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도4637
【판시사항】
[편집][1] 공직선거법 제232조 제1항 제2호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소극)
[2] 공직선거법 제232조 제1항 제2호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소극)
[3] 공직선거법 제232조 제1항 제2호가 책임과 형벌의 비례원칙 등에 위배되는지 여부(소극)
[4] 입법자가 선거범죄의 공소시효에 관한 공직선거법 제268조 제1항을 둔 것이 합리적 근거 없는 자의적인 입법재량권의 행사인지 여부(소극)
[5] 선거범죄의 공소시효를 규정한 공직선거법 제268조 제1항 본문 괄호 부분의 ‘선거일 후에 행하여진 범죄’의 의미(=선거일 후에 행하여진 일체의 선거범죄)
[6] 공직선거법 제232조 제1항 제2호 위반죄가 ‘목적범’에 해당하는지 여부(적극)
[7] 공직선거법 제232조 제1항 제2호 위반죄가 성립하기 위하여 이익제공에 관한 사전합의가 이루어지거나 이익제공 등 행위가 당해 선거의 투표 종료 이전에 이루어져야 하는지 여부(소극)
[8] 공직선거법 제232조 제1항 제2호 위반죄에서 행위자에게 후보자를 사퇴한 데 대한 대가를 지급하거나 받을 목적이 있었다는 점에 대한 증명책임 소재(=검사) 및 행위자에게 위와 같은 목적이 있었는지 판단하는 방법
[9] 피고인 갑이 2010. 6. 2. 실시된 서울특별시 교육감 선거 후보단일화 합의와 관련하여 후보자를 사퇴한 데 대한 대가 목적으로 피고인 을로부터 돈을 제공받고, 피고인 을은 피고인 갑에게 위 돈을 제공하였다고 하여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제반 사정을 종합할 때 피고인 갑과 피고인 을은, 피고인 갑이 후보자를 사퇴한 데 대한 대가, 즉 그 보수 또는 보상을 받거나 지급할 목적으로 돈을 수수하거나 제공하였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편집][1] 공직선거법 제232조 제1항 제2호의 경우, 그 의미와 내용을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합리적 해석기준을 어렵지 않게 도출할 수 있고, 처벌 대상을 후보자를 사퇴한 데 대한 대가를 목적으로 ‘후보자이었던 사람에게 재산상의 이익이나 공사의 직을 제공하는 행위’ 및 ‘후보자이었던 사람이 이를 수수하는 행위’에 한정하고 있으므로, 건전한 상식과 통상적인 법감정을 가진 일반인이라면 위 규정의 적용대상자와 구체적으로 금지되는 행위의 내용을 충분히 알고 이에 비추어 자신의 행위를 결정할 수 있으며, 나아가 법을 해석·집행하는 기관이 위 규정을 자의적으로 해석하거나 집행할 우려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위 규정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 등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
[2] (가) 공직선거법이 후보자가 된 것을 사퇴하기 전에 이루어지는 사전 이익제공·수수 등의 행위( 제232조 제1항 제1호)뿐만 아니라 후보자를 사퇴한 후 그에 대한 대가를 목적으로 이루어지는 사후 이익제공·수수 등의 행위( 같은 항 제2호)도 처벌하는 것은, 선거에 관한 정치·사회·문화·경제적 여건과 현실, 과거의 선거문화와 풍토, 선거의 공정성 확보와 선거부정 방지에 대한 국민의 기대와 신뢰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공직선거법 제232조 제1항 제1호의 사전 이익제공·수수행위 못지않게 같은 항 제2호의 사후 이익제공·수수행위 또한 피선거권 행사의 자유·공정과 불가매수성을 훼손하는 중대한 선거부정행위로서 엄중하게 처벌할 필요성이 있다는 입법자의 결단에 따른 조치라 할 것이고, 따라서 그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 (나) 선거의 공정성 보장과 선거부정 방지라는 공직선거법의 입법 목적은 계속성을 가지는 제도로서 선거를 전제로 파악하여 이를 실현하여야 하고, 특정한 개별 선거에 국한하여 추구할 것이 아니다. 따라서 공직선거법 제232조 제1항 제2호의 행위가 후보자 사퇴 또는 선거일 후에 행하여짐에 따라 설령 사퇴행위 또는 당해 선거 결과에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선거제도라는 관점에서 보면 위 행위는 엄연히 선거의 공정과 피선거권 행사의 불가매수성을 훼손하는 선거부정에 해당하므로, 이를 처벌하는 것은 위 규정의 입법 목적을 달성하는 데 적합하고 효과적인 수단이 된다. (다) 공직선거법 제232조 제1항 제2호는 후보자이었던 사람이 후보자를 사퇴한 후 그에 대하여 이루어지는 모든 이익제공·수수행위를 금지하고 처벌하는 것이 아니라, 후보자를 사퇴한 데 대한 ‘대가를 목적으로’ 후보자이었던 사람에게 이익 등을 제공하는 행위와 후보자이었던 사람이 위와 같은 이익 등을 수수하는 행위에 한하여 이를 처벌한다. 이처럼 위 규정에 의한 이익 등의 제공·수수행위 제한은 전면적 금지가 아니라 입법 목적 달성에 필요한 범위 내에서 부분적 금지에 그치고 있어, 이로써 후보자이었던 사람과 관련된 정치적·경제적 행동의 자유가 무의미해진다거나 형해화될 정도에 이른다고 볼 수는 없다. (라) 공직선거법 제232조 제1항 제2호에 의하여 보호되는 피선거권 행사의 자유·공정과 불가매수성 등의 가치는 선거의 공정성 확보와 선거부정 방지를 통한 민주정치의 발전이라는 공공의 이익에 있어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그리고 위 규정에 의한 정치적·경제적 행동의 자유 제한은 입법 목적 달성에 필요한 범위에 한정되어, 위 규정이 행동의 자유에 관한 기본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마) 그러므로 공직선거법 제232조 제1항 제2호는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
[3] 공직선거법 제232조 제1항 제2호가 후보자를 사퇴한 데 대한 대가를 목적으로 이루어지는 사후 이익제공·수수 등의 행위에 대하여 같은 항 제1호의 사전 이익제공·수수 등의 행위와 마찬가지로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상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이라는 법정형을 정한 것은, 입법자가 범죄의 죄질과 보호법익의 성격, 역사적·문화적 배경, 입법 당시의 시대적 상황, 국민의 가치관 또는 법감정, 그리고 범죄의 실태와 예방을 위한 형사정책적 측면 등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같은 항 제1호의 사전 이익제공·수수 등의 행위 못지않게 같은 항 제2호의 사후 이익제공·수수 등의 행위 또한 중대한 선거부정행위로서 엄중하게 처벌할 필요성이 있다는 결단을 내린 데 따른 조치라고 할 것이다. 그리고 공직선거법 제232조 제1항 제2호의 법정형은 상당한 재량의 범위를 인정하고 있어, 법관은 위 규정이 적용되는 구체적 사건에서 여러 가지 양형 조건을 참작하여 합리적이고 적정한 양형을 할 수 있으며, 나아가 벌금형의 선고유예를 할 수 있는 여지도 남아 있다. 위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공직선거법 제232조 제1항 제2호에서 정한 법정형이 형벌 체계상의 균형을 현저히 잃고 있다거나 형벌 본래의 목적과 기능을 달성함에 있어 필요한 정도를 일탈함으로써 헌법상 평등의 원칙 및 비례의 원칙 등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
[4] 공직선거법 제268조 제1항 본문은 선거범죄의 공소시효에 관하여, 선거일 전의 범죄에 대해서는 법적 안정성을 우선적으로 고려하여 개별적인 범죄 일시와 관계없이 일률적으로 ‘당해 선거일 후 6월’로 규정하면서도 선거일 후의 범죄에 대해서는 ‘그 행위가 있는 날부터 6월’로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입법자가 선거의 공정성을 보장하고 선거부정을 방지하기 위하여 선거일 후의 선거범죄에 대하여도 선거일 전의 선거범죄와 마찬가지로 실효성 있는 단속과 처벌을 유지하고자 내린 결단이라고 할 것이므로, 위 규정을 둔 것을 가지고 합리적 근거 없는 자의적인 입법재량권의 행사라고 볼 수 없다.
