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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성공회 시국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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現 국정원사태에 대한 대한성공회 사제단 성명서

"교회의 선교란 사회의 불의한 구조를 변화시키도록 노력하고, 모든 종류의 폭력에 도전하며, 평화와 화해를 이루는 일이다."

(성공회 선교의 다섯 가지 표지 4번째)

"사랑과 진실이 눈을 맞추고 정의와 평화가 입을 맞추리라." (시편 85:10)

우리는 하느님의 정의를 이 땅에 이루고자 실천하는 성공회 사제들로서, 동시에 대한민국 국민의 일원으로서 지난해 대통령 선거에 대한 개입 및 정상회담 대화록 공개 등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에 의해 저질러지고 있는 불법적 정치행위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며 국정원을 향한 개혁의 요구가 정당하다는데 동의합니다. 그러나 개혁의 대상이 되어야할 국정원이 오히려 공안수사를 주도하는 모습과 이를 방조, 비호하는 정부여당의 태도는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매우 위중한 사태로 보고 있습니다. 우리는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과거 많은 분들의 노력과 희생으로 이루어졌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절차적 민주주의의 핵심인 선거 과정에서 국가정보기관이 공공연히 개입한 사실은 피땀 흘려 이루어 온 민주주의의 역사와 헌정질서에 대해 정면으로 도전하는 심각한 사태가 아닐 수 없습니다.

하느님의 정의와 민주주의를 수호할 책임이 있는 우리 사제단은 국정원의 선거 개입, 국가기록물 공개 등 불법적 정치행위가 국정조사를 비롯한 법적인 제도와 합리적인 사회적 합의를 통하여 해결되기를 간절히 소망하였습니다. 하지만 국정조사 과정에서 보여준 정부와 여당의 태도는 많은 국민들에게 실망감과 함께 정치에 대한 심각한 비관과 불신을 안겨 주었습니다.

또한 우리는 이런 일련의 사태를 통해 드러난 바와 같이 국정원이 우리 사회와 국민을 바라보는 편향된 이념적 시각을 지니고 있다는 점을 매우 우려하는 바입니다. 4대강 사업을 비롯한 정부의 여러 정책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을 제시하는 것은 성숙한 민주사회 구성원의 의무이고 헌법이 보장하는 언론의 자유에 해당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정당하고 합리적인 의견을 반정부 세력으로 매도하는 태도는 편협한 이념적 잣대로 민주주의의 원리를 부정하고 파괴하는 매우 위험천만한 태도입니다. 아울러 그러한 이유로 자행된 국정원의 범죄를 규탄하고 개혁하라는 국민적 요구가 거세지고 있는 시점에 개혁의 대상인 국정원이 또 다른 공안사건을 터뜨리는 것은 개혁요구를 무시하겠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집니다.

우리는 더 이상의 정치적 개입과 은폐가 거듭되지 않도록 국정의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의 사과와 국정원의 개혁을 요구하는 바입니다. 국민들은 이미 많이 늦었지만, 대통령의 사과와 국정원의 개혁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국정원은 권력의 안위가 아니라 진정 국가와 국민의 안위를 지키는 기구가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언론에 대해서도 요구합니다. 진실을 회피하지 말고, 공정한 보도를 해 주십시오. 국민들은 진실한 보도에 목말라 있습니다. 언론은 정직하고 비판적인 본연의 자세를 회복하고 우리 사회를 바로 세워가기 위한 예언자와 등불의 역할을 해야 합니다.

우리는 사랑과 진실이 눈을 맞추고 정의와 평화가 입을 맞추는 사회를 소망합니다. 불의한 사회 구조를 변화시키도록 노력하고, 모든 종류의 폭력에 도전하며, 평화와 화해를 이루는 일이 교회의 본연의 사명임을 확인하면서, 일련의 국정원 사태에 대해 아래와 같이 요구하는 바입니다.

-. 박근혜 대통령은 국정 최고책임자로서 국정원의 연이은 불법/탈법적 행위에 대해 국민들에게 사과하고, 관련자 처벌 및 재발방지 약속을 해야 합니다.

-. 현 정부와 여당인 새누리당은 위의 상황을 직시하고 국정원 개혁에 협조해야 할 것입니다.

-. 방송, 신문 등 언론은 국정원 불법선거개입 사건을 축소, 은폐 말고 진실하게 보도하기를 바랍니다.

-. 이석기의원 사건을 이 시점에 국정원이 주도한다는 사실이 우려스럽습니다. 이석기의원 사건과 국정원 선거개입사건은 별개입니다. 이석기의원 사건은 법 집행기관에서 담당하도록 하고 국정원 개혁의 노력은 계속되어야 합니다.

2013년 9월 5일

성공회 정의평화사제단 성공회 목회연구모임 나눔의집 협의회

《 주교 》김근상(대한성공회 관구장, 서울교구장) 박동신(부산교구장)

《 사제 》 강관석 강광하 강민용 강용구 강하니 계성남 고석영 고영돈 구균하 구본균 국충국 권춘택 김경문 김경일 김경준 김경현 김광준 김기리 김기석 김남석 김대묵 김대술 김대원 김동규 김동한 김문영 김병내 김병준 김상훈 김선희 김영균 김영일 김영회 김은규 김장환 김점래 김종훈 김준배 김진세 김진현 김충진 김태욱 김한승 김현근 김현석 김현호 김호관 김호욱 김홍일 김희영 김희철 나성권 남재우 노현문 노기보 노철래 노형호 마용덕 민숙희 박광준 박노근 박명순 박문수 박성광 박성순 박순진 박완준 박장수 박재원 박종훈 박주열 박태식 방홍식 방효중 변승철 석광훈 선대현 성범용 성경원 소진원 송경용 신은정 심미경 안균호 안봉식 안철혁 양권석 양만호 양승우 여재훈 염영일 오동균 오상운 오인숙 오정열 오제민 우덕기 원성희 원순철 유낙준 유명희 유상신 유시경 유재근 유찬호 윤기수 윤병학 윤정현 이갑수 이경래 이경호 이관용 이기찬 이남호 이대성 이민우 이쁜이 이상인 이상훈 이선우 이성대 이성호 이양란 이윤기 이윤호 이재복 이재탁 이정구 이정운 이정호 이종민 이종웅 이주엽 이진식 이찬희 이태용 이한오 이향남 이현동 이현우 이호평 임내규 임영인 임종호 장기용 장동윤 장종찬 장창경 전경석 전민호 전병세 전석달 전재명 전재식 전해주 전혁진 정길섭 정세영 정일용 정창진 정해덕 조만식 조명숙 조선우 조영준 조용환 조정기 조종필 조준행 조휘빈 조흥식 주낙현 주명철 주성식 주채원 지성희 차보람 차준섭 천경배 천상화 천용욱 천제욱 최돈순 최두혁 최상석 최석진 최수재 최승철 최용준 최윤주 최은식 최자웅 최주형 최준기 한덕훈 한상돈 한상윤 한용걸 한자천 한재선 한주희 함 혁 함윤숙 허용구 허종현 허 진 홍성만 홍영선 홍요한 홍정수 황외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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