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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도55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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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자금법위반·증거은닉교사(예비적죄명:증거은닉방조) [대법원 2016. 7. 29., 선고, 2016도5596, 판결] 【판시사항】 [1] 증거은닉죄의 성립요건 / 자신의 형사사건에 관한 증거은닉을 위하여 타인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행위가 증거은닉교사죄에 해당하는 경우 및 판단 기준 [2] 정치자금법에 의하여 수수가 금지되는 ‘정치자금’의 의미 및 수수한 금품이 정치자금에 해당하는지 판단하는 기준 / 정치활동을 하는 사람이 수수한 금품이 정치활동을 위하여 제공된 것이 아닌 경우, 정치자금법 제45조 제1항 위반죄로 처벌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참조조문】 [1] 형법 제31조 제1항, 제155조 제1항 [2] 정치자금법 제3조 제1호, 제45조 제1항

【참조판례】 [1] 대법원 2014. 4. 10. 선고 2013도12079 판결(공2014상, 1082) / [2] 대법원 2006. 12. 22. 선고 2006도1623 판결(공2007상, 255), 대법원 2007. 7. 12. 선고 2007도2222 판결, 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3도7876 판결, 대법원 2014. 6. 26. 선고 2013도9866 판결(공2014하, 1520)


【전문】 【피 고 인】 【상 고 인】 【변 호 인】 법무법인 양헌 외 1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6. 4. 15. 선고 2016노189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의 피고인 1에 대한 유죄 부분 중 원심 판시 제2죄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검사의 상고와 피고인 1의 나머지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1. 피고인 1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가. 안마의자 관련 주위적 공소사실인 증거은닉교사의 점 1) 증거은닉죄는 타인의 형사사건이나 징계사건에 관한 증거를 은닉할 때 성립하고 자신의 형사사건에 관한 증거은닉 행위는 형사소송에 있어서 피고인의 방어권을 인정하는 취지와 상충하여 처벌의 대상이 되지 아니하므로 자신의 형사사건에 관한 증거은닉을 위하여 타인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행위 역시 원칙적으로 처벌되지 아니하나, 다만 그것이 방어권의 남용이라고 볼 수 있을 때는 증거은닉교사죄로 처벌할 수 있다. 방어권 남용이라고 볼 수 있는지 여부는, 증거를 은닉하게 하는 것이라고 지목된 행위의 태양과 내용, 범인과 행위자의 관계, 행위 당시의 구체적인 상황, 형사사법작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험성의 정도 등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4. 4. 10. 선고 2013도12079 판결 참조). 2) 원심은 피고인 1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고인 1이 피고인 2로부터 받은 안마의자를 공소외 1에게 보관하여 달라고 부탁하고 공소외 2에게 그 운반을 지시함으로써, 공소외 1, 공소외 2로 하여금 피고인 1의 요청에 응하도록 하였다는 내용의 주위적 공소사실인 증거은닉교사의 점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3) 그러나 아래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수긍하기 어렵다. 가) 범인과 행위자의 관계 공소외 1은 피고인 1과 오랜 기간 친분을 유지해왔고, 공소외 2는 피고인 1의 보좌관이다. 이들은 피고인 1의 최측근으로서 피고인 2가 비자금을 조성하여 정치인들에게 로비하였다는 등의 혐의를 받게 되자 피고인 1과 그에 대한 대비책을 협의하였다. 나) 행위 당시의 구체적인 상황 및 행위의 태양과 내용 이 사건 안마의자는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정치활동을 위하여 제공된 것이 아니어서 정치자금법에 의하여 수수가 금지되는 정치자금에 해당하지 않고, 피고인 1도 안마의자가 정치활동과 무관하여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고 다른 금품은 피고인 2에게 반환하면서도 안마의자는 자신의 주거지에 그대로 두었다가, 이 사건 당일에 이르러 혹시라도 문제가 될까 염려하여 공소외 2에게 안마의자를 운반해 달라고 요청하였고 공소외 1에게는 이를 받아 달라고 부탁하였다. 