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도4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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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상횡령 [대법원 2013. 6. 13., 선고, 2013도4737, 판결] 【판시사항】 여러 개의 업무상 횡령행위가 포괄일죄로 되기 위한 요건 및 포괄일죄의 관계에 있는 범행 일부에 대하여 약식명령이 확정된 경우 면소판결의 대상

【참조조문】 형법 제37조, 제355조 제1항, 제356조,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1호

【참조판례】 대법원 1994. 8. 9. 선고 94도1318 판결(공1994하, 2317), 대법원 2001. 12. 24. 선고 2001도205 판결(공2002상, 421), 대법원 2007. 1. 12. 선고 2004도8071 판결, 대법원 2009. 2. 12. 선고 2006도6994 판결


【전문】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권오건

【원심판결】 제주지법 2013. 4. 11. 선고 2013노47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제주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이 사건 공소사실과 제1심 및 원심의 판단 가.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은 크릴새우 제주총판매점인 ‘○○수산’의 영업부장으로 대금수금 업무에 종사하면서, 2010. 7. 28.경 제주시 한경면 (이하 생략)에 있는 공소외 1 운영의 △△식당에서 공소외 1로부터 크릴새우 대금 588,000원을 수금하여 위 ○○수산을 운영하는 피해자 공소외 2를 위하여 보관하던 중 그 즈음 제주시내 일원에서 유흥비, 생활비 등으로 소비한 것을 비롯하여 그 무렵부터 2011. 9. 28.경까지 사이에 원심 판시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총 11회에 걸쳐 합계 32,007,500원을 피해자를 위하여 보관하던 중 임의로 생활비 등으로 사용하여 각각 횡령하였다.”는 것이다.

나. 제1심은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고, 이에 불복하여 항소한 피고인은 양형부당을 주장하였는데, 원심은 제1심이 이 사건 공소사실을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로 의율한 것은 업무상횡령죄의 죄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였다는 이유로 직권으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이 사건 공소사실을 포괄일죄로 의율하여 제1심판결과 같은 징역 5월의 형을 선고하였다.

2.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가. 여러 개의 업무상 횡령행위라 하더라도 피해법익이 단일하고, 범죄의 태양이 동일하며, 단일 범의의 발현에 기인하는 일련의 행위라고 인정될 때에는, 포괄하여 1개의 범죄라고 봄이 타당하고(대법원 2007. 1. 12. 선고 2004도8071 판결 등 참조), 포괄일죄의 관계에 있는 범행의 일부에 대하여 약식명령이 확정된 경우에는 그 약식명령의 발령 시를 기준으로 하여 그 이전에 이루어진 범행에 대하여는 면소의 판결을 선고하여야 한다(대법원 1994. 8. 9. 선고 94도1318 판결, 대법원 2001. 12. 24. 선고 2001도205 판결 등 참조).

나. 기록에 의하면, 원심의 국선변호인은 2013. 3. 5. 의견서를 제출하여, “피고인은 ‘○○수산’의 직원으로 재직하면서 서귀포시 중문동 소재 ▽▽▽▽마트에서 수금한 돈 2,864,500원을 횡령하였다는 범죄사실로 제주지방법원 2012고약4728호로 약식기소되어 위 법원에서 2012. 10. 18. 250만 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고, 위 판결은 2012. 10. 27. 확정되었다.”는 취지의 주장을 한 사실을 알 수 있다.

다. 국선변호인의 위 주장에 나타난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공소사실인 업무상횡령과 국선변호인이 위 주장에서 언급한 업무상횡령은 그 피해법익이 단일하고, 범죄의 태양이 동일하며, 단일 범의의 발현에 기인하는 일련의 행위라고 보여지므로 포괄하여 1개의 범죄라고 볼 여지가 크다.

라. 따라서 원심으로서는 국선변호인의 위 주장과 같이 실제로 피고인의 업무상횡령에 대하여 별도로 약식명령이 발령되어 확정되었는지, 그 약식명령의 범죄사실인 업무상횡령의 내용은 무엇인지에 관하여 추가로 심리하여 본 후 이 사건 공소사실과 포괄일죄의 관계에 있는 범행의 일부에 대하여 약식명령이 확정되었고 그 약식명령의 기판력이 미치는 경우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판단하였어야 할 것이다.

마. 그럼에도 이 사건 공소사실과 포괄일죄의 관계에 있는 범행의 일부에 대하여 약식명령이 확정되었는지 여부를 제대로 살피지 아니한 채 유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직권조사사항으로 소극적 소송조건인 약식명령의 존부에 관한 심리미진 내지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론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상훈(재판장) 신영철 김용덕 김소영(주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