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다983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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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시사항】[편집]

경업금지 또는 독점권 영업권보장 약정이 묵시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지 여부(적극) 및 당사자 간에 그러한 묵시적인 약정이 있었는지 판단하는 방법

【참조조문】[편집]

민법 제105조

【전 문】[편집]

【원고, 피상고인】안양역사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세종 담당변호사 이영구 외 3인)

【피고, 상고인】한국철도공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케이씨엘 담당변호사 정동욱 외 2인)

【피고보조참가인, 상고인】코레일유통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담당변호사 김종필 외 5인)

【원심판결】서울고법 2011. 10. 20. 선고 2009나92854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경과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경업금지 또는 독점적 영업권보장 약정은 다른 계약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반드시 계약서의 한 조항 등을 통하여 명시적으로 행하여질 필요는 없고 묵시적으로도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지만, 당사자 간에 그러한 묵시적인 약정이 있었는지 여부는 당사자 간의 관계, 그 약정의 기초가 되는 계약이 있을 경우 그 계약 체결의 동기와 목적, 구체적인 계약내용, 계약 체결 이후의 경과, 관련 법령, 거래의 관행 등을 비롯한 당시의 모든 정황에 비추어 종합적으로 판단되어야 한다.

2. 원심은 그 채택 증거에 의하여 판시와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인정한 다음, 그 인정과 같은 민자역사 건설사업의 추진 과정, 철도청과 성일개발 주식회사(이하 ‘성일개발’이라 한다)가 1992. 12. 14. 이 사건 협약을 체결하게 된 동기와 경위, 그 체결 전후에 당사자가 보인 거동의 내용, 당사자가 위 협약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목적과 진정한 의사, 관련 규정의 내용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협약에는 철도청이 영업시설 내지 상업시설과 준별되는 이 사건 역무시설에서 직접 또는 재단법인 홍익회(이하 ‘홍익회’라 한다) 등 제3자를 통하여 원고의 영업과 경쟁관계 있는 판매·영업시설을 운영할 수 없고 이로써 원고의 영업시설 내지 상업시설에서의 영업권을 보장한다는 내용이 묵시적으로 포함되어 있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고 판단하였다.

원심은 나아가 이 사건 협약 체결 당시 성일개발도 구 안양역사에서 홍익회가 전통적으로 영위하였던 신문·잡화 판매점, 자동판매기 영업과 동일시할 수 있는 영업이나 간이음식(스낵)점 영업에 관하여는 장차 건설될 안양민자역사 건물의 역무시설에서도 홍익회가 우선권 내지 기득권을 가지고 그 영업을 하는 것을 양해하였다고 봄이 타당하지만, 현재 이 사건 역무시설에 설치되어 있는 판매·영업시설 중 신발 판매점 1개 점포, 가방 등 잡화 판매점 1개 점포, 제과점 2개 점포, 화장품 판매점 1개 점포 및 의류 판매점 3개 점포의 영업은 위 범위에 포함되지 아니하므로 경업금지의무 내지 영업권보장의무에 위반하는 것이고, 따라서 이 사건 협약과 관련된 철도청의 권리·의무를 포괄적으로 승계한 피고는 이 사건 역무시설에서 위 판매점들의 영업행위를 스스로 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하게 하여서는 아니되고, 위 판매점 영업을 폐지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3. 그러나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가. 원심이 확정한 사실과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 및 기록에 의하면, ① 이 사건 안양민자역사 건설사업은 철도청과 이 사건 협약을 체결한 성일개발이 사업주관자가 되어 출자회사로 원고를 설립한 뒤 노후·협소한 구 안양역사를 철거하고 그 지상에 현대식 역사를 신축하여 그 중 역무시설과 철도사업에 필요한 시설은 국가에 무상으로 귀속시키고 영업시설(상업시설)은 출자회사가 소유·운영하면서 영업활동을 하여 그 건설비 등을 회수하고 수익을 올리다가 점용허가기간이 만료되면 국가에 귀속시키기로 되어 있는 사업인 사실, ② 이 사건 협약에는 철도청의 경업금지 내지 영업권보장 약정에 관한 명시적인 규정은 없는 사실, ③ 이 사건 협약 체결 당시에 시행되던 구 민자역사관리기준(1988. 7. 4. 철도청 고시 제17호로 제정되어 1993. 9. 1. 철도청 고시 제46호로 철도관련사업 업무처리규정이 제정되면서 그 부칙 제2조 제3항에 의해 폐지)에는 ‘역매점’을 “역무시설 내의 대합실, 역출입 통로, 승강홈 등에서 매장시설을 구비하고 여객의 편의를 위하여 물품의 판매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영업장”으로 정의하고(제2조 제6호), 출자회사가 역매점을 총괄 운영하되, 다만 홍익회는 그러하지 아니할 수 있고(제19조 제1항), 출자회사와 홍익회가 역매점을 운영하고자 할 때에는 역무시설의 사용허가 신청을 철도청에 제출하여 허가를 얻어야 하며(제19조 제2항), 철도청은 역매점의 설치위치, 영업종목 등을 출자회사와 협의·조정할 수 있고(제20조 제2호), 역매점은 출자회사가 운영하는 다른 점포와 균형이 유지되도록 운영·관리되어야 한다(제21조)고 규정하고 있는 사실, ④ 성일개발이 작성한 안양민자역사 사업계획서(을가 제5호증) 제7장 건설계획 중 동선계획에는 동선을 쇼핑동선, 전철동선, 전철 및 국철동선으로 구분하고, 선상역사동선도에도 역사 이용 동선과 백화점 이용 동선을 분리하여 기능을 극대화한다고 기재되어 있는 사실, ⑤ 현재 안양민자역사 영업시설에는 롯데쇼핑 주식회사가 운영하는 롯데백화점 안양점 등이 들어서 있고 그 영업시설과 역무시설 사이에는 폭 25m의 공용통로가 있어 구조적으로 분리되어 있으며, 역무시설 면적은 전체 면적의 10.03% 정도인 사실, ⑥ 원심이 영업금지 및 폐지를 명한 8개 판매·영업시설의 규모와 상호를 살펴보면, 신발 판매점이 10.6㎡(○○○○), 가방 등 잡화 판매점이 15㎡(△△△△), 제과점 2개가 17.9㎡(□□□□), 38.3㎡(◇◇◇◇◇), 화장품 판매점이 65.2㎡(☆☆☆☆☆), 의류 판매점이 9㎡(▽▽), 16㎡(◎◎◎◎◎ 상설할인매장), 65.7㎡(◁◁◁ ◁◁◁)인 사실 등을 알 수 있다.

