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다19848
소유권이전등기말소 [대법원 1991. 8. 27., 선고, 90다19848, 판결] 【판시사항】 가. 명의신탁해지의 효과와 등기명의를 이전하기 전에 수탁자로부터 부동산을 취득한 자의 지위 나. 명의신탁된 사찰재산에 대한 명의수탁자의 처분이 무효가 되는 경우 다. 사찰에의 진입로 중 주요 경내지에 근접된 토지부분은 사찰의 목적수행이나 존립에 필요불가결한 재산이라고 볼 여지가 있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가. 명의신탁계약해지의 효과는 소급하지 않고 장래에 향하여 효력이 있음에 불과하므로 수탁자가 신탁자 앞으로 등기 명의를 이전하기 전에 수탁자로부터 부동산을 취득한 자는 그 취득행위에 무효 또는 취소사유가 없는 한 적법하게 소유권을 취득한다. 나. 구 불교재산관리법(폐지) 및 전통사찰보존법이 일정한 사찰재산의 처분에 관하여 관할청의 허가를 받도록 한 것은 사찰로 하여금 그 본래의 존립목적과 아울러 사회문화 향상에 기여케 할 목적으로 이를 규제하는 것이라 할 것이고 따라서 당해 재산이 실질적인 사찰소유로서 이를 처분하는 것이 사찰목적의 수행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사찰 자체의 존립을 위태롭게 할 우려가 있는 경우라면 비록 그 재산이 제3자에게 명의신탁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명의수탁자인 제3자의 처분행위는 이를 무효라고 하여야 할 것이다. 다. 사찰에의 진입로 중 주요 경내지에 근접된 토지부분은 사찰의 목적수행이나 존립에 필요불가결한 재산이라고 볼 여지가 있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가.나.민법 제186조「명의신탁」 나.다. 구 불교재산관리법 제11조 제1항 제2호, 전통사찰보존법 제6조 제1항 제2호, 제5항
【참조판례】 가. 대법원 1982.8.24. 선고 82다카416 판결(공1982,880), 1982.11.23. 선고 81다372 판결(공1983,192), 1991.1.25. 선고 90다10858 판결(공1991,847) / 나. 대법원 1981.12.22. 선고 81다731,732 판결(1982,253), 1987.1.20. 선고 85다카2536 판결(1987,359)
【전문】
【원고, 상고인】
보덕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송영식
【피고, 피상고인】 피고 1 외 13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유현석
【원심판결】 서울민사지방법원 1990.10.17. 선고 89나6173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 1의 제8목록기재 부동산에 대한 원고 패소부분을 파기하여 이 부분 사건을 서울민사지방법원합의부에 환송한다. 원고의 피고 2, 피고 3, 피고 4, 피고 5, 피고 6, 피고 7, 피고 8, 피고 9, 피고 10, 피고 11, 피고 12에 대한 상고를 각하하고 원고의 피고 1에 대한 나머지 상고와 피고 13, 피고 14에 대한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각하 및 기각부분에 관한 상고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 유】
(1) 직권으로 보건대, 원고는 피고 2, 피고 3, 피고 4, 피고 5, 피고 6, 피고 7, 피고 8, 피고 9, 피고 10, 피고 11, 피고 12에 대한 원심판결 부분에 대해서도 상고를 제기하고 있으나 위 피고들에 대하여는 원심에서 원고의 청구가 모두 인용되었음이 기록상 명백하여 위 피고들에 대하여는 더 이상 불복할 여지가 없으니 원고의 이 부분 상고는 상고의 이익이 없는 부적법한 것이므로 상고이유에 대하여 판단할 것도 없이 각하되어야 할 것이다.
