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다18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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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배상(기) [대법원 1996. 8. 20., 선고, 96다18656, 판결] 【판시사항】 [1] 종중 재산의 관리 및 처분 방법 [2] 종중 재산의 처분이 종중규약이나 종중총회의 결의에 따라 이루어졌다는 점에 대한 입증 방법 [3] 명의신탁자가 신탁 부동산을 매도한 것이 타인의 권리매매에 해당하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1] 종중 소유의 재산은 종중원의 총유에 속하는 것이므로 그 관리 및 처분에 관하여 먼저 종중규약에 정하는 바가 있으면 이에 따라야 하고, 그 점에 관한 종중규약이 없으면 종중총회의 결의에 의하여야 하므로, 비록 종중 대표자에 의한 종중 재산의 처분이라고 하더라도 그러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한 행위는 무효이고, 이러한 법리는 종중이 타인에게 속하는 권리를 처분하는 경우에도 적용된다. [2] 종중재산의 처분이 종중규약에 정한 바에 따라 이루어졌다거나 그에 관한 종중총회의 적법한 결의가 있었다는 점에 대한 입증은 종중총회결의서 등 그러한 사실을 직접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증거에 의하여서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그러한 종중총회의 결의가 있었다는 점 등을 추인할 수 있는 간접사실의 입증에 의하여도 할 수 있다. [3] 명의신탁한 부동산을 명의신탁자가 매도하는 경우에 명의신탁자는 그 부동산을 사실상 처분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법률상으로도 처분할 수 있는 권원에 의하여 매도한 것이므로 이를 민법 제569조 소정의 타인의 권리의 매매라고 할 수 없다.

【참조조문】 [1] 민법 제31조, 제275조, 제276조 제1항 [2] 민법 제31조, 제275조, 제276조 제1항, 민사소송법 제261조 [3] 민법 제569조

【참조판례】 [1] 대법원 1992. 4. 24. 선고 91다18965 판결(공1992, 1671), 대법원 1992. 10. 13. 선고 92다27034 판결(공1992, 3135), 대법원 1994. 9. 30. 선고 93다27703 판결(공1994하, 2822) /[2] 대법원 1994. 1. 14. 선고 92다28716 판결(공1994상, 702) /[3] 대법원 1972. 11. 28. 선고 72다982 판결(집20-3, 민131), 대법원 1996. 4. 12. 선고 95다55245 판결(공1996상, 1521)


【전문】 【원고,피상고인】 대한예수교장로회 전남노회 (소송대리인 변호사 배만운)

【피고,상고인】 탐진최씨남파종중 (소송대리인 변호사 강병호)

【원심판결】 광주고법 1996. 3. 22. 선고 94나6450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본다. 1.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기록에 비추어 보면, 원심이 원고가 이 사건 토지를 피고를 대표한 망 소외 1로부터 매수하였다고 인정한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채증법칙에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그 주장하는 바는 원심의 전권에 속하는 증거의 취사판단과 사실의 인정을 탓하는 것에 지나지 아니하여 받아들일 수 없다.