나. 위 인정 사실과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협약 체결 당시 철도청과 성일개발 사이에 원심이 인정한 바와 같은 내용의 경업금지 내지 영업권보장 약정이 묵시적으로 이루어졌다고 보기는 어렵고, 오히려 위 당사자 사이에 안양민자역사의 역무시설에서 철도청의 허가 아래 홍익회 또는 그 승계인이 독립적으로 역매점을 운영할 수 있다는 점을 예정하고 있었다고 할 것이다.

① 원심은 구 안양역사에서 홍익회가 전통적으로 영위하였던 신문·잡화 판매점, 자동판매기 영업과 동일시할 수 있는 영업이나 간이음식(스낵)점 영업과 이를 제외한 나머지 영업을 구분하여 후자의 영업을 금지하는 묵시적 약정이 이루어졌다고 인정하였는데, 이 사건 협약이나 관련 법령 어디에도 위와 같은 내용으로 업종을 구분하거나 영업을 제한하는 취지의 규정은 존재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성일개발이 홍익회의 기득권을 인정하였다는 ‘구 안양역사에서 홍익회가 전통적으로 영위하였던 영업’의 범위도 명확하지 아니하여 위와 같은 영업의 개념을 객관적으로 인정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② 철도승객을 주 이용 고객으로 하는 역무시설의 특성상, 철도청 및 피고는 승객들에게 편의를 제공하면서도 높은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업종을 선택하여 입점을 허가하게 될 것이고, 구체적으로 특정 역무시설 내에 어떤 판매·영업시설을 설치 및 운영하는 것이 적절할지는 역무시설의 위치와 규모, 철도승객의 다과와 수요 등 개별 역무시설이 처한 구체적 시장 상황에 따라 정해져야 할 문제이다. 통상 편의점이나 간이음식점 등이 역무시설 내에 입점하기에 적당한 판매·영업시설이겠지만, 제과점이나 의류, 신발 판매점이나 약국, 서점, 특산물 또는 기념품 판매점 등도 상황에 따라 입점이 가능할 수 있을 것이다.