[5] 선거범죄의 공소시효를 규정한 공직선거법 제268조 제1항 본문의 문언과 입법 취지 등에 비추어 볼 때, 괄호 부분의 ‘선거일 후에 행하여진 범죄’는 선거일 후에 행하여진 일체의 선거범죄를 말한다.
[6] 공직선거법 제232조 제1항 제2호가 후보자를 사퇴한 데 대한 ‘대가를 목적으로’라고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점, 입법 연혁적으로 위 규정에 상응하는 구 민의원선거법(1960. 6. 23. 법률 제551호 국회의원선거법 부칙 제7조로 폐지) 제154항 제1항 제2호, 구 국회의원선거법(1963. 1. 16. 법률 제1256호로 폐지되기 전의 것) 제142조 제1항 제2호 등의 해당 부분이 ‘후보자가 되려는 것을 중지하였거나 후보자를 사퇴한 것의 보수로 할 것을 목적으로’라고 규정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공직선거법 제232조 제1항 제2호의 죄는 범죄성립을 위한 초과주관적 위법요소로서 고의 외에 별도로 ‘후보자를 사퇴한 데 대한 대가를 지급할 목적’ 또는 ‘후보자를 사퇴한 데 대한 대가를 받을 목적’을 요구하는 이른바 목적범에 해당한다.
[7] 공직선거법 제232조 제1항 제2호의 죄는 후보자를 사퇴한 데 대한 대가를 목적으로 후보자이었던 사람에게 재산상의 이익 등을 제공하거나 후보자이었던 사람이 위와 같은 재산상의 이익 등을 수수함으로써 성립하고, 그 밖에 후보자 사퇴가 있기 전에 제공자와 수수자 사이에 재산상의 이익제공에 관한 사전합의가 이루어지거나 위와 같은 이익제공 등의 행위가 당해 선거의 투표 종료 이전에 행해져야만 위 범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8] 형사재판에서 공소가 제기된 범죄의 구성요건을 이루는 사실에 대한 증명책임은 검사에게 있으므로, 공직선거법 제232조 제1항 제2호의 죄에서 행위자에게 후보자를 사퇴한 데 대한 대가를 지급하거나 받을 목적이 있었다는 점은 검사가 증명하여야 하고, 재산상의 이익 등 제공자가 후보자를 사퇴한 사람에게 이를 제공한다는 점을 인식하거나, 후보자이었던 사람이 위와 같은 재산상의 이익 등을 제공받는다는 점을 인식하고 행위를 하였다는 사실만으로 행위자에게 후보자를 사퇴한 데 대한 대가를 지급할 목적 또는 그 대가를 받을 목적이 있었다고 추정하여서는 아니 된다. 이때 행위자에게 위와 같은 목적이 있었는지는 재산상의 이익 등 제공자와 사퇴한 후보자와 관계, 후보자 사퇴가 재산상의 이익 등 제공자에게 미친 영향, 행위자가 재산상의 이익 등을 제공하거나 수수한 동기, 경위 및 과정, 수단과 방법, 재산상의 이익 등 내용과 가치 등 당해 제공·수수행위에 관한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사회통념에 비추어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9] 피고인 갑이 2010. 6. 2. 실시된 서울특별시 교육감 선거 후보단일화 합의와 관련하여 후보자를 사퇴한 데 대한 대가 목적으로 피고인 을로부터 돈을 제공받고, 피고인 을은 피고인 갑에게 위 돈을 제공하였다고 하여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피고인 갑과 피고인 을의 관계, 피고인 갑의 후보자 사퇴가 피고인 을의 당선 등에 미친 영향, 피고인 갑과 피고인 을이 돈을 수수하거나 제공한 동기, 경위 및 과정, 수단과 방법, 재산상의 이익 등 내용과 가치 등에 관한 여러 사정을 종합할 때 피고인 갑과 피고인 을은, 피고인 갑이 후보자를 사퇴한 데 대한 대가, 즉 그 보수 또는 보상을 받거나 지급할 목적으로 돈을 수수하거나 제공하였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편집][1] 헌법 제12조, 제13조, 형법 제1조 제1항, 공직선거법 제232조 제1항 제2호
[2] 헌법 제37조 제2항, 공직선거법 제232조 제1항 제1호, 제2호
[3] 헌법 제11조, 제37조 제2항, 공직선거법 제232조 제1항 제2호
[4] 헌법 제11조, 공직선거법 제268조 제1항, 구 공직선거법(2012. 2. 29. 법률 제1137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68조 제1항
[5] 공직선거법 제268조 제1항, 구 공직선거법(2012. 2. 29. 법률 제1137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68조 제1항
[6] 공직선거법 제232조 제1항 제2호, 구 민의원선거법(1960. 6. 23. 법률 제551호 국회의원선거법 부칙 제7조로 폐지) 제154항 제1항 제2호(현행 공직선거법 제232조 제1항 제2호 참조), 구 국회의원선거법(1963. 1. 16. 법률 제1256호로 폐지되기 전의 것) 제142조 제1항 제2호(현행 공직선거법 제232조 제1항 제2호 참조)
[7] 공직선거법 제232조 제1항 제2호
[8] 공직선거법 제232조 제1항 제2호, 형사소송법 제308조
[9] 형법 제30조,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제49조 제1항, 구 공직선거법(2012. 2. 29. 법률 제1137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30조 제1항 제1호, 공직선거법 제232조 제1항 제2호
【참조판례】
[편집][1] 대법원 2006. 5. 11. 선고 2006도920 판결(공2006상, 1097) 헌법재판소 2004. 1. 29. 선고 2002헌가20, 21 전원재판부 결정(헌공89, 211) 헌법재판소 2005. 6. 30. 선고 2002헌바83 전원재판부 결정(헌공106, 801) 헌법재판소 2009. 3. 26. 선고 2007헌바72 전원재판부 결정(헌공150, 617) 헌법재판소 2010. 9. 30. 선고 2009헌바201 전원재판부 결정(헌공168, 1684) 헌법재판소 2011. 6. 30. 선고 2009헌바199 전원재판부 결정(헌공177, 920)
[2] 헌법재판소 1997. 3. 27. 선고 95헌가17 전원재판부 결정(헌공21, 305)
[3][4] 헌법재판소 2012. 2. 23. 선고 2011헌바154 전원재판부 결정(헌공185, 442)
[3] 헌법재판소 2006. 4. 27. 선고 2005헌가2 전원재판부 결정(헌공115, 613) 헌법재판소 2009. 10. 29. 선고 2008헌바146, 158, 163 전원재판부 결정(헌공157, 1989)
[4] 헌법재판소 2003. 2. 27. 선고 2001헌바22 전원재판부 결정(헌공78, 243)
【전 문】
[편집]【피 고 인】피고인 1 외 2인 【상 고 인】피고인들 및 검사 【변 호 인】변호사 김용호 외 9인 【원심판결】서울고법 2012. 4. 17. 선고 2012노248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3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피고인 1, 2의 상고와 검사의 피고인 1, 2에 대한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경과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들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피고인 2의 공직선거법 제232조 제1항 제2호의 위헌성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 등의 위배 여부 헌법 제12조 및 제13조를 통하여 보장되고 있는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은 범죄와 형벌이 법률로 정하여져야 함을 의미하며, 이러한 죄형법정주의에서 파생되는 명확성 원칙은 법률에서 처벌하고자 하는 행위가 무엇이며 그에 대한 형벌이 어떠한 것인지를 누구나 예견할 수 있고, 그에 따라 자신의 행위를 결정할 수 있도록 구성요건을 명확하게 규정하여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처벌법규의 구성요건이 명확하여야 한다고 하더라도 입법자가 모든 구성요건을 단순한 의미의 서술적 개념으로 규정하여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처벌법규의 구성요건이 다소 광범위하여 어떤 범위에서는 법관의 보충적인 해석이 필요한 개념을 사용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점만으로 헌법이 요구하는 처벌법규의 명확성 원칙에 반드시 배치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 즉 건전한 상식과 통상적인 법감정을 가진 사람으로 하여금 그 적용대상자가 누구이며 구체적으로 어떠한 행위가 금지되고 있는지 충분히 알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다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헌법재판소 2004. 