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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시사항[편집]

  1. 신축건물 분양계약 당시 건물의 완공 및 입주 예정일에 관한 별도의 약정을 하지 아니한 경우, 그 이행기의 경과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
  2. 법인격부인론의 요건과 효과

판결요지[편집]

  1. 신축건물에 관한 분양계약을 체결하면서 당사자 사이에 건물의 완공 및 입주 예정일에 관한 별도의 명시적인 약정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분양자는 합리적인 상당한 기간 내에 건물을 완공하여 수분양자로 하여금 입주할 수 있도록 하여 주어야 할 의무가 있고, 그 기간은 분양계약의 내용과 계약체결 경위, 분양계약 체결을 전후하여 당사자가 예상하고 있었던 건물의 완공 및 입주 예정일, 건물의 규모와 용도, 그러한 건물을 신축하는 데에 통상 소요되는 기간, 당초 예상하지 못한 사정의 발생 여부와 그에 대한 귀책사유, 다른 수분양자들과의 사이에 체결된 분양계약의 내용 등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결정하여야 한다.
  2. 회사가 외형상으로는 법인의 형식을 갖추고 있으나 이는 법인의 형태를 빌리고 있는 것에 지나지 아니하고 그 실질에 있어서는 완전히 그 법인격의 배후에 있는 타인의 개인기업에 불과하거나 그것이 배후자에 대한 법률적용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함부로 쓰여지는 경우에는, 비록 외견상으로는 회사의 행위라 할지라도 회사와 그 배후자가 별개의 인격체임을 내세워 회사에게만 그로 인한 법적 효과가 귀속됨을 주장하면서 배후자의 책임을 부정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반되는 법인격의 남용으로서 심히 정의와 형평에 반하여 허용될 수 없고, 따라서 회사는 물론 그 배후자인 타인에 대하여도 회사의 행위에 관한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참조조문[편집]

  1. 민법 제387조
  2. 민법 제2조 , 상법 제171조 제1항

참조판례[편집]

[2] 대법원 1977. 9. 13. 선고 74다954 판결(공1977, 10285)

전문[편집]

  • 원고,피상고인: 박병일
  • 피고,상고인: 이정수 외 1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유근완)
  • 원심판결: 대구지법 1997. 4. 18. 선고 96나431 판결

주문[편집]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들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편집]

상고이유를 본다.

1. 상고이유 제1점에 관한 판단

가. 원심은 그 증거에 의하여, 원고는 1991. 6. 19. 피고 회사로부터 이 사건 건물 중 5층 2호를 금 423,832,500원에 분양 받고, 1992. 3. 30.까지 계약금과 1, 2차 중도금 합계 금 254,280,000원을 지급한 사실, 원고는 위 분양계약 당시 피고 회사와 입주시 잔금 84,972,500원을 지급하기로 약정하였을 뿐 위 건물의 완공 및 입주 예정일에 관하여는 별도의 약정을 하지 아니한 사실, 피고 회사는 위 분양계약에 앞서 1991. 6. 10. 소외 주식회사 건영(이하 '소외 회사'라 한다)과의 사이에 이 사건 건물 신축공사에 관하여 공사대금 16,649,600,000원, 공사완공일 1993. 8. 10.까지, 공사대금은 기성고 10% 완성시마다 같은 비율의 공사대금을 지급하기로 하는 내용의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한 사실, 피고 회사는 당초 이 사건 건물을 분양하여 그 분양대금으로 공사대금을 지급할 예정이었는데 예상과 달리 분양이 저조하여 일부 공사대금의 지급을 지체하자 소외 회사는 1992년 8월 지하 5층 지상 7층까지의 골조공사만 시행한 채 공사를 중단하여 현재까지 공사가 사실상 중단된 상태로 남아 있는 사실을 인정한 다음, 위 분양계약은 피고 회사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위 분양계약 해제의 의사표시가 기재된 1996. 5. 9.자 원고 준비서면이 진술된 같은 달 10일 또는 늦어도 원심 변론종결 당시 적법하게 해제되었다고 판단하였다.

나.

(1) 신축건물에 관한 분양계약을 체결하면서 당사자 사이에 건물의 완공 및 입주 예정일에 관한 별도의 명시적인 약정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분양자는 합리적인 상당한 기간 내에 건물을 완공하여 수분양자로 하여금 입주할 수 있도록 하여 주어야 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이고, 그 기간은 분양계약의 내용과 계약체결 경위, 분양계약 체결을 전후하여 당사자가 예상하고 있었던 건물의 완공 및 입주 예정일, 건물의 규모와 용도, 그러한 건물을 신축하는 데에 통상 소요되는 기간, 당초 예상하지 못한 사정의 발생 여부와 그에 대한 귀책사유, 다른 수분양자들과의 사이에 체결된 분양계약의 내용 등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결정하여야 할 것이다.

