하여

가.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가 설립 이후 법인명 표기로서 ‘KT Logis Co., Ltd’, ‘(주) 케이티로지스’를 사용하고 있고, 피고의 로고로 ‘’, ‘’, ‘’, ‘’ 등을 사용하는 등 위와 같은 영업표지를 이 사건 부속합의 이후 지속적으로 피고의 거래관계에서 상품이나 서비스 등을 제공함에 있어 피고를 나타내는 표지로 사용하여 왔다는 등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들어 피고의 이 사건 부속합의에 기한 이 사건 상표권 등에 관한 이전등록절차 이행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진행되지 아니한다고 판단하였다.

나.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상표권 또는 서비스표권(이하 상표권, 나아가 상표권자 또는 상표만을 들어 설시하기로 한다)의 양도는 상표권에 관한 이전등록으로 그 효력이 발생하는 점(상표법 제56조 제1항 제1호 참조), 상표권 매매 기타 그 양도의무 발생의 원인이 되는 계약으로부터 통상 부동산 매매에서의 목적물 인도의무와 같은 의무가 발생하지 아니하여 매도인 등 상표권 양도의무자가 상표권의 이전등록 외에 적극적으로 하여야 할 ‘주된 급부’의 의무를 상정하기 어려운 점, 나아가 상표권 양도 거래의 실제 태양 등에 비추어 보면, 상표권자에 대하여 상표권에 관한 이전약정에 기하여 이전등록절차의 이행을 청구할 권리를 가지는 사람이 이미 그 상표를 실제로 사용하고 있다는 것만으로 상표권에 관한 이전등록절차 이행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진행되지 아니한다고 할 수는 없다.

더구나 앞서 본 사실관계와 기록에 의하면, 피고는 이 사건 부속합의일인 2002. 11. 12.부터 5년이 지난 2009. 12. 30.에야 원고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이 사건 상표권 등에 관한 이전등록절차의 이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는데, 피고는 이 사건 협정 및 부속합의 이후 이 사건 상표권 등의 표장을 물류정보서비스업, 택배서비스업, 차량용 블랙박스 판매업 등에 사용한 적이 있을 뿐, 이 사건 상표권 등의 각 지정상품이나 지정서비스업에 관하여는 사용하지 아니한 사실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 부속합의에 기한 피고의 이 사건 상표권 등에 관한 이전등록절차 이행청구권은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발생 시부터 소멸시효가 진행되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다. 그럼에도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그 소멸시효가 진행되지 아니하였다고 보아 원고의 소멸시효 완성 주장을 배척한 원심의 조치에는 상표권과 소멸시효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도 이유 있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소영(재판장) 신영철 이상훈(주심) 김용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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