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이동

96다47951

위키문헌 ― 우리 모두의 도서관.


청구이의등 [대법원 1997. 3. 25., 선고, 96다47951, 판결] 【판시사항】 [1] 간통으로 피소될 처지에서 합의금으로 금 170,000,000원의 약속어음공정증서를 작성한 행위가 불공정한 법률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한 원심판결을 수긍한 사례 [2] 불공정한 법률행위로서 무효라는 주장 안에 반사회적 법률행위로서 무효라는 주장이 포함되어 있는지의 여부를 석명하지 않은 것이 석명의무 위반인지 여부(소극) [3] 간통으로 피소될 처지에 있는 자에게 합의금으로 금 170,000,000원의 약속어음공정증서를 작성하게 한 행위가 부정한 이익을 목적으로 위법한 강박행위를 한 것이 아니라고 한 원심판결을 수긍한 사례

【판결요지】 [1] 지역사회에서 상당한 사회적 지위와 명망을 가지고 있는 자가 유부녀와 통정한 후 상간자의 배우자로부터 고소를 당하게 되면 자신의 사회적 명예가 실추되고 구속될 여지도 있어 다소 궁박한 상태에 있었다고 볼 수는 있으나 상간자의 배우자가 상대방의 그와 같은 처지를 적극적으로 이용하여 폭리를 취하려 하였다고 볼 수 없는 경우, 고소를 하지 않기로 합의하면서 금 170,000,000원의 약속어음공정증서를 작성한 행위가 불공정한 법률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한 원심판결을 수긍한 사례. [2] 불공정한 법률행위로서 무효라는 주장 안에 반사회적 법률행위로서 무효라는 주장이 포함되어 있는지의 여부를 석명하지 않았다 하여 석명의무를 위반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3] 일반적으로 부정행위에 대한 고소·고발은 그것이 부정한 이익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닌 때에는 정당한 권리행사가 되어 위법하다고 할 수 없는 것인바, 간통으로 고소하지 않기로 하는 등의 대가로 금 170,000,000원의 합의금을 받게 된 경우, 상간자의 배우자가 부정한 이익을 목적으로 위법한 강박행위를 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한 원심판결을 수긍한 사례.

【참조조문】

[1]

민법 제104조

[2]

민사소송법 제126조 ,

민법 제103조 ,

제104조

[3]

민법 제110조

【참조판례】

[1]

대법원 1992. 5. 26. 선고 92다84 판결(공1992, 2007),


대법원 1993. 10. 26. 선고 93다6409 판결(공1993하, 3173),


대법원 1996. 6. 14. 선고 94다46374 판결(공1996하, 2141),


대법원 1996. 11. 12. 선고 96다34061 판결(공1996하, 3573) /[3]

대법원 1992. 12. 24. 선고 92다25120 판결(공1993상, 595)


【전문】 【원고,상고인】 【피고,피상고인】 【원심판결】 광주고법 1996. 10. 10. 선고 96나1695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상고이유 제5점에 대하여 원심은 원고의 다음과 같은 주장, 즉 피고가 자기 처인 소외 1과 공모하여 소외 1으로 하여금 원고와 불륜관계를 맺게 한 뒤 이를 이용하여 원고로부터 이 사건 금원을 갈취하려 하였고,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소외 1과 원고와의 불륜관계를 알게 되자 소외 1과 공모하여 공동으로 원고를 협박하여 원고로부터 금원을 갈취하려 하였다는 원고의 주장을 원심 판시와 같은 이유로 배척하였는바, 관련 증거들을 기록과 대조하여 검토하여 보면 원심의 위 인정과 판단을 수긍할 수 있고, 원심판결에 논하는 바와 같이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사실을 잘못 인정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논지는 이유가 없다.