1. 29. 선고 2002헌가20, 21 전원재판부 결정, 헌법재판소 2010. 9. 30. 선고 2009헌바201 전원재판부 결정, 헌법재판소 2011. 6. 30. 선고 2009헌바199 전원재판부 결정 등 참조). 그리고 법규범이 명확한지 아닌지는 그 법규범이 수범자에게 법규의 의미내용을 알 수 있도록 공정한 고지를 하여 예측가능성을 주고 있는지, 그리고 그 법규범이 법을 해석·집행하는 기관에 충분한 의미내용을 규율하여 자의적인 법해석이나 법집행이 배제되는지 여부, 다시 말하면 예측가능성 및 자의적 법해석·법집행 배제의 확보 여부에 따라 이를 판단할 수 있다. 이때 법규범의 의미내용은 그 문언뿐만 아니라 입법 목적이나 입법 취지, 입법 연혁, 그리고 법규범의 체계적 구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해석방법에 따라 구체화하게 되므로, 결국 법규범이 명확성 원칙에 위배되는지 아닌지는 위와 같은 해석방법에 따라 그 의미내용을 합리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해석기준을 얻을 수 있는지 여부에 달려 있다( 대법원 2006. 5. 11. 선고 2006도920 판결, 헌법재판소 2005. 6. 30. 선고 2002헌바83 전원재판부 결정, 헌법재판소 2009. 3. 26. 선고 2007헌바72 전원재판부 결정 등 참조). 공직선거법 제232조 제1항 제2호(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제49조 제1항에 의하여 이 사건에 적용된다. 이하 같다)는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것을 중지하거나 후보자를 사퇴한 데 대한 대가(대가)를 목적으로 후보자가 되고자 하였던 자나 후보자이었던 자에게 제230조 제1항 제1호에 규정된 행위를 한 자 또는 그 이익이나 직의 제공을 받거나 제공의 의사표시를 승낙한 자”를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상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이 조항이 인용하는 같은 법 제230조 제1항 제1호(2012. 2. 29. 법률 제11374호로 개정되기 전의 법률 규정을 말한다. 이하 같다)는 “투표를 하게 하거나 하지 아니하게 하거나 당선되거나 되게 하거나 되지 못하게 할 목적으로 선거인 또는 다른 정당이나 후보자의 선거사무장·선거연락소장·선거사무원·회계책임자·연설원 또는 참관인에게 금전·물품·차마·향응 그 밖에 재산상의 이익이나 공사의 직을 제공하거나 그 제공의 의사를 표시하거나 그 제공을 약속한 자”를 처벌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와 같은 공직선거법 제232조 제1항 제2호의 문언 내용, 관련 규정과의 체계, ‘대가(대가)’라는 개념의 통상적 의미와 용법, 국민의 자유로운 의사와 민주적인 절차에 의하여 공직선거가 공정히 행하여지도록 하고 선거와 관련한 부정을 방지함으로써 민주정치의 발전에 기여하고자 하는 공직선거법의 입법 목적( 제1조) 등을 종합하면, 위 조항은 후보자를 사퇴(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것을 중지한 경우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한 데 대한 보수 또는 보상을 목적으로, 후보자이었던 사람(후보자가 되고자 하였던 사람을 포함한다. 이하 같다)에게 금전·물품 등의 재산상의 이익이나 공사의 직을 제공(그 제공의 의사를 표시하거나 그 제공을 약속하는 경우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하는 행위와 후보자이었던 사람이 위와 같은 이익이나 직의 제공을 수수(제공의 의사표시를 승낙하는 경우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하는 행위를 처벌 대상으로 규정한 것이라고 해석된다. 이처럼 이 사건 공소사실에 적용될 법률 조항인 공직선거법 제232조 제1항 제2호의 경우, 그 의미와 내용을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합리적 해석기준을 어렵지 않게 도출할 수 있고, 그 처벌 대상을 후보자를 사퇴한 데 대한 대가를 목적으로 ‘후보자이었던 사람에게 재산상의 이익이나 공사의 직을 제공하는 행위’ 및 ‘후보자이었던 사람이 이를 수수하는 행위’에 한정하고 있으므로, 건전한 상식과 통상적인 법감정을 가진 일반인이라면 위 규정의 적용대상자와 구체적으로 금지되는 행위의 내용을 충분히 알고 이에 비추어 자신의 행위를 결정할 수 있으며, 나아가 법을 해석·집행하는 기관이 위 규정을 자의적으로 해석하거나 집행할 우려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 따라서 공직선거법 제232조 제1항 제2호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 등에 위배된다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없다 .
나. 과잉금지원칙의 위배 여부 헌법상 과잉금지원칙이란 국민의 기본권 제한에 있어 국가작용의 한계를 명시한 것으로서 입법 목적의 정당성, 방법의 적정성 또는 상당성, 피해의 최소성, 법익의 균형성 등을 내용으로 하며, 그 어느 하나에도 저촉되면 헌법위반에 해당한다는 헌법상의 원칙을 말한다( 헌법재판소 1997. 3. 27. 선고 95헌가17 전원재판부 결정 등 참조). 공직선거법 제232조 제1항 제2호가 이러한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는지 살펴본다.
(1) 먼저 입법 목적의 정당성에 관하여 본다. 공직선거법 제232조 제1항은 제1호에서 후보자가 된 것을 사퇴(후보자가 되지 아니하게 하는 것을 포함한다. 이하 같다)하게 할 목적으로 후보자 등에게 재산상의 이익 또는 공사의 직을 제공한 사람과 이를 수수한 사람을, 제2호에서 후보자를 사퇴한 데 대한 대가를 목적으로 후보자이었던 사람에게 재산상의 이익 또는 공사의 직을 제공한 사람과 이를 수수한 사람을 처벌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 규정은, 선거 관련자의 자유로운 의사와 민주적인 절차에 의하여 공정하게 행하여져야 할 선거에서 각종 이익의 제공·수수 등으로 피선거권 행사의 왜곡을 초래하는 행위는 피선거권 행사의 자유·공정과 불가매수성을 훼손하는 중대한 선거부정행위이므로, 이를 엄중하게 처벌함으로써 그러한 선거부정을 방지하려는 데 그 취지가 있다. 한편 위와 같이 공직선거법이 후보자가 된 것을 사퇴하기 전에 이루어지는 사전 이익제공·수수 등의 행위( 제232조 제1항 제1호)뿐만 아니라 후보자를 사퇴한 후 그에 대한 대가를 목적으로 이루어지는 사후 이익제공·수수 등의 행위( 같은 항 제2호)도 처벌하는 것은, 선거에 관한 정치·사회·문화·경제적 여건과 현실, 과거의 선거문화와 풍토, 선거의 공정성 확보와 선거부정 방지에 대한 국민의 기대와 신뢰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공직선거법 제232조 제1항 제1호의 사전 이익제공·수수행위 못지않게 같은 항 제2호의 사후 이익제공·수수행위 또한 피선거권 행사의 자유·공정과 불가매수성을 훼손하는 중대한 선거부정행위로서 엄중하게 처벌할 필요성이 있다는 입법자의 결단에 따른 조치라 할 것이고, 따라서 그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 . 이는 공직선거법 제230조 제1항 제4호, 제6호, 제135조 제3항이 선거운동과 관련한 금품 기타 이익의 제공·수수 등을, 같은 법 제230조 제6항, 제47조의2가 정당의 후보자 추천과 관련한 금품 그 밖의 재산상의 이익 또는 공사의 직의 제공·수수 등을 처벌하면서 그 처벌 대상을 선거일 이전 또는 후보자 추천 이전의 행위로 한정하지 아니한 것과 같은 취지라고 할 수 있다.
