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다카2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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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여금 [대법원 1989. 6. 27., 선고, 89다카2957, 판결] 【판시사항】 가. 기존 채권채무의 당사자가 그 목적물을 소비대차의 목적으로 하기로 약정한 경우 그 약정의 해석 나. 동업탈퇴로 인한 정산금채권을 소비대차의 목적으로 하기로 약정한 경우 새로 발생한 채권이 상사시효의 적용을 받는다고 본 사례

【판결요지】 가. 경개나 준소비대차는 모두 기존채무를 소멸케 하고 신채무를 성립시키는 계약인 점에 있어서는 동일하지만 경개에 있어서는 기존채무와 신채무와의 사이에 동일성이 없는 반면, 준소비대차에 있어서는 원칙적으로 동일성이 인정된다는 점에 차이가 있는 바, 기존채권 채무의 당사자가 그 목적물을 소비대차의 목적으로 할 것을 약정한 경우 그 약정을 경개로 볼 것인가 또는 준소비대차로 볼 것인가는 일차적으로 당사자의 의사에 의하여 결정되고 만약 당사자의 의사가 명백하지 않을 때에는 의사해석의 문제이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동일성을 상실함으로써 채권자가 담보를 잃고 채무자가 항변권을 잃게 되는 것과 같이 스스로 불이익을 초래하는 의사를 표시하였다고는 볼 수 없으므로 일반적으로 준소비대차로 보아야 한다. 나. 갑과 을이 골재채취업을 동업하다가 을이 탈퇴하고 갑이 을에게 지급할 정산금을 소비대차의 목적으로 하기로 약정한 경우 갑은 골재채취를 영업으로 하는 자이어서 상인이고 이 준소비대차계약은 상인인 갑이 그 영업을 위하여 한 상행위로 추정함이 상당하므로(이 점은 위 약정을 경개라고 하더라도 마찬가지이다), 이에 의하여 새로이 발생한 채권은 상사채권으로서 5년의 상사시효의 적용을 받는다.

【참조조문】 가.

민법 제500조,

제605조 나. 상법 제47조,

제64조

【참조판례】 1981.12.22. 선고 80다1363 판결


【전문】 【원고, 피상고인】 이석우 소송대리인 변호사 박상일

【피고, 상고인】 이승 소송대리인 변호사 배원건

【원심판결】 서울고등법원 1988.12.23. 선고 88나40209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피고 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 제1점 및 제2점을 함께 판단한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거시증거에 의하여 원고와 피고가 강원 춘성군 동면 장학리 소양강 하천 골재채취를 동업하다가 1982.3.11. 원고가 위 동업관계에서 탈퇴함에 이르러 피고는 원고에게 정산금으로 금 21,000,000원을 지급하기로 하되 위 금원 중 금 11,000,000원은 당일 지급하고, 나머지 금10,000,000원은 같은 날 이를 원고로부터 차용한 것으로 하여 이자는 월 3푼, 변제기는 1982.6.20.로 약정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위 정산금 중 일부 금 10,000,000원에 대하여, 이와 같은 동업자 사이의 계산은 상행위라 하더라도 계산상 부담할 채무를 현실로 수수함이 없이 소비대차로 경개한 이상은 민사행위가 되어 신채무인 위 대여금채무에 대하여는 상사시효가 적용되지 아니하고일반 민사채권의 시효규정이 적용된다 할 것인데 위 대여금변제기인 1982.6.20.부터 이 사건 소제기일인 1988.1.27.까지 아직 일반 민사채권의 시효기간인 10년이 경과되지 아니하였음이 역수상 명백하므로 피고의 시효항변은 이유없다고 배척하였다. 그러나 경개나 준소비대차는 모두 기존채무를 소멸케 하고 신 채무를 성립시키는 계약인 점에 있어서는 동일하지만 갱개에 있어서는 기존채무와 신 채무와의 사이에 동일성이 없는 반면, 준소지대차에 있어서는 원칙적으로 동일성이 인정된다는 점에 차이가 있는 바, 기존채권, 채무의 당사자가 그 목적물을 소비대차의 목적으로 할 것을 약정한 경우 그 약정을 경개로 볼 것인가 또는 준소비대차로 볼 것인가는 일차적으로 당사자의 의사에 의하여 결정되고 만약 당사자의 의사가 명백하지 않을 때에는 의사해석의 문제라 할 것이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동일성을 상실함으로써 채권자가 담보를 잃고 채무자가항변권을 잃게 되는 것과 같이 스스로 불이익을 초래하는 의사를 표시하였다고는 볼 수 없으므로 일반적으로 준소비대차로 보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원·피고 사이의 위 약정도 당사자의 명확한 경개의사가 없는 한 준소비대차로 보아야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합리적인 이유도 없이 원·피고 사이의 위 약정을 경개로 인정한 것은 경개 또는 준소비대차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였다 할 것이다. 또 원심이 인정한 위 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골재채취를 영업으로 하는 자이어서 상인이라 할 것이고, 원·피고 사이에 위 정산금에 관하여 준소비대차의 약정을 한 것으로 보는 이상 이 준소비대차계약은 상인인 피고가 그 영업을 위하여 한 상행위로 추정함이 상당하고(이 점은 위 약정을 경개라고 하더라도 마찬가지라 할 것이다), 이에 의하여 새로이 발생한 채권은 상사채권으로서 5년의 상사시효의 적용을 받게 되는 것이라고 볼 것이다( 당원 1981.12.22. 선고 80다1363 판결 참조). 그러함에도 원심은 위 신채권에 관하여 상사시효가 적용된다는 피고의 항변을 배척하고 민사시효가 적용된다고 판시하였으니 이는 보조적 상행위 내지상사시효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저질렀다 할 것이고, 이는 소송촉진등에 관한특례법 제12조 제2항 소정의 파기사유에 해당한다. 결국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있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케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회창(재판장) 배석 김상원 김주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