(2) 원고소송대리인의 나머지 피고들에 대한 상고이유 제1,3점을 함께 본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원고사찰이 1968.3.29. 국가로부터 원래 구 황실 재산이었던 충남 예산군 (주소 1 생략) 임야 25정 5단 4무보를 불하받으면서 편의상 그 매수인 명의를 당시 원고 사찰의 주지였던 피고 1로 하고 같은 해 4.11. 같은 피고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함으로써 그 소유명의를 신탁한 사실, 그 후 위 임야가 판시와 같이 여러 필지로 분할되었고 1987.7.21.부터 1989.4.19.까지 사이에 피고 1로부터 나머지 피고들 및 소외인 등 앞으로 각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경료된 피고 1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는 명의신탁에 의한 것이라고 판단하고 원고의 주장 사실, 즉 피고 1로부터 나머지 피고들 앞으로 경료된 각 소유권이전등기는 피고들이 매매 또는 증여를 가장하여 한 허위표시의 법률행위에 기한 것으로서 무효의 등기이므로 전득자인 피고들에 대하여는 피고 1을 대위하여 각 등기의 말소를 구하고, 피고 1에 대하여는 명의신탁해지를 원인으로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구한다는 주장에 대하여, 판시 제6, 9 부동산의 전득자인 피고 2 외 10인 명의의 각 소유권이전등기는 피고 1과 그의 상좌이거나 같은 문중 소속으로 특별한 친분관계가 있던 비구니들인 위 피고들이 통모하여 증여를 가장한 허위의 의사표시에 의하여 경료된 것으로서 무효의 등기라 하여 원고청구를 인용한 반면, 나머지 부동산의 전득자인 피고들이나 소외인들이 피고 1과 통모하여 한 허위의 의사표시에 기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였음은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고, 또 위 각 등기가 통정허위표시에 의한 무효의 등기임이 인정되지 아니하여 말소할 수 없는 이상 원고가 피고 1에 대하여 위 명의신탁을 해지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 1의 원고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의무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행불능상태에 있는 것이라 하여 이를 배척하였다.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되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명의신탁과 계약해제에 관한 법리오해, 석명권불행사, 심리미진, 채증법칙위배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그리고 피고 1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가 명의신탁에 의한 것이 아닌 원인무효의 등기이고 신탁등기 그 자체가 허위표시에 기한 무효의 등기라거나 명의신탁이라 하더라도 전득자들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되기 이전에 이미 신탁계약이 해지되었으므로 전득자들 앞으로의 소유권이전등기가 원인무효라는 원고의 주장은 사실심에서 내세우지 않은 새로운 주장으로서 적법한 상고이유가 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가사 명의신탁계약이 해지되었다 하더라도 그 해지의 효과는 소급하지 않고 장래에 향하여 효력이 있음에 불과하고 수탁자가 신탁자 앞으로 등기명의를 이전하기 전에 수탁자로부터 부동산을 취득한 자는 그 취득행위에 무효 또는 취소사유가 없는 한 적법하게 소유권을 취득하는 것이므로 위 주장은 받아들일 것이 못된다. 논지는 어느 것이나 이유 없는 것이다.
(3) 같은 상고이유 제2점을 본다.
구 불교재산관리법(폐지) 및 전통사찰보존법이 일정한 사찰재산의 처분에 관하여 관할청의 허가를 받도록 한 것은 사찰은 불교의 전법, 포교, 법요의 집행 및 신자의 교화를 목적으로 하는 불교단체로서 그 소유재산은 이러한 사찰의 목적구현과 승려의 생활유지를 위하여 필요한 건물, 토지 등 부동산과 불상, 화상, 석물 기타 불교의 의식행사와 승려의 일상생활을 위하여 필요한 동산으로 구성되며 한편 이와 같은 재산은 때로는 미술 고고학의 자료가 되는 문화재적 가치를 지니기도 하고 사찰의 존엄과 아울러 그 풍치의 보존을 위하여 보호유지할 필요가 있는 경우도 있으므로 이와 같은 사찰재산을 보호·유지하게 함으로써 사찰로 하여금 그 본래의 존립목적과 아울러 사회문화 향상에 기여케 할 목적으로 이를 규제하는 것이라 할 것이고 따라서 당해 재산이 실질적인 사찰소유로서 이를 처분하는 것이 위에서 본 바와 같은 사찰목적의 수행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사찰 자체의 존립을 위태롭게 할 우려가 있는 경우라면 비록 그 재산이 제3자에게 명의신탁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명의수탁자인 제3자의 처분행위는 이를 무효라고 하여야 할 것이다(당원 1981.12.22. 선고 81다731,732 판결; 1987.1.20. 