(2) 입법 목적의 실현을 위한 방법의 적정성 또는 상당성에 관하여 본다. 공직선거법 제232조 제1항 제2호가 피선거권 행사의 자유·공정과 불가매수성을 훼손하는 선거부정행위를 방지하기 위하여 그에 대한 처벌 규정을 둔 조치는 위와 같은 입법 목적을 달성하는 데 적합하고 효과적인 수단이나 방법으로서 그 적정성 또는 상당성이 인정된다. 한편 후보자 사퇴, 나아가 당해 선거 종료 후의 행위를 처벌하는 것이 위 입법 목적의 실현과 어떠한 관련성이 있는지 살펴본다. 선거는 민주정치를 구현하는 핵심적인 제도적 장치로서 1회의 행사로 그치지 않고 주기적으로 계속된다. 선거의 공정성 보장과 선거부정 방지라는 공직선거법의 입법 목적은 위와 같이 계속성을 가지는 제도로서의 선거를 전제로 파악하여 이를 실현하여야 하고, 특정한 개별 선거에 국한하여 추구할 것이 아니다. 따라서 공직선거법 제232조 제1항 제2호의 행위가 후보자 사퇴 또는 선거일 후에 행하여짐에 따라 설령 그 사퇴행위 또는 당해 선거 결과에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선거제도라는 관점에서 보면 위 행위는 엄연히 선거의 공정과 피선거권 행사의 불가매수성을 훼손하는 선거부정에 해당하므로, 이를 처벌하는 것은 위 규정의 입법 목적을 달성하는 데 적합하고 효과적인 수단이 된다 . 그러므로 후보자 사퇴 또는 당해 선거 종료 후의 이익제공행위에 대하여 공직선거법 제232조 제1항 제2호를 적용하여 처벌하는 것이 위 규정의 입법 목적 달성을 위한 적합한 수단이 될 수 없다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없다.
(3) 피해의 최소성에 관하여 본다. 공직선거법 제232조 제1항 제2호는 후보자이었던 사람이 후보자를 사퇴한 후 그에 대하여 이루어지는 모든 이익제공·수수행위를 금지하고 처벌하는 것이 아니라, 후보자를 사퇴한 데 대한 ‘대가를 목적으로’ 후보자이었던 사람에게 이익 등을 제공하는 행위와 후보자이었던 사람이 위와 같은 이익 등을 수수하는 행위에 한하여 이를 처벌한다. 이처럼 위 규정에 의한 이익 등의 제공·수수행위 제한은 전면적 금지가 아니라 입법 목적 달성에 필요한 범위 내에서 부분적 금지에 그치고 있어, 이로써 후보자이었던 사람과 관련된 정치적·경제적 행동의 자유가 무의미해진다거나 형해화될 정도에 이른다고 볼 수는 없다 . 그리고 공직선거법의 다른 규정, 예를 들어 후보자가 된 것을 사퇴하기 전에 이루어진 사전 이익제공·수수 등의 행위를 처벌하는 제232조 제1항 제1호, 다른 후보자를 위한 선거운동을 금지하고 처벌하는 제255조 제1항 제12호, 제88조 등은 공직선거법 제232조 제1항 제2호와는 그 구성요건의 내용과 규제의 측면 등에 현저한 차이가 있어 위 규정을 대체하여 그 입법 목적을 실현할 수 있다고 볼 수도 없다. 위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공직선거법 제232조 제1항 제2호가 기본권 제한과 관련하여 피해의 최소성, 즉 최소침해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할 수 없다.
(4) 법익의 균형성에 관하여 본다. 공직선거법의 입법 목적과 취지 등에 비추어 볼 때, 같은 법 제232조 제1항 제2호에 의하여 보호되는 피선거권 행사의 자유·공정과 불가매수성 등의 가치는 선거의 공정성 확보와 선거부정 방지를 통한 민주정치의 발전이라는 공공의 이익에 있어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그리고 앞서 본 바와 같이 공직선거법 제232조 제1항 제2호에 의한 정치적·경제적 행동의 자유 제한은 입법 목적 달성에 필요한 범위에 한정되어, 위 규정이 행동의 자유에 관한 기본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 따라서 공직선거법 제232조 제1항 제2호가 기본권 제한과 관련하여 법익의 균형성 요건, 즉 법익균형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할 수 없다.
(5) 그러므로 공직선거법 제232조 제1항 제2호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어 정치적·경제적 행동의 자유 등에 관한 기본권을 과도하게 제한한다는 취지의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없다 . 다. 책임과 형벌의 비례원칙 등의 위배 여부 어떤 범죄를 어떻게 처벌할 것인가 하는 문제, 즉 법정형의 종류와 범위의 선택은 그 범죄의 죄질과 보호법익의 성격, 역사적·문화적 배경, 입법 당시의 시대적 상황, 국민의 가치관 또는 법감정, 그리고 그 범죄의 실태와 예방을 위한 형사정책적 측면 등 여러 가지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입법자가 결정할 국가의 입법정책에 관한 사항으로서 광범위한 입법재량 내지 형성의 자유가 인정되어야 할 분야이다( 헌법재판소 2009. 10. 29. 선고 2008헌바146, 158, 163 전원재판부 결정 등 참조). 따라서 어느 범죄에 대한 법정형이 그 범죄의 죄질 및 이에 대한 행위자의 책임에 비하여 지나치게 가혹한 것이어서 현저히 형벌체계상의 균형을 잃고 있다거나 그 범죄에 대한 형벌 본래의 목적과 기능을 달성함에 있어 필요한 정도를 일탈하였다는 등 헌법상 평등의 원칙 및 비례의 원칙 등에 명백히 위배되는 경우가 아닌 한, 쉽사리 헌법에 위반된다고 단정하여서는 아니 된다( 헌법재판소 2006. 4. 27. 선고 2005헌가2 전원재판부 결정, 헌법재판소 2012. 2. 23. 선고 2011헌바154 전원재판부 결정 등 참조). 앞서 본 바와 같이, 공직선거법 제232조 제1항 제2호가 후보자를 사퇴한 데 대한 대가를 목적으로 이루어지는 사후 이익제공·수수 등의 행위에 대하여 같은 항 제1호의 사전 이익제공·수수 등의 행위와 마찬가지로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상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이라는 법정형을 정한 것은, 입법자가 앞서 본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같은 항 제1호의 사전 이익제공·수수 등의 행위 못지않게 같은 항 제2호의 사후 이익제공·수수 등의 행위 또한 중대한 선거부정행위로서 엄중하게 처벌할 필요성이 있다는 결단을 내린 데 따른 조치라고 할 것이다. 그리고 공직선거법 제232조 제1항 제2호의 법정형은 상당한 재량의 범위를 인정하고 있어, 법관은 위 규정이 적용되는 구체적 사건에서 여러 가지 양형의 조건을 참작하여 합리적이고 적정한 양형을 할 수 있으며, 나아가 벌금형의 선고유예를 할 수 있는 여지도 남아 있다 . 위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공직선거법 제232조 제1항 제2호에서 정한 법정형이 형벌 체계상의 균형을 현저히 잃고 있다거나 형벌 본래의 목적과 기능을 달성함에 있어 필요한 정도를 일탈함으로써 헌법상 평등의 원칙 및 비례의 원칙 등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 . 이에 관한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없다.
2. 피고인들의 공소시효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공직선거법 제232조 제1항 제2호 또는 제268조 제1항의 헌법상 평등원칙 등 위배 여부
공소시효제도의 구체적인 형성은 법치국가원리의 내용으로서의 법적 안정성과 실질적 정의를 위한 적정한 형벌권의 행사라는 서로 충돌하는 가치를 어떻게 형량하여 조정할지의 문제이다. 공소시효의 적용범위와 기간을 어떻게 정할 것인지, 공소시효를 모든 범죄에 대하여 일률적으로 적용할 것인지, 그 적용을 배제하는 범죄를 인정할 것인지 등의 문제는 앞서 본 법정형의 종류와 범위 선택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근본적으로 입법자가 역사적·문화적 배경, 형사사법 체계와의 관계, 범죄의 실태, 국민의 가치관 또는 법감정, 특히 사회와 국민의 법적 안정성과 범인에 대한 처벌의 필요성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구체적으로 결정하여야 할 입법정책에 관한 사항으로서 입법형성의 자유에 속하는 분야이다. 이처럼 공소시효제도를 어떻게 정할 것인가의 판단은 원칙적으로 입법자의 폭넓은 재량에 속하므로, 그 입법재량권이 헌법규정을 위반하여 자의적으로 행사된 경우가 아닌 한 헌법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다( 헌법재판소 2003. 2. 27. 선고 2001헌바22 전원재판부 결정, 헌법재판소 2012. 2. 23. 선고 2011헌바154 전원재판부 결정 등 참조).
