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다46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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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료 [대법원 1993. 12. 21., 선고, 92다46226, 전원합의체 판결] 【판시사항】 토지 소유자가 임료 상당 부당이득의 반환을 구하는 장래이행의 소를 제기하여 승소판결이 확정된 후 임료가 상당하지 아니하게 되는 등 사정이 있는 경우 새로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할 수 있는지 여부

【판결요지】 [다수의견] 토지의 소유자가 법률상 원인 없이 토지를 점유하고 있는 자를 상대로 장래의 이행을 청구하는 소로서, 그 점유자가 토지를 인도할 때까지 토지를 사용 수익함으로 인하여 얻을 토지의 임료에 상당하는 부당이득금의 반환을 청구하여, 그 청구의 전부나 일부를 인용하는 판결이 확정된 경우에, 그 소송의 사실심 변론종결 후에 토지의 가격이 현저하게 앙등하고 조세 등의 공적인 부담이 증대되었을 뿐더러 그 인근 토지의 임료와 비교하더라도 그 소송의 판결에서 인용된 임료액이 상당하지 아니하게 되는 등 경제적 사정의 변경으로 당사자간의 형평을 심하게 해할 특별한 사정이 생긴 때에는, 토지의 소유자는 점유자를 상대로 새로 소를 제기하여 전소 판결에서 인용된 임료액과 적정한 임료액의 차액에 상당하는 부당이득금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별개의견] 토지의 소유자가 법률상 원인 없이 점유하고 있는 자를 상대로 장래이행의 소로서 임료 상당의 부당이득금반환을 청구하는 사건에 있어서는 당사자는 장래 발생할 임료 상당 부당이득금의 액수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주장입증하기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그 변동가능성을 어느 정도 예상하면서도 장래 발생할 임료 상당 부당이득금의 액수는 변론종결 당시의 그것과 별 차이가 없으리라는 전제하에서 공격과 방어를 하게 되고, 법원 또한 이러한 전제하에서 그 임료 상당액을 판단하게 되는 것이므로 그 후 경제사정의 변동 등으로 그 액수가 변론종결 당시 예상할 수 없을 정도로 증감되어 전소의 인용액이 도저히 상당하다고 할 수 없을 정도가 되었다면 이러한 사정의 변경은 전소의 변론종결시까지 주장할 수 없었던 사유가 그 후 새로 발생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어서, 소유자는 증액된 부분을 부당이득반환으로서 구할 수 있고 그 반면에 점유자는 청구이의의 소로서 감액된 부분에 대한 집행력의 배제를 주장할 수 있다.

【참조조문】 민사소송법 제202조, 제229조

【참조판례】 대법원 1971.4.30. 선고 71다430 판결(집19①민402)(폐기)


【전문】 【원고, 상고인】 【피고, 피상고인】 부산직할시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인규

