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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다17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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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립자확인

[대법원 1997. 10. 24., 선고, 96다17851, 판결]


【판시사항】

[1] 민법 제764조의 '명예'의 의미 및 민법 제764조의 규정이 종중 등 법인 아닌 사단에도 적용되는지 여부(적극)

[2] 인격권의 침해에 대하여 사전 예방적 구제수단으로 침해행위의 정지·방지 등의 금지청구권이 인정되는지 여부(적극)

[3] 학교법인 설립자인 종중이 결의한 학교법인 설립 세부절차에 따라 종중 회장 개인을 학교법인 설립자로 하여 설립허가를 받은 경우, 학교법인이 학교 명의로 발행한 책자에 그 설립자를 종중 아닌 개인으로 표시했다 하여 종중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볼 수 없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민법 제764조에서 말하는 명예라 함은 사람의 품성, 덕행, 명예, 신용 등 세상으로부터 받는 객관적인 평가를 말하는 것이고 특히 법인의 경우에는 그 사회적 명예, 신용을 가리키는 데 다름없는 것으로 명예를 훼손한다는 것은 그 사회적 평가를 침해하는 것을 말하고 이와 같은 법인의 명예가 훼손된 경우에 그 법인은 상대방에 대하여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과 함께 명예 회복에 적당한 처분을 청구할 수 있고, 종중과 같이 소송상 당사자능력이 있는 비법인사단 역시 마찬가지이다.

[2] 사람(종중 등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이 갖는 명예에 관한 권리는 일종의 인격권으로 볼 수 있는 것으로서, 그 성질상 일단 침해된 후에는 금전배상이나 명예 회복에 필요한 처분 등의 구제수단만으로는 그 피해의 완전한 회복이 어렵고 손해 전보의 실효성을 기대하기 어려우므로, 이와 같은 인격권의 침해에 대하여는 사전 예방적 구제수단으로 침해행위의 정지·방지 등의 금지청구권이 인정될 수 있다.

[3] 학교법인 설립자인 종중이 정기총회에서 별도의 이사회를 구성하여 학교법인의 설립에 관한 사무를 위임하고, 그 이사회에서 학교법인의 설립에 관한 세부절차를 결의하였으며, 그와 같은 결의에 따라 종중의 회장인 갑이 개인 명의로 학교법인의 설립 대표자가 되어 그 명의로 학교법인의 설립허가를 받도록 한 이상, 다른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그 종중으로서는 학교법인의 설립 당시에 이미 종중의 대표자인 갑이 학교법인의 설립자로 표기될 가능성이 있음을 알면서도 이를 용인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므로, 그 후 학교법인이 그가 운영하는 학교 명의로 발행·배포하는 '학교운영계획서'에 학교법인을 실질적으로 설립한 주체가 종중이라거나 갑이 종중의 대표자로서 설립행위를 하였다는 점을 명백하게 밝히지 않은 채 단지 그 설립자가 갑이라고 기재한다고 하여, 이로 인하여 새삼스럽게 종중의 사회적 명예나 신용이 침해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1] 민법 제764조

[2] 민법 제214조, 제764조

[3] 민법 제751조, 제764조


【참조판례】

[1] 대법원 1988. 6. 14. 선고 87다카1450 판결(공1988, 1020), 대법원 1990. 2. 27. 선고 89다카12775 판결(공1990, 760) /[2] 대법원 1996. 4. 12. 선고 93다40614, 40621 판결(공1996상, 1486)


【전문】

【원고,피상고인】

【피고】

【피고보조참가인,상고인】

【피고보조참가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1996. 3. 26. 선고 95나27082 판결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한다.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보조참가인 1, 피고보조참가인 2의 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판결에서 채용하고 있는 증거들을 종합하여, 원고 종중이 그 중시조인 망 소외 1(○○○)의 묘소 등 선조들의 묘소를 보존하기 위하여 그 산소를 중심으로 하는 종중의 토지를 피고 법인의 기본재산으로 출연하여 위 토지 상에 학교를 설립하기로 하고 위 토지 중 우선 15,000평을 피고 법인의 기본재산으로 출연하였으며 원고 종중의 회장이던 소외 2 등으로 학교법인 설립을 위한 이사회를 구성하여 정관을 작성하고 세부절차를 거친 다음 소외 2가 대표자로서 학교법인 설립허가신청서를 제출하여 1969. 6. 26. 문교부장관으로부터 피고 법인의 설립허가를 받아 같은 해 7. 7. 피고 법인의 설립등기를 마친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피고 법인은 원고 종중이 □□고등학교의 부지를 비롯한 종중 토지 등을 피고 법인의 기본재산으로 출연하고 정관을 작성하여 관계 행정청의 설립허가를 받아 1969. 7. 7. 설립등기를 마침으로써 성립된 법인으로서 원고 종중이 설립하였다고 판단하고 있는바,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지적하는 학교법인의 설립행위의 해석에 관한 법리오해, 이유불비, 심리미진 및 채증법칙 위배 등의 잘못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는 받아들일 수 없다.

