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다7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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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권이전등기말소 [대법원 1992. 7. 28., 선고, 92다7726, 판결] 【판시사항】 무효인 공정증서상 집행채무자로 표시된 자가 그 공정증서를 채무명의로 한 경매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이를 방치하고, 오히려 변제를 주장하여 경락허가결정에 대한 항고절차를 취하고 경락대금까지 배당받은 후 경락인에 대하여 공정증서의 무효를 이유로 이에 기한 강제경매도 무효라고 주장함의 당부

【판결요지】 무효인 공정증서상에 집행채무자로 표시된 자가 그 공정증서를 채무명의로 한 경매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동안에 공정증서의 무효를 주장하여 경매절차를 저지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주장을 일체 하지 않고 이를 방치하였을 뿐 아니라, 오히려 공정증서가 유효임을 전제로 변제를 주장하여 경락허가결정에 대한 항고절차를 취하였고 경락허가결정확정 후에 경락대금까지 배당받았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집행채무자로 표시된 자는 경락인에 대하여 그 공정증서가 유효하다는 신뢰를 부여한 것으로서 객관적으로 보아 경락인으로서는 이와 같은 신뢰를 갖는 것이 상당하다고 할 것이므로, 그 후 집행채무자로 표시된 자가 경락인에 대하여 공정증서의 무효임을 이유로 이에 기하여 이루어진 강제경매도 무효라고 주장하는 것은 금반언 및 신의칙에 위반되는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참조조문】 민법 제2조,

민사소송법 제522조

【참조판례】 대법원 1973.6.5. 선고 69다1228 판결(집21②민45)


【전문】 【원고, 피상고인】 【피고, 상고인】 정민진 소송대리인 변호사 홍기배

【환송판결】 대법원 1991.4.26. 선고 90다20473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민사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피고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소외 임경윤이 집행채무자를 원고로 한 그 판시의 약속어음 공정증서(이하 이 사건 집행증서라고 한다)의 집행력 있는 정본에 기하여 원고 소유이던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하여 강제경매신청을 함에 따라 피고가 그 강제경매절차에서 이 사건 부동산을 경락받은 사실과 이 사건 집행증서는 원고의 모인 소외 1이 원고 명의의 약속어음과 위임장을 위조하여 원고의 대리인으로서 위 약속어음의 공증을 촉탁함에 따라 작성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 사건 집행증서는 원고를 대리할 권한이 없는자의 촉탁에 의하여 작성된 것으로서 무효이므로 이를 채무명의로 하여 이루어진 위 강제경매는 집행채무자인 원고에 대한 관계에서는 그 효력이 생기지 아니하여 그 경락인인 피고는 이 사건 부동산의 소유권을 취득하지 못한다고할 것이어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원고에게 피고 명의로 경료된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등기절차를 이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2.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원심의 위 사실인정에 수긍이 가고 거기에 소론이 주장하는 것과 같이 채증법칙에 위반하여 사실인정을 그르친 위법이 없으므로 이 점 논지는 이유 없다. 또 소론은 원고가 하자있는 공정증서상의 집행인낙의 의사표시를 추인하였고 또 피고의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한 소유권취득을 인정하였는데도 이와 다른 판단을 한 원심판결에는 추인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는 것이나, 이는 환송판결의 환송취지와 상반되는 견지에서 환송취지에 따른 원심판단을 탓하는 것이어서 이 점 논지도 이유 없다.

3. 그러나 무효인 공정증서상에 집행채무자로 표시된 자가 그 공정증서를 채무명의로 한 경매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동안에 공정증서의 무효를 주장하여 경매절차를 저지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주장을 일체 하지 않고 이를 방치하였을 뿐아니라, 오히려 공정증서가 유효임을 전제로 변제를 주장하여 경락허가결정에 대한 항고절차를 취하였고 경락허가결정확정후에 경락대금까지 배당받았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집행채무자로 표시된 자는 경락인에 대하여 그 공정증서가 유효하다는 신뢰를 부여한 것으로서 객관적으로 보아 경락인으로서는 이와 같은 신뢰를 갖는 것이 상당하다고 할 것이므로, 그후 집행채무자로 표시된 자가 경락인에 대하여 공정증서의 무효임을 이유로 이에 기하여 이루어진 강제경매도 무효라고 주장하는 것은 금반언 및 신의칙에 위반되는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당원 1973.6.5. 선고 69다1228 판결 참조). 이 사건에서 원심이 확정한 사실에 의하면 원고는 위 경매절차가 개시된 이래 경락허가결정이 있기까지 위 강제경매절차가 진행중인 사실을 알면서도 그 채무명의인 이 사건 집행증서가 무효라는 주장을 한 바 없고 다만 위 절차와 중복하여 진행중이던 부동산임의경매절차의 근저당권설정등기가 원인무효라고만 주장하였을 뿐이며, 또한 경락허가결정 이후 채무명의상의 채무를 모두 변제하였다는 이유로 항고, 재항고를 제기하였다가 기각되어 경락허가결정이 확정되자 그 경락대금 중 배당금 41,045,550원을 수령하였다는 것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가 그 후 이 사건 집행증서의 무효임을 들고 나와 이에 기하여 이루어진 강제경매가 무효라고 주장하는 것은 금반언 및 신의칙에 위반되는 것으로서 허용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다만 원심이 채용한 증거에 의하면 원고는 1988.7.경 소외 임경윤을 상대로 이 사건 집행증서가 무효임의 확인을 구하는 소를 제기한 사실이 인정되나, 원심이 배척하지 아니한 을 제1호증의 25, 34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는 위 소를 제기하기 이전인 1988.6.21. 위 경매절차 배당기일에 이 사건 부동산의 근저당권자들인 소외 황문수 등에게 배당된 금원에 대하여 이의를 하는 한편 그에게 배당된 금 17,625,738원을 수령하였고 또 위 소를 제기한 후인 1989.3.10.경에는 나머지 경락대금마저 배당받아 수령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기록을 살펴보아도 원고가 위 임경윤을 상대로 이 사건 집행증서의 무효를 주장한 사실을 피고가 알았다고 인정할 만한 자료가 없으므로 위 소제기 사실만으로는 원고의 이 사건 권리행사가 금반언 및 신의칙에 위배됨을 인정하는 데에 장애가 되지 않는다. 그런데 기록에 의하여 피고소송대리인이 제1심 제11차 변론기일에 진술한 1989.10.18.자 준비서면 제3항 및 환송전 원심 제7차 변론기일에 진술한 1990.10.13.자 준비서면 3의 (3)항의 각 내용을 보면 피고는 원고의 이 사건 권리행사가 금반언 및 신의칙에 위반된 것이라는 취지의 주장을 한 것으로 보지 못할 바 아니므로, 원심으로서는 이 점을 좀더 명확하게 밝혀 심리판단하였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에 이르지 아니하였음은 심리미진과 판단유탈의 위법을 저지른 것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 있다.

4.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하고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배만운(재판장) 이회창 김석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