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도3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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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상과실치상,해양오염방지법위반,업무상과실선박파괴 [대법원 1995. 4. 11., 선고, 94도3302, 판결] 【판시사항】 가. 강제도선사가 좌초 사고에 관하여 해도를 믿고 항행하였다는 사유로 면책될 수 있는지 여부 나. 강제도선구에서의 선장의 주의의무

【판결요지】 가. 도선사는 법률에 의하여 상당히 고도의 주의의무가 부과되어, 해도에 표시된 장애물 뿐 아니라 해도에 표시되어 있지 않고 외관상 쉽게 발견되지 않는 위험물을 포함하여 지방수역에 관한 지식을 가지고 있어야 하며 이를 활용할 의무가 있고 더욱이 강제도선사는 전문지식이 있다고 판단하여 선임된 자이기 때문에 선박이 임의로 승선시킨 도선사보다 고도의 주의의무를 부담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여 볼 때, 강제도선사인 피고인이 선택한 항로로 운항중이던 유조선의 수중암초 충돌로 인한 업무상과실치상 및 해양오염방지법위반 사건에 관하여 피고인이 해도를 믿고 항행을 하였다 하여 면책될 수 없다. 나. 선장이 강제도선구에서의 도선사의 조선지휘사항에 일일이 간섭할 수는 없다 하더라도, 도선사의 운항로선택 등 조선지휘상황이 통상의 예에서 벗어난 위험한 것임을 알았음에도 조기에 이를 시정토록 촉구하여 안전한 운항로선택 및 안전운항조치를 취하도록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것은 잘못이다.

【참조조문】 형법 제268조 , 도선법 제20조 제1항 , 제18조 제4항

【참조판례】 대법원 1984.5.29. 선고 84추1 판결(공1984,1204)