기록에 의하면, 원고가 2차 중도금을 지급한 1992. 3. 30. 피고 회사 분양업무 담당자인 소외 이수한에게 건물 완공 및 입주 예정일을 확정하여 줄 것을 요구하자 위 이수한은 분양계약서에 입주 예정일을 1993. 7. 10.로 기재하여 주었고 이에 따라 원고는 그 무렵이면 입주가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었던 사실, 피고 회사는 원고가 이 사건 분양계약을 체결할 무렵인 1991. 7. 19. 소외 주식회사 신한은행과 이 사건 건물 1, 2층에 관한 분양계약을 체결하면서 1993. 12. 31.까지 건물을 완공하여 위 은행으로 하여금 입주할 수 있도록 하여 주기로 약정한 사실, 피고 회사는 공사가 중단된 지 무려 2년 5개월이 경과한 1995. 1. 31.에 이르러 소외 회사와 공사재개에 관한 합의를 하였는데 당시 소외 회사는 1996. 3. 30.까지 건물을 완공하여 주기로 약정한 사실을 알 수 있고, 피고 회사는 당초 소외 회사와의 사이에 이 사건 건물에 관한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하면서 계약일로부터 약 2년 2개월 후인 1993. 8. 10.까지 공사를 완공하기로 약정하였는데 피고 회사가 공사대금을 지급하지 아니함으로써 1992년 8월 이후 사실상 공사가 중단되어 있음은 앞서 본 바와 같은바,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건물의 규모나 용도, 공사대금 지급의 지체로 인한 일시적인 공사 중단 등의 사정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피고 회사는 이 사건 분양계약이 체결된 이후 원고가 계약해제의 의사표시를 한 1996년 5월까지 약 5년의 기간 내에는 건물을 완공하여 원고로 하여금 이 사건 건물에 입주할 수 있도록 하여 주었어야 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할 것이므로, 이 사건 분양계약은 원고의 위 계약해제의 의사표시 당시 이미 그 이행기가 경과하여 적법하게 해제되었다 할 것이다.

같은 취지의 원심판결은 옳고, 거기에 처분문서인 분양계약서(갑 제1호증)의 해석이나 채무불이행 및 신의칙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2) 소외 회사가 이 사건 건물 신축공사를 중단한 것은 피고 회사가 공사대금의 지급을 지체함으로 인한 것임은 앞서 본 바와 같을 뿐만 아니라, 이는 피고 회사와 소외 회사의 내부관계에 불과한 것으로 이러한 사유를 들어 원고와의 관계에서 피고 회사에게 공사 지연에 대한 아무런 귀책사유가 없다고는 할 수 없다.

같은 취지의 원심판결은 옳고, 거기에 채증법칙에 위배하여 사실을 잘못 인정하였거나, 처분문서인 공사도급계약서(을 제9호증의 1, 2)의 해석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쌍무계약에 있어 상대방이 미리 채무를 이행하지 아니할 의사를 표시하거나 당사자의 일방이 이행의 제공을 하더라도 상대방이 그 채무를 이행하지 아니할 것이 객관적으로 명백한 경우 그 일방이 이행을 제공하지 아니하더라도 계약을 해제할 수 있고, 당사자의 일방이 상당한 기간을 정하여 이행을 최고하더라도 그 기간 내에 상대방이 그 채무를 이행할 수 없음이 객관적으로 명백한 경우 그 일방이 이행을 최고하지 아니하더라도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원심이 적법하게 인정한 사실관계에 의하면, 원고가 위 계약해제의 의사표시를 할 당시 피고 회사는 지하 5층, 지상 15층 건물 신축공사 중 겨우 지하 5층, 지상 7층까지의 골조공사만을 시공한 채 1992년 8월 이후 수년째 공사를 방치하고 있었다는 것인바, 위 계약해제 당시까지의 공사진행 정도에 비추어 볼 때, 원고가 자신의 채무를 이행하거나 피고 회사에 대하여 상당 기간을 정하여 그 이행을 최고하더라도 그 기간 내에 피고 회사가 공사를 완공할 수 없음은 객관적으로 명백하므로 원고로서는 자신의 채무를 이행하거나 피고 회사에 대하여 채무의 이행을 최고할 필요도 없이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 할 것이다.