【원심판결】 부산고등법원 1992.9.24. 선고 92나3182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원고 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판단한다. 1. 원심판결의 이유의 요지. 원심은, 이 사건 토지(13필지 5,828㎡)에 관하여 1984.1.25. 원고의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진 사실, 건설부장관은 1970.9.2. 건설부고시 제428호로 부산시도시계획사업의 일환으로 이 사건 토지에 인접한 부산 중구 영주동 일원의 토지 89,350㎡를 대청공원 부지로 편입고시한 후, 다시 1972.12.30. 이 사건 토지를 포함하여 같은 동 일원의 토지72,000㎡를 대청공원 부지에 추가 편입하여 확정고시한 사실, 이에 따라 피고는 1974.8.31.부터 위 지역에 난립되어 있던 무허가판자촌 등에 대한 주택개량사업을 실시하는 일방 대청공원 부지 조성사업을 실시하여, 1975년 3월경부터 4월경까지 사이에 대청공원 편입지구를 포함하여 이 사건 토지 중 일부에 옹벽과 철조망의 설치 및 벚꽃나무 단풍나무 등을 식재하는 등 하고, 상주감시원을 고정배치하여 사람들의 출입을 통제함으로써, 적어도 1975.3.부터 현재까지 이 사건 토지를 대청공원 부지로 점유하여 오고 있는 사실, 한편 원고는 1984.4.경 피고를 상대로 하여 부산지방법원 84가합1032호로서, 피고의 이 사건 토지에 대한 위와 같은 불법점유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이 있음을 청구원인으로 하여 금 2,597,031원(원고가 이 사건 토지의 소유권을 취득한 날인 1984.1.25.부터 6.30.까지의 손해배상금임)및 1984.7.1.부터 피고가 이 사건 토지를 인도할 때까지 매월 금 509,632원의 비율에 의한 금원의, 또는 피고가 이 사건 토지를 아무런 권원 없이 점유하고 있는데 따른 부당이득반환채무가 있음을 청구원인으로 하여 같은 금액의 지급을 청구한 사실(원고는 불법점유로 인한 손해배상청구를 주위적 청구로, 부당이득금반환청구를 예비적 청구로 주장하였으나, 이는 실질적으로 선택적청구라고 볼 것이다. 이 뒤에는 “전소"라고 약칭한다),그 후 같은 법원에서 1985.3.29. 피고는 원고에게 금1,753,435원 및 1984.7.1.부터 이 사건 토지를 매수할 때까지 월 금332,930원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고, 원고의 나머지 청구는 기각한다 라는 판결이 선고되고, 그 판결이 그때쯤 그대로 확정된 사실, 피고는 현재까지 이 사건 토지를 원고로부터 매수하지 아니한 채 계속하여 점유하여 오고 있는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전소판결이 확정된 후 경제사정의 변동으로 이 사건 토지의 가격은 6배 내지 10배,임료는 8배이상,지방세법상의 과세시가표준액은 3배가량(148등급 6110원 및 167등급 15,400원에서 174등급 21,700원 및 189등급 45,100원으로) 앙등하였고, 이 사건 토지에 대한 종합토지세가 전소판결에서 인용된 임료액의 4분지1에 육박하는 등 공과금도 급격하고 현저하게 상승하였으며, 피고는 1991.4경 이 사건 토지의 인근토지를 1984년 감정가격의 8배이상되는 가격으로 수용하고 대청공원내의 사용료를 1984년에 비하여 45.83배나 올려 받고 있으며, 부산직할시의 지가변동율이 3,638배나 되는바, 이와 같은 사정의 변경은 전소의 변론종결당시 예견되지 아니하였거나 예견할 수도 없는 것이라는 등을 이유로, 부당이득반환의무 또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선택적 청구원인으로 하여, 소장부본 송달다음날부터 1991.12.31.까지 소장부본 송달일 무렵인 1990.7.1.당시의 이 사건 토지에 대한 임료상당액인 월 금 2,869,400원에서 전소판결에서 인용된 월 금 332,930원(원고는 착오로 금 332,900원이라고 주장한다)을 공제한 금원의 지급을 구한다는 원고의 주장에 대하여는 판단을 명시하지 아니한 채 직권으로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다. 전소와 이 사건 소는 그 기초적 사실관계가 동일하여 피고의 이 사건 토지에 대한 점유는 법률적관점에 따라 부당이득 및 불법행위가 모두 성립되는 것이고, 또한 전소와 이 사건 소를 전체적으로 비교하여 보면 양자 모두 부당이득 또는 불법행위를 선택적 청구원인으로 주장하고 있어 그 소송목적이 같은 것이며, 나아가 이 사건 소의 부당이득청구부분은 그 청구원인인 법률관계가 부당이득으로서 전소판결과 동일하며(전소판결의 주문기재 중 “토지를 매수할 때까지"라는 표현과 판결이유를 보면 원고의 선택적 청구 중 부당이득청구를 인용하였음이 명백하다), 또한 전소판결에서 원고의 선택적 청구 중 부당이득반환청구의 일부만을 인용하면서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 이상, 그 기각부분에는 원고의 부당이득반환청구 중 인용되는 나머지 부분을 기각하는 한편 위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 중 위 인용부분을 넘는 위 기각부분에 상당하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를 배척하는 취지도 포함되어 