공직선거법 제268조 제1항(2012. 2. 29. 법률 제11374호로 개정되기 전의 법률 규정을 말하며,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제49조 제1항에 의하여 이 사건에 적용된다. 이하 같다)은 선거범죄의 공소시효와 관련하여 “이 법에 규정한 죄의 공소시효는 당해 선거일 후 6월(선거일 후에 행하여진 범죄는 그 행위가 있는 날부터 6월)을 경과함으로써 완성한다. 다만 범인이 도피한 때나 범인이 공범 또는 범죄의 증명에 필요한 참고인을 도피시킨 때에는 그 기간은 3년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공직선거법은 선거와 관련된 범죄사건을 조속히 처리하여 선거에 따른 법적 불안정 상태를 신속히 해소하려는 취지에서 위와 같이 선거범죄의 원칙적인 공소시효기간을 일반 범죄의 경우보다 훨씬 짧은 6월의 단기간으로 정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공직선거법 제268조 제1항 본문은 공소시효에 관하여, 선거일 전의 범죄에 대해서는 법적 안정성을 우선적으로 고려하여 개별적인 범죄 일시와 관계없이 일률적으로 ‘당해 선거일 후 6월’로 규정하면서도 선거일 후의 범죄에 대해서는 ‘그 행위가 있는 날부터 6월’로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입법자가 선거의 공정성을 보장하고 선거부정을 방지하기 위하여 선거일 후의 선거범죄에 대하여도 선거일 전의 선거범죄와 마찬가지로 실효성 있는 단속과 처벌을 유지하고자 내린 결단이라고 할 것이므로 ( 농업협동조합법 제172조 제4항의 공소시효 등에 관한 헌법재판소 2012. 2. 23. 선고 2011헌바154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 위 규정을 둔 것을 가지고 합리적 근거 없는 자의적인 입법재량권의 행사라고 볼 수 없다.
그리고 공직선거법 제268조 제1항 본문의 괄호 부분이 적용되는 ‘선거일 후에 행하여진 범죄’에는 후보자를 사퇴한 데 대한 대가를 목적으로 하는 이익제공·수수 등의 행위( 제232조 제1항 제2호)뿐만 아니라, 앞서 본 바와 같이 선거운동과 관련한 이익제공·수수 등의 행위( 제230조 제1항 제4호, 제6호, 제135조 제3항), 정당의 후보자 추천과 관련한 이익제공·수수 등의 행위( 제230조 제6항, 제47조의2) 등도 얼마든지 해당할 수 있으므로, 선거범죄 중 유독 공직선거법 제232조 제1항 제2호의 범죄를 저지른 사람에 대해서만 공소시효에 관한 불합리한 차별이 있다고 할 수 없다.
한편 공직선거법 제232조 제1항 제2호의 범죄가 성립하려면 후보자를 사퇴한 데 대한 ‘대가를 목적으로’ 재산상의 이익 등을 제공하고 이러한 이익 등을 수수하여야 하므로, 공직선거법 제268조 제1항 본문의 괄호 부분에 의하여 같은 법 제232조 제1항 제2호의 처벌 범위가 무한정 확대되는 결과를 낳는다고 볼 수 없다.
공직선거법 제232조 제1항 제2호 또는 제268조 제1항이 헌법상 평등원칙 등에 위배된다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없다.
나. 공직선거법 제268조 제1항 본문 괄호 부분의 해석에 관한 법리오해 여부 위와 같은 공직선거법 제268조 제1항 본문의 문언과 입법 취지 등에 비추어 볼 때, 그 괄호 부분의 ‘선거일 후에 행하여진 범죄’는 선거일 후에 행하여진 일체의 선거범죄를 말한다 고 할 것이므로, 같은 취지의 원심판단은 정당하다. 이와 달리 공직선거법 제268조 제1항 본문 괄호 부분의 ‘선거일 후에 행하여진 범죄’를 ‘선거일 후 6월 이내에 행하여진 범죄’로 제한해석하여야 한다거나 같은 법 제232조 제1항 제2호의 범죄는 위 괄호 부분의 범죄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는 취지의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없다.
다. 일부 공소사실의 공소시효 완성에 관한 법리오해 여부 단일하고 계속된 범의하에 피해법익이 같은 동종의 범행을 일정 기간 반복하여 행함에 따라 각 범행이 포괄일죄가 되는 경우 그 공소시효는 최종의 범죄행위가 종료한 때부터 진행하고( 대법원 2002. 10. 11. 선고 2002도2939 판결, 대법원 2009. 10. 29. 선고 2009도8069 판결 등 참조), 이는 공직선거법 제268조 제1항 본문 괄호 부분의 공소시효에 관하여도 마찬가지라고 할 것이다. 원심은, 2011. 2. 19.부터 2011. 4. 8.까지 모두 6차례에 걸쳐 행하여진 이 사건 금품 제공·수수행위가 위와 같은 포괄일죄에 해당하고, 이 사건 공소제기는 그 최종 범죄행위가 종료한 2011. 4. 8.부터 공직선거법 제268조 제1항 본문 괄호 부분의 6월의 기간이 경과하기 전에 이루어졌으므로, 위 공소사실 전체에 대하여 공소시효가 완성되지 아니하였다고 보아 본안판단에 나아갔다. 원심판결 이유를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공소시효 완성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3. 피고인들의 공직선거법 제232조 제1항 제2호의 해석론 등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공직선거법 제232조 제1항 제2호의 구성요건 공직선거법 제232조 제1항 제2호의 위반죄가 성립하려면 후보자 사퇴 후 후보자이었던 사람에게 재산상의 이익이나 공사의 직을 제공하는 행위 또는 후보자이었던 사람이 위와 같은 재산상의 이익이나 공사의 직을 수수하는 행위, 그리고 각 이에 대한 고의가 인정되어야 한다. 나아가 공직선거법 제232조 제1항 제2호가 후보자를 사퇴한 데 대한 ‘대가를 목적으로’라고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점, 입법 연혁적으로 공직선거법 제232조 제1항 제2호에 상응하는 구 민의원선거법(1960. 6. 23. 법률 제551호로 폐지되기 전의 것) 제154항 제1항 제2호, 구 국회의원선거법(1963. 1. 16. 법률 제1256호로 폐지되기 전의 것) 제142조 제1항 제2호 등의 해당 부분이 ‘후보자가 되려는 것을 중지하였거나 후보자를 사퇴한 것의 보수로 할 것을 목적으로’라고 규정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공직선거법 제232조 제1항 제2호의 죄는 그 범죄성립을 위한 초과주관적 위법요소로서 고의 외에 별도로 ‘후보자를 사퇴한 데 대한 대가를 지급할 목적’ 또는 ‘후보자를 사퇴한 데 대한 대가를 받을 목적’을 요구하는 이른바 목적범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 나. 이익제공에 관한 합의의 존부, 이익제공의 시기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여부 위와 같이 공직선거법 제232조 제1항 제2호의 죄는 후보자를 사퇴한 데 대한 대가를 목적으로 후보자이었던 사람에게 재산상의 이익 등을 제공하거나 후보자이었던 사람이 위와 같은 재산상의 이익 등을 수수함으로써 성립하고, 그 밖에 후보자 사퇴가 있기 전에 제공자와 수수자 사이에 재산상의 이익제공에 관한 사전합의가 이루어지거나 위와 같은 이익제공 등의 행위가 당해 선거의 투표 종료 이전에 행해져야만 위 범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 같은 취지의 원심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한편 원심은, 그 채택 증거를 종합하여 이 사건 2억 원의 제공 및 수수는 2010. 12.경 피고인 1과 피고인 2 사이에 이루어진 합의에 따른 것이라고 인정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다. ‘후보자를 사퇴한 데 대한 대가를 목적으로’의 해석에 관한 법리오해 여부 등