2.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원심은, 원고는 1986. 6.경부터 피고의 처인 소외 1과 정을 통하여 오다가 같은 해 12.경 피고에게 발각되어 피고로부터 간통죄로 고소당하자, 형사처벌을 면하기 위하여 피고에게 위자료로 금 15,000,000원을 지급하고 피고로부터 고소 취소를 받은 사실, 그런데도 원고는 다시 1987. 4.경부터 1993. 12. 말경까지 6년 8개월 가량 위 소외 1과 불륜관계를 맺어 오면서, 소외 1에게 2차례에 걸쳐 합계 금 27,000,000원을 대여하고 생활비 명목으로 8차례에 걸쳐 400,000원씩 합계 금 3,200,000원을 지급한 사실, 1994. 1. 28.경 위와 같은 사실을 처음으로 알게 된 피고는 전화로 원고에게 가만두지 않겠다고 말하였고, 이에 원고는 피고에게 만나자고 간청하여 그 다음날 원고의 동생과 처남이 원고를 대신하여 피고를 만나게 되었는데, 그 자리에서 피고는 처음에는 합의금으로 금 1,000,000,000원을 요구하다가 나중에는 금 500,000,000원을 요구하므로, 다음에 다시 만나 금액을 절충하기로 하고 그 날은 그대로 헤어진 사실, 원고는 같은 해 2. 4. 직접 피고를 만나 피고에게 금 200,000,000원을 지급하고 위 간통사건을 마무리하기로 합의 하였는데, 같은 달 8. 약속어음공정증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합의금을 다시 절충하여, 위 금 200,000,000원에서 그 동안 원고가 소외 1에게 지급한 금 30,000,000원을 공제한 그 나머지 금 170,000,000원만을 피고에게 지급하기로 하고, 그 중에서 금 100,000,000원에 관하여는 지급기일을 1999. 8. 14.로 한 약속어음을, 금 70,000,000원에 관하여는 지급기일을 1994. 8. 14.로 한 약속어음을 각 발행하고, 그 약속어음채무에 관한 공정증서를 작성한 사실 등을 인정한 후, 원고가 피고로부터 고소를 당하게 되면 자신의 사회적 명예가 실추되고 구속될 여지도 있어 다소 궁박한 상태에 있었다고 볼 수는 있으나, 피고가 원고의 위와 같은 처지를 적극적으로 이용하여 폭리를 취하려 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가 피고와 위와 같이 합의하고 약속어음공정증서를 작성한 행위가 불공정한 법률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는바, 관련 증거들과 불공정한 법률행위에 관한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위 인정과 판단은 정당하고, 원심판결에 궁박이나 불공정한 법률행위의 주관적 요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으며, 기록에 나타난 원고의 주장을 살펴보면 원심이 불공정한 법률행위로서 무효라는 원고의 주장 안에 반사회적 법률행위로서 무효라는 주장이 포함되어 있는지의 여부를 석명하지 않았다고 하여 원심판결에 석명의무를 위반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고, 상고이유 제1점으로 내세우는 그 밖의 점들은 원심의 부가적인 판단의 잘못을 지적하는 것에 불과하여 원심의 주된 판단이 정당한 이상 부가적인 판단에 논하는 바와 같은 잘못이 있다고 하여 그러한 잘못이 판결에 영향을 미칠 수는 없는 것이므로, 결국 이 부분 논지는 모두 이유가 없다.

3. 상고이유 제2, 3점에 대하여 원심은, 원고와 피고가 이 사건 합의에 이르게 된 과정에 비추어 볼 때 원고가 피고의 협박에 외포되어 약속어음공정증서를 작성하였다기 보다는 원고가 간통으로 인한 형사처벌을 면하기 위하여 피고에게 합의금 명목의 경제적 보상을 제의하고 피고가 이를 받아들여 서로간의 절충 끝에 합의금을 금 200,000,000원으로 결정하였다가 결국 금 170,000,000원의 약속어음공정증서를 작성하는 것으로 최종적인 합의가 이루어진 사실이 인정되므로, 위 약속어음공정증서의 작성이 피고의 강박에 의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일반적으로 부정행위에 대한 고소·고발은 그것이 부정한 이익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닌 때에는 정당한 권리행사가 되어 위법하다고 할 수 없는 것인바( 당원 1992. 12. 24. 선고 92다25120 판결 참조), 이 사건에서 피고가 광주광역시의 약사회장으로 있던 원고를 간통으로 고소하지 않기로 하는 등의 대가로 무려 금 170,000,000원의 합의금을 받게 되었다고 하여, 피고가 부정한 이익을 목적으로 위법한 강박행위를 하였다고 볼 수 없고, 또 기록에 의하면 원고가 위와 같은 합의에 이른 것이 피고의 강박 때문이었다고 볼 수도 없으므로, 위 공정증서의 작성이 피고의 강박에 의한 것이라는 원고의 주장을 배척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이와 반대되는 논지는 이유가 없다.

4. 상고이유 제4점에 대하여 상고이유로 지적하는 원심의 사실인정은, 원고의 주장 속에 동기의 착오에 관한 주장까지 포함되어 있을 것에 대비하여 한 부가적인 사실인정으로서, 원고 스스로 동기의 착오를 주장하지 아니하였음을 자인하면서 상고이유를 개진하고 있는 이 사건에서 원심의 이 부분 사실인정을 문제삼아 상고이유로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원심의 그와 같은 사실인정이 불공정한 법률행위나 강박에 의한 법률행위에 관한 원심의 판단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도 없으므로, 논지도 이유가 없다.

5.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정귀호(재판장) 최종영 이돈희 이임수(주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