③ 단순히 업종이나 판매하는 물품의 종류라는 측면에서만 본다면 원고의 상업시설의 영업과 이 사건 역무시설 내 판매·영업시설의 영업이 경쟁관계에 있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양자가 실제로 경쟁관계에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하여는 각 판매시설의 위치와 규모, 상호, 비치된 물품의 종류, 주 고객층과 이용목적, 고객 유치를 위한 관련 편의시설의 존재 등 여러 가지 사정이 고려되어야 할 것인데, 원고의 상업시설과 이 사건 역무시설은 폭 25m 정도의 공용통로로 분리되어 있고, 원고의 상업시설이 전체 규모가 훨씬 크고 다양한 물품을 판매할 뿐만 아니라 극장 등의 편의시설도 갖추고 있으며, 원고의 상업시설을 이용하는 고객은 물품의 구매를 주목적으로 하는 반면 이 사건 역무시설 내 판매·영업시설을 이용하는 고객들은 철도여행을 주목적으로 할 것으로 보여 고객층에도 차이가 있고, 고객의 이동 동선 및 영업시간에서도 차이를 보여서, 원고의 상업시설의 영업과 이 사건 역무시설 내 판매·영업시설의 영업이 실질적으로 경쟁관계에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다.

④ 원심은 이 사건 협약의 기본이 된 사업계획서에 이 사건 역무시설 내의 판매·영업시설로 ‘스넥’만이 기재되어 있었던 사실을 근거로 당초 이 사건 역무시설에 위 스낵코너 외의 판매·영업시설 설치는 계획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하였으나, 위 사업계획서는 성일개발이 작성하여 철도청에 제출한 것으로 성일개발이 당초 계획하였던 안양역사의 개략적인 모습일 뿐 확정적인 형태는 아닌 것으로 보이고, 실제 완공된 역무시설의 구조 및 면적은 위 사업계획서상의 그것과 큰 차이를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위와 같은 사정은 묵시적 경업금지약정의 근거로 삼기에 부족하다.

⑤ 또한 원심은 철도청이 원고로부터 점용료를 지급받고 수익금까지 배당받게 되므로 이와 별도로 이 사건 역무시설에서 판매·영업시설 운영을 통하여 수익을 얻는 것은 기대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하였으나, 철도청이 역무시설에서 판매·영업시설을 운영하는 것은 수익 창출의 목적만 있는 것이 아니라 철도고객에게 편의를 제공한다는 목적도 가지고 있는바, 이 사건 역무시설로부터 원고의 상업시설까지는 어느 정도 거리가 떨어져 있어 만일 역구내에 편의점, 간이음식점 이외의 다른 판매·영업시설이 일체 설치되어 있지 않으면 안양민자역사를 이용하는 승객들에게도 상당한 불편이 예상된다.

⑥ 이 사건 협약 체결 당시에 철도청의 대내적인 업무 집행의 기준이 되었던 구 민자역사관리기준 등 관련 규정에서도 역무시설 내 판매·영업시설의 설치 및 운영을 예정하고 있었고, 실제로 철도청과 피고는 이 사건 협약 체결 이전부터 현재까지 전국 대부분의 민자역사의 역무시설 내에 승객들의 편의를 위하여 적게는 수개에서 많게는 수십 개까지 다양한 업종의 판매·영업시설을 운영하여 오고 있다.

⑦ 원고는 이 사건 협약 체결 이전에 구 안양역사의 역무시설 및 역광장에 편의점과 간이음식점을 비롯하여 잡화, 화훼, 악세사리, 재고도서 등 여러 판매·영업시설이 운영되고 있었음을 알고 있었고, 이 사건 협약 체결 이전에 완공된 다른 민자역사 및 그 완공 전의 구 역사에서도 역무시설 내에 판매·영업시설이 설치되어 운영되고 있음을 알고 있었을 것으로 보이므로, 신축될 안양역사의 역무시설 내에도 다양한 업종의 판매·영업시설이 들어서리라는 점을 예상할 수 있었을 것이다.

⑧ 만일 이 사건 협약 체결 당시 원고가 백화점 등 상업시설의 영업에 지장을 준다는 이유로 이 사건 역무시설 내에 특정 종류의 판매·영업시설을 설치 및 운영하는 것을 금지하고자 하였다면 철도청에 요구하여 이 사건 협약 내용에 반영함으로써 이를 명백히 하였을 것임에도 이 사건 협약서에는 이와 관련된 내용이 전혀 기재되어 있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당시 원고가 철도청에게 위와 같은 요구를 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도 없다.

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 사건 협약에 그 판시와 같은 내용의 경업금지 내지 영업권보장 약정이 묵시적으로 포함되어 있다고 인정하고 위 8개 판매·영업시설의 영업이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부담하는 경업금지의무 내지 영업권보장의무에 위반된다고 판단하고 말았으니,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묵시적인 경업금지 내지 영업권보장 약정 체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고, 이 점을 지적하는 피고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4.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양창수(재판장) 박병대 고영한(주심) 김창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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