(1) 위와 같이 공직선거법 제232조 제1항 제2호의 죄는 목적범에 해당하고, 목적범에서의 목적은 범죄 성립을 위한 초과주관적 위법요소로서 고의 외에 별도로 요구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재산상의 이익 등의 제공자가 후보자를 사퇴한 사람에게 이를 제공한다는 점을 인식하거나, 후보자이었던 사람이 위와 같은 재산상의 이익 등을 제공받는다는 점을 인식하고 그 행위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후보자를 사퇴한 데 대한 대가를 지급할 목적 또는 그 대가를 받을 목적이 있었다고 인정되지 아니하면 위 범죄의 구성요건은 충족될 수 없다. 그리고 형사재판에서 공소가 제기된 범죄의 구성요건을 이루는 사실에 대한 증명책임은 검사에게 있으므로 행위자에게 후보자를 사퇴한 데 대한 대가를 지급하거나 받을 목적이 있었다는 점은 검사가 증명하여야 하고, 재산상의 이익 등의 제공자가 후보자를 사퇴한 사람에게 이를 제공한다는 점을 인식하거나, 후보자이었던 사람이 위와 같은 재산상의 이익 등을 제공받는다는 점을 인식하고 그 행위를 하였다는 사실만으로 행위자에게 후보자를 사퇴한 데 대한 대가를 지급할 목적 또는 그 대가를 받을 목적이 있었다고 추정하여서는 아니 된다. 이때 행위자에게 위와 같은 목적이 있었는지 여부는 재산상의 이익 등의 제공자와 사퇴한 후보자와의 관계, 후보자 사퇴가 재산상의 이익 등의 제공자에게 미친 영향, 행위자가 재산상의 이익 등을 제공하거나 수수한 동기, 경위 및 과정, 그 수단과 방법, 그 재산상의 이익 등의 내용과 가치 등 당해 제공·수수행위에 관한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사회통념에 비추어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2) 원심이 그 채택 증거에 의하여 인정한 관련 사실은 다음과 같다. (가) 피고인 2와 피고인 1은 2010. 6. 2.로 예정된 서울특별시 교육감 선거에 후보자로 등록하고 선거운동을 하던 중, 2010. 5. 19. 18:30경 기자회견을 통하여 피고인 1이 후보자를 사퇴하고 피고인 2를 지지한다는 내용의 후보단일화 합의를 발표하였다. 위 기자회견 전인 2010. 5. 17.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 공소외 1 후보가 지지율 7.0%로 1위, 피고인 2가 지지율 6.7%로 2위로 나타났는데, 기자회견 후인 같은 달 27일 발표된 여론조사에서는 피고인 2가 지지율 11.8%로 1위, 공소외 1 후보가 지지율 8.6%로 2위, 공소외 2 후보가 지지율 6.8%로 3위, 공소외 3 후보가 지지율 6.6%로 4위를 차지하였다. 피고인 2는 위 교육감 선거에서 34.3%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33.2%의 득표율을 보인 공소외 1 후보를 득표율 1.1% 포인트 차이로 이기고 당선되었다. 한편 피고인 2와 피고인 1은 교육감 선거 후보단일화와 관련하여 2010. 3.경 처음 만난 사이로서 그전에는 특별한 친분관계에 있지 아니하였다. (나) 후보단일화 기자회견이 있던 날인 2010. 5. 19. 오후(14:00경) 피고인 1 측에서는 피고인 1로부터 후보단일화 협상의 전권을 위임받은 공소외 4와, 피고인 2 측에서는 피고인 2의 선거사무소 회계책임자 공소외 5 및 공동 선거대책본부장 공소외 6이 만나 “ 피고인 2 측이 피고인 1에게 5억 원을 지급하는 조건으로 후보단일화를 하되, 우선 공소외 4가 1억 5,000만 원을 대출받아 피고인 1에게 주고 나중에 피고인 2 측으로부터 받는 돈으로 이를 충당하며, 피고인 2 측의 합의 이행은 공소외 5가 책임지고, 공소외 6이 이를 보증한다.”는 내용의 금전지급에 관한 합의를 하였다. 공소외 4는 합의 직후 공소외 5에게 “ 피고인 2가 당선되는 경우 지급액을 7억 원으로 올려 달라.”고 요청하였으나, 공소외 5는 여기에 대답하지 아니하였다. 같은 날 오후 공소외 4는 피고인 1에게 “ 피고인 2 측에서 피고인 2가 당선되는 경우 7억 원, 낙선하는 경우 5억 원을 2010. 8. 말까지 피고인 1에게 지급하는 조건으로 단일화 협상이 되었다. 급한 돈 1억 5,000만 원은 우선 자신이 대출받아 피고인 1에게 주고, 이후 피고인 2 측으로부터 돈을 받아 갚기로 하였다.”고 위 합의에 관하여 보고하였다. 반면에 공소외 5는 피고인 2에게 합의 내용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고 “ 피고인 1이 조건 없이 후보자를 사퇴하기로 하였다.”는 취지로만 보고하였고, 공소외 6도 피고인 2에게 금전지급에 관한 합의 내용을 보고하지 아니하였다. (다) 피고인 2가 교육감에 당선되어 취임한 후, 피고인 1은 공소외 4의 대출계획에 차질이 생기자 공소외 4에게 피고인 2 측이 2010. 5. 19.의 금전지급 합의를 이행하지 아니한다는 불만을 표시하였고, 공소외 4는 공소외 6 등에게 합의를 이행하라고 요청하였다. 피고인 1은 2010. 8. 19.경 피고인 2의 교육감 집무실에 직접 찾아가 피고인 2에게 “후보단일화 당시 한 약속을 지키라.”고 요구하기도 하였다. (라) 피고인 2는 2010. 10. 8. 서울특별시 교육청에 대한 국정감사장에서 한 국회의원으로부터 “ 피고인 1이 굉장히 격앙되어 있다. 무슨 약속을 했으면 지켜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을 들었고, 교육감직 인수위원회에서 피고인 2의 비서실장을 지낸 공소외 7에게 조사를 부탁하였다. 공소외 7은 2010. 10. 중순경 피고인 1을 찾아가 그의 말을 들은 후 피고인 2에게 “ 피고인 1을 찾아가 직접 확인하였는데 공소외 5가 후보단일화 당시 피고인 1 측에 금전을 지급하는 약속을 해 주었다고 한다.”고 보고하였다. (마) 피고인 2는 2010. 10. 말경부터 같은 해 11월 초순경 대학 동기로서 절친한 사이인 피고인 3에게 “후보단일화 당시 공소외 5가 피고인 1에게 금전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해 준 일로 오해를 받고 있고, 피고인 1이 격앙되어 있다. 공소외 7과 함께 피고인 1을 만나 오해와 원망을 풀어 달라.”고 부탁하였다. 그리고 피고인 2와 피고인 3은 2010. 10. 20.경 및 같은 달 23일경 공소외 5를 만나 그로부터 “나와 공소외 4가 피고인 1에게 5억 원을 지급하기로 합의하였고, 공소외 6이 이를 보증하였다.”는 말을 들었다. (바) 피고인 2와 피고인 1은 2010. 11. 초순경 공소외 6의 주선으로 만났는데, 이때 피고인 1은 후보단일화 당시의 약속을 지키라고 하였고, 피고인 2는 자신의 책임이 아니라며 거절하였다. (사) 피고인 3과 공소외 7은 2010. 11. 17. 및 같은 달 19일 피고인 1을 만났는데, 이 자리에서 피고인 1은 2010. 5. 19.의 금전지급 합의에 관하여 보고받은 내용을 설명하고, 교육감 선거와 관련하여 지출한 비용의 증빙자료 등을 보여주며 “교수신분으로 말이 아니다. 카드 돌려막기를 하고 있다. 피고인 2가 합의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면 나도 그냥 있지 않겠다.”고 말하였고, 피고인 3과 공소외 7은 금전지급 합의를 피고인 2가 승인한 것은 아니나 앞으로 피고인 1을 도울 방법이 있는지 찾아보겠다고 말하였다. 피고인 3은 2010. 11. 23.에도 공소외 5와 함께 피고인 1을 만났다. 그 후 피고인 2와 피고인 1은 2010. 11. 28. 피고인 3과 공소외 5 등의 주선으로 만나 술자리를 가졌다. (아) 피고인 3은 2010. 11. 20.경부터 같은 해 12월 초순경까지 피고인 2에게 피고인 1에 대한 금전제공을 제안하였고, 피고인 2는 같은 해 12월 초순경 이에 동의하였다. 그런데 당시 공소외 7은 수차례에 걸쳐 피고인 2에게 ‘ 피고인 1에게 절대로 금전을 제공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의견을 밝혔다. 피고인 2는 그 무렵 처 공소외 8에게 피고인 1과 관련한 상황을 설명하면서 현금을 마련하여 달라고 부탁하였고, 공소외 8은 자신이 마련할 수 있는 금액이 1억 원 정도라고 알려주었다. 한편 피고인 1은 2010. 12.경 피고인 3 또는 공소외 7을 만나는 자리에서 수차례 “경제적인 도움을 빨리 달라.”고 하였다. (자) 피고인 1과 피고인 3은 2010. 12. 6.경부터 같은 달 22일까지 피고인 1이 받을 금액을 논의하였다. 처음에 피고인 3은 피고인 2의 말대로 “1억 원도 쉽지 않다.”고 하고, 이에 대하여 피고인 1은 “너무 적다.”고 하였다. 그 후 피고인 1은 최소 3억 원을 요구하고 피고인 3은 피고인 2와 상의한 결과 2억 원 이상은 줄 수 없다는 태도를 고수하였으며, 이에 피고인 1은 피고인 3이 주는 돈을 우선 받기로 하였다. 