선고 85다카2536 판결등 각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이 사건 부동산중 판시 5, 8 부동산의 일부인 원판시(가),(갸) 부분은 사찰건물의 부지를 이루는 등 원고사찰의 중심적 경내지의 일부에 속하는 것으로서 이의 처분행위는 원고 사찰의 목적수행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사찰 자체의 존립을 위태롭게 할 우려가 있는 것으로서 무효라할 것이나, 위 토지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동산들은 원고사찰의 주요 경내지에서 비교적 거리가 떨어진 장소에 위치하는 등 원고사찰의 목적수행 등에 필요불가결한 것까지로는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시하였다.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부동산 중 판시 1, 2, 3, 4, 7,(원심에서 원고의 청구가 모두 인용된 판시 6, 9 부동산에 관하여는 판단하지 아니한다) 부동산은 원고사찰의 주요 경내지와 시설물을 비교적 떨어진 거리에서 둘러싸고 있는 형태의 임야로서 풍치림 이외의 구실을 하지 못하는 것이고 판시 5 부동산 중 (갸)부분은 원고사찰의 본당의 동측에 위치한 토지로서 원고사찰의 기본적 경내지에 포함되어 있을뿐 아니라 그 일부지상에 관음암의 일부가 건립되어 있는 반면 위 (갸)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토지는 사찰시설물에 비교적 인접되어 있기는 하나 주요 시설물이 위치한 중심적 경내지와는 돌담 등에 의하여 구분되고 판시 8 부동산 중 (가)부분은 원고 사찰의 기본적 경내지일 뿐 아니라 그 일부지상에 요사채 등이 건립되어 있는 반면 위 (가)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토지는 사찰의 경내 중앙과는 지반의 높이나 토지의 턱 등에 의하여 구분되는 사실을 알 수 있는바 위 (갸), (가)부분은 그것이 처분된다면 모두 원고사찰의 목적수행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사찰 자체의 존립을 위태롭게 할 우려가 있는 필요불가결한 중심적 경내지의 일부에 속한다고 보여지므로 피고 1의 이 부분 토지의 처분행위는 무효라 할 것이나 판시 1, 2, 3, 4, 7 부동산과 판시 5, 8 부동산 중 위 (갸), (가)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뒤에서 판단하는 (주소 2 생략) 임야지상의 진입로 부분 제외)의 토지는 사찰목적수행 등에 필요불가결한 토지라고 할 수 없어 그 처분행위가 무효라고 볼 수는 없다할 것이므로 같은 취지의 이 부분 원심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불교재산관리법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으며 소론이 내세우는 판례는 원심의 판단에 배치되는 것이 아니므로 이 부분 부동산에 관한한 논지는 이유 없다.
그러나 더 나아가 기록을 살펴보면 원고사찰에의 진입로는 (주소 2 생략) 임야(위 8 부동산)지상을 수십미터 이상 통과하고 있고 이는 위 사찰의 정면으로 통하는 유일한 진입로로서 위 (주소 2 생략) 임야와 (주소 3 생략) 임야의 경계부근에서 원고 사찰의 본당과 관음암 방면도로로 갈라져 있고 그 삼거리의 상당부분 또한 위 (주소 2 생략) 임야에 속해 있으며, 위 진입로 양측편은 비탈진 숲으로서 별도의 도로개설이 곤란한 사정을 알 수 있고 여기에 통상사찰의 정숙과 존엄유지를 위하여 일반민가시설 등으로부터 사찰의 주요 경내지사이에 적당한 거리의 진입로를 두어 격리시키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사찰에의 진입로 중 주요 경내지에 근접되어 위 1의 56 지상을 통과하는 부분은 원고사찰의 목적수행이나 존립에 필요불가결한 재산으로서 그 처분행위는 효력이 없는 것이라고 볼 여지가 있다할 것인 바 그렇다면 원심으로서는 위 진입로 중 원고사찰의 목적수행이나 존립에 필요불가결한 부분을 가려내어 그 처분행위의 유효여부를 판단하였어야 할 것임에도 이에 이르지 아니한 것은 불교재산관리법에 대한 법리를 오해하여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범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이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있다.
(4) 따라서 원심판결 중 피고 1의 제8목록기재 부동산에 대한 원고 패소부분을 파기하여 이 부분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고 원고의 피고 2, 피고 3, 피고 4, 피고 5, 피고 6, 피고 7, 피고 8, 피고 9, 피고 10, 피고 11, 피고 12에 대한 상고를 각하하며 원고의 피고 1에 대한 나머지 상고와 피고 13, 피고 14에 대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각하 및 기각부분에 관한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재성(재판장) 이회창 배만운 김석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