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두265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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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유공자 비해당결정 처분 취소 [대법원 2013. 8. 22., 선고, 2011두26589, 판결] 【판시사항】 행정청이 공무수행과 상이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다는 이유로 국가유공자 비해당결정을 한 데 대하여 법원이 인과관계의 존재는 인정하면서 직권으로 본인 과실이 경합된 사유가 있다는 이유로 그 처분이 정당하다고 판단하는 것이 적법한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국가유공자 인정 요건, 즉 공무수행으로 상이를 입었다는 점이나 그로 인한 신체장애의 정도가 법령에 정한 등급 이상에 해당한다는 점은 국가유공자 등록신청인이 증명할 책임이 있지만, 그 상이가 ‘불가피한 사유 없이 본인의 과실이나 본인의 과실이 경합된 사유로 입은 것’이라는 사정, 즉 지원대상자 요건에 해당한다는 사정은 국가유공자 등록신청에 대하여 지원대상자로 등록하는 처분을 하는 처분청이 증명책임을 진다고 보아야 한다. 이러한 점과 더불어 공무수행으로 상이를 입었는지 여부와 그 상이가 불가피한 사유 없이 본인의 과실이나 본인의 과실이 경합된 사유로 입은 것인지 여부는 처분의 상대방의 입장에서 볼 때 방어권 행사의 대상과 방법이 서로 다른 별개의 사실이고, 그에 대한 방어권을 어떻게 행사하는지 등에 따라 국가유공자에 해당하는지 지원대상자에 해당하는지에 관한 판단이 달라져 법령상 서로 다른 처우를 받을 수 있는 점 등을 종합해 보면, 같은 국가유공자 비해당결정이라도 그 사유가 공무수행과 상이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다는 것과 본인 과실이 경합되어 있어 지원대상자에 해당할 뿐이라는 것은 기본적 사실관계의 동일성이 없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처분청이 공무수행과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다는 이유로 국가유공자 비해당결정을 한 데 대하여 법원이 그 인과관계의 존재는 인정하면서 직권으로 본인 과실이 경합된 사유가 있다는 이유로 그 처분이 정당하다고 판단하는 것은 행정소송법이 허용하는 직권심사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것으로서 위법하다.

【참조조문】 구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2011. 3. 29. 법률 제1047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조, 제73조의2(현행 삭제), 구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령(2011. 6. 30. 대통령령 제2300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조, 제94조의2(현행 삭제), 행정소송법 제26조


