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다4760
소유권이전등기말소 [대법원 1998. 8. 25., 선고, 97다4760, 판결] 【판시사항】 토지 매매대금에 갈음하여 매수인이 매도인에게 대물변제하기로 한 아파트에 대하여 매수인이 제3자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 담보가등기, 저당권설정등기 등을 경료하였다는 사실만으로 매도인이 매수인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그 약정된 아파트 매매대금 또는 피담보채무 상당의 손해를 입은 것으로 단정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은 현실적으로 손해가 발생한 때에 성립하는 것이고 이 때 현실적으로 손해가 발생하였는지 여부는 사회통념에 비추어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하는 것인바, 토지의 매매대금 중 일부에 갈음하여 대물변제된 아파트의 매도인이 매수인으로부터 매매대금을 전부 지급받은 후 매수인의 승낙 없이 임의로 이에 관하여 제3자에게 근저당권설정등기나 담보목적의 가등기 또는 전세권설정등기 등을 경료하였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매수인은 그 피담보채무 또는 전세금 상당의 손해를 입었다고 할 수 있을지언정 곧바로 그 매매대금 상당액의 손해를 입었다고 단정할 수 없고, 또한 매도인이 제3자에게 가등기를 경료하였더라도 그것이 단순히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 보전을 위한 것이라면 그와 같은 가등기가 경료되었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매수인이 매매대금 상당의 손해를 입었다고 볼 수는 없다고 할 것이며, 한편 매도인이 매매목적물에 관하여 제3자에게 근저당권설정등기, 가등기 등을 각 경료하였더라도 그 후 그 피담보채무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밝혀지거나 등기 자체가 말소된 경우에는 매수인이 그 피담보채무 또는 매매대금 상당의 손해를 현실적으로 입었다고 볼 수 없다.
【참조조문】 민법 제393조, 제750조
【참조판례】 대법원 1992. 11. 27. 선고 92다29948 판결(공1993상, 256), 대법원 1998. 4. 24. 선고 97다28568 판결(공1998상, 1443)
【전문】
【원고,피상고인】
【피고,상고인】
【원심판결】
부산고법 1996. 11. 29. 선고 96나2880 판결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여 이 부분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제1점에 대하여
원심은, 원고와 소외 부전건설 주식회사(이하 소외 회사라 한다) 사이에 부산 금정구 (주소 생략) 임야 12,556㎡(이하 이 사건 토지라 한다)의 매매대금을 금 2,200,000,000에서 금 1,570,000,000원으로 감액하기로 하는 합의가 성립되었다는 피고의 주장을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배척하였는바, 기록에 의하면 원심의 이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채증법칙 위반, 이유모순 등의 위법이 없다. 논지는 이유가 없다.
2. 제2점에 대하여 원심은, 원고는 1993. 7. 13. 소외 회사와 사이에 원고 소유의 이 사건 토지를 소외 회사에 매도하기로 하는 매매가계약을 체결한 후, 가계약금 등의 명목으로 약간의 금원만을 수령한 상태에서 소외 회사의 대표이사인 피고 앞으로 미리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한 사실, 그 후 원고는 1994. 3. 말경 매매조건을 확정하여 이 사건 토지를 소외 회사에게 금 2,200,000,000원에 매도하기로 하는 내용으로 매매계약을 체결하면서, 매수인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의무는 소외 회사의 대표이사인 피고에게 이미 위와 같이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되었기 때문에 그 이전등기에 의하여 이행이 완료된 것으로 보기로 하고, 매매대금 중 금 623,250,000원은 소외 회사가 분양할 예정인 아파트 중 특정한 15세대의 아파트를 금 623,250,000원(=41,550,000원×15)으로 평가하여 원고에게 소유권을 이전함으로써 그 지급에 갈음하기로 합의한 후, 그 대물변제의 합의를 이행하기 위하여 아파트공급계약서 15매와 위 분양대금이 납부되었다는 취지의 입금내역서를 소외 회사가 원고에게 교부한 사실, 그런데 위 아파트가 준공되자, 소외 회사의 대표이사인 피고는 원고에게 대물변제하기로 합의한 위 15세대의 아파트 중에서 2세대의 아파트에 관하여만 원고가 지정하는 제3자에게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였을 뿐이고, 나머지 13세대의 아파트에 관하여는 원고의 승낙 없이 임의로 원심 판시와 같이 그 중 1세대는 제3자에게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고 나머지 12세대는 제3자에게 소유권이전청구권 가등기, 근저당권설정등기, 전세권설정등기 등을 경료한 사실, 소외 회사나 피고에게는 위 13세대의 아파트에 경료된 위 등기들을 말소하고 원고에게 위 아파트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여줄 능력이 없는 사실 등을 인정한 후, 그렇다면 피고로서는 위 아파트에 관하여 원고에게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할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임무에 위배하여 제3자에게 위와 같은 처분행위를 함으로써 원고에게 손해를 입혔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는 불법행위에 의한 손해배상책임의 이행으로 원고에게 금 540,150,000원(=41,550,000원×13)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은 현실적으로 손해가 발생한 때에 성립하는 것이고 이 때 현실적으로 손해가 발생하였는지 여부는 사회통념에 비추어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하는 것인바(대법원 1998. 4. 24. 선고 97다28568 판결 참조), 원심이 판시하고 있는 바와 같이 위 13세대 아파트의 매도인인 소외 회사가 매수인인 원고로부터 매매대금을 전부 지급받은 후 피고가 원고의 승낙 없이 임의로 원심 판시의 아파트에 관하여 제3자에게 근저당권설정등기나 담보목적의 가등기 또는 전세권설정등기 등을 경료하였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는 그 피담보채무 또는 전세금 상당의 손해를 입었다고 할 수 있을지언정 곧바로 그 매매대금 상당액의 손해를 입었다고 단정할 수 없는 노릇이고, 또한 피고가 원심 판시와 같이 제3자에게 가등기를 경료하였더라도 그것이 단순히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 보전을 위한 것이라면 그와 같은 가등기가 경료되었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원고가 매매대금 상당의 손해를 입었다고 볼 수는 없다고 할 것이며, 한편 피고가 위 13세대의 아파트에 관하여 제3자에게 위와 같은 근저당권설정등기, 가등기 등을 각 경료하였더라도 그 후 그 피담보채무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밝혀지거나 등기 자체가 말소된 경우에는 원고가 그 피담보채무 또는 매매대금 상당의 손해를 현실적으로 입었다고 볼 수 없다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원심으로서는 마땅히 그 판시의 가등기가 담보목적으로 경료된 것인지의 여부, 그 판시의 근저당권설정등기, 가등기, 전세권설정등기의 피담보채무 및 전세금채무의 존부 및 금액, 위 각 등기가 말소되었는지의 여부 등을 심리하여 본 후에 과연 원고가 그 매매대금 상당의 손해를 현실적으로 입었는지를 판단하였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위와 같은 사실들에 대한 심리를 제대로 다하지 아니한 채 단지 피고가 위와 같은 근저당권설정등기, 전세권설정등기, 가등기 등을 경료한 사실이 있다는 점만을 인정한 채 원고가 피고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그 매매대금 상당의 손해를 입은 것으로 단정하고 말았으니, 원심판결에는 불법행위에 있어서 손해에 관한 법리오해와 심리미진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가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서성(재판장) 이돈희 이임수(주심)