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다카2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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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시사항】[편집]

가. 사람의 사망의 인정과 사실심 수소법원의 자유로운 심증

나. 갑판원이 바다에 추락하여 행방불명이 된 경우 경험칙에 의한 사망의 인정 여부(적극)

다. 인정사망이나 실종선고에 의하지 아니하고 법원이 사망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편집]

가.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청구사건의 요건사실의 인정은 사실심 수소법원의 판단에 의하는 것이고 일반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사건의 요건사실은 가해행위, 권리침해(피침해권리), 고의나 과실, 손해, 인과관계 등으로 구분될 수 있으며 이 가운데 피침해권리가 사람의 생명과 같은 인격적 권리인 때에도 그 사실인정은 사실심 수소법원이 자유로운 심증으로 사망의 확신이 설 때에는 이를 할 수 있다.

나. 갑판원이 시속 30노트 정도의 강풍이 불고 파도가 5-6미터 가량 높게 일고 있는 등 기상조건이 아주 험한 북태평양의 해상에서 어로작업중 갑판위로 덮친 파도에 휩쓸려 찬 바다에 추락하여 행방불명이 되었다면 비록 시신이 확인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그 사람은 그 무렵 사망한 것으로 확정함이 우리의 경험칙과 논리칙에 비추어 당연하다.

다. 수난, 전란, 화재 기타 사변에 편승하여 타인의 불법행위로 사망한 경우에 있어서는 확정적인 증거의 포착이 손쉽지 않음을 예상하여 법은 인정사망, 위난실종선고 등의 제도와 그밖에도 보통실종선고제도도 마련해 놓고 있으나 그렇다고 하여 위와 같은 자료나 제도에 의함이 없는 사망사실의 인정을 수소법원이 절대로 할 수 없다는 법리는 없다.

【참조조문】[편집]

민사소송법 제187조, 민법 제27조, 제750조

【참조판례】[편집]

대법원 1985.4.23. 선고 84다카2123 판결

【전 문】[편집]

【원고, 상고인】 차은경 외 1인 원고들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삼덕 담당변호사 정시영 외 2인

【피고, 피상고인】 전종근 소송대리인 변호사 오세도 외 1인

【원 판 결】 대구고등법원 1987.11.4. 선고 87나804 판결

【주 문】

원판결을 파기하여 사건을 대구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에 대하여,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청구사건의 요건사실의 인정은 사실심 수소법원의 판단에 의하는 것이고 일반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사건의 요건사실은 가해행위, 권리침해(피침해권리), 고의나 과실, 손해, 인과관계 등으로 구분될 수 있으며 이 가운데 피침해권리가 사람의 생명과 같은 인격적 권리인 때에도 그 사실인정은 사실심 수소법원이 자유로운 심증으로 사망의 확신이 설 때에는 이를 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사건에 있어서 원심이 확정한 바에 의하면, 피고의 원양오징어 어선인 346.38톤급 제11우일호의 선장인 소외 김용석은 1986.4.26. 갑판원인 소외 강석인을 포함한 선원 25명을 위 선박에 승선시켜 부산 남항을 출항하여 그해 5.10.경 북태평양 어장에 도착한 다음 오징어잡이를 하고 있었는데 그해 9.18. 01:00경부터 북위 41도 35분, 동경 151도 13분에 위치한 어장에서 그 전날에 투망하였던 폭 9미터, 길이 50킬로미터 정도의 유자망을 미속으로 양망하던중 동일 07:00경 어망을 감아올리는 기구인 넷트로라의 고장으로 어망이 엉키게 되자 위 강석인을 포함한 선원 14명에게 지시하여 갑판위에서 어망푸는 작업을 하도록 하였는데 그날 16:00경부터 기상이 악화되어 시속 30노트 정도의 강풍이 불고 파도가 5-6미터 가량 높게 일어 선채가 좌, 우로 15도 가량 흔들리는 등 작업조건이 악화되고 있었으므로 기상조건이 호전될 때까지 갑판상에서의 작업을 중지시키고 피항 항해를 하거나 작업을 계속 시키는 경우라도 그 기상조건에 대응할 수 있는 방어조치를 강구해야 했을 터인데 그대로 위와 같은 어망푸는 작업만을 계속 시킴으로써 그 작업에 임하고 있던 위 강석인이 그날 20:30경 선수 우현으로부터 갑판위로 덮친 큰 파도에 휩쓸려 좌현방현쪽으로 해상에 추락하여 행방불명이 되었다는 것이다.

위와 같은 상황 아래에서 북태평양상의 기상조건이 아주 험하고 찬 바다에 추락하여 행방불명이 되었다면 비록 시신이 확인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그 사람은 그 무렵 사망한 것으로 인정함이 우리의 경험칙과 논리칙에 비추어 당연하다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타인의 불법행위로 생명을 잃었다 하여 손해배상을 구하는 사건에 있어서는 그 사망사실이 "확정적"으로 밝혀져야 하며 행방불명되어 생환하지 못하였다는 사실만으로서는 생명을 해하였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인데( 대법원 1985.4.23. 선고 84다카2123 판결) 위에서 인정한 사실관계에 의하면 위 강석인이 해난사고로 행방불명되었다는 것 뿐이고 여기에서 더 나아가 그의 사망사실을 단정지울만한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라고 판단하고있다.

그러나 원심이 인용하고 있는 당원판례의 취지는 사람의 사망과 같은 인격적 권리의 상실에 관한 사실인정은 신중하게 할 것이고 단순히 행방불명되어 생환하지 못하였다는 사실만으로 가볍게 인정해서는 안된다는 데에 그 의미가 있는 것이지 위에서 본 이 사건의 사실관계와 같은 사망 개연성이 극히 높고 생환가능성이 거의 없는 것으로 여겨지는 경우까지도 "사망사실이 확정적으로 밝혀진 바 없고 행방불명되어 생환하지 못하였다는 사실만으로서는 생명을 해하였다고 할 수는 없다"라는 명제하에 일률적으로 사망인정을 하지 못한다는 의미는 아닌 것이다.

원심이 말하는 확정적인 증거가 그 사람의 시신 또는 사체검안서나 사망진단서 등임은 의심할 바 없으나 이 사건과 같은 수난, 전란, 화재 기타 사변에 편승하여 타인의 불법행위로 사망한 경우에 있어서는 위에서 본 확정적인 증거의 포착이 손쉽지 않음을 예상하여 법은 인정사망( 호적법 제90조), 위난실종선고( 민법 제27조 제2항)등의 제도와 그밖에도 보통실종선고제도( 민법 제27조 제1항)도 마련해 놓고 있으나 그렇다고 하여 위와 같은 자료나 제도에 의함이 없는 사망사실의 인정을 수소법원이 절대로 할 수 없다는 법리는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위에서 본 바와 같이 판단하여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한 것은 인간의 사망사실의 인정에 관한 법리오해가 아니면 채증법칙에 위배된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할 것이고 이는 현저히 정의와 형평에 반하는 중대한 법령위반이라 할 것으로서 이 점을 비난하는 논지는 이유있다.

이에 원판결을 파기하여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케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주한(재판장) 이회창 배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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