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다카131
편입학취소등무효확인 [대법원 1989. 4. 11., 선고, 87다카131, 판결] 【판시사항】 가. 학교법인이 무자격자에 대한 편입학허가 등의 무효행위를 취소한 경우 그 취소의 성질나. 학력을 속여 학교법인으로부터 편입학허가 등을 받은 자에 대한 취소가 신의칙 내지 신뢰의 원칙에 반하는지 여부(소극) 다. 교원징계에 관한 사립학교법 및 그 시행령의 규정이 개정되고 그 공시 시행에 따른 문교부장관의 지침이 시달된 경우 학교법인의 종전 정관약정의 효력
【판결요지】 가. 학생에 대한 학교의 편입학허가, 대학교졸업인정, 대학원입학, 공학석사학위 수여 등이 그 자격요건을 규정한 교육법 제111조, 제112조, 제115조에 위반되어 무효라면 이와 같은 당연무효의 행위를 학교법인이 취소하는 것은 그 편입학허가 등의 행위가 처음부터 무효이었음을 당사자에게 통지하여 확인시켜주는 것에 지나지 않으므로 여기에 신의칙 내지 신뢰의 원칙을 적용할 수 없고 그러한 뜻의 취소권은 시효로 인하여 소멸하지도 않으며 그와 같은 자격요건에 관한 흠은 학교법인이나 학생 또는 일반인들에 의하여 치유되거나 정당한 것으로 추인될 수 있는 성질의 것도 아니다.
나. 교육법 제1조, 제108조 및 제74조 등에 의하면 대학교수에게는 항상 누구에게나 사표가 될 품성과 자질은 물론 대학생에게 지도적 자격을 도야시켜야 할 고도의 윤리성도 함께 갖출 것을 요구하고 있으므로 오랫동안 교수직에 있었다거나 학술적인 공헌이 크더라도 학력을 속여 편입학허가 등을 받았다면 그 취소가 신의칙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고, 당사자로서도 그것이 위법하게 이루어진 것임을 알고 있어 언젠가는 취소될 것도 예상하고 있었을 터이므로 학교법인이 미리 그와 같은 흠을 발견하지 못하였다거나 오랜 시간이 흐른 후 취소에 이르렀음을 탓하여 신뢰의 이익을 원용할 수도 없다.
다. 1981.2.28. 법률 제3373호로 사립학교법이, 같은 해 5.21. 대통령령 제10319호로 같은법시행령이 각 개정되어 교원징계위원회의 조직 등에 변경이 있었고 정관변경의 인가권자인 문교부장관이 개정법령의 공포시행에 따른 조치로서 그 발효와 더불어 즉시 시행할 사항에 관하여 법인정관에 구애됨이 없이 따르도록 개정법령과 일부 같은 내용의 처리지침을 시달하였다고 하더라도 교원의 징계에 관한 학교법인의 종전의 정관규정은 개정법령에 위배되지 않는 한 적법히 인가변경될 때까지 그 효력을 갖는다.
【참조조문】 가.
민법 제2조, 제139조, 제146조나. 민법 제2조다. 사립학교법 제45조
【참조판례】 나.
대법원 1986.8.19. 선고 85누291 판결,
1986.11.25. 선고 85다카2397 판결,
1987.4.14. 선고 86누459 판결,
1988.4.27. 선고 87누915 판결,
1989.3.28. 선고 88누2964 판결
【전문】
【원고, 피상고인】
【피고, 상고인】
학교법인 조선대학교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성렬
【원심판결】 광주고등법원 1986.11.28. 선고 84나145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편입학허가, 대학졸업인정, 대학원입학허가, 공학석사학위수여 등 취소의 무효확인부분을 파기하고, 그 부분 사건을 광주고등법원에 환송한다. 피고의 나머지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가 기각된 부분의 상고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본다.
제1점에 대하여,
원심판결은 그 이유에서 원고는 전주공업고등학교 2학년을 중퇴하였을 뿐 고등학교를 졸업하거나 대학교 1학년과정을 수료한 바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피고법인이 설치 운영하는 조선대학교 공과대학 전기공학과 2학년으로 편입학함에 있어서 그 편입학원서에 마치 원고가 전주공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중앙대학교 법정대학 1학년을 수료한 것으로 허위기재하는 한편 위조된 중앙대학교 1학년 수료증명서를 첨부하여 제출함으로써 그 편입학이 허가되었고 이를 바탕으로 위 대학교를 졸업한 후 위 대학교의 대학원 석사학위과정 전기공학과에 입학하여 대학원수료와 함께 공학석사학위를 받은 사실을 확정한 다음 비록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위 대학 2학년의 편입학을 허가하였더라도 이는 그 당시에 시행되던 교육법 제111조, 제112조, 제115조(1951.12.1. 법률 제228호)같은 시행령 제79조, 제82조(1956.3.27. 대통령령 제1141호)의 규정에 위반되어 무효이고 따라서 이에 터잡은 위 대학교의 졸업인정 및 대학원입학허가, 석사학위수여 역시 무효라고 판시하고서도 그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바에 따라 원고가 공부를 열심히 하여 소정의 대학과 대학원과정을 수료하여 석사학위까지 받았고, 1963.3.1. 위 대학교 공과대학 공학과의 전임강사로 발령받은 이래 조교수, 부교수를 거쳐 1974.3.1. 교수로 승진되어 이 사건 파면처분이 있기까지 위 대학교에서만 재직하였으며 그동안 외국에 유학도 하고 많은 저서와 논문을 내는 등 지속적으로 학문연구와 학생지도에 전념하면서 성실하게 근무하여온 점과 그동안 피고나 학생들 측에서 원고의 학력관계를 문제삼은 일이 없었던 점에 미루어보면 피고는 물론 학생이나 일반인들은 원고의 학력상의 흠이 치유되었거나 그와 같은 흠이 없었다고 믿었을 것으로 추인되고 피고로서도 편입학허가 당시나 그 이후에라도 가까운 시일내에 원고의 학력관계를 조사하여 위와 같은 흠을 발견하여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었을 터인데도 원고에 대하여 위 편입학을 허가한 때부터 24년이 지났고 18년 이상이나 교수로 재직한 지금에 와서 위 편입학허가, 위 대학교의 졸업인정, 대학원입학 및 공학석사학위의 수여를 모두 취소한 것은 신의칙에 반하는 권리행사에 해당되어 허용될 수 없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원심이 처음에 적절하게 판단한 바와 같이 원고에 대한 위 편입학허가, 대학교의 졸업인정, 대학원입학, 공학석사학위수여가 각 그 자격요건을 규정한 위 법령에 위반되어 무효라면 이와 같은 당연무효의 행위를 피고가 취소하는 것은 그 편입학허가 등의 행위가 처음부터 무효이었음을 당사자에게 통지하여 확인시켜 주는 것에 지나지 아니하는 것이므로 여기에 신의칙 내지는 신뢰의 원칙을 적용할 수 없고 또 그러한 뜻의 취소권은 시효로 인하여 소멸하지도 아니한다 할 것이며 그와 같은 자격요건에 관한 흠은 피고나 학생 또는 일반인들에 의하여 치유되거나 정당한 것으로 추인할 수 있는 성질의 것도 아니라고 할 것이다.