있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원고가 확정된 전소에서 피고의 이 사건 토지의 무단점유 내지 불법점유로 인한 장래의 부당이득반환채권 또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권 중 일부 채권만을 명시하여 청구하고 나머지 채권은 청구하지 아니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었다는 점에 관하여 아무런 주장·입증이 없는 이 사건에 있어서, 전소의 확정판결의 기판력은 피고의 이 사건 토지의 무단점유 내지 불법점유로 인한 장래의 부당이득반환채권 또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권 전부에 관하여 미친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의 이 사건 소(원심에서 추가된 청구 포함)는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어 나머지 점에 관하여는 더 나아가 판단할 필요 없이 부적법 각하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2. 당원의 판단. 토지의 소유자가 법률상 원인 없이 토지를 점유하고 있는 자를 상대로 장래의 이행을 청구하는 소로서, 그 점유자가 토지를 인도할 때까지 토지를 사용·수익함으로 인하여 얻을 토지의 임료에 상당하는 부당이득금(매월 일정한 액)의 반환을 청구하여, 그 청구의 전부나 일부를 인용하는 판결이 확정된 경우에, 그 소송의 사실심 변론종결후에 토지의 가격이 현저하게 앙등하고 조세 등의 공적인 부담이 증대되었을 뿐더러 그 인근 토지의 임료와 비교하더라도 그 소송의 판결에서 인용된 임료액이 상당하지 아니하게 되는 등 경제적사정의 변경으로 당사자간의 형평을 심하게 해할 특별한 사정이 생긴 때에는, 토지의 소유자는 점유자를 상대로 새로 소를 제기하여 전소판결에서 인용된 임료액과 적정한 임료액의 차액에 상당하는 부당이득금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고 봄이 상당한 바,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즉 토지의 소유자가 토지를 법률상 원인 없이 점유하고 있는 자를 상대로 점유자가 토지를 인도할 때까지 계속적으로 발생할 일정한 비율에 의한 장래의 부당이득금의 반환을 청구하는 경우에는, 머지 않은 장래에 토지가 인도될 것으로 예상하여 그 때까지 변론종결당시의 토지의 임료액을 기준으로 산정한 부당이득금의 지급을 청구하는 취지로 이해하는 것이 당사자의 합리적인 의사에 합치하는 것으로 보이는 바, 점유자가 그 후에도 오랫 동안 토지를 인도하지 아니하여 변론종결 후에 위와 같이 변론종결 당시 예상하기 어려웠던 특별한 사정이 생김으로써 전소판결에서 인용될 임료액이 적정한 임료액과 비교하여 상당하지 아니하게 되었을 경우에 대비하여 그 차액에 상당하는 부당이득금에 관하여까지 소유자가 전소에서 주장 입증하는 것은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임대물에 대한 공과부담의 증감 기타 경제사정의 변동으로 인하여 약정한 차임이 상당하지 아니하게 된 때에는 당사자는 장래에 대한 차임의 증감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 민법 제628조의 입법취지 등에 비추어 보면, 전소판결에서 인용된 임료액과 적정한 임료액의 차액에 상당하는 부당이득금은 전소에서 청구하지 아니한 취지라고 보는 것이 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부합되므로, 법원도 같은 취지에서 위와 같은 청구에 대하여만 판결을 한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고, 따라서 전소의 사실심 변론종결후에 전소판결의 기초가 된 사정이 위와 같이 변경됨으로 말미암아 전소판결에서 인용된 임료액이 현저하게 상당하지 아니하게 된 경우에는, 일부청구임을 명시하지는 아니하였지만 명시한 경우와 마찬가지로 그 청구가 일부청구이었던 것으로 보아, 전소판결의 기판력이 그 일부청구에서 제외된 위 차액에 상당하는 부당이득금의 청구에는 미치지 않는 것이라고 해석함이 옳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종전에 당원이 1971.4.30. 선고 71다430 판결 등에서 이와 다르게 판시한 의견은 변경하기로 한다. 그렇다면 원심으로서는 원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전소의 변론종결후에 경제적사정이 변경됨으로 말미암아 전소판결에서 인용된 임료액이 상당하지 아니하게 되었는지의 여부에 대하여 심리판단한 다음, 그 결과에 따라 전소판결의 기판력이 이 사건 청구에 미치는지의 여부에 대하여 판단하였어야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판시한 바와 같은 이유만으로 전소판결의 기판력이 이 사건 청구에 미친다고 판단하고 말았으니, 원심판결에는 일부청구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심리를 제대로 하지 아니하였거나 기판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고, 이와 같은 위법은 판결에 영향을 미친 것임이 명백하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가 있다.

