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다카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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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어음금 [대법원 1985. 5. 28., 선고, 85다카192, 판결] 【판시사항】 유통과정을 조사확인함이 없이 최후의 배서가 백지식으로 된 어음을 취득한 경우, 중과실유무

【판결요지】 최후의 배서가 백지식으로 된 어음은 단순한 교부만으로 양도가 가능한 것이므로 원고가 어음할인의 방법으로 이를 취득함에 있어서는 양도인의 실질적인 무권리성을 의심하게 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어음문면상의 최후배서인에게 연락을 취하여 누구에게 양도하였는지를 알아보는 등 그 유통과정을 조사확인하지 아니하였다 하여 이를 가지고 그 어음취득에 있어서 중대한 과실이 있다고 할 수 없고, 이는 원고가 사채업자라 하여도 또한 같다.

【참조조문】 어음법 제16조


【전문】 【원고, 상고인】 이유임 소송대리인 변호사 주도윤

【피고, 피상고인】 삼성전자공업주식회사

【피고보조참가인】 주식회사동부상호신용금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전병덕

【원심판결】 서울민사지방법원 1984.12.28. 선고 84나1707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민사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원고 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를 본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채택한 증거에 의하여 피고보조참가인은 1983.9.30 소외 이 종임으로부터 이 사건 어음을 어음할인의 방법으로 매수하여 제2배서란에 위 이 종임의 백지식배서를 받아 그 사무실 금고속에 보관하고 있던 중, 그 직원인 소외 1이 몰래 이를 빼내어 평소 알고 지내던 어음할인 중개인인 소외 이 용석에게 할인을 의뢰하여, 그 이래 위 어음은 위 이 용석의 동료 어음할인 중개업자 또는 그 사무원인 소외 김 장영 및 방 경희를 거쳐 역시 사채업자인 원고가 1983.10.5 어음할인의 방법으로 이를 취득하게 되었는데 원고는 위 어음취득에 있어 최종배서인에게 연락을 취하여 위 어음의 양도양수관계 등을 조사확인한 바 없이 발행인의 신용과 중개인인 위 방 경희 만을 믿고 취득한 것이며, 소외 1은 이 사건 어음 외에도 피고보조참가인이 소지하고 있던 약 17매의 어음을 절취유통시킨 후 같은해 12.12 해외도피함으로써 그 범행이 발각되기에 이르렀다는 사실을 각 인정한 다음 어음할인등 어음의 매매를 업으로 하는 이른바 사채업자인 원고로서는 어음의 유통과정이나 그 발행 및 배서인의 신용 등에 관하여 전문적 지식이 있다고 보여지는 만큼 어음을 취득함에 있어서 보통사람에 비하여 보다 더한 주의가 요구된다 할 것이고, 더구나 이 사건 어음과 같이 액면이 고액이고 발행인은 신용있는 회사이나 최후배서인은 신용을 알 수 없는 개인으로 되어 있으며 최후배서가 백지식으로 되어 있어 배서없이 단시간내에 여러단계 유통될 수 있는 어음을 취득함에 있어서는 발행인의 신용이나 중개인의 말만 신뢰하는 것으로는 부족하고 가능한한 어음문면상 원고의 전자인 최후배서인에게 연락을 취하여 누구에게 양도하였던 것인지를 알아보는 등 어음의 유통과정을 조사하였어야 한다 할 것이며, 더구나 이 사건 어음의 이면에 제1 및 최종배서인으로 각 기재되어 있는 이 종임은 그 주소의 기재 등으로 보아 동일인일 가능성이 많은데 그의 주소 및 전화번호가 같이 기재되어 있어 동인에게 연락이 용이하였던 점이 엿보이고, 원고가 위와 같은 확인과정을 거쳤더라면 당시 소외 1의 범행이 아직 발각되지는 않고 있었다 하여도 적어도 이 사건 어음이 이른바 제도금융권에 속하는 피고보조참가인이 소지하던 어음으로서 상호신용금고법에 의하여 규제 및 보호육성되는 회사인 피고보조참가인이 그 업무 범위내에서 할인 취득한 어음을 사인간의 거래(이른바 사채시장)에 유통시킨다는 것이 극히 이례에 속함을 쉽게 알 수 있었다 할 것이므로 원고가 이 사건 어음을 취득하면서 그것이 무권리자인 소외 1에 의하여 유통되었음을 알지는 못하였다 하더라도 적어도 이를 알지 못한 것은 위와 같은 주의를 태만히 한 결과에 기인하는 것으로서 이는 중대한 과실에 해당한다고 하여 원고의 이 사건 어음금 청구를 배척하고 있다. 그러나 이 사건 어음과 같이 최후의 배서가 백지식으로 된 어음은 단순한 교부만으로 양도가 가능한 것이므로 원고가 어음할인의 방법으로 이를 취득함에 있어서는 양도인의 실질적인 무권리성을 의심하게 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위 어음문면상의 최후배서인에게 연락을 취하여 누구에게 양도하였는지를 알아보는 등 그 유통과정을 조사 확인하지 아니하였다 하여 이를 가지고 그 어음취득에 있어서 중대한 과실이 있다고 할 수는 없다 할 것이고, 이는 원고가 사채업자라 하여도 또한 같다고 할 것이며, 한편 원심이 앞서 인정한 사실만으로서는 원고가 이 사건 어음을 취득할 당시 양도인의 실질적인 무권리성을 의심케 할 만한 사정이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할 것이다. 그러한데도 원심이 이와 견해를 달리하여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원고에게 중대한 과실이 있다고 판단한 조처는 결국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였거나 어음의 선의취득 내지는 어음취득에 있어서 중대한 과실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결과에 영향을 미쳤다 할 것이고 이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12조가 규정하는 파기사유에 해당한다 할 것이므로 그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있다. 이에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사건을 원심인 서울민사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오성환(재판장) 강우영 윤일영 김덕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