2.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종중 소유 재산의 관리 및 처분은 종중총회의 결의에 따라야 함에도 피고 문중의 대표자인 망 소외 1이 종중총회의 결의를 거치지 아니한 채 원고에게 이 사건 토지를 매도하였으므로 위 매매는 무효이고, 따라서 피고는 위 매매에 따른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할 의무가 없어 이행불능에 따른 손해배상책임도 없다는 취지의 피고의 주장에 대하여, 피고 문중이 부동산을 처분함에 있어 종중총회의 결의를 거쳐야 한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고, 그러한 종중총회의 결의를 필요로 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피고 문중의 내부관계에서 효력을 가지는 데 불과하며, 위 망 소외 1이 이 사건 토지의 매도대금을 피고의 재정수입으로 삼아 피고의 문중사무실의 구입자금으로 사용한 이 사건에 있어서 이 사건 토지의 매도행위는 피고 문중 대표자의 직무행위에 속하거나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최소한 그 직무행위와 밀접한 관련을 갖는 행위라는 이유로 피고의 위 주장을 배척하였다. 살피건대, 종중 소유의 재산은 종중원의 총유에 속하는 것이므로 그 관리 및 처분에 관하여 먼저 종중규약에 정하는 바가 있으면 이에 따라야 하고, 이 점에 관한 종중규약이 없으면 종중총회의 결의에 의하여야 하므로, 비록 종중 대표자에 의한 종중 재산의 처분이라고 하더라도 이러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한 행위는 무효라고 할 것이므로( 대법원 1994. 9. 30. 선고 93다27703 판결, 1992. 10. 13. 선고 92다27034 판결, 1992. 4. 24. 선고 91다18965 판결 참조), 이러한 법리는 종중이 타인에게 속하는 권리를 처분하는 경우에도 적용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의 위 주장을 배척한 것은 잘못이라고 할 것이다. 그러나 한편, 종중 재산의 처분이 종중규약에 정한 바에 따라 이루어졌다거나 이에 관한 종중총회의 적법한 결의가 있었다는 점에 대한 입증은 종중총회결의서 등 그러한 사실을 직접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증거에 의하여서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그러한 종중총회의 결의가 있었다는 점 등을 추인할 수 있는 간접사실의 입증에 의하여도 할 수 있는 것인바( 대법원 1994. 1. 14. 선고 92다28716 판결 참조), 돌이켜 이 사건에 관하여 살펴보면, 망 소외 1이 이 사건 토지를 원고에게 매도함에 있어서 피고의 종중규약에 정한 바에 따랐다거나 적법한 종중총회의 결의를 거쳤다는 점을 입증할 수 있는 직접적인 증거는 없으나, 피고 문중의 문장(대표자라는 의미로 보인다)이던 위 망 소외 1이 피고 소유의 임야를 관리하던 망 소외 2의 중개로 1973. 4. 26. 원고에게 이 사건 토지를 대금 2,055,000원에 매도하고 그 대금을 원고로부터 지급받아 이를 피고의 재산으로 입금시켜 피고의 문중사무실 구입자금으로 충당하였다는 사실은 원심이 적법하게 확정한 바와 같고, 한편, 기록에 의하면, 피고 문중은 원래 연고항존자인 종장이 종중 대표의 임무를 수행하여 오다가 1971년 봄 임시총회에서 위 망 소외 1을 종중의 대표인 제1대 회장으로 선출하여 위 망 소외 1이 그 때 이래 1985년의 종중회의에서 소외 3을 제2대 회장으로 선출할 때까지 종중 업무를 수행하여 온 사실, 위 망 소외 1은 이 사건 토지의 매도대금뿐만 아니라 피고 문중이 그 무렵 매도한 다른 부동산들의 매도대금까지 합쳐서 1974. 12.경 피고 문중이 현재 문중사무실로 쓰고 있는 광주 동구 충장로 3가 19의 10 토지 및 건물의 구입대금으로 사용한 사실, 피고 문중의 경리장부에도 이 사건 토지의 매도대금이 피고 문중의 수입으로 입금된 것으로 기재되어 있는 사실(갑 제1호증의 28 내지 31, 을 제6호증의 1 내지 9 참조), 1989. 10.경부터 피고 문중의 재무를 맡아 종중일을 맡아 처리하고 있는 소외 4도 피고 문중이 원고에게 이 사건 토지를 매도한 것으로 알고 있는 사실(기록 190쪽) 등을 인정할 수 있는바, 이러한 사정들에다 위와 같이 이 사건 토지의 매도대금이 피고 문중의 수입으로 입금되어 있고, 이를 피고 문중 사무실의 구입대금으로 사용하였는데도 피고 문중에서 이 사건 소송에 이르기까지 20년 가까이 아무런 이의를 제기한 사실이 없었다는 사정까지 아울러 참작해 보면, 위 망 소외 1이 이 사건 토지를 원고에게 매도함에 있어서 피고 문중의 규약에 따라서 하였거나 적법한 종중총회의 결의를 거쳐서 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위 망 소외 1의 원고에 대한 이 사건 토지의 매도행위는 피고 문중의 적법한 절차에 따른 것으로서 유효하다고 할 것이고, 이 점에 관한 피고의 주장을 배척한 원심의 결론은 정당하다고 할 것이므로, 이 부분 상고이유는 결국 이유 없음에 돌아간다.

3. 상고이유 제3점에 대하여 명의신탁한 부동산을 신탁자가 매도하는 경우에 매도인은 그 부동산을 사실상 처분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법률상으로도 처분할 수 있는 권원에 의하여 매도한 것이므로, 이를 민법 제569조 소정의 타인의 권리의 매매라고는 할 수 없다 할 것인바( 대법원 1996. 4. 12. 선고 95다55245 판결, 1972. 11. 28. 선고 72다982 판결 참조), 원심이 이와 같은 취지에서, 원고가 이 사건 토지를 피고가 망 소외 5에게 명의신탁한 것으로 알고 이를 매수한 후 그 소유권이전등기를 피고와의 합의에 따라 편의상 등기명의자인 위 망 소외 5와의 사이에 제소전 화해절차에 기하여 마쳤다는 사실만으로는 원고가 이 사건 토지가 피고의 소유가 아님을 알았다고 보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점 상고이유는 받아들일 수 없다.

4.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돈희(재판장) 김석수 정귀호(주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