2. 피고보조참가인 1, 피고보조참가인 2의 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가. 민법 제764조에서 말하는 명예라 함은 사람의 품성, 덕행, 명예, 신용 등 세상으로부터 받는 객관적인 평가를 말하는 것이고 특히 법인의 경우에는 그 사회적 명예, 신용을 가리키는 데 다름없는 것으로 명예를 훼손한다는 것은 그 사회적 평가를 침해하는 것을 말하고 이와 같은 법인의 명예가 훼손된 경우에 그 법인은 상대방에 대하여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과 함께 명예 회복에 적당한 처분을 청구할 수 있고 ( 대법원 1988. 6. 14. 선고 87다카1450 판결 참조), 종중과 같이 소송상 당사자능력이 있는 비법인사단 역시 마찬가지라고 할 것인바( 대법원 1990. 2. 27. 선고 89다카12775 판결 참조), 사람(종중 등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이 갖는 이와 같은 명예에 관한 권리는 일종의 인격권으로 볼 수 있는 것으로서, 그 성질상 일단 침해된 후에는 금전배상이나 명예 회복에 필요한 처분 등의 구제수단만으로는 그 피해의 완전한 회복이 어렵고 손해 전보의 실효성을 기대하기 어려우므로, 이와 같은 인격권의 침해에 대하여는 사전 예방적 구제수단으로 침해행위의 정지·방지 등의 금지청구권이 인정될 수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대법원 1996. 4. 12. 선고 93다40614, 40621 판결 참조).

나. 그런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 법인이 유지·경영하는 □□고등학교에서는 매년 원심 첨부 별지 1 내지 3과 같은 내용의 '학교운영계획서'를 발행하여 배포하고 있는데 그 책자 중에 '설립자 소외 2'라는 기재를 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피고 법인이 위 '학교운영계획서' 책자에 종전과 같이 '피고 법인의 설립자 소외 2'라고 기재할 것으로 보여지는 사실을 인정한 다음,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원고 종중이 종중 총회의 결의하에 종중재산을 출연하여 후세의 교육을 위한 교육기관인 피고 학교법인을 설립하였다는 사실은 단체로서의 종중뿐만 아니라 종중원 총원의 명예 및 사회적 신용과 관계되는 사항이라고 할 것이어서 그 설립자의 지위는 일종의 인격권으로 볼 수 있다 할 것이고, 피고 법인이 그가 발행·배포하는 위 '학교운영계획서' 책자에 '피고 법인의 설립자가 소외 2'라고 사실과 다른 기재를 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원고 종중이 피고 학교법인의 설립자임을 부정하는 것으로 되어 원고 종중의 명예, 신용 등 인격권을 침해하는 행위이므로, 피고 학교법인이 장래에도 계속 이와 같은 침해행위를 할 염려나 위험성이 있는 한 원고에게는 그 인격권에 대한 방해의 제거나 예방을 위하여 피고 법인에 대하여 그가 위 □□고등학교 명의로 발행·배포하는 '학교운영계획서'에 '피고 법인의 설립자가 소외 2'라는 기재를 하지 아니할 것을 구할 권리가 있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이 부분 청구를 인용하였다.

다. 그러나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원고 종중은 1968. 8. 21. 정기총회를 개최하여 현재의 □□고등학교 부지로 되어 있는 종중 토지를 출연함으로써 학교법인을 설립하기로 하고 그 법인의 이사장 등 임원 전원을 원고 종중의 회장인 소외 2 외 14명의 종중원으로 결정하기로 결의하고, 위 결의에 따라 구성된 학교법인 설립을 위한 이사회에서는 같은 해 12. 7. 학교법인 인가 사무의 진행을 신속하게 하기 위하여 소외 2 외 6인으로 소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학교법인의 설립에 필요한 세부절차를 결의하였으며, 이에 따라 원고 종중의 회장인 소외 2가 설립 대표자로서 1969. 3. 5. 학교법인 설립허가신청서를 제출하고 같은 해 6. 26. 문교부장관으로부터 소외 2 명의로 피고 법인의 설립허가를 받아 같은 해 7. 7. 피고 법인의 설립등기를 마치고, 그 무렵 위 소외 2가 피고 법인의 초대 이사장에 취임한 사실이 인정되는바, 이와 같이 피고 법인을 실질적으로 설립한 주체는 원고 종중이고, 소외 2는 단지 원고 종중의 대표자로서 피고 법인의 설립행위에 관여하였을 뿐이라고 하더라도, 원고 종중이 정기총회에서 별도의 이사회를 구성하여 학교법인의 설립에 관한 사무를 위임하고, 그 이사회에서 학교법인의 설립에 관한 세부절차를 결의하였으며, 그와 같은 결의에 따라 원고 종중의 회장인 상헌가 개인 명의로 학교법인의 설립 대표자가 되어 그 명의로 피고 법인의 설립허가를 받도록 한 이상, 다른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원고 종중으로서는 피고 법인의 설립 당시에 이미 원고 종중의 대표자였던 상헌가 피고 법인의 설립자로 표기될 가능성이 있음을 알면서도 이를 용인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고 할 것이므로, 그 후 피고 법인이 그가 운영하는 상문고등학교 명의로 발행·배포하는 '학교운영계획서'에 피고 법인을 실질적으로 설립한 주체가 원고 종중이라거나 '상헌'가 원고 종중의 대표자로서 설립행위를 하였다는 점을 명백하게 밝히지 않은 채 단지 그 설립자가 '상헌'라고 기재한다고 하여, 이로 인하여 새삼스럽게 원고 종중의 사회적 명예나 신용이 침해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하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피고 법인이 발행·배포하는 위 '학교운영계획서' 책자에 '피고 법인의 설립자가 소외 2'라고 기재를 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원고 종중이 피고 학교법인의 설립자임을 부정하는 것으로 되어 원고 종중의 명예, 신용 등 인격권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단정하고, 피고 법인에 대하여 그와 같은 기재를 하지 아니할 것을 명한 조치는, 인격권으로서의 명예권 및 그에 기한 금지청구권의 성립 요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나머지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저지른 것이라고 할 것이다. 상고이유 중 이 점을 지적하는 부분은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케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준서(재판장) 정귀호 김형선 이용훈(주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