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두376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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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중지명령해제신청거부처분취소등 [대법원 2014. 11. 27., 선고, 2014두37665, 판결] 【판시사항】 행정청의 공사중지명령에 대한 취소소송에서 명령이 적법한 것으로 확정된 경우, 이후 그 명령의 상대방이 명령의 해제신청을 거부한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에서 명령의 적법성을 다툴 수 있는지 여부(소극) 및 공사중지명령의 해제를 구하기 위한 요건

【판결요지】 행정청이 관련 법령에 근거하여 행한 공사중지명령의 상대방이 명령의 취소를 구한 소송에서 패소함으로써 그 명령이 적법한 것으로 이미 확정되었다면, 이후 이러한 공사중지명령의 상대방은 그 명령의 해제신청을 거부한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에서 그 명령의 적법성을 다툴 수 없다. 그와 같은 공사중지명령에 대하여 그 명령의 상대방이 해제를 구하기 위해서는 명령의 내용 자체로 또는 성질상으로 명령 이후에 원인사유가 해소되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

【참조조문】 구 산지관리법(2012. 2. 22. 법률 제1135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8조 제1항 제4호, 제31조 제8호

【참조판례】 대법원 1997. 12. 26. 선고 96누17745 판결(공1998상, 524), 대법원 2007. 5. 11. 선고 2007두1811 판결(공2007상, 907)


【전문】 【원고, 피상고인】 주식회사 성호개발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제식)

【피고, 상고인】 고성군수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다율 외 2인)

【피고보조참가인】 【원심판결】 부산고법 2014. 5. 15. 선고 (창원)2013누10086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후에 제출된 피고 및 피고보조참가인의 각 준비서면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① 피고가 2009. 3. 20. 원고에 대하여 경남 고성군 동해면 (이하 생략) 외 2필지에서의 토석채취를 허가하는 이 사건 허가를 하면서 ‘토석채취허가지 진입도로와 관련 우회도로 개설 등은 인근 주민들과의 충분한 협의를 통해 민원발생에 따른 분쟁이 생기지 않도록 조치 후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는 조건(이하 ‘이 사건 허가조건’이라고 한다)을 부가한 사실, ② 이후 피고가 2011. 9. 1. 구 산지관리법(2012. 2. 22. 법률 제1135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1조 제8호(그 밖의 허가조건을 위반한 경우)에 따라 원고에 대하여, ‘2011. 3. 17. ○○마을 이장 및 주민대표와 원고 소외인 부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협의된 우회도로 개설 건에 대하여 현재까지 주민과의 협의사항이 이행되지 않고 있다.’라는 중지사유와 ‘2011. 9. 7.부터 우회도로 개설 등 주민과의 협의사항이 이행 완료될 때까지’라는 중지기간을 명시하여 이 사건 허가에 따른 공사를 중지하라는 내용의 공사중지명령(이하 ‘이 사건 공사중지명령’이라고 한다)을 한 사실, ③ 이에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공사중지명령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이하 ‘선행 소송’이라고 한다)을 제기하였으나 제1심에서 패소판결을 선고받은 뒤 2012. 5. 31. 항소를 취하하여 그 판결이 확정된 사실, ④ 그 후 원고의 2012. 12. 31.자 이 사건 공사중지명령의 해제신청에 대하여, 피고가 2013. 1. 14. ‘공사중지 해제를 위해서는 우회도로 개설 등 주민과의 협의사항이 우선 이행되어야 가능할 것으로 보이므로, 우회도로 개설 등 주민과의 협의가 원만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조속히 이행하고, 앞으로는 주민과의 협의사항 등이 이행된 후에 공사중지명령 해제를 신청하라’는 내용으로 거부 통지(이하 ‘이 사건 거부처분’이라고 한다)를 한 사실 등을 인정하였다. 이어 원심은 이 사건 거부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주위적 청구에 관하여, ‘우회도로 개설’이나 ‘민원발생에 따른 분쟁이 생기지 않도록 조치’는 이 사건 허가조건으로 볼 수 없고 ‘우회도로 개설 등에 관하여 인근 주민들과 충분한 협의를 할 것’만이 이 사건 허가조건이라고 본 다음, ① 이 사건 허가지 인근 주민들이 2008. 12.경 원고와 사이에 원고의 군도 14호선 이용에 대하여 합의하였음에도 그 합의를 이행하지 아니한 점, ② 군도 14호선 이용에 대한 원고의 교통통제 조치 등으로 우회도로 개설 때까지 인근 주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고, 현재 STX조선에 통행하는 트럭들도 군도 14호선을 통행하는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인근 주민들이 제시하는 우회도로의 개설비용이 과다한 점, ④ 인근 주민들이 그들 제시의 우회도로 개설만을 주장하면서 반발하여 쌍방 간에 최종적 합의가 불가능하고, 그들이 원고의 토석채취 자체를 반대하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들어 원고가 이 사건 허가조건을 이행하였다고 보아, 이 사건 거부처분이 그 처분사유가 존재하지 아니하고 재량권을 남용하여 위법하다는 이유로, 원고의 주위적 청구를 인용하였다.