더구나 교육법 제1조(교육의 목적), 제108조(대학의 목적) 및 제74조(교원의 의무)등을 보면, 대학교수에게는 항상 누구에게나 사표가 될 품성과 자질은 물론 대학생에게 지도적 자격을 도야시켜야 할 고도의 윤리성도 함께 갖춘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므로 아무리 오랫동안 교수직에 있었다거나 저서, 논문 등을 많이 발표하여 학술적인 공헌이 크다 하더라도 그것만을 가지고 피고의 이 사건 편입학허가등의 취소가 신의칙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는 것이다.
그리고 위와 같이 부정하게 편입학허가 등을 받은 원고로서도 그것이 위법하게 이루어진 것임을 알고 있어 언젠가는 그것이 취소될 것이라는 것도 예상하고 있었을 터이므로 피고가 미리 이와 같은 흠을 발견하지 못하였다거나 그후 오랜시간이 흘러 이 사건 취소에 이르렀음을 탓하여 그 자신이 부정하게 편입학허가를 받으므로써 갖게 되는 신뢰의 이익을 막바로 원용할 수도 없다고 하여야 할 것이다( 당원 1987.4.14. 선고 86누459 판결; 1986.8.19. 선고 85누291 판결; 1986.11.25. 선고 85다카2397 판결; 1988.4.27. 선고 87누915 판결 등 참조).
그런데도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사정 등을 들어 피고의 이 사건 편입학허가 등의 취소행위가 신의칙에 반하는 권리행사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것은 법률행위의 무효와 취소 및 그에 따른 신의칙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점을 지적하는 주장은 이유 있다.
제2점에 대하여,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징계파면의결당시(1981.9.17.)에 시행되던 피고법인의 정관(1982.1.18. 정관변경전의 것) 제33조 제2항에는 교원징계위원회는 9인의 위원으로 구성하도록 되어 있고 제35조에는 교원징계위원회의 징계의결은 재적위원 3분의 2 이상의 출석과 출석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행한다고 되어 있으며 당시의 사립학교법 제45조에는 학교법인의 정관의 변경은 문교부장관의 인가를 받아야만 그 효력이 발생한다고 규정되어 있으므로 비록 이 사건 징계의결전인 1981.2.28. 법률 제3373호로 사립학교법이, 같은 해 5.21. 대통령령 제10319호로 같은법시행령이 각 개정되어 교원징계위원회의 조직 등에 변경이 있었고 정관변경의 인가권자인 문교부장관이 위 사립학교법의 공포시행에 따른 조치의 하나로 같은 법의 발효와 더불어 즉시 시행할 사항에 관하여 법인정관에 구애됨이 없이 그의 지침에 따라 처리하라는 사무처리지침이 시달되고 그 내용이 개정된 위 사립학교법령과 일부 같은 것이라 하더라도 교원의 징계에 관한 피고법인의 정관규정이 위 개정사립학교법령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한 그것이 적법히 인가변경될 때까지는 그대로 그 효력을 갖는다할 것인데 위 개정된 사립학교법시행령 제24조의2에 의하면 각급 교원징계위원회는 5인 이상9인 이내의 위원으로 구성하도록 되어 있으므로 위 위원수를 9인으로 한 피고법인의 정관규정이 위 법령에 반드시 위배된다고는 볼 수 없으므로 결국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징계처분은 개정된 사립학교법 및 같은 시행령에 따를 것이 아니라 피고법인의 정관규정에 따라 행해져야 할 것이다.
같은 취지에서 원심이 피고법인의 정관상 필요로 하는 징계위원 9인의 과반수에 미치지 못하는 4명의 징계위원만으로 한 이 사건 징계의 결과 이에 터잡은 이 사건 징계처분이 명백하고도 중대한 절차상의 흠이 있는 무효의 것이라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지적하는 바와 같은 법리의 오해, 이유불비 또는 이유모순의 위법이 없다. 주장은 이유없다.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원고에 대한 편입학허가, 대학교졸업인정, 대학원입학허가, 공학석사학위수여등 취소의 무효확인부분을 파기하여 그 부분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고 피고의 나머지 상고를 기각하며 상고기각부분의 상고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하여 관여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안우만(재판장) 김덕주 윤관 배만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