【전문】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변 호 인】 변호사 이재후 외 5인

【원심판결】 대전지방법원 1994.11.25. 선고 94노316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피고인 1의 상고이유와 피고인 2, 피고인 셔우드오버시즈 에스. 에이 선박 주식회사의 변호인들의 상고이유를 함께 본다. (1) 기록에 의하여 원심 및 제1심이 거시한 증거관계를 검토해 보면, 대량의 나프타를 적재한 이 사건 유조선이 충남 서산군 대산읍 독곶리 소재 삼성종합화학부두 앞 해상에서 위 부두로 접안하기 위하여 운항 중 “가인서”라는 암초 부근의 미확인 수중암초에 부딪친 이 사건 사고(그로 말미암아 선저의 일부가 파공되면서 적재하고 있던 다량의 나프타가 흘러나와 부근 해양을 오염시킴과 동시에 위 나프타가 휘발하면서 부근 주민들로 하여금 액화가스 중독증 등의 상해를 입게 하고 선박이 파괴되었다)의 발생경위에 관하여 원심이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그 인정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사고의 발생에 있어 도선사인 피고인 강완수 및 선장인 피고인 이상오에게 판시와 같은 과실이 있다고 판단한 조치는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채증법칙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위 유조선이 위 대산항의 개항질서법상의 항로를 따라 운항하다가 접안부두인 삼성부두까지는 특정항로가 설치되지 아니한 관계로 위 접안부두를 향하여 가기 위하여 항로를 벗어난 사실 자체만으로 항로이탈의 과실이 있다고 볼 수 없음은 소론과 같으나, 개항질서법상의 항로를 벗어나 위 “가인서” 부근에 지나치게 접근하는 항로를 잡을 경우 위와 같이 수면위로 솟아 있는 암초 부근은 파악되지 않은 암초 등 수중장애물이 있을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진로의 안전을 미리 확인하여야 할 주의의무가 더욱 요구되는 것임에도 도선사인 피고인 1이 적절한 안전조치를 강구하지도 아니한 채 특별한 사정도 없이 위와 같은 위험지역을 통과하는 항로를 선택한 조치에 과실이 없다 할 수 없고 일단 위와 같은 위험이 예상되는 항로를 선택하였으면 진로의 안전을 확인하는 제반 조치를 취하며 안전운항하여야 함에도 이러한 조치를 전혀 취하지 아니한 채 운항하다가 이 사건 사고를 일으킨 데 대하여 그 과실이 적지 않다 할 것이다. 물론 당시 도선사인 피고인 1이 선택하여 항행한 항로상의 이 사건 사고지점은 해도상 수중장애물의 표시가 전혀 없어 해도상으로만 보면 위 유조선이 충분히 통과할 수 있는 것으로 예상되었던 지점이었기는 하나. 도선사는 법률에 의하여 상당히 고도의 주의의무가 부과되어, 해도에 표시된 장애물 뿐 아니라 해도에 표시되어 있지 않고 외관상 쉽게 발견되지 않는 위험물을 포함하여 지방수역에 관한 지식을 가지고 있어야 하며 이를 활용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이고 더욱이 강제도선사는 전문지식이 있다고 판단하여 선임된 자이기 때문에 선박이 임의로 승선시킨 도선사보다 고도의 주의의무를 부담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여 볼 때 강제도선사인 피고인 강완수가 해도를 믿고 항행을 하였다 하여 면책될 수는 없다 할 것이다. 또한 선장인 피고인 이상오로서는 이 사건 강제도선구에서의 도선사인 피고인 강완수의 조선지휘사항에 일일히 간섭할 수는 없다 하더라도, 기록에 의하여 원심 및 제1심이 거시한 증거관계를 검토하여 보면, 선장인 피고인 이상오는 도선사인 피고인 강완수의 이 사건 사고지점 부근에서의 운항로선택 등 조선지휘상황이 통상의 예에서 벗어난 위험한 것임을 알았음에도 조기에 이를 시정토록 촉구하여 안전한 운항로선택 및 안전운항조치를 취하도록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잘못이 있음을 알 수 있다. (2) 이 사건 사고유조선의 선주인 피고인 주식회사의 해양오염방지법위반죄의 성부에 대하여, 제1심은 선주인 위 피고인 회사의 사용인인 선장에게 과실이 있으니 선주인 위 피고인회사도 책임이 있다는 것으로 설시하였음에도, 위 피고인 회사가 이 사건 유조선은 피고인 1에 의하여 강제도선되었는데 피고인 1은해양오염방지법 제77조 소정의 피고인 회사의 사용인이 아님에도 피고인 1이 피고인 회사의 사용인이라 하여 위 법을 적용하였다는 것을 항소이유로 내세우자, 원심이 피고인 1이 피고인 회사와 선장인 피고인 2에 대하여 사용인의 지위에 있다고 볼 수 있다는 판단을 하였는바, 이는 피고인 회사의 항소이유에 대하여 답변을 하다 보니 그러한 판단을 하게 된 것이지 그로써 원심이 피고인 회사의 해양오염방지법위반죄는 피고인 1의 과실행위에 기인하여 성립된 것이라고 본 것은 아니고 결론적으로 피고인 회사의 해양오염방지법위반죄는 사용인인 선장(피고인 2)의 과실행위에 기인하여 성립하였다는 제1심의 판단을 유지한 것이라 할 것이다(위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을 함에 있어 원심은 강제도선의 경우에도 선장에게 운항의 책임이 있음을 설시하였다). 그런데 이 사건에 있어 선장인 피고인 2가 선주인 위 피고인 회사의 사용인이고, 이 사건 사고의 발생에 선장인 피고인 2의 과실이 있는 것이고 보면, 원심이 위 피고인 회사에 대하여 해양오염방지법위반죄에 대하여 유죄로 인정한 조치는 그 설시방법에 있어 다소 미흡한 점이 없지 않지만 결과적으로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논지는 원심판결의 취지를 오해하여 이를 비난하는 것에 지나지 아니한다. (3)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돈희(재판장) 김석수(주심) 정귀호 이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