3. 결론. 선택적으로 병합된 수개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거나 소를 각하한 항소심판결에 대하여 원고가 상고한 경우, 상고법원이 선택적 청구 중 어느 하나의 청구에 관한 상고가 이유 있다고 인정할 때에는 원심판결을 전부 파기하여야 할 것이므로, 원고 소송대리인의 나머지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는 판단하지 아니한 채 선택적으로 병합된 수개의 청구에 관한 이 사건 소를 모두 각하한 원심판결을 전부 파기하고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대법관 박만호 대법관 박준서의 별개의 의견이 있는 외에는,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만호·대법관 박준서의 별개의견은 다음과 같다. 전소송의 기판력이 이 소송에 미치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견해를 같이 하나 그 논거에 있어서는 견해를 달리 하는 바이다. 기판력은 확정판결의 변론종결시를 기준으로 발생하는 것이므로 그 변론종결시까지 주장할 수 없었던 사유가 변론종결 후에 새로이 발생하였다면 이를 다시 주장할 수 있음은 기판력의 시적 범위의 이론상 당연하다 할 것이다. 그런데 토지의 소유자가 법률상 원인 없이 점유하고 있는 자를 상대로 장래이행의 소로서 임료 상당의 부당이득금반환을 청구하는 사건에 있어서는 당사자는 장래 발생할 임료 상당 부당이득금의 액수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주장입증하기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그 변동가능성을 어느 정도 예상하면서도 장래 발생할 임료 상당 부당이득금의 액수는 변론종결 당시의 그것과 별 차이가 없으리라는 전제하에서 공격과 방어를 하게 되고, 법원 또한 이러한 전제하에서 그 임료 상당액을 판단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그 후 경제사정의 변동 등으로 그 액수가 변론종결 당시 예상할 수 없을 정도로 증감되어 전소의 인용액이 도저히 상당하다고 할 수 없을 정도가 되었다면 이러한 사정의 변경은 전소의 변론종결시까지 주장할 수 없었던 사유가 그 후 새로 발생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어서, 소유자는 증액된 부분을 부당이득반환으로서 구할 수 있고 그 반면에 점유자는 청구이의의 소로서 감액된 부분에 대한 집행력의 배제를 주장할 수 있다 할 것이다. 소유자나 점유자 모두 이와 같이 확정판결의 변론종결 후에 발생한 새로운 사유를 들어 소송을 할 수 있음은 기판력의 표준시가 확정판결의 변론종결시라는 데서 비롯된 것이므로 여기에 다수의견처럼 굳이 유보된 일부청구 의제이론이 등장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 이 사건에 있어서 만약 원고의 주장처럼 전소판결이 확정된 후 이 사건 토지 및 그 인근토지의 가격이 앙등하였고, 그 공과금도 현저하게 상승하였으며, 이 사건 토지에 대한 임료 상당액이 전소판결에서 인용된 금액의 9배 가까이 되었다면, 이는 바로 전소의 변론종결 당시 주장할 수 없었던 사유가 새로이 발생한 경우에 해당한다 할 것이므로, 전소에서의 청구를 일부청구로 볼 수 있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기판력의 시적 범위의 이론에 의하여 전소판결의 기판력은 위와 같은 사정변경으로 인하여 증액된 부분의 지급을 구하는 이 사건 청구에는 미치지 아니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결국 원심판결에는 심리미진 내지 기판력의 시적 범위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할 것이므로 이 점에서 원심판결은 파기를 면할 수 없다 할 것이다.


대법관 장윤관(재판장) 김상원 배만운 안우만 김주한 윤영철 김용준(주심) 김석수 박만호 천경송 정귀호 안용득 박준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