한편 공소외 5는 피고인 3과 피고인 1의 금액 논의 과정 이후에는 더 개입하지 아니하였다. (차) 피고인 1은 2011. 2. 초순경 동생 공소외 9에게 “이번 선거로 선거비용 보전을 받지 못해 손실이 많이 생겼는데, 상대 후보자 측에서 2억 원 정도를 보전하여 준다고 하니, 피고인 3 교수로부터 연락이 오면 만나서 돈을 받아 달라.”고 말해두었다. 피고인 2는 2011. 2. 중순경 지인으로부터 현금 5,000만 원을 차용한 후 처 공소외 8, 처형 공소외 10을 거쳐 피고인 3에게 이를 전하였고, 피고인 3은 같은 날 공소외 9를 자신의 연구실로 불러 5,000만 원을 전해주었다. 이때 피고인 3과 공소외 9는 채권자를 피고인 3, 채무자를 공소외 9, 변제기를 2011. 8. 30., 이자를 월 0.5%로 기재한 차용증과 채권자와 채무자를 반대로 기재한 차용증을 작성하여 1장씩 나누어 가졌다. 공소외 9는 위 금액을 피고인 1에게 전하였다. (카) 그 후 피고인 2는 2011. 3. 7.경 4,000만 원, 같은 달 10일경 100만 원, 같은 달 24일경 900만 원, 같은 해 4월 6일경 5,000만 원, 같은 달 8일경 5,000만 원 등 합계 1억 5,000만 원을 위와 같은 방법으로 공소외 10, 피고인 3을 거쳐 공소외 9에게 전달하였다. 피고인 2는 위 1억 5,000만 원도 상당 부분을 지인과 인척 등으로부터 차용하여 마련하였다.
(3) 위와 같이 원심이 인정한 사실관계에 비추어 먼저 피고인 1, 2에게 공직선거법 제232조 제1항 제2호의 목적이 인정되는지 살펴본다. (가) 피고인 1의 ‘후보자를 사퇴한 데 대한 대가를 받을 목적’에 관하여 본다. 위 사실관계에 의하면, 피고인 1이 이 사건 이전에는 피고인 2로부터 2억 원에 이르는 거액의 부조를 받을만한 친분관계에 있지 아니하였던 점, 피고인 1이 피고인 2를 지지하며 후보자를 사퇴한 것이 피고인 2의 서울특별시 교육감 당선에 유리하게 작용한 점, 피고인 1은 피고인 2 측으로부터 후보단일화의 조건으로 5억 원 이상을 받기로 합의된 것으로 알고 있었고, 피고인 2가 교육감에 당선된 후 직접 또는 공소외 4 등을 통하여 피고인 2 측에 그 이행을 수차례 요구한 점, 나아가 피고인 1은 피고인 3과 공소외 7 등으로부터 피고인 2는 2010. 5. 19.의 금전지급 합의에 관하여 보고받거나 이를 승인한 적이 없다는 말을 듣고도 금전제공의 요구를 계속한 점, 피고인 3으로부터 피고인 2가 1억 원을 지급하기도 쉽지 않다는 말을 듣고도 최소 3억 원을 요구하다가 결국 2억 원을 받는 데 동의한 점, 동생 공소외 9에게 선거비용 보전을 받지 못하여 생긴 손실 일부를 보전받는 차원에서 상대 후보자 측으로부터 2억 원을 받기로 하였다는 취지로 말하며 자금수수를 지시한 점 등의 사정을 알 수 있다. 위와 같은 피고인 2와 피고인 1의 관계, 피고인 1의 후보자 사퇴가 피고인 2의 당선 등에 미친 영향, 피고인 1이 피고인 2로부터 2억 원을 수수한 동기, 경위 및 과정, 그 수단과 방법, 재산상의 이익 등의 내용과 가치 등에 관한 여러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 1은 자신이 후보자를 사퇴한 데 대한 대가, 즉 그 보수 또는 보상을 받을 목적을 가지고 피고인 2에게 금품의 제공을 요구하여 2억 원을 수수하였다고 판단된다. (나) 피고인 2의 ‘후보자를 사퇴한 데 대한 대가를 지급할 목적’에 관하여 본다. 위 사실관계에 의하면, 피고인 2가 이 사건 이전에 피고인 1에게 경제적 부조를 할만한 특별한 친분관계에 있지 아니하였던 점, 피고인 1이 피고인 2를 지지하며 후보자를 사퇴한 것이 피고인 2의 서울특별시 교육감 당선에 유리하게 작용한 점, 피고인 2도 2010. 10.경에는 2010. 5. 19.의 금전지급 합의에 관한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 자신의 교육감 당선 효력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이와 같은 사정에 대하여 조사의뢰 등 공식적인 절차를 밟지 않고 피고인 3과 공소외 7 등을 통하여 피고인 1의 요구사항을 확인하는 한편 관계개선을 시도한 점, 피고인 2는 공소외 7이 적극적으로 반대하는 가운데서도 피고인 1에게 2억 원에 이르는 거액을 제공하기로 결정하였고, 그 과정에서 처음에 1억 원 정도를 제공할 생각이었으면서도 3억 원 이상을 지급하여 달라는 피고인 1의 요구를 일부 수용한 점, 피고인 2는 2억 원을 마련하기 위하여 지인, 인척 등으로부터 상당한 액수를 차용한 점 등의 사정을 알 수 있다. 위와 같은 피고인 2와 피고인 1의 관계, 피고인 1의 후보자 사퇴가 피고인 2의 당선 등에 미친 영향, 피고인 2가 2억 원을 제공한 동기, 경위 및 과정, 그 수단과 방법, 재산상의 이익 등의 내용과 가치 등에 관한 여러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 2는 피고인 1이 후보자를 사퇴한 데 대한 대가, 즉 그 보수 또는 보상을 지급할 목적을 가지고 피고인 1에게 2억 원을 제공하였다고 판단된다. 설령 피고인 2에게 피고인 1을 위하여 경제적 부조를 한다거나 자신의 원활한 교육감직 수행을 위하여 그 장애요소를 없앤다는 동기가 일부 있었다고 하더라도, 앞서 본 여러 사정에 비추어 보면 그러한 동기는 후보자를 사퇴한 데 대한 대가를 지급한다는 주된 목적에 부수된 것에 불과하여 위와 같은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 (다)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피고인 2가 피고인 1에게 제공한 2억 원은 후보자를 사퇴한 데 대한 대가에 해당하고, 피고인 2는 이러한 사정을 인식하면서 이를 피고인 1에게 제공하였고, 피고인 1은 이러한 사정을 인식하면서 이를 수수하였다고 인정하였다. 원심은 비록 피고인 1, 2에 대하여 목적범에서의 초과주관적 위법요소인 목적이 인정된다는 점을 명시적으로 판단하지는 아니하였으나,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볼 때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피고인 1, 2에게 공직선거법 제232조 제1항 제2호의 목적이 있었다고 인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즉, 원심판결 중 공직선거법 제232조 제1항 제2호의 죄가 목적범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설시한 부분은 적절하다고 할 수 없으나, 원심의 판단은 결국 피고인 2는 후보자를 사퇴한 데 대한 대가를 지급할 목적으로 피고인 1에게 2억 원을 제공하였고, 피고인 1은 후보자를 사퇴한 데 대한 대가를 받을 목적으로 피고인 2로부터 2억 원을 수수하였다고 인정한 취지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원심판결에 피고인 1, 2의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공직선거법 제232조 제1항 제2호의 ‘후보자를 사퇴한 데 대한 대가를 목적으로’의 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4) 다음으로 피고인 3에게 공직선거법 제232조 제1항 제2호의 목적이 인정되는지 살펴본다. (가) 원심은, 피고인 3이 ① 2010. 10. 20.경 및 같은 달 23일경 공소외 5가 피고인 2에게 같은 해 5월 19일 이루어진 금전지급 합의에 관하여 이야기하는 것을 들었던 점, ② 2010. 10. 말경에서 같은 해 11월 초순경 사이 피고인 2로부터 후보단일화 당시 공소외 5가 피고인 1에게 금전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해 준 일로 오해를 받고 있고 피고인 1이 격앙되어 있으니, 공소외 7과 함께 피고인 1을 만나 오해와 원망을 풀어 달라는 부탁을 받은 점, ③ 2010. 11. 17. 및 같은 달 19일 피고인 1로부터 금전지급 합의에 관한 설명과 함께 채무초과상태에 빠져 있다는 말을 듣고 앞으로 피고인 1을 도울 방법이 있는지 찾아보겠다고 한 점, ④ 2010. 12.경 피고인 1의 경제적 곤궁함을 알게 되자 피고인 2를 설득하면서 피고인 1이 요구하는 금액이 비록 큰돈이지만 ‘선거 빚’이라는 맥락을 감안하여 주자고 하였던 점, ⑤ 2011. 