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도1017
【판시사항】
[편집]확인요구에 대한 대답으로서 한 명예훼손 내용의 발설과 명예훼손 죄의 성부
【판결요지】
[편집]명예훼손내용의 사실을 발설하게 된 경위가 그 사실에 대한 확인요구에 대답하는 과정에서 나오게 된 것이라면 그 발설내용과 동기에 비추어 명예훼손의 범의를 인정할 수 없고 또 질문에 대한 단순한 확인대답이 명예훼손의 사실적시라고 할 수 없다.
【참조조문】
[편집]형법 제307조
【따름판례】
[편집]대법원 2008.10.23. 선고, 2008도6515 판결 [미간행] , 대법원 2010.10.28. 선고, 2010도2877 판결 [미간행]
【전 문】
[편집]【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이석선
【원심판결】 대전지방법원 1983.3.16 선고 82노1316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변호인의 상고이유 판단에 앞서 직권으로 살펴본다.
원심판결 및 원심이 인용한 제1심 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중 " 피고인은 피해자 와 과거에 시비를 한 일이 있어 평소 감정이 좋지 않던 중 공소외 1과 공모하여 1982.7.16. 13:00경 피고인의 집에 동리 주민인 이종필, 박병태, 양태문 등이 모여있는 자리에서 피해자의 부 망 공소외 2가 6.25당시 부역하여 수복후 학살되는 등 동인의 집안이 부역자 집안임을 은근히 시사하여 ' 피해자 그 자식이 죽을려고 환장했는지 글쎄 김일성이 밑에 김정일이가 있고, 망 공소외 2 밑에 피해자가 있다고 말하고 다닌다.'라고 공연히 허위사실을 적시하여 동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한 것" 이라는 명예훼손죄의 공소사실에 대하여 피해자가 전에 동리 주민에게 " 김일성이 밑에 김정일이 있고 망 공소외 2 밑에 피해자가 있다." 는 등의 말을 하고 다닌 적이 있었다는 사실 및 1982.7.16. 13:00경 피고인이 본건과 같은 이야기를 하게 된 경위는 피고인이 그 전에 그 누나 공소외 1에게 피해자가 위와 같은 이야기를 하더라고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데 위 일시에 공소외 1이 이종필, 박병태, 양태문이 있는 자리에서 피해자가 전에 위와 같은 이야기를 하였으며 이는 피고인으로부터 들었다고 하는 말을 들은 위 이종필 등 이 피고인을 불러 이를 확인하자 피고인이 그 확인요구에 의하여 그와 같은 말을 하게 되었다는 사실을 증거에 의하여 인정하고, 피고인의 위 소위는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죄는 구성하지 아니하나 사실적시 명예훼손죄가 된다하여 유죄로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이든, 사실적시 명예훼손이든 명예훼손죄가 성립하기 위하여는 주관적 요소로서 타인의 명예를 훼손한다고 하는 고의와 객관적 요소로서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키는데 충분한 구체적 사실의 적시 행위를 요한다 할 것인 바 원심이 적법하게 확정한 사실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이 위와 같은 사실을 발설하게 된 경위는 위 박 종만이 과거에 그와 같은 말을 하고 다닌 적이 있었느냐는 이종필 등의 확인요구에 대답을 하는 과정에서 나오게 되었다는 것이니 그 발설내용과 동기에 비추어 피고인이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한다는 범의하에 그와 같은 말을 하였다기 보다는 피해자가 그런 말을 하고 다니는 것을 우려하는 뜻에서 한 것이라고 보는 것이 더욱 합리적일 뿐더러 질문에 대한 단순한 확인대답이 명예훼손에서 말하는 사실적시라고도 할 수 없고 기록을 살펴보아도 피고인이 공소외 1과 공모하여 피해자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한다는 사실의 인식하에 위와 같은 말을 하였다고 단정할 자료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위 명예훼손 부분에 대하여 유죄로 인정하였음은 명예훼손죄에 있어서의 범의나 사실적시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였거나 증거없이 사실을 인정한 위법을 범하여 판결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할 것이니 변호인의 상고이유에 대하여는 판단할 것도 없이 원심판결은 유지될 수 없고, 위 명예훼손죄는 원심이 유죄로 인정한 약사법위반 및 상해죄와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으므로 원심판결 전부를 파기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강우영(재판장) 김중서 이정우 신정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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