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다35886
보증채무금 [대법원 1995. 8. 25., 선고, 94다35886, 판결] 【판시사항】 소멸시효의 기산일과 변론주의의 적용
【판결요지】 소멸시효의 기산일은 채무의 소멸이라고 하는 법률효과 발생의 요건에 해당하는 소멸시효 기간 계산의 시발점으로서 소멸시효 항변의 법률요건을 구성하는 구체적인 사실에 해당하므로 이는 변론주의의 적용 대상이고, 따라서 본래의 소멸시효 기산일과 당사자가 주장하는 기산일이 서로 다른 경우에는 변론주의의 원칙상 법원은 당사자가 주장하는 기산일을 기준으로 소멸시효를 계산하여야 하는데, 이는 당사자가 본래의 기산일보다 뒤의 날짜를 기산일로 하여 주장하는 경우는 물론이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반대의 경우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참조조문】 민사소송법 제188조, 민법 제162조, 제166조
【참조판례】 대법원 1971.4.30. 선고 71다409 판결(집19①민396), 1980.1.29. 선고 79다1863 판결(공1980,12593), 1983.7.12. 선고 83다카437 판결(공1983,1256)
【전문】
【원고, 상고인】
아남전자주식회사
【피고, 피상고인】 담당변호사 이양원 외 2인
【원심판결】 서울고등법원 1994.6.8. 선고 93나37726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소외 1이 피고의 연대보증 아래 원고와의 사이에 계속적인 물품 외상거래를 하여 오다가 그 거래가 종료될 무렵에 원고에 대하여 부담하게 된 물품대금 채무를 금 413,979,890원이라고 확정한 다음, 위 채무는 늦어도 그 지급을 위하여 교부된 약속어음들의 최종 지급기일인 1991.3.30.에는 전부 이행기가 도래하였다 할 것이므로 이 때부터 기산하여 3년이 경과한 1994.3.30. 이전에는 그 소멸시효가 완성하였다고 판단하였다.
2. 그러나 소멸시효의 기산일은 채무의 소멸이라고 하는 법률효과 발생의 요건에 해당하는 소멸시효기간 계산의 시발점으로서 소멸시효 항변의 법률요건을 구성하는 구체적인 사실에 해당하므로 이는 변론주의의 적용 대상이라 할 것이고, 따라서 본래의 소멸시효 기산일과 당사자가 주장하는 기산일이 서로 다른 경우에는 변론주의의 원칙상 법원은 당사자가 주장하는 기산일을 기준으로 소멸시효를 계산하여야 하는데(대법원 1983.7.12. 선고 83다카437 판결 참조), 이는 당사자가 본래의 기산일보다 뒤의 날자를 기산일로 하여 주장하는 경우는 물론이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반대의 경우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본래의 기산일이 당사자가 주장하는 기산일보다 뒤의 날짜라 하여 법원이 본래의 기산일에 따라 소멸시효 기간을 인정하게 되면 그 기간 가운데에는 당사자가 주장한 기간 속에 들어 있지 아니한 부분이 있어 위 양자 사이에 전체가 부분을 포함하는 관계가 있다고는 할 수 없으므로 법원의 인정 사실은 당사자의 주장 사실과 전혀 별개의 것으로서 양자 사이에는 동일성이 없다 할 것이고, 나아가 당사자가 주장하는 기산일을 기준으로 심리·판단하여야만 상대방으로서도 법원이 임의의 날을 기산일로 인정하는 것에 의하여 예측하지 못한 불이익을 받음이 없이 이에 맞추어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에 해당하는지의 여부 및 소멸시효의 중단 사유가 있었는지의 여부 등에 관한 공격방어방법을 집중시킬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3. 기록에 의하면 피고는 위 물품대금 채무에 대하여 거래 종료 시점인 1990.9.30.을 기산점으로 하여 소멸시효 완성의 항변을 하고 있음이 명백하다. 그런데도 원심은 그로부터 6개월 후인 1991.3.30.을 기산점으로 하여 소멸시효 기간을 산정하였는바, 위 양 기간 사이에 동일성이 있다고는 볼 수 없다 할 것이므로 이는 당사자가 주장하지 아니한 사실을 인정한 것이어서 변론주의에 위배되고 나아가 판결 결과에도 영향을 미쳤다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 있다.
4.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법관들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만호(재판장) 박준서 김형선(주심) 이용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