1. 말 또는 같은 해 2월 초순경 피고인 1에게 돈을 주겠다고 하면서 ‘조심해야 한다’고 당부하기도 한 점 등의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 3은 피고인 2가 피고인 1의 후보 사퇴행위에 대한 대가로서 위 돈을 지급한다는 사정을 충분히 인식하면서 피고인 1 측에 이를 전달한 것으로 인정된다고 판단하였다. (나) 그러나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수긍하기 어렵다. 앞서 본 원심이 인정한 사실관계 및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더라도, 피고인 3은 2010. 5. 19.의 금전지급 합의는 물론 서울특별시 교육감 선거 또는 피고인 2를 위한 선거운동에 관여한 바 없고, 다만 위 선거 종료 후 4개월 이상이 지나 피고인 2의 부탁을 받고 비로소 별다른 친분도 없던 피고인 1을 만나게 되었던 점, 이때 피고인 3이 피고인 2로부터 부탁받은 내용 자체가 피고인 1의 요구사항을 확인하여 오해와 원망을 풀어 달라는 것이었던 점, 피고인 3은 피고인 2로부터 공소외 5의 금전지급 약속과 관련하여 피고인 1로부터 오해를 받고 있다는 내용의 말을 들었을 뿐 그 이상의 자세한 정보나 금전지급 약속의 구체적 의미 등을 전해 듣지는 못하였던 점, 또한 피고인 3은 2010. 10. 20.경 및 같은 달 23일경 피고인 2와 함께 한 자리에서 공소외 5로부터도 2010. 5. 19.의 금전지급 합의와 관련하여 “내가 알아서 하겠다. 얼마든지 뭉갤 수도 있다.”는 등 피고인 2는 금전지급 합의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취지의 말을 들었던 점, 피고인 3은 피고인 2가 부탁한 대로 2010. 11. 17. 및 같은 달 19일 피고인 1을 만나 그 요구사항을 확인한 결과 피고인 1이 채무초과상태에 빠져 카드 돌려막기를 하는 등 경제적으로 매우 어려워 금전적 도움을 원하고 있다는 사정을 듣게 된 점, 이때도 피고인 3은 피고인 1에게 2010. 5. 19.의 금전지급 합의에 관하여 피고인 2는 이를 승인한 적이 없다고 밝힌 점, 그 후 피고인 3은 피고인 2에게 피고인 1의 요구사항을 그대로 전하면서 피고인 1에 대한 금전제공을 제안하였고, 피고인 2도 특별히 반대하지 아니하였던 점, 한편 피고인 3은 2010. 12. 초순경 피고인 1을 만난 자리에서 동행한 공소외 11이 피고인 1에게 “금전지급 약속을 주장하지 마라. 채권의식을 버려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던 점, 피고인 3은 피고인 2가 2억 원을 마련하는 과정에 전혀 관여하지 아니하였고 다만 그 후의 자금 전달 과정에서 피고인 2 측으로부터 현금을 받아두었다가 피고인 1의 동생 공소외 9가 찾아오면 그대로 전해 주기만 하였던 점 등의 사정을 알 수 있다. 위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3은 2010. 5. 19.의 금전지급 합의에 대하여 피고인 2에게 아무런 책임이 없다고 인식하였고, 이에 따라 피고인 2가 부탁한 대로 피고인 1의 오해와 원망을 풀어주고 이를 통하여 피고인 2의 원활한 교육감직 수행에 도움을 주고자 피고인 1의 요구사항을 정확하게 알린다는 취지에서, 피고인 2에게 금전제공을 제안하였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할 것이다. 한편 원심이 설시한 사정과 관련하여, 설령 피고인 3이 ‘선거 빚’이라는 말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피고인 2에게 피고인 1의 경제적 곤궁의 원인을 설명한 표현으로 해석될 수도 있고, 피고인 3이 피고인 1에게 하였다는 ‘조심해야 한다’는 말 역시 반드시 금전거래의 위법성을 전제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위와 같은 피고인 3과 다른 피고인들의 관계, 피고인 3의 사건 관여 동기, 경위 및 역할의 정도와 내용, 특히 피고인 3은 피고인 1의 후보자 사퇴과정이나 피고인 2의 선거운동에 관여한 바 없는 점 등의 여러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심이 설시한 사정만으로는 피고인 3에게 피고인 2가 후보자를 사퇴한 데 대한 대가를 지급할 목적으로 피고인 1에게 2억 원을 제공한다는 점에 관한 인식이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 (다) 그럼에도 원심은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피고인 3이 2억 원의 제공이 후보자 사퇴에 대한 대가임을 인식하였다고 판단하고, 이를 기초로 피고인 3이 피고인 2와 공모하여 후보자를 사퇴한 데 대한 대가를 목적으로 2억 원을 제공하였다는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공직선거법 제232조 제1항 제2호의 목적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피고인 3의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4. 피고인 1의 그 밖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비록 피고인 1이 많은 채무를 부담하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평균인의 관점에서 볼 때 그에 대한 적법행위의 기대가능성을 부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기대가능성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그리고 원심판결 이유 및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공직선거법 제232조 제1항 제2호에 해당하는 범죄를 전제로 한 것임이 분명하고, 공소시효 완성의 효과를 회피하기 위하여 의도적으로 다른 처벌규정을 적용하여 공소를 제기함으로써 공소권을 남용하였다고 보이지 아니하므로, 이를 다투는 상고이유의 주장 또한 이유 없다.
5.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2억 원의 제공·수수 부분에 관한 채증법칙 위배 여부
검사의 이 부분 상고이유는 결국 원심이 양형의 전제사실을 인정함에 있어 채증법칙을 위반한 위법이 있다는 취지로서 적법한 상고이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나. 공사의 직 제공·수수 부분에 관한 채증법칙 위배 여부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여러 사정을 들어 피고인 2가 피고인 1을 서울교육발전자문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선출하는 데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아니하였고, 자문위원들이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피고인 1을 그 부위원장으로 선출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며, 달리 피고인 2와 피고인 1이 부위원장직을 제공·수수하였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유지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위법이 없다.
6.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인 3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피고인 1, 2의 상고와 검사의 피고인 1, 2에 대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용덕(재판장) 신영철 이상훈(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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