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다34061

위키문헌 ― 우리 모두의 도서관.

임대차청약무효확인등 [대법원 1996. 11. 12., 선고, 96다34061, 판결] 【판시사항】 [1] 불공정 법률행위의 성립 요건 [2] 차임불증액 특약이 있는 임대차에서 사정변경으로 인한 차임증액청구권이 인정되는지 여부(적극) [3] '임대기간 20년, 기간 만료시 10년간씩 기간 연장, 임료 매년 1원'을 내용으로 하여 사실상 영구 무상사용을 보장하는 임대차계약이 체결된 사안에서, 불공정 법률행위 주장 및 차임증액청구를 모두 배척한 사례

【판결요지】 [1] 민법 제104조에 규정된 불공정한 법률행위는 객관적으로 급부와 반대급부 사이에 현저한 불균형이 존재하고, 주관적으로 그와 같이 균형을 잃은 거래가 피해 당사자의 궁박, 경솔 또는 무경험을 이용하여 이루어진 경우에 성립하는 것으로서, 약자적 지위에 있는 자의 궁박, 경솔 또는 무경험을 이용한 폭리행위를 규제하려는 데 그 목적이 있고, 불공정한 법률행위가 성립하기 위한 요건인 궁박, 경솔, 무경험은 모두 구비되어야 하는 요건이 아니고 그 중 일부만 갖추어져도 충분한데, 여기에서 '궁박'이라 함은 '급박한 곤궁'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경제적 원인에 기인할 수도 있고, 정신적 또는 심리적 원인에 기인할 수도 있으며, 당사자가 궁박의 상태에 있었는지 여부는 그의 신분과 재산 상태 및 그가 처한 상황의 절박성의 정도 등 제반 상황을 종합하여 구체적으로 판단하여야 하며, 한편 피해 당사자가 궁박, 경솔 또는 무경험의 상태에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 상대방 당사자에게 그와 같은 피해 당사자측의 사정을 알면서 이를 이용하려는 의사, 즉 폭리행위의 악의가 없었다면 불공정 법률행위는 성립하지 않는다. [2] 임대차계약에 있어서 차임불증액의 특약이 있더라도 그 약정 후 그 특약을 그대로 유지시키는 것이 신의칙에 반한다고 인정될 정도의 사정변경이 있다고 보여지는 경우에는 형평의 원칙상 임대인에게 차임증액청구를 인정하여야 한다. [3] 당사자 사이에 실질적으로 임차물의 영구적 무상사용을 보장하기 위하여 '임대기간을 20년으로 하되, 기간 만료시 10년간씩 기간을 연장하고, 임대차기간 존속 중에는 임료로 매년 1원을 지급받기로 하는' 내용의 차임불증액 특약이 있는 임대차계약이 체결된 사안에서, 임대인의 불공정 법률행위 주장 및 사정변경으로 인한 차임증액청구를 모두 배척한 사례.

【참조조문】 [1] 민법 제104조 [2] 민법 제2조 제1항, 제628조 [3] 민법 제104조, 제628조

【참조판례】 [1] 대법원 1991. 7. 9. 선고 91다5907 판결(공1991, 2121), 대법원 1992. 5. 26. 선고 92다84 판결(공1992, 2007), 대법원 1996. 6. 14. 선고 94다46374 판결(공1996하, 2141)


【전문】 【원고,상고인】 【피고,피상고인】 서울특별시 (소송대리인 변호사 고승덕)

【원심판결】 서울고법 1996. 7. 18. 선고 95나44018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민법 제104조에 규정된 불공정한 법률행위는 객관적으로 급부와 반대급부 사이에 현저한 불균형이 존재하고, 주관적으로 그와 같이 균형을 잃은 거래가 피해 당사자의 궁박, 경솔 또는 무경험을 이용하여 이루어진 경우에 성립하는 것으로서, 약자적 지위에 있는 자의 궁박, 경솔 또는 무경험을 이용한 폭리행위를 규제하려는 데 그 목적이 있고, 불공정한 법률행위가 성립하기 위한 요건인 궁박, 경솔, 무경험은 모두 구비되어야 하는 요건이 아니고 그 중 일부만 갖추어져도 충분한데, 여기에서 '궁박'이라 함은 '급박한 곤궁'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경제적 원인에 기인할 수도 있고, 정신적 또는 심리적 원인에 기인할 수도 있으며, 당사자가 궁박의 상태에 있었는지 여부는 그의 신분과 재산 상태 및 그가 처한 상황의 절박성의 정도 등 제반 상황을 종합하여 구체적으로 판단하여야 하며, 한편 피해 당사자가 궁박, 경솔 또는 무경험의 상태에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 상대방 당사자에게 위와 같은 피해 당사자측의 사정을 알면서 이를 이용하려는 의사, 즉 폭리행위의 악의가 없었다면 불공정법률행위는 성립하지 않는다 고 할 것이다( 대법원 1992. 5. 26. 선고 92다84 판결, 1996. 6. 14. 선고 94다46374 판결 참조). 이 사건에 있어서 원심이 판시와 같은 사실관계에 의하면 원·피고 사이의 임대차계약체결 당시의 원고의 판시와 같은 경제적 처지만으로는 그 임대차계약이 피고가 원고의 궁박상태를 이용하여 체결된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시한 것은 앞서의 법리에 따른 것으로 정당하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불공정 법률행위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 등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논지는 이유 없다. (2)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거시 증거에 의하여 피고가 원고의 이 사건 건물 앞에 위치한 파출소 건물을 철거하여 주는 대신 원고가 이 사건 건물 일부를 파출소로 임대하기로 하되 원·피고는 실질적으로 피고에게 이 사건 임차 부분에 대한 영구적인 무상사용을 보장하기 위하여 기간 20년으로 하되 기간만료시 10년간씩 기간을 연장하기로 한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면서 임대차기간 존속 중에는 임료로 매년 1원을 받기로 명시적으로 약정한 사실을 인정하였는바,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원심의 이러한 사실인정은 정당하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당사자 사이에 앞서와 같은 무상사용을 보장하기 위한 임대차의 약정이 있었다면 이는 차임불증액의 특약이 있었던 것이라고 할 것인데, 차임불증액의 특약이 있더라도 그 약정 후 그 특약을 그대로 유지시키는 것이 신의칙에 반한다고 인정될 정도의 사정변경이 있다고 보여지는 경우에는 형평의 원칙상 임대인에게 차임증액 청구를 인정하여 주어야 할 것이므로, 원심이 차임불증액의 합의가 있어 차임증액 청구가 불가능하다는 취지로 보이는 판시를 한 것은 잘못이라고 할 것이나, 한편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그 약정 후 위 차임불증액의 특약을 그대로 유지시킴이 신의칙에 반한다고 인정될 정도의 경제사정의 변동이 있었다고 볼 아무런 사정을 찾아볼 수 없으므로, 원심이 원고의 차임증액 청구를 배척한 것은 결과적으로 정당하다고 할 것이어서, 원심판결에 차임증액청구권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는 소론의 주장도 받아들이기 어렵다. 논지는 이유 없다. (3) 그러므로 원고의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인 원고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돈희(재판장) 김석수(주심) 정귀호 이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