【전문】 【원고, 상고인】 【피고, 피상고인】 전주보훈지청장

【원심판결】 광주고법 2011. 10. 10. 선고 (전주) 2011누490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광주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행정소송법 제26조는 “법원은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직권으로 증거조사를 할 수 있고, 당사자가 주장하지 아니한 사실에 대하여도 판단할 수 있다”고 하여, 행정소송에서는 직권심리주의가 적용되도록 하고 있으므로, 법원으로서는 기록상 현출되어 있는 사항에 관하여 직권으로 증거조사를 하고 이를 기초로 하여 판단할 수 있다. 다만, 행정소송에서도 당사자주의나 변론주의의 기본 구도는 여전히 유지된다고 할 것이므로, 새로운 사유를 인정하여 행정처분의 정당성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당초의 처분사유와 기본적 사실관계에 있어서 동일성이 인정되는 한도 내에서만 허용된다 할 것이다(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8두6394 판결 등 참조). 한편 구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2011. 3. 29. 법률 제1047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법’이라 한다) 제4조 제1항은 그 법의 적용대상인 ‘국가유공자’를 규정하면서, 제6호에서 교육훈련 또는 직무수행 중 상이를 입고 전역한 자로서 그 상이정도가 일정 상이등급에 해당하는 군인 등을 공상군경으로 인정하고 있다. 다만 공상군경 등 국가유공자 요건에 해당하더라도 ‘불가피한 사유 없이 본인의 과실이나 본인의 과실이 경합된 사유로 사망 또는 상이를 입은 자’는 국가유공자 및 그 유족에서 ‘제외’하되, 국가유공자에 준하는 보상대상자[이하 위 법 시행령(2011. 6. 30. 대통령령 제2300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시행령’이라 한다) 제8조 등에서 사용하는 용어인 ‘지원대상자’라고 한다]로 인정하여 보상의 정도를 달리하도록 함으로써 그 예우에 차이를 두고 있다(법 제73조의2 및 시행령 제94조의2 등 참조). 이처럼 법은 국가유공자와 지원대상자를 구분하고, 나아가 국가보훈처장이 국가유공자 등록신청을 받은 때에는 국가유공자 또는 지원대상자 등 그 요건에 해당하는 지위를 인정하는 결정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법 제6조 제2항). 따라서 처분청으로서는 국가유공자 등록신청에 대하여 단지 본인의 과실이 경합되어 있다는 등의 사유만이 문제가 된다면 ‘국가유공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하여 등록신청 전체를 단순 배척할 것이 아니라 그 신청을 일부 받아들여 ‘지원대상자’로 등록하는 처분을 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정청이 등록신청을 전부 배척하는 단순 거부처분을 하였다면 이는 위법한 것이니 그 처분은 전부 취소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13. 7. 11. 선고 2013두2402 판결 참조). 다른 한편 국가유공자 인정 요건, 즉 공무수행으로 상이를 입었다는 점이나 그로 인한 신체장애의 정도가 법령에 정한 등급 이상에 해당한다는 점은 국가유공자 등록신청인이 증명할 책임이 있다 할 것이지만, 그 상이가 ‘불가피한 사유 없이 본인의 과실이나 본인의 과실이 경합된 사유로 입은 것’이라는 사정, 즉 지원대상자 요건에 해당한다는 사정은 국가유공자 등록신청에 대하여 지원대상자로 등록하는 처분을 하는 처분청이 증명책임을 진다고 보아야 한다. 이러한 점과 더불어 공무수행으로 상이를 입었는지 여부와 그 상이가 불가피한 사유 없이 본인의 과실이나 본인의 과실이 경합된 사유로 입은 것인지 여부는 처분의 상대방의 입장에서 볼 때 방어권 행사의 대상과 방법이 서로 다른 별개의 사실이고, 그에 대한 방어권을 어떻게 행사하는지 여부 등에 따라 국가유공자에 해당하는지 지원대상자에 해당하는지에 관한 판단이 달라져 법령상 서로 다른 처우를 받을 수 있는 점 등을 종합해 보면, 같은 국가유공자 비해당결정이라도 그 사유가 공무수행과 상이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다는 것과 본인 과실이 경합되어 있어 지원대상자에 해당할 뿐이라는 것은 기본적 사실관계의 동일성이 없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처분청이 공무수행과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다는 이유로 국가유공자 비해당결정을 한 데 대하여 법원이 그 인과관계의 존재는 인정하면서 직권으로 본인 과실이 경합된 사유가 있다는 이유로 그 처분이 정당하다고 판단하는 것은 행정소송법이 허용하는 직권심사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것으로서 위법하다 할 것이다.

2.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처분은 원고의 이 사건 상이가 공무수행과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는 법 제4조 제1항 제6호가 규정한 공상군경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는 것인데,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들어 이 사건 상이가 공무수행으로 인하여 발생한 것이라고 인정하면서도, 이 사건 상이가 불가피한 사유 없이 원고의 과실로 인하여 또는 원고의 과실이 경합하여 발생한 것이라는 새로운 처분사유를 직권으로 인정하고, 이를 근거로 원고가 법 제73조의2 제1항에서 규정하는 지원대상자에 해당함은 별론으로 하고, 법 제4조 제1항 제6호에서 규정하는 공상군경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으므로, 결국 이 사건 처분은 정당하다는 취지로 판단하였다. 그러나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심이 위와 같이 직권으로 인정한 처분사유는 당초의 이 사건 처분사유와 기본적 사실관계에 있어서 동일성이 인정된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원심이 당초의 이 사건 처분사유가 잘못되었다고 인정하면서도 위와 같은 새로운 처분사유를 직권으로 인정하여 이를 근거로 이 사건 처분이 정당하다고 판단한 데에는 행정소송법 제26조가 규정하는 직권심리의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또한 설령 원고의 이 사건 상이가 불가피한 사유 없이 원고의 과실로 인하여 또는 원고의 과실이 경합하여 발생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원심판단처럼 이 사건 상이가 공무수행과 상당인과관계가 있다면, 피고로서는 원고의 국가유공자 등록신청에 대하여 단순 거부처분을 할 것이 아니라 그 신청을 일부 받아들여 원고를 지원대상자로 등록하는 결정을 하였어야 한다. 그럼에도 피고는 원고의 신청을 전부 거부하는 이 사건 처분을 하였으니, 이 점에서도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그런데도 이와 달리 원심이 원고는 법 제4조 제1항 제6호에서 규정하는 공상군경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는 이유만으로 이 사건 처분이 정당하다고 판단한 데에는, 법 제6조의 해석·적용과 행정처분의 취소사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3. 그러므로 원고의 과실 유무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한다. 이 판결에는 관여 대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었다.


대법관 김창석(재판장) 양창수 박병대(주심) 고영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