원심판결은 그 이유 설시에 있어 다소 미흡한 점이 있으나, 피고들의 주장을 배척한 결론에 있어서는 옳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채증법칙에 위배하여 사실을 잘못 인정하였거나,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계약해제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2. 상고이유 제2점에 관한 판단

회사는 그 구성원인 사원과는 별개의 법인격을 가지는 것이고, 이는 이른바 1인 회사라 하여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회사가 외형상으로는 법인의 형식을 갖추고 있으나 이는 법인의 형태를 빌리고 있는 것에 지나지 아니하고 그 실질에 있어서는 완전히 그 법인격의 배후에 있는 타인의 개인기업에 불과하거나 그것이 배후자에 대한 법률적용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함부로 쓰여지는 경우에는 비록 외견상으로는 회사의 행위라 할지라도 회사와 그 배후자가 별개의 인격체임을 내세워 회사에게만 그로 인한 법적 효과가 귀속됨을 주장하면서 배후자의 책임을 부정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반되는 법인격의 남용으로서 심히 정의와 형평에 반하여 허용될 수 없다 할 것이고, 따라서 회사는 물론 그 배후자인 타인에 대하여도 회사의 행위에 관한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기록에 의하면, 피고 이정수는 종전부터 욱일팔래스유통 주식회사, 전일산업 주식회사 등 여러 회사를 사실상 지배하면서 이들 회사를 내세워 그 회사 명의로 또는 자신의 개인 명의로 빌딩 또는 오피스텔 등의 분양사업을 하여 왔고, 이러한 사업의 일환으로 이 사건 건물의 분양 및 관리를 위하여 1991. 5. 3. 피고 회사 전 대표이사인 소외 최일형으로부터 피고 회사의 주식을 양수한 다음 자신이 피고 회사의 대표이사로 취임한 사실, 피고 회사 주식은 모두 5,000주인데 현재 외형상 피고 이정수 등 4인 명의로 분산되어 있으나 실질적으로는 피고 이정수가 위 주식의 대부분을 소유하고 있고, 주주총회나 이사회의 결의 역시 외관상 회사로서의 명목을 갖추기 위한 것일 뿐 실질적으로는 이러한 법적 절차가 지켜지지 아니한 채 피고 이정수 개인의 의사대로 회사 운영에 관한 일체의 결정이 이루어져 온 사실, 피고 회사 사무실은 현재 폐쇄되어 그 곳에 근무하는 직원은 없고, 피고 회사가 수분양자들로부터 지급받은 분양대금 약 78억 원 중 30억 원 가량은 피고 이정수가 임의로 자신의 명의로 위 최일형으로부터 이 사건 건물의 부지인 이 사건 대지를 매입하는 자금으로 사용하였고 회사채권자들에 의한 강제집행에 대비하여 위 대지에 관하여 제3자 명의로 가등기를 경료하였다가 이를 말소하는 등 피고 회사의 재산과 피고 이정수 개인 재산이 제대로 구분되어 있지도 아니한 사실, 피고 회사가 시행하는 이 사건 공사는 공사 발주금액만도 166억 원 가량에 이르는 대규모 공사이고 이 사건 건물의 분양대금도 수백억 원에 이르는 데에 반하여 피고 회사의 자본금은 5,000만 원에 불과할 뿐만 아니라 이마저도 명목상의 것에 불과하고 위 분양대금으로 매수한 이 사건 대지는 피고 이정수 개인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되어 있고 나머지 분양대금 역시 그 용도가 명확히 밝혀지지 아니한 채 모두 사용되어 버려 피고 회사의 실제 자산은 사실상 전혀 없다시피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이와 같은 피고 이정수의 피고 회사 주식양수 경위, 피고 이정수의 피고 회사에 대한 지배의 형태와 정도, 피고 이정수와 피고 회사의 업무와 재산에 있어서의 혼융 정도, 피고 회사의 업무실태와 지급받은 분양대금의 용도, 피고 회사의 오피스텔 신축 및 분양사업의 규모와 그 자산 및 지급능력에 관한 상황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 회사는 형식상은 주식회사의 형태를 갖추고 있으나 이는 회사의 형식을 빌리고 있는 것에 지나지 아니하고 그 실질은 배후에 있는 피고 이정수의 개인기업이라 할 것이고 따라서 피고 회사가 분양사업자로 내세워져 수분양자들에게 이 사건 건물을 분양하는 형식을 취하였다 할지라도 이는 외형에 불과할 뿐이고 실질적으로는 위 분양사업이 완전히 피고 이정수의 개인사업과 마찬가지라고 할 것이다.

그런데 피고 이정수는 아무런 자력이 없는 피고 회사가 자기와는 별개의 독립한 법인격을 가지고 있음을 내세워 이 사건 분양사업과 관련한 모든 책임을 피고 회사에게만 돌리고 비교적 자력이 있는 자신의 책임을 부정하고 있음이 기록상 명백한 바, 이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반되는 법인격의 남용으로서 심히 정의와 형평에 반하여 허용될 수 없다 할 것이고, 따라서 피고 회사로부터 이 사건 오피스텔을 분양받은 원고로서는 피고 회사는 물론 피고 회사의 실질적 지배자로서 그 배후에 있는 피고 이정수에 대하여도 위 분양계약의 해제로 인한 매매대금의 반환을 구할 수 있다 할 것이다.

같은 취지의 원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은 위에서 본 법리에 따른 것으로서 옳다 할 것이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지적하는 바와 같이 채증법칙에 위배하여 사실을 잘못 인정하였거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들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송진훈(재판장) 윤재식 이규홍(주심) 손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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