2.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가. 행정청이 관련 법령에 근거하여 행한 공사중지명령의 상대방이 그 명령의 취소를 구한 소송에서 패소함으로써 그 명령이 적법한 것으로 이미 확정되었다면, 이후 이러한 공사중지명령의 상대방은 그 명령의 해제신청을 거부한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에서 그 명령의 적법성을 다툴 수 없다. 그와 같은 공사중지명령에 대하여 그 명령의 상대방이 해제를 구하기 위해서는 그 명령의 내용 자체로 또는 그 성질상으로 명령 이후에 그 원인사유가 해소되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1997. 12. 26. 선고 96누17745 판결, 대법원 2007. 5. 11. 선고 2007두1811 판결 등 참조). 원심이 인정한 사실관계를 위 법리에 비추어 볼 때, ‘2011. 3. 17. ○○마을 이장 및 주민대표와 원고 소외인 부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협의된 우회도로 개설 건에 대하여 현재까지 주민과의 협의사항이 이행되지 않고 있다.’라는 중지사유와 ‘2011. 9. 7.부터 우회도로 개설 등 주민과의 협의사항이 이행 완료될 때까지’라는 중지기간을 명시한 이 사건 공사중지명령의 취소를 구하는 선행 소송에서 원고의 패소로 확정된 이상, 원고가 이 사건 공사중지명령의 해제를 구하기 위해서는 그 명령의 원인사유인 ‘2011. 3. 17. 원고와 인근 주민들 사이에 협의된 우회도로 개설 건에 관한 원고의 협의사항 불이행’이 해소되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

나. 기록에 의하면, ① 원고와 인근 주민들이 2011. 3. 17. 피고의 중재 아래 인근 주민들이 제시한 우회도로 개설안(장좌천 우측으로 ○○마을과 먼 쪽)대로 원고가 우회도로를 개설하기로 합의하였고, 당시 피고도 위 합의안에 따른 우회도로 개설을 위하여 행정적 지원을 하겠다고 한 사실, ② 그러나 그 이후로 원고가 위 합의안에 따른 우회도로 개설절차를 이행하지 아니하자, 피고가 2011. 4. 14. 및 같은 해 6. 16. 원고에게 위와 같은 우회도로 개설절차의 이행을 촉구한 다음 2011. 9. 1. 이 사건 공사중지명령을 하기에 이른 사실, ③ 그런데 이 사건 공사중지명령의 적법성이 선행 소송을 통하여 확정된 이후 무렵부터 진행된 협의절차에서, 위 합의안에 따른 우회도로 개설 이행을 요구하는 인근 주민들의 의견과 달리, 원고가 비용문제 등을 이유로 위 합의안과 다른 형태의 우회도로 개설안(장좌천 좌측으로 ○○마을과 가까운 쪽)을 주장함으로써 쌍방 간에 원만한 합의에 이르지 못한 사실, ④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던 2012. 12. 31. 원고가 이 사건 공사중지명령에 대한 해제신청을 하자, 피고가 2013. 1. 14. 위 합의안에 따른 우회도로 개설에 관한 원고의 협의사항 불이행을 이유로 이 사건 거부처분을 한 사실 등을 알 수 있다. 원심판결 이유를 위 사실관계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공사중지명령 이후 원고가 그 명령에서 지적한 사항인 2011. 3. 17. 합의된 우회도로 개설절차의 이행을 위하여 상당한 노력을 하였다고는 볼 수 없고, 원심이 내세운 사정들 또한 이 사건 공사중지명령에서 지적한 사항의 해소와 무관하거나 원고가 그 지적받은 사항을 이행하지 않음에 따라 발생하게 된 것으로 보일 뿐이다.

다. 사정이 이러하다면, 이 사건 공사중지명령에 대한 원고의 해제신청이 그 명령 이후에 그 원인사유가 해소되었다는 요건을 충족한 것으로 인정하기 어렵고, 따라서 그 해제신청을 거부한 이 사건 거부처분을 그 처분사유가 없다거나 재량권을 남용한 처분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다.

라. 그럼에도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정만으로 이 사건 거부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주위적 청구를 인용하였으니,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공사중지명령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의 기판력과 공사중지명령의 해제 요건 내지 재량권의 남용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신영철(재판장) 이상훈 김창석(주심) 조희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