다) 형사사법작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험성의 정도 피고인 2에 대하여 위와 같이 수사가 진행되던 상황이었고, 안마의자가 피고인 1에게 배송된 자료도 있으며, 통화내역과 CCTV 영상 확인 등을 통하여 피고인 1의 주거지에 있던 안마의자가 공소외 1의 주거지로 운반된 사정도 조기에 어렵지 않게 드러난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1이 위와 같이 안마의자를 운반, 보관하게 함으로써 수사에 중대한 장애를 초래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다. 또한 피고인 1이 공소외 1, 공소외 2와 안마의자의 출처나 귀속관계 등을 거짓으로 진술하기로 사전에 공모한 사정도 보이지 않는다. 라) 이러한 피고인 1과 행위자의 관계, 행위 당시의 구체적인 상황, 증거를 은닉하게 하는 것이라고 지목된 행위의 태양과 내용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 1의 위와 같은 행위로 형사사법작용에 중대한 장애를 초래하였다거나 그러한 위험성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자기 자신이 한 증거은닉 행위의 범주에 속한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여 방어권을 남용한 정도에 이르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4) 그런데도 원심은 피고인 1에 대한 주위적 공소사실인 증거은닉교사의 점을 유죄로 판단하였으니, 이 부분에 대한 원심판결에는 증거은닉교사죄의 성립요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나. 한편 원심판결에 양형의 전제사실에 관한 증거판단법칙 위배와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있다는 취지의 주장은 결국 양형부당 주장에 해당한다. 그런데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에 의하면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서만 양형부당을 사유로 한 상고가 허용되므로, 피고인 1에 대한 정치자금법위반죄에 대하여 그보다 가벼운 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 형의 양정이 부당하다는 취지의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2.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가. 피고인들에 대한 안마의자, 시계 관련 정치자금법위반의 점 정치자금법에 의하여 수수가 금지되는 정치자금은 정치활동을 위하여 정치활동을 하는 자에게 제공되는 금전 등 일체를 의미한다(대법원 2014. 6. 26. 선고 2013도9866 판결 등 참조). 수수한 금품이 ‘정치자금’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그 금품이 ‘정치활동’을 위하여 제공되었는지 여부에 달려 있는데, 정치활동은 권력의 획득과 유지를 둘러싼 투쟁 및 권력을 행사하는 활동을 의미한다(대법원 2006. 12. 22. 선고 2006도1623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정치활동을 하는 사람이 금품을 수수하였다고 하여도 그것이 정치활동을 위하여 제공된 것이 아니라면 같은 법 제45조 제1항 위반죄로 의율할 수 없다(대법원 2007. 7. 12. 선고 2007도2222 판결 등 참조). 원심은, 고가의 시계를 착용하여 정치인으로서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형성하거나 안마의자를 사용하여 피로를 풀고 건강을 회복하는 것까지 ‘정치활동’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이 사건 안마의자와 시계 2개는 정치활동에 사용될 것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예상된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인들에 대한 공소사실 중 안마의자 1개와 시계 2개에 관한 각 정치자금법위반의 점에 대하여 무죄로 판단하였다.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채증법칙을 위반하거나 관련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나. 피고인 1에 대한 시계, 가방 관련 증거은닉교사(예비적 증거은닉방조)의 점 원심은, 피고인 1이 정치자금 수수라고 문제되는 행위로 취득한 물건을 공소외 1로 하여금 그 물건의 공여자인 피고인 2에게 반환하도록 요청한 행위는 형사사건의 피고인에게 인정되는 방어권을 남용한 정도에 이른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피고인 1에 대한 공소사실 중 시계 7점과 가방 2개에 관한 주위적 공소사실인 증거은닉교사의 점, 예비적 공소사실인 증거은닉방조의 점에 대하여 무죄로 판단하였다.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채증법칙을 위반하거나 관련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의 피고인 1에 대한 유죄 부분 중 원심 판시 제2죄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검사의 상고와 피고인 1의 나머지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병대(재판장) 박보영 김신(주심) 권순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